내 몸속에 벌레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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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cell
그림/삽화
윤(cellcell)
작품등록일 :
2024.06.13 15:42
최근연재일 :
2024.06.27 21:5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246
추천수 :
98
글자수 :
190,826

작성
24.06.14 16:53
조회
128
추천
4
글자
11쪽

복수 (2)

DUMMY

옷을 입는 동안 놈들은 골목에서 이미 사라졌고 방금 꺼진 담배 불만 있었다.


난 워터 붐을 써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


난 밤하늘의 매가 되어 사냥감을 찾았다.


사냥감들은 그새를 못 참고 근처 공원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의 돈을 뜯고 있었다.


나를 내려다보고 폭행하며 비웃던 그들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쓰레기들을..벌하자.’


난 손을 휘저어 방향을 조절하며 사냥터로 곧장 낙하해 갔다.


그들에게 다가갈수록 내 심장은 거칠게 요동쳤다.


지면이 닿기 직전 나 워터 붐을 조절하여 자연스럽게 착지했다.


-슈욱~! 착!


내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자 원근이 패거리는 깜짝 놀란 미어캣처럼 고개를 홱 돌리며 읊조렸다.


“뭐..뭐야.. ??!”


“시.시발..!! 까.깜짝이야..!!”


그리고 놈들은 신경 회로라도 끊긴 듯 정지된 상태로 나를 주시했다.


난 놈들이 상황파악을 끝내기 전에 바로 워터 붐을 쏘아 놈들에게 순식간에 다가갔다.


‘악을! 멸하자..’


그리고 먼저 가장 가까운 놈의 면상에 그대로 니킥을 꽂아 넣었다.


-퍽! 우당탕!!!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녀석은 공중에 붕 뜨며 그대로 뒤로 넘어가 볼썽사납게 나자빠졌다.


“컥으.!!”


난 녀석에 신음 소리가 귀에 채 닿기도 전에 바로 옆에서 내게 시선을 다 멍하니 보고 있던 또 다른 녀석에게 돌려차기를 날렸다.


"크헉!!"


턱을 정통으로 맡은 녀석은 트리플 악셀을 시도한 피겨 선수처럼 회전하며 나가떨어졌다.


난 돌려차며 얻은 회전력을 그대로 살려 대각선에 있던 녀석 앞으로 점프하듯 앞으로 굴렀다.


반쯤 몸이 회전해 지면에 손이 닿을 때쯤 다시 한번 워터 붐을 조절해 강력하게 녀석의 복부를 향해 드롭킥을 날렸다.


녀석은 강력한 발차기에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컥!! ”


동시에 난 그 녀석의 복부 위에 올라섰다.


"윽으!!!"


순식간에 3명이 쓰러졌고 놈들이 정신을 잃은 듯 조용했다.


난 안광을 번득이며 고개를 들어 다음 먹잇감을 찾았다.


남은 건 원근과 성찬의 뿐이었다.


눈과 마주친 놈들은 공포에 질린 듯 소리치며 다급하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괴..괴물!!.”


“으..으악~~!!!”


난 발아래 거품을 물고 쓰러진 녀석의 얼굴을 밟고 도약하며 도망치려는 성찬이에게 워터 붐을 방출했다.


성찬은 대형트럭에 치인 듯 바닥을 물수제비 튀듯 날아가다 화단에 부딪혀서야 멈춰섰다.


“으으아악!!! 컥!!!!!”


성찬은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혼절해 버렸다.


난 한번 더 도약하며 상찬보다 조금 앞서 도망치던 원근의 어께를 잡고 끌어당겼다.


그러자 놈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사.살려주세요.. 자.잘못했어요.”


원근인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나약하고 하찮아 보였다.


고작 이런 놈에게 겁을 먹고 괴롭힘당했다는 사실이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 놈은 겁에 잔득 질려 그저 내게 빌고 또 빌었다.


“사..살려주세요..잘 못했어요...흐 ..저..저.희한테 흐 왜...왜. 이러세요? 흐흐흑”


녀석은 지금껏 누구에게 원한이 없다고 믿을 만큼 떳떳한 걸까?


아니면 진짜 자기 행동이 죄가 아니라고 믿는 것일까?


난 그에 태도에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조롱하고 비웃으며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큭크크크하하하. 꼭 이유가 필요해.?.”


이유 없이 맞고, 괴롭힘당했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복수라는 이름으로 당겨 버린 분노의 방아쇠는 폭력이라는 탄환으로 발사되었다.


난 그를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았다.


사력을 다한 주먹이 그의 얼굴에 연신 꽂혔다.


워터 붐이 실리지 않은 손에도 그의 얼굴은 코피가 터지고 치아가 부러져 피범벅이 되었다.


하지만 내 오랜 시간 쌓인 울분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갈수록 난 더욱더 광기에 사로잡혔다.


난 그가 더 고통받기를 원했다.


난 그의 오른손 검지를 거칠게 잡고 한 마디를 바닥에 대고 워터 붐을 발사했다.


-펑! 으드득!


그의 손가락 한 마디는 감자처럼 으깨지며 피가 바깥쪽으로 비산했다.


“으악!!!!!!!!!!!!!”


그는 곧 죽을 듯 소리 질렀다.


긴 시간 꾹꾹 눌러 참고 견뎌 오던 마음의 화산이 폭발했다.


분노라는 용암은 이성을 집어삼켜 재로 날려 버렸다.


흩날린 잿가루는 시야를 가리고 내 눈을 멀게 만들었다.


무아지경, 분노에 의한 폭력이 아닌 폭력 자체가 목적이 된다.


폭력 자체가 즐겁다고 느껴졌다.


‘아.. 진짜... 죽이고 싶다..!’


난 고문에 이골이 난 고문관처럼 무신경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다음 마디,


-펑! 으드득!


“으으악!!!!!! 사.살려줘!!!!!”


또 다음 마디,


-펑! 으드득!


“으으악!!!!!!!!!!!!!!!”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다음...


난 계속해서 사정없이 그의 손을 으깨 버렸다.


피가 비산했고 비릿한 혈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어느새 그의 비명은 멈춰있었다.


하지만 난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스스로 무슨 짓을 벌이는지도 깨닫지 못할 만큼 흥분해 있었다.


정신 나간 듯 그의 몸을 조각내 어느새 팔뚝까지 올라왔을 때였다.


‘으..윽 목말라!’


나는 황당하게도 극심한 갈증 때문에 정신이 돌아왔다.


원근이는 눈이 뒤집혀 거품을 물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오른팔은 괴기스럽게 짓눌려 완전히 피떡이 되어 피가 비온 뒤 계곡물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난 순간 놈이 죽은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헉..? 내가.... 무슨 짓을...?!?’


워터붐에 의해 몸 바깥쪽으로 뻗어있던 핏줄기가 워터붐 더 이상 쏘지 않자, 안쪽으로 파고들어 내 무릎 쪽에 닿았다.


그리고 순간 피가 흡수되는 느낌이 들었고 난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그리고 난 황급히 일어서 뒷걸음질 쳤다.


난 내가 벌인 일에 놀라 두리번거리다 놈들에게 돈을 뜯기던 중학생 아이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중 한 아이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고,


나와 시선을 얽히자 겁에 질린 듯 폰을 떨궜다.


-턱!


그들은 털썩 무릎을 꿇고는 본능적으로 읊조렸다.


“사..살려주세요..”


그와 동시에 누군가 신고했는지 모를 사이렌 소리가 귀를 파고 들었다.


-위용위용위잉~


‘도..도망쳐야 해!’


난 본능적으로 워터 붐을 사용해 빠르게 그곳을 벗어났다.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해 연속해서 워터 붐을 사용했다.


이미 갈증이 심각했음에도 난 무리하게 수분을 소모했다.


보다 목이 말라 숨소리에 거친 쇳소리가 섞여 나왔고 점차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난 결국 빠르게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추락하면 온몸이 부서질게 뻔했다.


난 마지막 정신을 쥐어짜 워터붐을 사용했다.


- 펑! 픽~


하지만 영 시원찮은 추진력에 낙하 속도만 조금 줄었을 뿐이었고


결국 거칠게 착지하며 지면을 데굴데굴 굴렀다.


“컥!! 으!! 으윽.,,헉.헉.헉.”


흐려진 의식의 끝자락 다행히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다.


난 힘겹게 몸을 일으켜 비틀비틀 무작정 그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냉장고 앞에 주저앉아 생수를 벌컥벌컥 따 마셨다.


일부 물은 몸을 타고 흘렸지만 금세 흡수되었다.


생수 3통을 다 마시고 나서야 겨우 조금 진정이 되었다.


난 물병을 입에서 떼고 거친 숨을 한 번에 몰아쉬었다.


“헉..헉..헉..”


갈증이 회복되자 다시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피떡이 되어 신음하는 원근이와 아이들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때 맡았던 혈향이 불현듯 느껴져 메스꺼워졌다.


내가 인상을 쓰고 상념에 잠겼을 때였다.


갑자기 야구 배트를 든 편의점 알바생이 소리를 지르며 공격해 왔다.


“이야야앗!!!”


난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피하지 못했다.


-쿵!!


야구 배트는 바닥을 내려쳤고 내 사타구니 가운데를 아주 살짝 빗겨있었다.


순간 등을 타고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1CM만 더 왔으면 씨 없는 수박이 될 뻔했다.


난 다급히 그를 저지했다.


“서.선생님! 자..잠시만요!”


내가 이상한 복장에 복면을 쓰고 나타났으니 절도범인 줄 안 모양이었다.


알바생은 공손하고 다급한 내 외침에 순간 멈칫했다.


난 재빨리 지갑을 찾으려 습관처럼 주머니를 찾았다.


주머니의 걸림 대신 매끈한 감촉만이 느껴졌다.


‘아차!’


뒤늦게 옥상에서 옷을 놔둔 것이 생각났다.


난 그가 주춤한 사이 그를 밀치고 편의점을 재빨리 뛰쳐나왔다.


“그.금방 돈 가지고 올께요!”


졸지에 폭행범에, 절도범이 될 뻔했다.


난 은밀히 옷을 벗어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돈을 챙기고 편의점으로 돌아갔다.


알바생이 다시 야구 배트를 살며시 드는 것이 보였지만, 난 그보다 빠르게 돈을 내밀었다.


원근이를 향한 복수심과 분노 때문에 폭행범이 된 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절도범까지 되고 싶진 않았다.


알바생은 복면을 쓴 쫄쫄이 맨이 돈을 내밀자.


경계의 눈빛을 보내면서도 돈을 착실히 챙겨 넣었다.


난 혼란스러운 얼굴의 편의점 알바생을 뒤로하고 다시 인적이 없는 곳을 이동해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원근이 패거리를 폭행했던 공원으로 갔다.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저히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다.


아무래도 ‘범인은 범죄 현장에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은 진짜인 것 같았다.


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가보니 사람들이 꽤 몰려 있었고 구급차가 와서 원근이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그리고 삥 뜯기던 중학생 둘은 손짓발짓을 하며 경찰에게 무언가를 막 설명하고 있었다.


경찰은 무언가 피곤한 눈치였다.


놀이터를 둘러보니 곳곳에 피가 흩뿌려져 있었다.


어째서인지 이성이 돌아오니 통쾌함이나 우월감보단 불편하고 찜찜한 마음에 앞섰다.


복수라는 이름을 빌려 과도하게 손을 쓴 기분이었다.


복수의 열매는 달콤하기만 할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마치 겉만 탐스럽고 속은 무척이나 떫은 열매를 크게 베어 물을 듯,


달콤함은 찰나에 지나지 않았고, 뒷맛은 떫디떫어 입안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설마 주.죽은건 아니겠지? 시.시발 죽.죽엇으면 뭐!! 그동안 내가 당한 건! 나.난 정당했어.. 난 그저 복수 한 것 뿐이야! 잘한 거야.....그래 그런 거야......’


난 나의 폭력을 정당화하며 떫은맛을 떨쳐 내려 애썼다.


중딩과 눈이 마주칠 수 있을 만한 거리가 아님에도 난 눈을 마주친 듯한 느낌에 제 발 저려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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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붕괴 (1) 24.06.26 20 0 12쪽
29 콘서트 (3) 24.06.25 20 0 16쪽
28 콘서트 (2) 24.06.24 23 0 12쪽
27 콘서트 (1) 24.06.21 29 1 13쪽
26 갈등 (2) 24.06.20 29 0 15쪽
25 갈등 (1) 24.06.19 35 1 16쪽
24 전조 (4) 24.06.18 41 1 14쪽
23 전조 (3) +1 24.06.17 4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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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용의자 (2) 24.06.15 105 4 13쪽
15 용의자 (1) +1 24.06.15 122 4 12쪽
14 파장 (1) +1 24.06.14 126 4 10쪽
» 복수 (2) 24.06.14 129 4 11쪽
12 복수 (1) 24.06.14 132 4 16쪽
11 만난 (6) +2 24.06.14 125 4 13쪽
10 만남 (5) 24.06.14 124 5 12쪽
9 만남 (4) 24.06.14 139 5 17쪽
8 만남 (3) 24.06.14 151 5 11쪽
7 만남 (2) 24.06.14 158 4 12쪽
6 만남 (1) 24.06.13 166 5 13쪽
5 능력 (3) 24.06.13 180 5 12쪽
4 능력 (2) +1 24.06.13 202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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