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1)

난 기환이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뛰쳐나와, 본집으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난 어설픈 각오로 사람들을 도왔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게 나쁜 건가? 내 몸을 생각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질 않은가?
‘그래! 다 그만두자! 그만둬! 나한테 뭐가 득이 된다고... 어차피 시작도 등 떠밀리다시피 시작했잖아. 그래 그만두자. 그만둬.’
근데 자꾸만 한숨이 나왔다.
이유도 알 수 없이 그냥 화가 나고 짜증이 났다.
‘하~ 큰 짐을 덜어낸 듯, 홀가분해야 하는데.... 왜 난 이렇게 공허하고 화가 날까?’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다음 날, 그다음 날도 우린 서로 연락하지 않았다.
사람들 사이에선 생수맨이 죽었거나 부상이 심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사이 한 평범한 시민 영웅이 화제가 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바로 난찬성 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생수맨 때문에 사람을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난 정말 그가 100가지 좋은 일은 하는가 싶어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이것이 모두 생수맨 덕분이라며 생수맨 신드롬이라고 떠들었다.
하지만 정작 난 완전히 길을 잃었고, 소중한 친구도 잃었다.
다시 혼자가 된 기분이었다.
‘내게 많이... 실망했을까?’
난 그런 기환이에게 섭섭함을 느꼈다.
‘쳇! 나쁜 놈! 이런 걸 단짝이라고!! 어떻게 전화 한 통 없냐!? 죽고 싶지 않다는 게 그렇게 나쁜 거야!?...흥이다!!....흥!”
기분 전환이 필요했다.
마침 오늘은 수이가 출석일 수 채우기 위해 학교에 오는 날이었다.
난 조금은 기댈 곳이 생길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다.
점심시간이 되자, 수이는 같이 점심 먹자고 우리 반으로 찾아왔다.
그녀는 봄 같은 싱그러운 미소를 띠고 내 이름을 불렀다.
“천민아!”
난 이번에도 손가락 세 개를 펴고 새끼손가락을 살짝 굽힌 후 팔을 들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 왔어?”
수이가 웃으며 말했다.
“푸핫! 또 시작이네. 잘 지냈어?”
“응니요?”
“긍정이야? 부정이야?
“중정?”
수이가 완전히 정색했다.
“이건 재미없어.”
‘냉정하네..’
난 금방 쭈그러져 사과했다.
“미안...”
“풋 농담이야! 이 똑청아! 밥부터 먹으러 가자.”
수이는 똑청이를 완전히 내 별명으로 삼은 모양이었다.
수이와 내가 잘 아는 듯 농담을 주고받으며 인사하자, 반 아이들은 경악, 부러움, 질투 등 다양한 시선으로 보았다.
우린 점심을 먹고 학교 정원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린 콘서트 준비 이야기도 하고 생수맨을 어떻게 되었을지 추론하기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이 소소함이 무척 즐거웠다.
하지만 때때로 한숨이 섞여나오는 걸 막을 순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수이가 물었다.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그게.....에휴~아니다....”
난 이야기를 꺼내려다가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막막해서 그만두었다.
수이는 상냥한 얼굴로 한 번 더 물었다.
“왜~ 뭔데?”
“그게... 만약에...에휴~ 아니다...”
난 다시 한번 이야기를 꺼내려다 포기했다.
수이는 갑자기 내 이마에 딱밤을 날리며 말했다.
-딱!
“아 뭔데! 빨리 말! 해라!”
난 이마를 움켜쥐고 변명했다.
“아오! 그게 너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그래. 이게 짧게 축약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수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음.. 시간 있으면 말할 수 있다 이거지?”
“그.그렇게 되나?”
“이따. 우리 집으로 와 수다 좀 떨자.”
“너희 집?”
“응”
난 조금 설레는 마음이 들었지만,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아 몸을 감싸고 배배 꼬면서 거부 의사를 표했다.
“남녀가 유별한ㄷ.. 아오!”
-딱!
괜히 한 대 더 맞았다.
“야! 오바하지 마. 연예인이라 밖에서 만나기 뭐해서. 집으로 부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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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업이 끝나고 바로 수이 집으로 갔다.
수이의 집은 회사 대표가 잡아준 숙소라고 했다.
20평 정도 되는 크기의 빌라였다.
들어가니 창문에는 암막 커튼과 일반 커튼이 이중으로 처져 있어서 무척 어두웠다.
불을 켜자, 현관 바로 옆 작은 방과 거실이 보였다.
그리고 안쪽에 부엌과 큰방 화장실이 보이는 구조였다.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마실 것을 하나 가져와 탁자에 앉아 말했다.
“자 말해봐 뭐가 문제야? 뭐가 그렇게 고민인데?”
“심오하다면 심오한 문젠데..”
“말해봐.”
“음.. 내가 무척 힘든 일을 하고 있거든? 근데 그 일이 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었어. 그래서 그냥 포기할까 하는데? 내가 잘한 결정일까?”
“힘든 일이 먼데?”
“그건..... 절대 말할 수 없어....아니 아주 아주 나중에 마음에 준비가 되면 모를까.”
수이는 어께를 한번 으쓱하더니 쉽다는 듯 말했다.
“음..그래? 어째든 이건 쉬워! 니가 그 선택을 할 때, 감정적이고 충동적이었니?”
“.....조금?”
“그렇다면 그 선택은 틀렸을 거야.”
“...어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든 일이라는 걸 알면서 어떤 길을 꼭 가려고 해. 사실 따지고 보면 스트레스 안 받고 더 편하게 살수도 있는데 말이지. 왜 그럴까? 내 생각엔 어떤 일이 힘들다고 포기하기엔... 그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얻는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야. 분명 더 달콤한 열매가 있는데 중간에 힘들어서 혹은 다른 이유로 포기하려고 하니 답답하고 화가 나는 거거든. 무언가 아쉬운 게 있다는 거야. 사람들은 자포자기 심정에 짜증이 나고 감정적이고 충동적이 되는 거야. ‘아 몰라. 짜증나. 안해!’라고.”
“음..그런가....?”
난 알쏭달쏭한 말에 물음표가 생겼다.
수이는 예를 들어 다시 설득을 시작했다.
“좋아. 극단적인 예를 들어. 만약 니가 마약을 해, 근데 누가 봐도 마약을 끊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더 중요한 가치들이 있잖아. 예를 들어 돈이나 가족, 건강 같은 것들 말이지. 근데 도저히 못 끊을 것 같아. ‘아 몰라 안 해. 못해 짜증나. 그냥 계속 마약하고 살래’라고 충동적으로 생각했어. 그럼 망하는 거지. 어떻게든 끊어야지. 안 그래? 이해 가?”
‘흠.. 내 경우는 좀 다른데...’
“음.... 근데... 마약이 계속하고 싶은 거면..?”
수이는 인상 쓰며 말했다.
“엥?....그게 무슨 말이야?”
나는 말했다.
“그러니까. 마약을 계속하고 싶어, 근데 몸이 한계야, 아! 몰라 짜증나 안 해! 라고 충동적으로 생각해서 몸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
수이는 소리 지르며 말했다.
“야! 그건 질문이 성립이 안 되지! 내 이야기를 들은 거니? 마약 따위에 니가 고민할만한 귀중한 가치가 어딨어? 그래 백번 양보해서 진짜 마약이 너무 좋아서 계속하는 사람이 있다 치자. 그런 사람은 쾌락이 이미 제일 귀중한 가치일 테데. 고민을 왜 하냐? 이미 만족스러운데 그냥 계속하는 거지.”
난 그녀의 말에 내가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를 깨달았다.
“아...”
‘아.. 그러니까.. 이 일은 내게 무척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귀중한 가치를 얻을 수 있어서 내가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구나.’
수이는 마지막으로 깔끔하게 정리해서 다시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니가 어떤 선택을 할 때 망설이는 건 두가치의 충돌이고, 어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느냐를 스스로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미 스스로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는 말이야. 그래서 사실은 니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짜증이 난 거야. 그러니까! 다시 말해 어떤 결정이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선택이었다면 그와는 반대로 행동하라는 말이야.”
“아....!”
난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
돌이켜보면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다였다.
포기하고 싶고 ‘짜증나 안 해’라고 수도 없이 외쳤다.
그치만 공부가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기에 포기하지 않았다.
그만큼 내게 중요한 가치였다는 말이다.
지금 내가 이토록 기분이 우울하고 화가 나는 건, 스스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을 돕는 일에 커다란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대가가... 내 목숨인데도 말이다.
수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첨언을 하기 시작했다.
“난 항상 그렇게 살아왔어. 난 13살 때부터 버스킹하러 다니며 노래를 불렀어. 그리고 내가 가수로서 입지를 다지기까지, 온갖 시기, 질투, 경제적 어려움, 무시 등등 숱한 좌절을 느꼈어. 매번 감정적으로는 수도 없이 때려치우고 싶었지. 근데 만약 진짜 그랬다면 난 지금 무척 후회했을 거야. 나한텐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는 게 늘 최고에 가치였어, 그렇기에 난 포기하지 않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운 거야. 부딪혀 보기 전엔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몰라. 모두가 안 된다고 말했지만, 난 그때마다 내 한계를 수도 없이 뛰어넘었어.”
생각해 보면 나도 계속 한계를 뛰어넘고 위기를 극복하여 여기까지 왔다.
난 진심으로 감탄했다.
난 솔직히 수이가 내 문제에 이정도로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그래. 난 어쩌면 이미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내 목숨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면, 그만두는 선택은 너무 당연한 일이니 화조차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마음속으로는 사람들을 계속 구하고 돕고 싶었다.
그런데 두려움에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계속 마음 한편이 짓눌린 듯 불편했던 것이다.
그래서 내 마음이 이토록 울적했다.
하긴 돌이켜 보면 난 늘 그랬다.
중학교 때 킥보드 타고 내려오던 여자를 구해낼 때도, 수이가 날치기 당했을 때도, 정사장을 구해 낼 때도, 그리고 생수맨으로 수많은 활동을 할 때도, 내 몸 상하는 건 둘째 문제고 상황이 닥치면 일단 몸부터 날렸다.
나도 몰랐지만 언제나 내게 최우선 순위는 사람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그게 내게 첫 번째 가치 였다.
어쩌면 천성이고 본능일지도 모른다.
만약 고스트가 다시 나타난다면 사람들을 학살한다면 난 과연 정말 몸을 숨길까?
잘은 몰라도 결국 다시 그놈 앞을 막아서고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두려움에 떨고 망설이고 갈등하고 시간을 낭비할 바에는 내 길을 명확히 정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게 더 나았다.
‘그래. 내 첫 번재 가치를 위해 그저 행동하자. 수이 말처럼 부딪혀 보기 전엔 감당할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 한계라고 규정한 순간 딱 거기까지다.’
난 수이를 향해 존경 어린 눈을 보내며 물개처럼 손뼉을 쳤다.
-짝짝짝짝
그리고 수이에게 말했다.
“와~! 수이야~ 너 자서전 내도 되겠다. 한계, 그것은 이미 내가 지나온 길이다.”
수이는 우쭐해서 귀엽게 웃으며 말했다.
“후훗 그럴까? 진짜 어디 가서도 못 듣는 금쪽같은 조언이지. 잘 적어놔!”
난 그녀의 우쭐한 표정이 너무 귀엽다고 느꼈다.
‘윽.. 너무..귀여워.. 심장아파...’
난 순간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가 너무 뚫어지게 보자 그녀는 민망한지 얼굴을 살짝 붉히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왜 그렇게 봐?”
“아! 따.딴생각 좀하느라. 그... 고민은 아니고 하나 더 물어볼 거 있어.”
난 내 마음을 들킬까 싶어 방금 막 생각났다는 듯 무릎을 치며 그녀에게 또 다른 질문을 했다.
“뭔데?”
“이건 내 친구의 친구 이야긴데... 두 명의 친한 친구 A B가 어느 날 언쟁을 하게 된 거야. 그런데 친구A가 속마음을 들켜서 먼저 막말을 하고 뛰쳐나가긴 했는데, 그 후로 친구B는 연락이 아예 없더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내 말에 수이가 정곡을 찔러왔다.
“.... 너 친구 없잖아.”
‘...맞다... 난 친구가 없지...’
“주..중학교 때 친구.”
명탐정 수이는 엄청난 추리라도 한 듯 말했다.
“흠~ 너 기환이랑 싸웠구나? 내 눈은 못 속이지~”
난 그냥 잡아뗀다.
“아닌데. 아닌데. 내 얘기 아닌데.”
“풋. 이러니까 내가 똑청이라고 부르지! 그러니까 기환이한테 네 옹졸한 속마음을 들켜서 삐져서 욕하고 도망쳤는데, 기환이가 잡지도 않고 연락도 안 한다는 거지? 뭘 그렇게 거창하게 설명하냐?”
“욕은 안 했어! 약간의 막말이지.. 물론.. 내 얘기도 아니고..”
“그래. 그래. 알았어~ 훗 귀엽긴. 니가 나한테 말해준 기환이 성격이 그랬나?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어쩌면 니가 잔뜩 화났다고 생각해서 소심해서 연락 안 하는 거 아닐까?”
‘아.. 그럴 수도 있긴 하다... 나에게 실망해서나 삐져서라기보다는 내 마음을 몰라주었던 것이 미안해서 연락을 못 했을 가능성이 더 크긴 하다. 바보처럼 착하기만 한 놈이니까....’
-웅.웅
그때 수이의 폰이 울렸다.
문자가 한 통이 왔는지 확인하더니,
“잠깐! 쉿! 나 매니저 오빠가 전화 좀 달라고 해서.”
나를 조용히 시키고 전화를 걸었다.
“어. 매니저 오빠. 왜 연락 달라고 했어?”
매니저의 말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매니저에게서 부정의 말을 들었는지 수이는 놀란 듯 반문했다.
“뭐!? 아니야~!? 나한텐 문자 왔는데!? 이상하네.. 아! 알았어. 난 괜찮아. 응응. 아니야. 아니야. 에이 부르지 마! 혼자 있어도 괜찮아. 뭐가 무섭다고. 늘 상 있는 일인데 응응. 휴가 잘 보내.”
수이는 전화를 끊고 말했다.
“휴~ 매니저 오빠가 갑자기 스타일리스트 언니 불러준다고 해서 놀랐네. 내가 요즘 협박에 시달리고 있거든. 그래서 걱정됐나 봐.”
난 깜짝 놀라 반문했다.
“뭐! 협박?”
“협박이야 뭐 늘 상 있는 일이지 뭐. 남자 아이돌이랑 엮이지 말라 뭐 이런 거. 근데 요즘 좀 다른 협박법이 생겨서 더 걱정되나 봐. 그냥 이유도 없어. 다짜고짜 죽일 거다. 지켜보고 있다. 뭐 이런 편지를 계속 보내. 며칠 전에는 고양이시체를 택배로 보냈더라니까. 으~ 소름 끼쳐.”
수이는 그때 기억이 다시 떠오른 듯 부르르 떨었다.
“헐. 집 이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솔직히 그러고 싶어. 안 그래도 마이클이라고 재벌 3세 있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보안 철저한 집을 꽁짜로 빌려주겠다는데, 순간 망설이게 되더라니까. 물론 부담스러워서 거절했지만...”
그때, 갑자기 도어벨이 울렸다.
우린 동시에 눈을 마주쳤고 미어캣처럼 얼굴을 확 쳐들며 화들짝 놀랐다.
수이는 나를 일으켜 작은 방으로 손짓하면 말했다.
“누.누구세요?”
“음식 배달 왔습니다?”
수이는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뭐야? 니가 시켰어?”
난 당연히 아니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인터폰을 보니 오토바이 헬멧을 쓴 사람이 보였다.
수이가 말했다.
“저희는 안 시켰는데요?”
“아! 매니저님이 보내셨습니다.”
"아~ 그래요?"
수이는 뜻밖의 선물을 받아 기분 좋은 듯 해맑게 배달받으러 나갔다.
난 혹시 스캔들이라도 날까 싶어서 재빨리 현관 근처의 작은방으로 들어가 숨었다.
-철컥
문이 열리고 배달받는 소리가 나야 했다.
그런데,
“ㄲ..ㅑ... 음!음!”
수이의 내지르다 막힌 외마디 비명이 들리다 멈췄다.
그리고 조금은 요란한 소리와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우당탕 철컥!
그리고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쉿~쉬~쉿”
작은 방 문틈에서 보니 그 배달원이 수이의 입을 막고 있었고, 목에 칼을 들이대고 밀어붙여 거실 안까지 들어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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