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화 서준의 유년시절.

제 13화 서준의 유년시절.
서준은 주차 가능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공원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 ,”
시영은 서준의 입이 열릴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우리 엄마 아빤, 내가 6살때..... , 그리고 내 동생 서경이가 3살때 돌아가셨
어, 교통사고로.“
그러자 서준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 ,”
시영은 다음 말이 이어질 동안 다시 차분하게 기다렸다. 그러자 다시 서준의 입술이 열렸다.
“피는 못 속인다고, 아버진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유명한 영화배우셨고, 어머
닌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외동딸이셨데. 두분은 처음 보자 말자 서로에
게 첫눈에 반하셨고 어머니 쪽에서 아버지가 고아라는 이유로 두분 사이를
엄청 반대 하셨고,“
“............... ,”
“두 분은 그럴수록 더 애틋해지셔서 어머니 쪽 가족 분들이랑 인연을 끊고서
라도 결혼 하신 후에 나를 가지셨데,“
“........... ,”
“그리고 서경이까지 가지시고 넷이서 행복하게 잘 살던 그때.... , 어린이 날
놀러가던 중에...... , 서경이하고 나만.... , 그때 후로 우린 그 보육원에 들
어갔어... ,“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서준이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의 슬픔이 그녀에게도 전해지는 듯 시영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래서 그 곳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게 됬고 그 사이 어머니 쪽 가족
두분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두 분의 재산이 모두 나와 서경이에게로 돌
렸졌지, 아버지가 배우로 생활하시면서 벌어두신 재산으로도 충분히 많았
지만 그 두분 재산 까지 쳐서 서경이와 내가 받은 재산이 어머어마 할 정도
였고 말이야.“
“........ ,”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고 원장 어머니가 친 부모님처럼 잘 해주셔도 서경
이와 내 가슴 속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과 빈자린 채워주시지 못하셨어.“
결국 시영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툭, 하고 떨어졌다.
“하지만 서경이와 난 불행하지 않았어. 우리에겐 친자식처럼 사랑해 주시는 원
장어머니가 계셨고 가족들이 있었으니까, 덕분에 서경이와 난 반듯하게 잘 컸
고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뭐 더 묻고 싶은 거 있어?“
“아니요.”
시영은 끈임없이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고 또 닦으며 고개를 내저었고. 그녀의 눈물에 놀란 서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는 거야? 설마, 내가 좀 불쌍해 보여서 우는 거야? 그건 좀 곤란한데,”
“그런 거 아니에요... ,”
시영은 급기야 어깨까지 들썩였다.
“나는 애 안 낳아 봐서 부모 마음 잘 모르지만, 오빠랑 오빠 동생이 잘 자
란 거 보면 오빠 엄마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우리 아이들 참 바르게 잘
컸다아,‘ 하고 기특해 하실 것 같아서요.“
“푸앗, 뭐?”
서준은 그런 시영의 말에 푸앗, 웃음을 터트리다 이내 웃음기를 싹 지우고 말했다.
“진짜 이럴 거야? 이런 식으로 할 거냐고.”
“내, 내가 뭐 잘못했어요?”
그러자 시영은 혹시 그녀가 서준에게 뭔가 잘못했나 싶어 혼날 준비 된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서준을 바라보았고 서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런 게 아니라, 자꾸 키스를 부르는 말만 할 거냐고.”
“.............. ,”
그러자 시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준은 정말이지 시영의 작은 입술에 깊게 입맞추고 싶은 걸 꾹 참고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는 그거 모르지.....? 내 이야기에 이렇게 울어주는 건, 네가 처음인 거... ,
고마워.... , 나 때문에 울어줘서....!“
그리고 서준은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시영을 보니 마리아가 왜 마음이 예쁜 아이라고 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쩌면 이 아이와는 꽤 오랜시간 동안 함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람들이 없는 늦은 밤, 그 후로 얼마나 더 울었는지 시영의 눈이 그냥 붓다 못해 퉁퉁 부은 지경었고 그런 시영의 모습이 예쁘지 않을만도 하것만, 그가 시영에게 반해도 단단히 반한 건지 그런 시영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기만 한 서준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아침부터 그녀를 보자 말자 입맞추고 싶었던 욕구를 참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 시영을 붙잡아 벽으로 몰아세우고 그녀가 피할 틈도 없이 그녀의 입안 파고들었고 서준의과의 키스는 늘 거칠고 진했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거리에서 입술을 빨아당기는 쭙쭙, 소리만 거리를 가득 채웠다. MT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던 지영은 막 키스를 끝내고,
“오빠, 이제 가 봐요!”
“너 들려다 보내기 싫은데.”
“안 돼요, 나 엄마한테 말도 안 하고 외박하면 엄마한테 혼나요.”
“난 외박하자는 말 안 했는데?”
“뭐, 뭐라고요? 이씨, 나 들어갈래요!”
“훗,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우리 조금만 더 이러고 있다 들어가자,”
헤어지기 싫은 듯 아쉬운 표정으로 티격태격하다 서준이 품에 끌어안자 수줍은 얼굴로 안겨드는 시영을 지영이 몰래 숨어서 지켜보며 호들갑을 떨었고,
“어머머, 저 남자 혹시, 손수건 그 남잔가? 오, 진짜 잘생겼다아! 완전 웬
만한 남자배우 뺨 여러대 후려치게 생겼네, 허어? 차도 꽤 좋은데? 몇살
인데 벌써 저런 스포츠카 타냐?“
지영이 그러는 사이, 시영은 아쉬운 마음으로 서준과 헤어지고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 아빠, 저 들어왔어요!”
“저도요!!”
TV를 보며 과일을 먹고있는 엄마 아빠에게 인사를 하고 계단을 밝고 올라가는 시영을 지영이 잡아끌다 시피 하는 바람에 시영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자신의 방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영을 바라보았다.
“왜, 왜, 왜, 왜이러는 거야 언니!”
“야, 그 남자지?”
시영이 그렇건 말건 두서 없는 지영의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렸고 지영은 장난스럽게 때리는 시늉하며 말했다.
“집 앞에서 키스하고 부둥켜 안는 거 봤으니까 시치미 떼지마라 어?”
“흠흠, 봐, 봤어?”
그러자 시영은 부끄러운 듯 손으로 입술을 살짝 가리고 헤죽 웃었고 지영은 시영이 옷도 갈아 입지 못하게 침대에 앉히고 궁금해 죽겠는 얼굴로 물었다.
“아 진짜 말 좀 해 봐, 그 남자 맞아 아니야?”
“히힛, 그 오빠 맞아! 진짜 잘생겼지? 가까이서 보면 더 잘생겼다?”
그러자 시영은 자랑하듯 혀를 삐죽 내밀며 그렇게 말한 뒤 지영이 MT가고 없는 사이 서준과 사귀게 된 사건을 하나도 빠짐 없이 다 말해 주었고 이야길 전해 들은 지영은 부러운 듯 시영을 흘겨보며 말했다.
“어우, 드디어 첫 연애를 시작해 보는구만? 그것도 그런 킹카랑, 그런데 네 남
친 돈도 꽤 많나 봐? 차 보니까 외제차던데,“
“그렇구나, 그 차가 외제차야?”
하지만 시영은 고개만 끄덕일 뿐, 서준의 차가 외제차 건 뭐건 그녀가 좋아하는 건 지서준이라는 남자이니 그닥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야, 너 그 남자랑 오랫동안 잘 해봐, 그래가지고 이 언니도 좀 그런 킹카 소
개시켜주고, 응?“
시영은 그녀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말하는 지영을 못말린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서준은 집에 도착하고 새벽 자정이 넘을 무렵, 그는 맥주 한캔을 딴 뒤 방으로 들어가 침대 끝에 살짝 기대어 앉아 한 모금 꿀꺽 마시고 갤러리속 시영의 사랑스러운 사진을 들여다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때,
서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방금 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짖게 만들던 장본인 시영이였다. 서준의 미소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그는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오빠 나예요.)
전화기 안에서 그녀의 수줍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잤어?”
(피, 너무해요.)
그리고 또 뒤이어 그녀의 투정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 ,”
서준은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통 드라마나 그런데 보면 잠들기 전에 남자가 여자한테 먼저 전화나 문
자하고 그러던데, 나도 남자친구랑 그런 거 매일 하고 싶었는데,)
“............ ,”
(난 오빠 전화 기다렸는데, 오빤 왜 나한테 전화 안 해줘요? 이제 나한테 시
들어졌어요?)
“그런 거 아니야.... ,”
서준은 시영이 입을 삐죽이는 모습을 생각만해도 진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럼요...? 그런 거 아니면 뭔데요...?)
“네 목소리 들으면.... , 다시 너한테 달려가고 싶을 것 같아서.... ,”
(.....!!)
“그럼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 ,”
(........!!)
서즌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들은 듯 시영에게서 묘한 정적이 흘렀고 그의 말에 부끄러워 하며 얼굴을 붉히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니 서준의 왼쪽 한켠이 기분 좋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서준과 시영 사이에 아무런 대화 없이 묘한 분위기만 흘렀고 그들 사이에 정적을 깨주듯 전화기 안에서 엄마와 대화중인 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잘 거야 엄마! 알았다고, 빨리 나가 주세요!)
“............!!”
그러자 서준의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띠워지고 전화기 속에서 아쉬운듯한 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우리 어떻게 해요? 이제 전화 끊어야 할 것 같아요.)
“왜, 난 더 하고 싶은데,”
서준은 일부러 짓궂게 말했다. 그러자 시영의 목소리가 한 층더 아쉬워졌다.
(방금 들었잖아요! 우리 엄만 내가 무슨 애도 아닌데, 우리 내일 학교에서
봐요. 알았죠?)
“..........!!”
(알았죠?!!)
서준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재차 확인 하듯 대답을 요구했고 서준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피식, 알았어요. 잘 자고 내일 봐!”
그리고 머뭇거리듯 다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
“널 많이 좋아해 차시영....!!”
(...........!!)
서준은 시영에게도 그와 똑같은 대답이 들려오길 기다렸지만 시영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끊을게,”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나, 나도요. 오빠!)
전화기 안에서 부끄러운 듯 바들바들 떨리는 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준은 그 말을 다시 한번 더 듣고 싶었다.
“뭐라고? 안 들리는데, 다시 한번 더 말해줄래?”
(우씨, 나, 나도 오빠 많이 좋아한다고요!)
시영은 시뻘게진 얼굴로 소리치듯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고 서준은 이미 전화가 끊겼음에도 전화기를 귀에서 떼지 못하고 있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내려놓고 남은 맥주를 마저 다 마신 후, 어서 빨리 아침이 밝아 오기를 기대하며 침대에 눕자 말자 눈을 감았고 그렇게 서준과 시영은 기분 좋은 미소를 띠우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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