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에서 살아남기 - 딱히 내 편은 아닌 마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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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세듀
작품등록일 :
2024.06.20 14:38
최근연재일 :
2024.11.17 14:53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25,999
추천수 :
148
글자수 :
668,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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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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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소환과 지배는 다르다

DUMMY

“그르르···”


인간의 목에서 나왔지만, 결코 인간 소리는 아니었다.


몸은 움직이지만 핏기가 싹빠진 채로 뼈를 꺾어가며 기괴하게 움직였다. 팔을 처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각기춤을 추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는 듯 하다가, 제일 가까이 있는 대상에게 달려가더니 손에 들고있던 무기를 쑤셔 박았다. 시체 두 구가 한 명씩.


‘뭐야 왜 저렇게 빨라?’


[D급의 능력치를 부여하니까. 원래 등급이 F였든 E였든 상관없이,]


그렇군. 아무리 각성자더라도, E등급이 D등급을 이기긴 어려운 법이지. 2:1이면 더더욱.


두 명은 아무 단말마도 지르지 못한채, 바닥으로 힘없이 엎어졌고 목에서 빨간 피가 끝없이 흘러나왔다.


“으아아아!!”


“이게 뭐야? 저것들 죽은거 아니었어?”


“아니야 이건···언데드!”


“씨발, 빨간색 게이트에 언데드가 왜나와!”


비명과 혼돈이 가득했다.


‘이거··· 내가 부른건가?’


[정확히는 ‘내 능력이’ 부른거지. 운도 억세게 좋네. 때맞춰 내 상태창을 불러올 줄이야.]


‘능력 가지고 있는거. 일부러 말 안한거지?’


[그럴수도, 아닐수도.]


와··· 아주 그냥 날 죽이려고 작정하는구나. 내가 각성자였으면 이런식으로 나왔을까? 짜증이 났지만 일단 참았다. 뭐라고 한 마디 쏘아붙이기엔 앞의 광경이 너무 놀라웠으니까.


미친.


분명 죽었었는데?


죽은 자가 어떻게 일어나지? 아, 나처럼 다시 살아난건가?


그렇다고하기엔··· 하는 말이 인간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르르으으아아!!”


던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볼꼴 못볼꼴 여럿 보긴 했지만 이정도로 당황스러운 적은 없었다.


언데드들은 최소 세 번째 등급에 해당하는 노란색 게이트에서, 그것도 ‘우두머리 급’으로만 나왔다. 일반 마수급 언데드들은 그 윗등급인 초록색 게이트는 되어야했다.


노란색 게이트는 D등급부터 입장가능했으니 ‘정요원’은 실제로 보았을 수도 있었다.


다만, E급 놈들이나 나같은 게이트 아르바이트생은 아니었다. 특히 게이트 알바는 대부분 1,2번째 등급인 빨간~주황 게이트만 파견되다보니 볼 기회자체가 없는게 당연했다.


그런 언데드가 고작 최하급 빨간색 게이트 나온다고?


[그나마 네녀석이 준 ‘기술석’ 덕분에 경험치를 듬뿍 먹어서 쓸 수 있었던거다. D등급 시체일으키기 기술은 레벨 9부터 사용 가능하거든. 내 레벨이 현재 9니까.. 딱맞췄네.]


심장이 덜컹거렸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지?


‘좆됐다.’


[뭐가 좆돼? 뭐 내 의도는 아니었더라도, 어쨌든 내 덕분에 살게됐으니 고맙다고 해야지.]


검이 뭐라고 지껄이든 하등 중요한게 아니었다.


문제는 단 하나.


언데드 소환은 각성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각성자들이 사용하는 원소인 물,불,바람,대지 중 그 어느곳에도 해당하지 않는 기술.


‘미친 씨발. 좆됐다. 진짜 마검이다. 아니, 이건 일반적인 마검도 아니야.. 4원소도 아니고, 마수들이 쓴다는 혼돈계 4마법 중 하나를 쓴다고?···협회에 걸리면 무조건 뒤진다.’


혼돈계 4마법.


공허, 죽음, 빛, 생명. 높은 등급의 마수들이 사용하는 마법이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각성자들조차 절대 사용할 수 없는 마법.


[마검 아니라니까!···잠깐, 걸리면 왜 죽는데? 오히려 대우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개소리마. 예전 제주도에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공포가 차오르는 와중에 정요원이 재빠르게 지시했다.


“뭐해 이새끼들아! 빨리 제압해! 저놈들에게서 리치나 멸절기사같은 상위급 언데드 나오는 꼴 보고싶어?”


‘저건 무슨소리야?’


[아··· 언데드들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어있거든. 가끔씩 상위급 언데드가 하위급 언데드 육체에 영혼강림하는 경우도 있다.]


‘뭐? 처음 듣는데?’


[자주 있는 경우가 아니니까. 하위급 육체의 강림하는 만큼 체력이 약해지거든. 리치 같은 강력한 마법사가 아닌 이상 잘 사용하지 않거든. 자신을 보호할 마법이 없으니까. 그나저나 저놈들 너무 놀라는거아냐? 너와 다르게?]


‘저게 정상이지. 그나마 나는 내가 불렀다는걸 아니까 진정할 수 있는거고.’


“으아.. 언데드??”


“살려줘!!”


“으아아아!”


“이새끼들이.. 비켜!”


보다못한 정요원이 자신의 무기인 도끼를들고 달려들어 시체의 팔을 수직으로 두동강내며 허벅지에 상처를 남겼다.


팔과 몸이 분리됐지만, 허벅지는 언데드가 피한 바람에 깊은 상처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사람이었다면 바닥을 나뒹굴며 비명 지를 상처에도, 시체들은 아픈 내색조차 않았다.


결국 정요원마저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다.


[푸핫. 팔을 동강내봤자 무슨 소용이야? D급이면 언데드 대항법도 알만한데 저런 짓을.]


‘어떻게 팔을 베였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지?’


[하급 언데드들은 목이나 심장을 박살내는게 아닌 이상 아무 의미 없다. 더군다가 하급 언데드들은 이성과 감성도 없는 만큼 두려움조차 없지.]


검의 말대로였다. 언데드들은 뭐가 잘렸든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본능처럼 무차별적으로 제일가까이 있는 상대들에게 달려들었다.


“이게 뭐야!”


“으아아!”


살점이 찢기는 소리와 날카로운 병장기 찌르는 소리가 가득했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가장 멀리있던 정요원과, 소환자인 나 뿐.


정요원이 몸이 사시나무떨듯 벌벌거렸다.


천천히 커피를 내린 후 음미하고 싶었다. 언데드 모습이 징그럽긴해도, 어쨌든 내가 부르지 않았던가.


묘한 승리감이 가득 차올랐다.


‘하하하. 두려움에 떨어라! 이 언데드들이 모두 내 부하라니’


[엥?.. 푸하하]


뭐야 이건. 아, 중2병 같은 대사때문에 그런가. 뭐 그건 좀 부끄러웠지만.


‘왜 웃어?’


[푸하하하···이 멍청아. 소환과 지배는 달라. 넌 소환만 한거다.]


‘무슨말이야? 잠깐. 저것들이 내 부하가 아니라고?’


[하하. 그래. 저들 눈에는 너도 한줌 식사로 보일거다.]


갈 곳 잃은 네 언데드들의 눈이 나와 정요원을 번갈아가며 뚫어지게 쳐다봤다.


[잠깐, 니도 죽고 우두커니 서있는 저 놈도 죽으면.. 이런 미친!]


‘도망?’


두 글자가 행동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어디로 도망쳐야할지 판단했다. 갈 곳은 오직 한 곳 뿐. 입구 쪽으로 가고싶었지만, 언데드와 정요원이 막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끄러어어억!!”


‘으아아아. 일어난 언데드 숫자는 총 네개. 설마 저들이 다 날 쫒아오진 않겠지?’


고개를 돌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행동 하나때문에 속도가 늦쳐져서 따라잡힌다면?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죽어라 달렸지만, 뒤에서 언데드가 쫒아오는 발걸음 소리가 귀에 울렸다.


[아이씨, 죽지마라! 20···]


‘으아 힘들어!!’


[19..좀만 참아. 17..]


‘뭘 참으라는거야?’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언데드가 뒤에서 칼을 던진건지 주인을 떠난 칼이 어깨를 스쳤다.


“윽”


순간 몸이 갸우뚱하며 바닥에 그대로 엎어졌다.


재빠르게 일어나려 했지만, 머리가 핑 돌았다.


“그르라아아아!”


본능적으로 어깨를 잡았다. 뜨거운 피가 멈추지 않고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왔다.


‘윽.. 젠장.’


그나마 칼이 만져지진 않았다. 박히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깊게 스쳤는지 피가 멈출기미를 안보였다.


“끄아아아아!!”


다가오는 언데드는 한 구 뿐이었다. 그나마 정요원이 허벅지에 상처를 입힌 덕분인지 빠르게 달려오진 못했다.


···그럼에도 거의 다 따라 잡혔지만.


[5초···]


어느새 언데드는 코 앞까지 다가왔고 주먹과 칼을 들었다. 검을 휘두르려 했지만, 고통이 밀려들어왔다.


하필 오른 팔을 다친터라 말을 듣지 않았다.


이대로 죽는건가?


높게 올려진 칼이 바닥을 내려치는 그 때


[1.. 됐다.]



――――――――――――――――――――――――


【시체 일으키기 종료】


――――――――――――――――――――――――


‘무슨?’


순간 시체가 힘없이 쓰러졌다. 바닥에 그대로 엎어져 미동조차 없었다.


‘이게 무슨.. 어떻게 된거지?”


[지속시간이 끝난거지. 지금 능력으로는 고작 5분만 일으킬 수 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피해야해.’


[내 말 못 믿냐?]


웃기는 소리하네.


‘지금껏 나를 죽이려고 안달난 놈의 말을 믿으라고?’


만약 지금 죽기라도 한다면 지금까지 했던 모든 행동이 허사가 될 것이다.


어지러운 와중에도 겨우 정신을 차려 자리를 피했다.


2분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진짜냐?’


[아오..]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한 놈의 팔이 깨끗이 잘려있었다.


‘아까 정 뭐시기놈이 팔을 자른놈인가보네..이제보니..’


어떤놈인지 확실히 알았다. 나를 찔렀던 그 놈이었다. 죽음의 공포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갑작스레 분노가 차올라 배를 그대로 찼다.


<퍽>


[어? 죽은 놈 건드리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는데?]


‘뭐? 진작 말해야지.’


어지러운 와중에도 서둘러 몸을 움직여 피했지만, 시체는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 검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속았음을 알았다.


[푸하하하]


여기서 반응하면 지는 거다. 애써 무시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머지 두 놈은.. 아까 그 정요원을 쫒아간건가?’


[아마 그럴걸? 본능에 따랐을테니까.]


갑작스레 찾아온 평화. 이제서야 진짜 살았다는 느낌이 났다.


도망다니고서 칼에 찔리고, 어찌저찌 다시 일어나 각성자들을 제압했다.


괜찮나 싶었더니 같은 길드원이 찾아와 윽박질렀고 언데드를 소환해 그들을 죽였다.


하지만 언데드는 자신도 죽이려했고 실제로 스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언데드가 제한시간이 다되어 소멸했다.


이게 단 한 시간도 안되 일어난 일들이다.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고, 그런 와중에도 결국 살아남았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건 당연한 일이다.


‘살았다. 살았어··· 죽을뻔했는데 진짜로 살았어.’


그래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어깨에서 피가 계속 흘러나왔으니까.


아까보다 출혈이 줄긴했지만, 머리가 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야, 여기서 죽으면 안돼! 아무도 안다녀서 새 주인도 못찾는다고!]


‘참 졸라게 고맙네···’


[야, 저놈들 시체좀 뒤져봐. 비상약 있을지도 모르잖아?]


‘.. 남의 물건을 뒤지는건 강도나 다름없는 짓이야.’


[···미친놈인가? 당장 죽게 생겼는데 무슨 지랄이야? 그리고 저 놈들은 너를 인간으로 생각했더냐? 지랄말고 빨리 약이나 찾아. 동생 병원비인가 뭔가 생각하면 지금 이럴때가 아닐텐데?]


인정하긴 싫었지만 맞는 말이었다.


널부러진 각성자들의 시체를 뒤졌다. 보통 비상용 물약은 가지고 다니는 편이었고, 역시나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즉시 마셨다.


얼마지나지 않아 피가 멎었고, 정신이 또렷해졌다.


[하.. 니놈은 내 덕분에 산거야 절대 잊지 말라고.]


웃기고 있네. 자신이 무슨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진작 말했으면, 이럴일도 없었을 텐데.


‘지금까지 주인 갈아탈 준비만 하는 놈이··· 잠깐.’


[왜?]


정신이 안정화가 되자 이제 근본적인 물음이 다시 피어올랐으니까.


이놈은 누구인가?


생명체도 아닌것이 살아있는 것처럼 말을 건네고 있었다. 게다가 불, 물, 바람, 대지의 4원소하고 관련없는 종류의 마법을 사용했다.


상황을 봐선 분명히 마검인데, 마검이 아니라 우기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속이기 위해서인가?


어느쪽이든 지금 당장 알 순 없었다.


그렇다고해서 모르는 척 넘어갈 수도 없었다. 잘못하다간 협회에 죽게 생겼으니까.


‘너 진짜 마검아니야?’


[아니라고!]


‘그런데 왜 자아를 가지고 있지?’


[에고 소드니까.]


‘에고소드가 마검 아니야?’


[하··· 일반적인 마검, 아니 모든 아이템은 4원소로 묶여있지. 나는 4원소와는 다른 혼돈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인도자의 검이자.. 잠깐.]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땅과 벽이 흔들거렸다. 이게 뜻하는 바는 단 하나였다.


‘곧 있으면 게이트가 닫힌다.’


[아··· 그러냐. 얼마나 남았는데?]


‘···나는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첫 지진인거보니 2시간정도 남았을거다.’


각성자들은 게이트가 언제쯤 닫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닫히기 2시간 전부터 알림이 퀘스트 창처럼 떴으니까.


하지만 일반인들은 퀘스트도 뜨지 않는 만큼, 닫힘 알림도 뜨지 않았다. 그래도 얼추 알 수 있었는데, 바로 첫 지진이 그 예시였다.


화산 폭발 며칠 전부터 징조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했다.


[두 시간이면 많지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네. 물약말고 다른 아이템 좀 줍고 가자고.]


‘뭐?


[‘뭐?’는 뭐야? 아까 그놈이 한 말 못들었어? 더 도움 되는자가 가져가는 것. 그게 당연한거 아니야?]


‘뭐가 당연해? 남들이 힘들게 얻을 것을 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다 가져간다고?’


[땅바닥에 누워있는 놈들이 그걸 고려했었냐? 그리고, 그게 다 자기들 거였다고 생각해? 니놈에게 하려했던 것처럼 다 빼앗은 거겠지.]


어.. 맞는 말이다.


저 놈들의 물건중 대다수는 남의 것일터였다. 정당한 노력없는 결과였고, 도덕과 법에도 어긋난 행동이다.


생각해보면 그런 것들을 두고가는건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어차피 게이트가 닫힐때 내부에 있던 물건들은 전부 다 사라지니까 뭐


‘어.. 원래 주인을 찾아줄 수도 없겠다. 그래. 일단 내가 다 수거했다가 찾아주는게 맞네.’


[푸핫 이거 자기 합리화.. 아, 아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러니 얼렁 주으라고.]


갑자기 동생 병원비와 생활비가 잠깐 떠올랐다. 나는 돈을 벌려고 가져가는게 아니다! 주인에게 돌려주려는 갸륵한 마음씨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미 죽었다 살아났다 다시 죽은 놈들의 몸을 뒤지는건 썩 내키지 않은 일이었지만,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선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뭐야? 잠깐 불의 기술석 아니야? 나 줘!]


놀랍게도 가슴 깊은 곳에서 손톱만한 기술석을 발견했다.


‘아까 정요원이 기술석 운운했었지. 진짜로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내가 캔 것보단 확연히 작지만, 기술석은 기술석이다.


팔면 어느정도의 돈은 벌 수 있으리라. 물론 주인이 있다면 찾아주는게 먼저겠지만.


[뭘 찾아줘? 나 달라고!]


‘내 기술석까지도 멋대로 먹어놓고 이젠 남의 기술석까지 달라고?’


[아, 이게 왜 남의 것이야. 우리 것이지.. 아니아니, 남의 것 맞아. 그런데 원래 물건을 원주인에게 돌려주려면 ‘수고비’가 있는 법이잖아?]


‘그 수고비를 왜 너에게 줘야하는데?’


[두 가지 이유가 있지. 먼저 내 덕분에 살아남은거니까. 두 번째로는 내가 레벨 업 해야 너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테니까. 아마 원주인들도 이 정도는 흔쾌히 지불할걸? 후회 안할거니 한 번 줘봐.]


‘너를 믿으라고?’


[아이씨, 너 죽으면 여기에 나 혼자 밖에 없게 된다고! 갈아탈 주인도 없어질 판국인데 내가 널 배신하겠냐?]


‘···어떻게 주면 되는데?’


주는 방법은 간단했다. 검에게 기술석을 올리기만 하면 됐다. 올리자마자 돌이 액체로 변하는가 싶더니 이내 검 안으로 흡수됐다.


그러더니 갑자기 홀로그램이 다시 피어올랐다.


――――――――――――――――――――――――


【레벨 업】

.

.

【레벨 업】

.

.



【사멸 - 인도자의 검

Lv. 11

Exp (1000/11000)

보유기술 목록 [D 시체 일으키기], [아공간 가방],[D 저승의 힘]

결속화 0단계】

――――――――――――――――――――――――


[크으 이거지! 아까 것 만큼은 아니더라도 역시 기술석은 기술석이야. 순식간에 레벨이 2씩이나 오르다니. 아, 네 몸도 회복되었을걸?]


‘무슨.. 어?’


진짜였다. 피만 멎었을뿐 아직까지도 쓰라렸던 어깨는 더 이상 아무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을 만져봤지만, 아문 자국도 없었다. 원래 그런게 없었던 것처럼 상처없이 깨끗했다.


[내 레벨이 오르면, 주인인 너도 자동회복이 되지.]


하지만 놀란건 회복이 아니었다. 검의 이름인 사멸 옆에 있던 단어.


‘인도자의 검?’


그걸 이제야 봤다.


[아, 아까 말했잖아. 또한 내 이명이기도 하지.]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들어본 적이 있다고? 신기하네. 내 형제 검들을 본 적이 있나? 그 검들의 이명도 인도자의 검이거든. 뭐 그건 차차 생각해보시고.. 어쨌든 후회 안시키겠단 약속은 지켜야겠지? ‘아공간 가방’이라 외쳐봐. 입밖으로 소리내서]


순간 낯뜨거웠지만 그래도 아까보단 덜부끄러운 단어니까 뭐..


‘놀리는건 아니지?’


[듣는 사람도 없는데 뭘 놀려]


맞는 말이다. 스스로가 부끄럽긴 하겠지만 이정도는 뭐..


“아공간 가방”

――――――――――――――――――――――――


【아공간 가방 ::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이형의 가방 소환. 모든 등급의 물품을 넣을 수 있으나, S등급 이상의 물품을 넣을 시 마력 파장이 발생.】


――――――――――――――――――――――――


‘이···이건’


각성자만 쓸 수 있다던 마법의 가방.


‘이게 무슨..?’


[에헴, 각성자들이 부르는 아공간 가방은 등급에 따라 넣을 수 있는 물품에 제한이 있지? E급은 E급이하의 물품만 넣을 수 있는 것처럼. 내 가방은 그런거 없다. 따라서 ‘게이트 내’에서 나온 모든 아이템을 전부 다 담을 수 있지. 등급에 상관 없이.]


‘와.. 잠깐, 그럼 첫 번째 죽은 놈이 불의 기술석을 가방에 넣지 못했던 이유가.. 등급이 안되서야?’


[그렇지. 애초에 기술석은 최소가 D급이니까. 고작 F급이 아공간 가방에 넣을 수 있을리가 없지.’


하지만 검이 말한 내용 중에 캥기는게 있었다.


‘잠깐, 게이트 내에서만?’


[흠흠··· 밖에서는 물건을 꺼낼 수는 있는데 넣지는 못해··· 뭐, 대신 넣는 제한은 없잖아? 잠깐, 누군가 온다.]


정신을 집중하자 밖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언데드인가 했지만, 5분도 지난데다가, 이상한 괴성도 없었다.


“···이게 누구야?”


예상이 맞았다.


···차라리 언데드가 나을 것 같은데.


다가온 상대는 정요원이었다.


“아.. 마검 아니, 인도자의 검 주인이 아니신가?”


“인도자의 검?”


“그래.”


되묻기도 전에 정요원이 입을 열었다.


“일반적인 네 원소가 아닌, 혼돈계의 네 원소를 부리는 마검.”


어떻게?


“어떻게 아냐는 눈치인데.. 모를리가. 제주도 사건 때 나도 있었는데.”


“무슨소리야?”


“하하.. 정말 모르는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뭐 상관없다 중요한건,”


정요원은 손으로 칼을 가리켰다.


“제주도를 파멸시켰던 인도자의 검. 그걸 네가 가지고 있다는거지.”


잠깐 뭐라고?


왜 기시감이 들었는지, 왜 잘 몰라도 두려운 감정이 솟아났는지 이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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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나도 모르는 일격 24.10.23 138 0 12쪽
90 정수 흡수 24.10.22 142 0 12쪽
89 생명의 심장 24.10.21 13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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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왜 직접 안 나서는거지? 24.10.15 14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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