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이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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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제로
작품등록일 :
2024.08.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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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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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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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DUMMY

[제목: 뉴 에라 영상 떡밥 해설해 준다.]


[내 소개부터 할게. 나는 올해로 40세 된 올드 게이머다. 최근에는 먹고사느라 바빠서 좀 뜸하지만, 로스트 파라다이스의 전신인 낙원 온라인 베타 테스터 출신이야.


라떼 얘기하는 거 나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옛날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데스티니와 아웃사이더 얘기는 차치하고 드워프 얘기를 먼저 해보자.


영상 보고 진짜 오랜만에 예전 낙원 시절 클랜원이 모여서 술 한잔했다.


낙원에서 대장 기술 만렙 찍었던 형님이 술에 꼴아서 말씀하시길, 당시에 뮈르크였던ー아, 미안. 뮈르크는 드워프의 지도자를 말한다ー 대장장이의 수제자하고 영상의 드워프가 상당히 닮았다고.


영상 속 드워프가 훨씬 나이 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이름이 그룸인지 그롬인지 그놈인지는 형님도 나이를 먹어서 가물가물하셨다. 이해해라. 원래 이 나이 되면 고유명사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하여간, 아웃사이더가 그 드워프하고 낙원 식 드워프 인사하는 거 보고 확신했다. 아, 이 자식도 베타 테스터 출신이구나.


드워프는 긴가민가하지만, 엘프는 좀 더 확실하다.


처음 나온 남자 엘프는 잘 모르겠고, 다음에 나온 여자 엘프는 아리엘 디아즈.


당시 엘프족의 최고 지도자 삼인방 중 넘버 원이고 유일한 하이 엘프다. 내 최애였고, 여전히 고우시다. 사랑합니다.


이상한 것은 아웃사이더와 맞짱뜨던 엘프인데. 생긴 거만 보면 분명 벤드리스였거든?


엘프 서열 넘버 투인 소드 마스터였다. 그런데 상태가 이상해. 아무리 봐도 좀비야.


마지막 깜둥이와 흰둥이는 아무도 모르더라. 새롭게 만들어낸 최종 보스 아닌가 싶다.


이만 줄여야겠다. 마눌님 오신 듯. 안 그래도 어제 형님들과 술자리가 너무 길어져서 등ㅉㄱ 스ㅁ]


└ 아재요. 어떤 삶을 살고 계신 겁니까. ㅠㅠ


└ 8년 전 얘기의 후속편이라고? 이브 죽을 때 됐냐? 왜 추억팔이를 하고 그래.


└ 오오, 데스티니! 새 시대를 여는 여신이여!


└ 그래봤자 신성모독 아니었음 싹 다 죽었음. 신성모독 미만 잡.


└ 에이, 이 영상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아웃사이더님이다. 드워프와 악수한 것도 아웃사이더고, 좀비 엘프와 싸운 것도 아웃사이더라고.


└ 어쨌거나 캐스팅 쥑이네. 세계랭킹 1, 2위가 한자리에 모이고 뉴비 중에 넘버원까지.


└ 뉴비면 뉴비지 뉴비 중에 넘버원은 또 뭐냐. 못하는 애 중에 제일 잘하는 애? 추남 중에 제일 미남? 음치 중에 제일 명창?


└ 저 사람들 나하고 같은 게임하는 거 맞지? 왜 저렇게 스펙타클하지?


└ 나로스라서 그렇습니다. 님도 나로스로 떠나면··· 죽겠구나.


└ 아웃사이더가 좀비하고 싸울 때 쓴 방망이 봤지? 저거 혹시 예전에 그 공모전 일등, 코인좌가 들고나왔던 거 아니냐? 혹시···?


“베타 고인물 다 기어 나왔구나.”


“이 비슷한 글이 커뮤니티마다 차고 넘칩니다.”


“아주 신났네, 신났어.”


김 비서는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땡큐.”


“별말씀을요.”


섬세한 육체 컨트롤을 연습하고 싶다고 하여, 커피 원두와 그라인더, 드립 세트까지 다 사줬더니 점차 김 비서의 커피 맛이 경지에 이르고 있었다.


떡밥도 떡밥이지만, 엘프와 드워프를 종족으로 선택한 사람들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특집! 제로아와 함께하는 종족의 세계! 오늘은 엘프와 드워프를 선택한 플레이어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먼저 엘프 분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엘프 1일차인 ‘룬의여왕’입니다.]


[어떻게 엘프를 선택하시게 된 건지 알고 싶습니다.]


[원래는 게임에 취미가 없었는데, 엘프가 되어볼 기회가 있다고 해서 냉큼 달려왔습니다.]


[엘프를 선택해 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너무너무 만족해요. 튜토리얼만 딱 본 다음 아무것도 안 하고 마을회관 거울에 얼굴만 비춰보고 있었잖아요.]


[게임 진행은 아직 안 해 보셨고요?]


[아직은 얼굴과 몸매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요. 일주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엘프가 제 워너비였거든요. 그다음에는 레벨 올려서 다른 옷들 모조리 입어 봐야죠.]


[그렇군요. 게임을 즐기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 겁니다. 누구나 신성모독, 데스티니가 될 필요는 없죠. 다음으로 드워프 님?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반지의제왕절개’입니다. 전 원래 대장 기술을 연마하던 플레이어였는데, 드워프에게 대장 기술 가산점이 붙는다고 해서 과감하게 기존 캐릭터를 지우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좋아.”


엘프와 드워프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마을의 경제가 살아날 테고. 그래서 NPC의 수입이 늘어날수록 나에게 떨어지는 수수료가 늘어난다.


새 시대는 내가 연 것이나 다름없지만 이후의 진행은 신성모독과 데스티니같은 상위 랭커들에게 맡기고 나는 수금이나 가야겠다.


“낙원으로.”



* * *



심부름에 끌려다니느라 상당히 오랜만에 낙원에 왔다. 그동안 바삐 움직였는지 미영의 텃밭은 온갖 작물로 풍요롭다.


“허. 나보다 네가 훨씬 바쁘구나.”


“아빠!”


그늘에서 에드윈을 무릎에 앉히고 쉬던 미영이가 벌떡 일어났다.


“같이 가요!”


“어딜?”


“또 저기 아래 가는 거 아냐? 나도 이제 같이 갈 거니까 빼놓고 가지 마요.”


미영이는 갑옷과 검을 장비하고 에드윈을 안장에 고정했다. 결의가 대단해서 차마 나만 가겠다고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미영이는 포니에, 나는 전동휠에 올라탔다. 그러고 보니 포니와 포니투의 아빠가 포니도 본 것처럼 얘기했는데. 포니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다른 누나가 또 있었나?’


“포니투는 어디 갔어?”


“혹시 여기 포니 아빠라는 유니콘 안 찾아왔니?”


“아니.”


무슨 착오가 있었나 보다. 알고 보니 남매가 아니었다든가.


낙원에서 해금한 다음 지역은 농장 지역이다. 주민은 많지 않고 멧돼지와 코요테, 까마귀 등 농장을 해치는 동물들이 많았던 곳이다.


“에드윈, 저 멧돼지 보여?”


“보인다.”


“저 정도면 미영이가 혼자 처리할 수 있을까?”


“그럭저럭 가능하겠군.”


이제는 나 혼자서도 손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곳이다. 어그로 끌고 풀링하고 이런 거 다 필요 없이 뚜벅뚜벅 걸어가서 무작정 후드려까면 되지만.


‘미영이 실습장으로 적당하겠어.’


나는 활을 꺼내서 까마귀를 보이는 족족 쏴 죽였다. 대단한 녀석은 아니지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녀석이라 그냥 두면 미영이가 귀찮아지니까.


“미영아, 무리하지 말고 안 되겠다 싶으면 얼른 물러나는 거다?”


“응!”


미영이는 검과 방패를 단단히 쥐고 살금살금 다가갔다.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은데 보는 내가 조마조마해서 힘들었다. 피아노 콩쿠르에 나온 자식을 보는 학부모의 마음이 이럴까?


“이얍!”


미영이는 야무진 기합성과 함께 멧돼지를 기습했다.


“꾸엑!”


첫 공격이 들어간 것은 뒷다리.


“오, 나쁘지 않은 선택!”


털가죽이 질긴 몸통에 비해 데미지를 주기도 쉽고 기동성도 대폭 깎아놓을 수 있는 다리 공격이다. 날카로운 이가 없는 녀석의 가장 큰 무기는 돌진이니까.


-쾅!


기동성은 떨어졌지만, 힘과 체급에서 여전히 멧돼지가 우위다. 미영이는 멧돼지가 들이박는 바람에 한참 뒤로 밀려났다.


“위험해!”


당장 활을 겨눴다.


“기다리게.”


에드윈의 말이 아니었다면 당장 쏴 버렸을 거다.


“냉정하게 보게나. 아직 위험하지 않아.”


”그런가?”


“밀려나기는 했지만 자세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호흡도 일정해.”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보자.


“어떤가?”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미영이는 당황하지 않고 차근차근 공격을 성공시켜 결국 멧돼지를 쓰러뜨렸다.


“아빠! 이겼어!”


“그래, 잘했어!”


기뻐하는 미영이를 보니 왠지 뭉클했다.


처음이 어렵지, 그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보호역으로 그레이를 불러서 붙여주고, 나는 멧돼지와 코요테를 도축했다. 까마귀는 쓸 것이 없지만, 낮은 확률로 보석류를 떨어뜨렸다.


‘경매장에 내다 팔면 쏠쏠하겠어.’


실로 이상적인 채굴 생활이다. 다른 사람이 사냥하고, 나는 놀고.


“미영아, 그레이! 고기 다 익었다!”


마침, 미영이는 농장에 몇 있던 인간형 좀비까지 다 쓰러뜨린 후였다. 물론 그레이가 많이 도왔다.


‘화살표가 뜬 것을 보니 여기도 다 정리된 것 같군.’


“어머, 마스터. 가정적인 모습도 매력적인걸?”


이제는 완전히 구릿빛으로 변한 그레이가 미영이의 손을 잡고 걸어왔다. 영지의 햇빛이 꽤나 강렬했나 보다.


“이런 건 상상해 본 적이 없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가정적인 남편에, 미영이 같은 딸이 있다면···. 후후.”


미안하지만 그레이, 난 반대다. 구성 요소만 갖춘다고 가정이 되지는 않아.


“얼른 먹자.”


“와! 맛있겠다!”


이런 날이 언젠가 오겠지 싶어 바비큐 레시피를 배워두었다.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 숙련도가 낮기도 했고 원래 오래 걸리는 요리인지라 고전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아빠! 맛있어!”


“많이 먹어라. 미영이는 한참 클 나이니까.”


“마스터, 그거 먹으면 나도 좀 커질까?”


그러면서 슬쩍 방어력 높은 흉갑을 강조하는 그레이였다.


“아주 그냥 성희롱이 일상이구나.”


“어머? 나는 이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당당하니까 오히려 할 말이 없다.


“왜냐하면···.”


그레이의 입술이 내 귀 쪽으로 다가왔다. 흠칫, 귀를 간질이는 숨결과 함께 달콤한 소리가 들려왔다.


“저 농장 건물에서 금고를 발견했거든.”


“진짜?”


“응. 열어 보려고 했는데 잠겨 있었어.”


그깟 시골 농장의 자물쇠 따위는 내게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대도의 만능열쇠가 있으니까.


“풋, 얼굴에 가보고 싶다고 쓰여 있네. 가봐. 나는 여기서 미영이하고 있을게.”


“아니, 뭐 그 정도로 궁금한 건 아닌데···.”


나는 혼자 슬쩍 일어나서 농장 건물로 가 보았다. 이곳은 동물 몬스터가 주종을 이루는 곳이라 몇 안 되는 좀비는 전부 그 건물 근처에 있었다. 녀석들은 탈탈 털어도 동전 몇 개밖에 없었다.


‘농장 근로자들이었나.’


그레이가 말한 금고는 건물의 가장 안쪽에 있었다. 열쇠를 사용하자 금고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열렸다.


“어디···.”


그간 많은 코인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이 순간은 설렌다.


-철컥


금고 문이 열렸다.


“에이.”


하기야 도시 내부도 아니고 시골 농장에서 많은 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약간의 골드와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사랑하는 하인츠. 점점 그 인간 괴물 무리가 자주 나타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숨어 있어야 했어요.


말을 하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데이빗이 이상해요. 그뿐만 아니라 존도. 어제는 잠깐 이성을 잃고 저를 공격하려 해서 간신히 도망쳤어요. 이제는 하루도 더 버틸 수가 없어서 우리는 먼저 떠납니다.


당신이 뒤에 와서 이것을 확인한다면 북쪽으로 오세요. 브리엄의 부모님 댁으로 가 있을 테니까요.


우리 아들 애덤을 위해서,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꼭 다시 만나요, 제발.]


편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농장에서 좀비화가 시작될 때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던 모양이다. 과연 뜻대로 브리엄에 도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브리엄이라면 여기서 한참 북쪽일 텐데?”


낙원 시절, 퀘스트 때문에 몇 번 갔던 시골 마을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어린 아이가 딸린 여자가 거기까지 가는 길이 쉬웠을 것 같지 않다.


“브리엄이라.”


빨리 반지를 다 해금하고 다른 지역에도 가보고 싶다. 미영이가 원하는 대로 살아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면 마을을 만들어야지.


울타리를 높게 세우고 사람들에게 무기도 쥐여주고. 멀쩡한 가축을 찾아 키우고, 농사도 짓게 만들고.


나는 그런 날을 꿈꾸고 있다.


“아빠! 고기 먹어요! 그레이가 다 먹기 전에!”


“미영이, 너무해! 우리는 동료잖아!”


미영이가 혼자 남지 않는 날을.


[16골드 22실버 전자 지갑으로 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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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그리고, 오늘 24.12.13 26 1 16쪽
113 내일의 게임 24.12.12 22 1 12쪽
112 주사위는 던져졌다 24.12.11 27 1 12쪽
111 주사위는 던져졌다 24.12.10 27 1 12쪽
110 성동격서 24.12.09 30 1 12쪽
109 성동격서 24.12.08 34 1 12쪽
108 재회 24.12.07 35 1 12쪽
107 재회 24.12.06 37 1 12쪽
106 레벨 업 24.12.05 40 1 12쪽
105 레벨 업 24.12.04 38 1 12쪽
104 다시 나로스로 24.12.03 36 1 12쪽
103 다시 나로스로 24.12.02 46 1 11쪽
102 다시 나로스로 24.12.01 41 1 12쪽
101 북부 전선의 개망나니가 되었다 24.11.30 44 1 11쪽
100 북부 전선의 개망나니가 되었다 24.11.29 43 2 12쪽
99 북부 전선의 개망나니가 되었다 24.11.28 48 1 12쪽
98 재입대 24.11.27 49 2 12쪽
97 재입대 24.11.26 5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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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다 24.11.24 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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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파티로구나 24.11.22 4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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