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이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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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제로
작품등록일 :
2024.08.26 10:52
최근연재일 :
2024.12.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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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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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로구나

DUMMY

오전에 낙원에 가서 미영이와 함께 좀비를 청소하고, 점심 이후에는 영지에 들러서 조금 기분 전환하고 오후에 낙원 정리에 힘쓴 지 며칠. 제법 많은 코인을 수확했다.


삼 일 동안 거둔 코인이 195골드 17실버. 내 월 배당액은 이제 1,700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금고에 있는 돈에 비하면 지금까지 모은 돈은 푼돈이지.’


이제 남은 해금 영역은 하나뿐. 그것은 바로 후에 사가트라고 불리게 될 이 도시.


“그런데 왜 이름이 사가트가 됐냐.”


낙원 온라인 시절, 정식 이름은 ‘보니아’였는데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고 다들 초보 마을이라고 불렀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마을보다는 커서 소도시쯤 된다.


저기야말로 진정한 채굴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저기에는 상점도 많고, 무엇보다 클랜 하우스가 있으니까.


“아빠, 오늘 저 안에 들어가?”


“아니. 여기는 시간이 걸릴 테니까 다음에 하자.”


“응.”


“너도 고생 많았다. 나 올 때까지 푹 쉬어. 다음번에는 힘들지도 몰라. 저 안에는 분명 좀비가 한가득 있을 거거든.”


“알았어. 포니, 에드윈 우리 가자.”


“이 녀석, 다음에 올 때는 좀 달달한 거라도 사 오너라! 미영이 힘들다!”


미영이는 근엄한 표정으로 나를 꾸짖는 에드윈을 휙 집어 들고 포니 위에 탔다.


“아빠! 안녕!”


“그래. 조심해서 가.”


나는 그 길로 그레이와 함께 내 영지로 왔다.



“그워! 주인, 어째서 나는 부르지 않나?”


“후훗, 너하고 나는 쓰임새에 차원이 다르다 이 말이야.”


섬에만 있는 것이 지겨웠던지 빈혈이가 내 얼굴을 보자마자 투덜거렸다. 연일 낙원에서 불러내는지라 그레이의 콧대가 상당히 높아졌다.


“이유를 알고 싶다! 합당한 이유라면 받아들이겠다.”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 같아 말해주기로 했다.

잔혹한 진실을.


“감당할 수 있겠냐?”


“감당 못 할 것이 뭔가! 나와 저 여자는 등급이 같다. 꿇릴 것이 없다.”


던전에 설정되었던 레벨은 서로 달랐지만, 내 소환수가 된 이상 둘의 레벨은 나의 80%로 동일하다. 각기 장점이 있지만 내가 그레이만 부른 이유는 단 하나.


“미영이가 예쁘고 귀여운 걸 좋아해.”


“.......”


“미안하다.”


“받아들이겠다.”


멀어지는 빈혈이의 어깨가 유독 작아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인가.


“조금 불쌍하네.”


“괜찮아, 마스터. 쟤는 그저 고기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 아, 며칠 전에 미영이랑 먹었던 통구이 해주면 좋아하겠다.”


“네가 하게? 그거 쉬운 거 아닌데.”


“아니지. 마스터가 해 줘야지.”


이제 때가 되었나 보다. 굳이 음식을 할 거라면 한 사람만 먹일 필요가 있나?


“김 집사!”


“네! 주인님!”


살랑살랑 비치웨어 차림을 한 김 집사가 고양이 일꾼과 물장난을 치다 말고 뛰어왔다.


“파티를 개최하겠다.”


“오옷! 드디어! 손님은 얼마나 초대하실 작정이세용?”


나는 가만히 손을 꼽아 보았다. 별로 다른 플레이어와 접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세어 보니 한 손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김 집사에게 명단을 불러줬다.


“플레이어는 그 정도고.”


“NPC도 초청하실 생각이십니까?”


“가능하다면 굳이 안 할 이유가 없잖아?”


“그건 그렇습니다.”


지난 게이머 생활을 돌아보니 그래도 몇몇 얼굴이 떠올랐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한번 초대는 해보자.


플레이어 아홉 명, 넌 플레이어 다섯. 모두 열 네 명이다. 파티치고는 좀 조촐하지만, 너무 북적대도 피곤하니까.


아, 제로아도 부를까?

이왕 뉴 에라 소개 영상에 박제돼서 얼굴도 다 팔린 김에 영지에 대해서도 방송해 버리라고.


낙원 클리어가 가까워지니까 마음이 관대해지네.


미영이와 에드윈을 부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날짜는 언제로 할까요?”


“내일모레 저녁 7시.”


“네! 당장 초대장을 보낼게용~!”


김 집사는 당장 파티 계획을 세우고 준비한다며 사라졌다.


“의욕 넘치는 거 보니까 돈 좀 깨지겠구나.”


괜찮다. 넘치는 것이 골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로스트 파라다이스 공식 골드 따위 흥청망청 써버릴 테다.



* * *



“나오셨습니까.”


“음, 김 집··· 아니 김 비서.”


하도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니까 헷갈린다.


기억하자. 비치웨어는 김 집사, 정장 스타일은 김 비서다.


“내일은 이사하는 날인 것 잊지 않으셨죠?”


“엇, 그게 벌써 내일이야?”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일 저녁까지는 아마 게임에 접속 못 하실 겁니다.”


집 구매가 이루어지고 나니, 공사는 순식간이었다.


로봇이 투입되어 24시간 작업하는 데다가, 작업 자체가 오차가 없으니 인간이 하는 것보다 기한이 반의반으로 줄었다. 그래서 이 업계에서도 스타 코인을 수령하고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사람이 많다.


“이야, 세상 좋아졌다. 직접 방문도 안 했는데 거래가 이루어지고 공사 업체 선정부터 이사까지 일사천리구나.”


“세상이 좋아진 건 태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릅니다만, 일사천리로 일이 성사된 건 제가 뛰어난 덕분 아닐까요?”


맞지.


“우리 김 비서는 유능하지, 아름답지, 훌륭한 주인 뒀지, 대체 부족한 게 뭘까?”


“.......”


“미안하다.”


마침 전화가 와서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할 수 있었다.


“주인님, 이시연 님 전화입니다.”


“바꿔 줘.”


“알겠습니다.”


통화 연결음이 스피커로 연결되고, 곧이어 시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초대장 대체 뭐예요? 영지를 벌써 얻었어요?]


나로스로부터 드워프와 엘프를 구해오는 위업 달성 후 얻은 칭호 ‘혁명가’. 그 칭호는 나만 받은 것이 아니다. 영한이와 DNC 다섯 명에 나까지, 뉴 에라 동영상에 등장한 사람 전원이 다 받았다.


따라서 영지 선포의 권리를 가진 사람은 여섯 명이나 더 있다는 얘기다.


“우연히 찾았어.”


[어떻게요? 우리도 궁금해서 지난 며칠간 정말 안 가본데 없이 다 돌아다녔는데. 지도상에 날아서 갈 수 있는 데는 거의 다 가봤다고요.]


“진짜 우연이야.”


나는 팔랑팔랑의 슬픈 사연을 시연이한테 설명해 줬다.


[아니, 뭐 그런 일이···. 이건 진짜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가 없네요. 도무지 따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니까.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언급하지 않은 것은 있어도.


[알았어요. 믿어볼게요.]


“볼게요는 또 뭐야. 진짜 사실이라니까 그런다.”


[내일 이사 간다고 했죠?]


“내가 그런 말까지 했나?”


나 자신도 잊고 있던 사실인데.


[이진이가 얘기해 줬어요.]


“그래? 둘이 친한가 보네.”


주인 제쳐놓고 주인 지인하고 별 얘기를 다 하네.


[이사 준비 잘하시고, 파티에서 봐요. 영주님.]


영주님이라니 참 듣기 좋은 말이다. 비록 영지민은 집사 하나에 소환수 둘, 일꾼 둘 뿐이지만.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이삿짐 업체 직원과 로봇 셋이 들이닥쳤다.


짐이 많지 않아 포장에 한 시간 남짓, 이동에 한 시간, 짐을 풀고 배치하는데 두 시간 남짓. 총 다섯 시간 정도에 이사가 끝났다.


캡슐은 물론 따로 메테오에서 보내준 기사가 와서 이전 설치했고.


“드디어 현생에서도 내 집을 마련했구나.”


퇴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건물 면적은 얼마 되지 않지만 2층이기 때문에 공간이 충분했다.


원래 3인 가족이 살던 집으로, 심플과 모던이라는 화두로 지어진 집이다. 1층에 침실과 식당이 있고 2층에는 방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로 터서 캡슐과 침대형 소파를 두었다.


이제 거기가 내 직장이자 놀이터다.


2층 소파에 앉아 감상에 조금 젖었다가 마당으로 나왔다.


안쪽에는 나무와 잔디가 깔린 좁은 정원이 있고 입구 근처는 주차 공간이다. 바짝 붙여서 대면 차 두 대까지 댈 수 있다.


지금처럼.


내 차 말고 차 한 대가 더 들어와 있었다. 차 문이 열리고 모자에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내렸다.


“짠! 놀랐죠?”


“어? 시연이 네가 웬일이야?”


“별로 반갑지 않은가 봐요?”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놀라서 그랬지.”


“큭, 알았어요.”


아무리 서울보다 한적한 곳이기는 해도 슈퍼스타가 이성의 집에 있는 걸 누군가 보기라도 하면 좋을 것이 없다.


언젠가 올 줄은 알았지만, 이사한 당일에 찾아올 줄은 몰랐다.


“일단 들어와.”


이시연은 손에 뭘 잔뜩 들고 있었다. 한 손에는 휴지, 한 손에는 포장 음식이다.


“이진아, 언니 왔어.”


“어서 오세요.”


김 비서는 이시연에게서 선물을 받아 들고 자리를 비웠다.


“집이 참 예뻐요.”


“고마워.”


내 집이지만 내가 봐도 훌륭하다. 내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로 포인트만 잘 꾸몄다. 과하지 않아서 좋다.


“구경 좀 시켜주세요.”


“뭐 별거 없긴 한데.”


역시 이시연도 게이머였다. 1층보다 2층이 더 마음에 들었던 모양.


“와! 여기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소파 오빠가 골랐어요? 채광도 좋고 엄청 아늑하네.”


“아니, 김 비서가.”


마침, 김 비서가 2층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김 비서 혼자 올라온 것이 아니었다.


“형! 나 왔어요!”


“강한이? 너는 또 어떻게 알고 왔냐?”


“김 비서한테 알려달라고 했죠.”


2층에 올라온 강한이는 시연을 보고 우뚝 멈춰 섰다.


“어?”


강한아, 숨은 쉬어야지.


“데스티니?!!!”


“너희들은 처음 보겠구나. 소개할게. 이 친구는 이강한이라고···.”


“알아요. 레이첼 홍 아드님이잖아요. 반가워요.”


시연이는 게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방송도 다 챙겨보는구나. 둘은 한참 인사를 나누고 얘기를 나눴다.


예쁘고 잘생긴 애들이 저러고 있으니까 보기 좋구나.


“방구석 겜돌이인 내가 의외로 현실에선 인맥왕?”


“형, 나도 여기 인테리어 시작했어요.”


“어디야?”


“옆에 옆집이요.”


“완전 가깝구나. 이 동네 매물이 많지 않던데 용케 잡았다?”


“시세보다 2억 더 줬어요.”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내가 또 소시민이라 상상도 못 했다.


저녁 시간이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얘기도 나누고 다 좋은데 얘들 왜 집에 안 가냐? 나 오늘 접속 못 했는데.


이거 앞으로도 계속 이러는 거 아냐?


슬슬 불안해질 즈음 약속이나 한 듯이 둘 다 일어섰다.


“형. 나 이제 가볼게요. 엄마가 기다리셔서.”


“어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저도 일어날게요. 강한아, 만나서 반가웠어.”


“저도요, 누나. 내일 형네 영지에서 봐요. 영상에서 봐서 그런 줄은 알았지만, 형이 데스티니 누나와 이렇게까지 친할 줄은 몰랐어요. 파티가 굉장히 기대되는데요?”


내일 신성모독도 오는 거 알면 무슨 소리를 하려나.


둘이 떠났을 때는 이미 열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캡슐 이전 설치 테스트도 할 겸 잠시 접속했다.


“역시 좋군.”


파도가 철썩거리는 내 영지. 집과 방갈로 근처에서는 임시로 추가 고용한 고양이 일꾼이 김 집사의 지휘 아래 파티 준비로 분주했다.


빈혈이와 그레이도 동원되었는지 일하는 중이었다.


“그래. 밥값은 해야지.”


슬쩍 밖으로 나가는 포탈을 열려고 하는데 무언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저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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