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능력 사용 (4)

지안과 수진이 게이트를 나왔을 때는 이미 날이 저문지 한참은 지나 있었다.
그들이 입장했던 시간은 오전 8시...
그리고...
"아니 이제야 나오시는 건가요? 벌써 새벽인데...."
밖은 어둠이 깔리고, 불이란 불은 다 꺼진 새벽 1시였다.
만일을 대비하여 게이트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감시 인원만 깨어 있는 야심한 새벽.
"아... 어쩌다 보니 지금 에서야 나왔네요. 제 동생인데 게이트 내부 환경에 관심이 많아 서요"
"그렇군요.... 요즘은 드문 일이 아니지요 하하하."
수진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게이트 입구에서 감시를 하던 사람은 그녀의 말에 동감했다.
게이트 발생 5년차.
몬스터를 처리하는 전투가 가능한 능력자들도 인기가 있었지만, 몬스터 들이 나오는 게이트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토벌이 완료된 게이트 내부를 탐사하기를 원하는 인원도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의 희귀한 자원을 얻기를 원한다던 지, 아니면 지구와 다른 환경을 보기 위하여, 또는 남아 있는 보물에, 아니면 몬스터 들의 생활 풍습에 관심을 가지는 등.
여러 방면에 있어서 게이트 내부를 탐사하는 인원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얼마 전에도 중급 게이트를 탐사하던 인원이 5등급 장비를 얻은 게 화재가 되었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 장비 효과도 대단하더라고요"
장비의 등급.
1등급부터 시작하여 숫자가 오를수록 더더욱 좋은 장비임을 말해주는 증표.
물론 장비의 정보란에 있는 등급은 아니며 사람들이 붙인 등급이다.
장비에 붙은 능력치 들의 합과 함께 어느 정도 등급의 게이트 내에서도 통하는 지에 대한 전반적인 수치의 합.
하급 게이트를 돌 때는 보통 1~3등급의 장비를, 중급은 4~7등급, 상급은 그 이상의 장비를 들어야지 만 무난하게 토벌을 완수할 수 있다.
물론 하급은 없어도 클리어 할 수 있는 던전도 있지만, 있으면 편한 건 사실.
"우와 그분 대박 나셨네요. 5등급 평균 시세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그래도 억대는 하잖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등급 자체가 높다 보니, 평균 시세도 높아져서 보통 현금으로 팔지 않고 골드로 거래가 이루어지죠"
그 말을 하던 감시원은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이 수진에게 가까이 다가와 소곤거렸다.
"아 맞다! 게이트 내부에 들어가 계셧어서 모르시겠지만, 그거 아시나요?"
"그거 라뇨?"
수진은 그거라 고만 하는 감시원의 말에 의아해 했다.
자신들이 게이트 내부에 들어가 있던 잠깐 (16시간) 동안 밖에서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일까?
수진이 아무것도 모르는듯 하자 감시원은 매우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듯 수진의 귀에 자그마하게 소곤거렸다.
"아 글쎄 그.... 이번에 마켓에 암석 조각이 등록 되었대요!"
누구도 등록하지 못했던 암석 조각.
그것도 고블린 게이트 출품 이라는 정보가 붙은 암석 조각이 마켓에 올라온것 때문에 난리가 난 바깥상황
수진이 염력 능력자 인 것을 알고 있는 감시원 이었기에 그녀가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 하고는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이번에 새로 나타난 능력자인지 팩... 머였더라 아무튼 이번에 대형 길드에서도 난리가 났어요."
"아하하하... 대... 대형 길드 까지요?"
등뒤의 식은땀이 나는 듯한 수진이 최대한 지안에게 시선이 안가도록 살며시 가리며 감시원의 말에 대꾸했다.
"그리고 200개가 한번에 올라온것 떄문에 진짜 말이 많았죠, 그 전에는 한개 상품에 최대 10개 까지 인줄 알았는데 그 규칙이 깨진거니까요! 아마 대형 길드에서 눈독 들이는 것도 이것 때문일거에요."
마치 큰 비밀이라도 된다는 마냥 말하는 감시원에 수진은 속으로 망했다는 생각을 하였다.
'200개... 그걸 생각 못했어... 암석 조각 자체만으로는 큰 이슈가 안될거라 생각 했는데...'
"누군지 알려지기만 하면 바로 대형 길드에 영입 우선 순위까지 들었다지 모에요"
"!!!"
지안이 한 번 등록한 마켓 거래로 인하여 대형 길드 까지 눈에 불을 키고 찾으려는 상황.
이러한 상황은 보통 좋지 못하였다.
전투 가능 능력자일 경우에는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가겠지만, 수진이 생각하기에 제작계열인 지안은 운이 나쁘면 블랙 길드에 납치 당하여 노예처럼 부려먹혀질수 있었다.
얼마전 뉴스에서도 한 제작 계열 능력자가 블랙 길드에 납치되었다가 탈출한게 뉴스에 나온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살 까지 당한것이 보도되었다.
추측으로는 블랙 길드에서 자신들의 꼬리를 자르기 위해 탈출한 당사자를 죽인것.
하지만 실제 증인도 죽었고, 증거도 남아있지 않아 더이상 추격 자체가 불가능해져 미결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는 뒷 소식 까지 접한 수진은 자신의 동생이 걱정 되었다.
"그... 저희가 게이트 내부에 조금 오래 있어서 쉬어야 할듯 한데..."
"아 죄송해요 오래 있다가 나오신 분들을... 지나가셔도 됩니다."
일단 감시원의 말을 끊은 수진은 이곳을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지안의 손을 붙잡았다.
"자 얼른 가자. 너무 오래 게이트안에 있었어"
"어? 어... 응!"
지안이 무언가를 확인하듯이 게이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수진과 감시원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 * *
'게이트 위에 표기된 그건...'
[고블린 게이트]
- 현재 가동중인 시설 :
> 에너지 채광 드릴 1단계 6개
- 현재 보관중인 아이템 :
> 돌 : 63개
> 철 광석 : 27개
> 석탄 : 26개
> 마석 : 1개
- 채광 가능 자원 :
> 돌 : 31,567개
> 철 광석 : 21,112개
> 석탄 : 13,007개
> 마석 : 126개
- 게이트 클로징 까지 남은 시간 :
> 6일 14시간 23분 17초
- 물류 로봇이 존재할 경우 게이트 내부 자원을 옮길 수 있습니다.
- 건설 로봇이 존재할 경우 게이트 내부 시설을 철거 할 수 잇습니다.
현재 지안이 게이트 내부에 설치한 시설들의 정보와 상태, 그리고 앞으로 더 얻을수 있는 자원의 양까지 표기된 내용이 지안에게 보였다.
'로봇 종류를 만들면 설치 이후에는 내가 굳이 안들어가도 되는구나...'
잠시 고민에 빠진 지안은 지금 상황에서 자신에게 어떤것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해 보았다.
'로봇을 만들려면 비행로봇프레임이.... 즉 원유를 가공할 공장단지가 필요해.... 게다가 만들기까지 많은 자원이 필요할 테니.... 땅이 있어야...'
지안이 필요한 비행 로봇들 까지 올리기 위해 매우 많은 자원들이 필요 했다.
건설로봇과 물류로봇의 베이스가 되는 비행로봇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제일 필요한 것은 건전지와 전기엔진유닛 강철판 과 전자회로는 구리 광석만 찾으면 금방 제작이 가능하니 뒤로 하고, 원유가 필요 했다.
원유를 가공하여 황산과, 윤활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
게다가 만든 이후에도 옮기기 위해서는 빈배럴 이라는 아이템을 이용해야만 했다.
'아니라면 원유 시추하는곳에서 바로 생산을 하던지 말이지...'
게이트 내부에서도 원유가 나오긴 하지만... 중장비를 투입하기 어려워 시추를 못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막 각성한 지안도 알고 있던 사실이라 찾는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일단 중요한거는 이 고블린 게이트에서 나오는 자원으로 최대한 많은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거야.'
돌이 나오면 하나 있는 돌 용광로를 이용하여 벽 돌로 가공한후 강철 용광로를 제작, 생산속도를 2배로 높인다.
그리고 채광 드릴 을 2단계로 높이고 싶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구리 광석이 필요 했기에 일단 철과 돌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에너지 채광 드릴 1단계를...
'용광로와 채광 드릴이 어느정도 만들어지면 운송벨트도 만들어야지'
현재 채광 드릴 4개당 1개의 상자에 모으는게 최대이지만, 철 광석을 가공하여, 철판과 철 톱니바퀴를 이용하여 만드는 운송벨트를 이용한다면 공간만 된다면 수십개의 채광 드릴에서 나오는 자원을 한 곳으로 모아 이용하기 편리 하리라.
'쩝... 석탄도 좋긴 하지만... 구리 광석이 같이 포함된 곳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시설을 돌리기 위해 석탄이라는 자원이 필요했던 게임과는 다르게 에너지라는 것이 필요해진 지안의 능력.
계속해서 수급해야 하는 석탄과 다르게 한번 최대치를 올리면 하락하는 일은 없어보이긴 했지만....
[에너지 9/10 사용중]
* 일일 에너지 유지비로 최대 사용량의 1/10에 해당하는 마석이 필요 합니다.
한 가지 제약이 있었다.
석탄 만큼 계속 필요한건 아니지만 시설을 유지하는게 필요한 에너지의 1할 만큼의 마석이 일일 유지비로 사용 된다는것.
공짜로 시설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채광 드릴을 통해 마석도 얻을수 있으니, 아직 각성 초기인 지안은 수진과 함께 얻은 마석이 필요할 때는 사용해 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오늘 꾼 꿈도 그렇고 현실에서 사용 가능한 이 힘도 그렇고... 현실이 게임처럼 되가고 있네..."
침대에 누워 현재 자신의 상태를 돌이켜 보며 지안이 중얼거린다.
수진에 의하여 강제로 일어나기 전까지 꾼 꿈에서 그의 능력도 자신이 즐겨하던 게임의 능력.
게다가 수진에 의하여 강제로 일하러 가서 깨달은 그의 능력 또한 게임의 능력.
"무언가... 관계가 있는 건가...?"
꿈과 현실에서 무었인가 있을거라는 생각도 잠시...
"후아암... 일단 그건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하고, 일단 자자..."
거의 17시간을 꺠어 있던 지안은 수마에 점점 빠져 들었다.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눈꺼풀이 서서히 감기며 현실에서의 하루가 끝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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