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모래? 그리고... (2)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모든 탄약 제작이 모두 완료되자 지안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벤토리 안에 빼곡히 들어가 있는 관통형 탄약과 수류탄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던 지안이 고개를 돌려 눈 앞에 펼쳐져 있는 탄약 제조시설을 잠시 쳐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거 설치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는데.... 회수하고 다시 설치하자니... 으음..."
가장 큰 문제가 이 거대한 제조시설을 다시 회수하는것도 회수하는거지만, 언젠가 또다시 탄약을 만들어야 할때 똑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것....
지안에게 건설 로봇이 있었다면 금세 끝났을 일이지만 아쉽게도 그에겐 건설 로봇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양의 원유조차 없었다.
원유만 있다면 지금 가진 자원으로 플라스틱을 만들고, 황산을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건전지... 나아가 건설 로봇과 물류 로봇까지 만들어서 지안이 할일이 대폭 줄어들텐데...
일단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안은 현재 관통현 탄약 제조시설의 설계도면을 만들어 두며 시설의 해체를 시작했다.
나중에 원유를 얻게되면 꼭 건설 로봇부터 만들리라....
지금처럼 지형을 막고 있는 바위나 혹은 나무를 일일이 없애지 않아도 되고 로봇들에게 치우라고 명령 하기만 하면 알아서 치워주는....
"에효... 그러기 위해 갈길이 멀기만 하네..."
넓은 부지 만큼 지안의 발걸음도 빨라져야만 했다.
그나마 해제 작업 자체는 지안의 주변 일정 거리까지 떨어져 있어도 수납 자체가 가능하기에 일일이 손을 대서 수납할 필요는 없다지만...
반경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돌아다녀야 하는것은 당연....
차를 타고도 5분이 넘는 시간이 걸려서야 모든 조립시설을 모두 수납했다.
남은 것은 그저 빈땅.
지안이 오기 전과 똑같이 모래가 날리는 텅빈 공터만 남아이었다.
달리진 점이라고는 조금 평평해져 보인다는거?
"웃차 무기조달은 일단 끝났고.... 어디 다시 한번 달려 볼까?"
지안은 다시 차량을 탑승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이 사막 지형의 둘레를 기준으로 한 바퀴.
"그리고 여기서 비장의 한 수가 있지... 바로 레이더"
남은 자원 일부를 이용하여 만든 20개의 레이더.
다른 시설물들과 마찬가지로 시공간을 초월하여 에너지를 공급받아 작동하는 시설이며, 지안의 능력중 지도와 관련이 있다.
일단 작동이 시작되면 반경 십여 키로내의 모든 물체를 마치 인공위성 지도를 보는것 마냥 실시간으로 볼수 있는것이 첫째.
그리고 지도상에 어떤 자원이 얼마만큼 묻혀 있는지 보여주는게 지금 지안이 필요한 기능.
심지어 작동만 하고 있으면 일정 주기로 영역을 넓혀서 묻혀 있는 자원의 종류까지 보여주는 말을 다했다.
이러한 고성능 레이더의 비용이 단돈 9.99달러.... 는 농담이고 만약 지안이 아닌 다른이가 쓰려고 한다면 마석이 필요하겠지만....
"그것 까지는 내가 알바 아니긴 하지 흐흐... 재료도 조금 들었고 이런 평야지대에 가져와서 사용할수 있다는거 하나만으로도 장점일 테니까 말이야."
지안이 차량을 타고 게이트 내부를 한바퀴 도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중간 중간마다 레이더를 설치해 두며 돌아다니자, 게이트 중앙 부분을 제외 하고 외각 지역은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것 마냥 환하게 보였다.
"어디보자 자원이 있으려나...?"
지도를 확대해보기도 하며 이리저리 둘러보던 지안은 대부분의 지형이 모래뿐이며 가끔가다가 암석지대만 보이는것을 보며 이곳도 영 아닌가 싶었다.
"사막 지형이라고 해서 조금 기대하긴 했는데.... 으음.... 응? 저기는??"
그러다가 레이더 기지중 하나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드러난 한가지 자원.
"드디어!!"
지안이 지금 있는 곳으로 부터는 50 km 이상 떨어진 지점이긴 했지만, 어차피 차량을 타고 달릴것이라 큰 문제는 되지 않았기에 서둘러 탑승하고 엑셀을 밟아 방금저 발견한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발견했다!!"
지안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들을 생각 했다.
"일단 시추기! 그리고 정유공장이랑 화학공장.... 그리고 빈배럴이랑 파이프, 지하파이프에 철판, 물, 석탄도 필요하고.... 아차차... 구리판도 필수지!!"
잠시 고민하던 지안은 너무 많은것 같아 고민하긴 했지만....
"에잇 다 가져와 어차피 설비가 없으면 만들수도 없는걸..."
나중에 쓸것을 대비하여 빈 배럴에 가득 채워서 가져가고, 남은것은 여기서 가공하여 필요한 아이템을 만들면 될터.
지안은 얼른 시설을 가동하고 싶었다.
그것이 없어 하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많은가...
가장 먼저 만들것들을 생각하며 자원을 발견한 곳으로 향하는 지안의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진짜로...
* * *
시간이 순식간에 흐르고 잠시뒤 지도에 표기된 지역까지 이동한 지안의 눈앞에는 그저 모래 언덕만이 그를 반기고 있었다.
"역시...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건가?"
다른 누군가가 발견한 자원일까 싶어 급하게 달려 왔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모래 뿐.
이정도 라면 누가 이곳을 지나가더라도 아무런 자원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나갔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였다.
탁탁
"바로 이 아래에 묻혀 있다는 말이지?"
바닥을 발로 강하게 쳐 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모래들.
그의 발이 닿을때마다 조금정도는 옆으로 날리긴 했지만, 그저 조금일뿐.
다른이들의 눈에는 아마 이곳에 자원이 있다고는 생각도 못할터 였다.
"그러면 시작해 볼까?"
수진의 말을 듣고 출발하기전 준비한 아이템을 인벤토리에서 꺼내기 시작하는 지안.
쿵쿵
기본 십여미터 혹은 30미터가 넘는 높이의 시설드링 차례로 인벤토리에서 나와 땅에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다.
지안의 바로 앞에 무언가를 파 해쳐 내려가려는듯 바닥을 향한 드릴이 그리고 그 드릴과 연결되어진 파이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추기.
그것도 육상에서 원유 혹은 천연가스등을 채굴할때 쓰이는 육상시추기.
바닥을 뚫고 내려가기 위한 드릴과 그를 움직이기 위한 모터, 그리고 드릴과 연결되어 지하 깊은 곳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지상으로 옮기기 위한 파이프가 한데 묶인 설비.
그렇다.
지안이 발견한 것은 그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원유.
그것도 시추 지역이 5군데 정도나 있는 소규모 유전.
심지어 모래 깊은곳에 잠들어 있어 눈을 뜨고 와도 찾지 못할 정도의 위치에 있기에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못할것일터.
"그렇다면 내가 잘 써줘야지."
시추기가 유전이 있는 곳에 들어가자 마자 동작하기 시작했고, 10분 정도가 경과하자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는 원유.
"그렇지!!"
검은색 물.
불타는 물로 고대로 부터 내려져온 원유.
현대에 이르러서는 여러가지로 나누어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쓰는 휘발유, 경유, 중유, 플라스틱 등도 바로 이 원유를 재차 가공한 결과물이다.
잠시 허공으로 뿜어져 나왔던 원유들이 파이프를 따라 정유 공장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고, 원유를 받은 정유 공장에서 불이 들어오며 천연가스와 경유, 중유로 가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온 석유가스는 화학 공장에서 석탄과 만나 플라스틱 막대로, 물을 만나 황 으로 가공되어 쌓이기 시작했다.
또다시 황은 철 판과 물을 이용해 화학 공장에서 황산으로 가공되어 빈 배럴에 저장.
중유는 화학 공장에서 일부가 윤활유로 가공 한후 남은것을 빈 배럴에 저장.
경유 또한 지금 당장은 쓸일이 없기에 바로 빈 배럴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즉 지금 쌓이기 상자에 쌓이기 시작하는 것은 원유,경유,중유,석유가스,황산,윤활유가 가득 들어간 강철 배럴. 그리고 플라스틱 막대와 황.
지안이 바로 사용할 그리고 앞으로도 사용할 분량의 재료들이 마구 쌓이기 시작했다.
"좋아 좋아!! 더더 쌓여라!"
지금껏 원유가 없어 만들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많았는가.
조금전 까지만 하여도 지안이 일일이 설치 해야만 했던 조립시설 또한 건설 로봇을 만들고 나면 손댈 필요 없이 자동으로 만들어 줄터.
그것을 위해 설계도가 필요하긴 했지만, 자신이 사용할 관통형 탄창을 만들 설비는 이미 준비하여 두었다.
그대로 만들기만 하면 될터.
"일단 파워 아머 부터 만들고 난 이후에 에너지 보호막에 개인용 로보 포트 까지... 만들게 많구나.."
지금껏 원유가 없어.... 플라스틱 막대가 없어 만들지 못한 고급회로가 필요한 물건들.
그 중 지안이 가장 바랬던 것은 건설 로봇이었다.
설계도면만 준다면 척척하고 지안의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뺴내어 만들어 주는 편리함.
떨어진 물건이나 불필요한 지형도 없애버릴수 있었기에 팩토리 게임을 해본 유저라면 이떄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하나 하나 설치했던 설비들이,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물자들을 다음 단계로 올려야 할때 수십, 수백 단위라면 조금 시간을 들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천 단위... 혹은 만 단위 까지 올라 간다면?
과연 그것을 손수 할 유저는 없을터.
그러기 위해 나온것이 바로 비행 로봇 시리즈.
건설을 돕기 위한 건설 비행 로봇.
물자를 가져와주는데 도움을 주는 물류 비행 로봇.
둘 다 도움이 된다.
미리 만들어 두기만 하면 지안이 밖에 있더라도 로봇이 알아서 게이트 내부에서 만들어진 자원을 밖으로 옮겨 줄터.
심지어 시설의 해체 또한 맡길수 있기에 매우 큰 도움이 될것이 었다.
그런 큰 꿈을 바라며 지안은 점점 더 쌓이기 시작하는 자원들을 매우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저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거야..."
그리고 지안이 바랬던 탱크에도 고급 회로가 들어가기에 다음번에는 탱크를 타고 게이트 내부를 돌아 다닐수 있을 것이다.
"마석 소비는 더욱 크긴 하겠지만... 어쩔수 없지"
몬스터가 활기치는 곳에서는 탱크로, 정리가 완료된 곳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계획을 하며 지안은 잠시 주저 앉아 쉬기로 했다.
1차 분기점이라는 로봇 까지 앞으로 한 걸음.
이제 곧 그의 세상이 다가올 터였다.
"아... 그러고 보니 어차피 시설을 비가시화 처리 하면 안보이지 않았나...?"
잠시 잊어 버렸던 생각이나긴 했지만....
"조립시설의 크기라 가로 세로 20 미터 정도니.... 조금만 땅을 빌려서 공사 하는 척을 한다면..."
재료만 충분하면 24시간 돌아가는 조립시설의 특성한 지금처럼 무리해서 게이트 내부에 들어와 물건을 제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자 지안은 창고 주변의 빈 땅이 있는지 임대할 생각이 났다.
"넉넉하게 가로 세로 500 미터 정도만 된다면... 아니 둘중 하나만 500 미터 정도만 된다면 어느정도 기초 재료들은 꾸준하게 만들수 있을지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원유를 시추하는 시추기와, 정유 공장, 화학 공장 들을 비가시화 하며 지안은 잠시 차량안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 작가의말
18 ~ 21일은 연재가 안 올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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