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가 맞아

"띠링 ~"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주인장이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시지요 ~ 주문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문을 요구하는 주인장은 올디가 어려 만만하게 보였던 것이다. 올디는 아무런 대답 없이 바로 걸어가 앉았다. 주인장은 닦던 컵을 제자리에 두고 올디앞으로 다가와 노크하듯 두 번 탁상을 두들겼다. "똑 똑 젊은이 이 마을 처음인가?" 올디가 주인장을 올려다보며 대답한다. "맥주 한 잔에 육포 조금, 그리고 방 하나 쓰고 싶은데" 짤막한 대답에 기분이 상한 주인장이 한숨을 쉬며 말한다.
"후~.. 나이도 어린 사람이 말이 짧아. 기다리게" 주방으로 가 쿵쿵 거리며 뭔가를 준비해 맥주와 육포를 가지고 나왔다. "자 맥주, 육포" 탁상에 탁! 소리와 함께 맥주와 육포를 건넸다. "음? 맥주가 반이 비네? 여긴 장사를 이렇게 하나 보죠? 육포는 누가 뜯어갔나!?" 반만 담긴 음료와 누가 뜯다 만 듯한 육포 조각들이 마음에 안 들었던 올디였다. "젊은 양반 여긴 내 맘이야. 주인장 맘이라고 불만 있으면 돈 놓고 나가게" 주인장은 뒤편에 전시된 고급술을 한 잔 따르며 올디에게 말했다. 서로 기싸움 중이었다.
"띠링 ~" 문이 열리고 손님이 들어왔다. 주인장은 찌푸리고 있던 인상을 활짝 펴 맞이했다. "오! 오늘은 어때? ㅋㅋ" 손님은 고개를 저으며 답한다. "말도 마 두 번이나 죽을 뻔했다니까!? ㅎㅎ 오늘은 손님이 있네? 맛없는 가게를 찾다니 불쌍해 ㅎㅎ" 바에 앉은 올디와 주인장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그 정도로 형편없진 않다고! ㅋㅋㅋ 팔은 왜 그래?? ㅋㅋㅋ"주인장이 말했다. 손님은 바에 다가와 의자를 빼고 앉았다. "엄청난 놈들의 습격에도 살아남았다는 증거지 ㅋㅋㅋ 늘 먹던 거로 ~" 주인장에게 주문하고 바에 앉은 올디를 바라봤다. "어? 본 것 같은데;; 아닌가?" 올디에게 말을 걸가 올디가 손님을 바라봤다. "어!?? 살아 있었네요?" 올디가 말했다.
"혼자 도망가길래 죽으라고 저주했는데 여기서 볼 줄이야 ㅡㅡㅋ 이봐 컬트! 두 잔 줘!" 손님의 말에 주인장은 올디꺼와 다른 시원한 맥주 두 잔과 잘 잘린 육포를 한 줌 담아 나왔다. "자! 여기! ㅋㅋㅋ 기분 좋은 일 있나 봐? 두 잔이나 시키고 ㅋㅋ" 주인장이 말했다. 올디는 자기 앞에 놓인 맥주와 옆에 손님에게 나온 맥주의 색깔부터 다른 걸 보고 주인장에게 인상 썼다. "컬트 또! 이건 매번 봐도 짓궂네; 자꾸 이러면 신고한다고 말했는데 ~ ㅋㅋ" 손님의 말에 컬트는 올디의 맥주잔을 들고 주방으로 가 손님과 같은 맥주를 가져다줬다.
"킁..." 기분 나빠진 올디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육포도!" 손님이 컬트에게 말하자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 올디 앞에 놓이 육포를 가지고 다시 주방으로 갔다. "미안해요 원래 안 저런데 둘이 뭔가 일이 있었어요? ㅋㅋ" 손님이 올디에게 물었다. "뭐 그냥 기싸움 그런 거예요" 올디가 말했다. "아 ~ 그보다 왜 혼자 두고 갔어요!?" 죄인 취급하는 손님의 말에 올디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답한다. "풋... 저기요 혼자 두고 갔다니요? 몬스터 잡고 상처 치료해 주고 다 했는데 아니 반대로 물어봅시다. 왜 자꾸 몬스터를 몰고 와요!?" 주인장 컬트가 주방에서 나와 올디에게 새 육포를 건넸다.
"이 녀석 알아?" 손님이 고개를 끄덕이곤 붕대가 감긴 팔을 들어 올렸다. "이 녀석이 이렇게 만든 거야!?" 컬트는 두 팔을 걷으며 올디 앞으로 다가섰다. 올디는 몸을 뒤로 기울이고 미친놈 취급하듯 컬트를 바라봤다. "워 ~ 아냐 컬트 이 사람이 날 구해줬어 ㅋㅋ"손님이 말했다. 잔뜩 벼르고 있던 컬트는 손님의 말에 놀라곤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이 녀석이!??? 흠... 그렇게 싹수없는 놈은 아닌가 보군 ㅋㅋㅋ" 앞에 있던 올디는 주인장 컬트에게 말했다. "사정을 확인하고 행동해요 거 야만인처럼 참..." 자신의 잘못인 걸 인정하는 듯 컬트가 말한다. "뭐 이건 미안하네 흠... 뭐 아까 거도 흠..." 머쓱해하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화 풀고 시원하게 한 잔 마시고 가요!ㅋㅋ 여기 있는 건 제가 사겠습니다 ㅋㅋ" 손님의 말에 올디는 나쁘지 않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끄덕였다. 손님은 맥주 두 잔을 한 번에 원샷하고 육포 두어 개 입어 넣었다. "전 또 일이 있어서 다음에 봐요 ㅋㅋ" 손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오늘 일진이 좋네? ㅎㅎ" 기분 좋아진 올디였다. 주방에서 컬트가 나와 손님에게 구운 생선을 하나 건네며 말한다. "이건 사과의 서비스 ㅋㅋ 방은 위층으로 올라서 아무거나 쓰면 되네 ㅋㅋ" 올디는 생선을 바라보다 컬트에게 말한다. "고마워요" 의도치 않게 식사를 한 올디는 2층으로 올라가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잠에서 깬 올디가 창 문을 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마석 정화나 하러 가볼까나 ~ 붉은색이니까 돈 좀 되겠지 ㅎㅎ 그것보다 포션 가게에서 들려 무지갯빛 폴린에 대해 확인 좀 해봐야겠다." 올디는 1층으로 내려와 포션 가게로 향했다. 띠링 ~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올디는 주인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 포션에 대해 좀 물어봐도 될까요?' 멍하니 한곳을 응시하던 주인은 올디의 눈을 바라보고 말했다. "뭔진 몰라도 안돼" 올디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아직 말 안 했는데요?;;" 올디의 말에 주인이 답한다.
"알고 싶지 않아 안돼 ~" 올디는 포션 제조사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새로운 재료라면 눈이 뒤집힐 만큼 앞뒤 안 가리고 다 해준다는 이야기를 할아버지한테 들었었다. 주인장 앞에서 아이템 주머니를 열어 할아버지의 천을 꺼냈고 거기서 독이 묻은 약초를 꺼내 보였다. "어쩔 수 없네요 저도 처음 보는 약초라 이런;; 다른 마을로 가봐야겠네요" 가만히 팔 한쪽을 얼굴에 괴고 있던 자세에서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약초를 응시하게 되었다. "이! 이거!! 어디서 났어!? 일단 일로 와서 앉아봐" 갑자기 태도가 바뀐 주인장의 접대에 올디는 하는 수없이 알겠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이거 천냉화잖아! 어디서 났어?? 이거 구하기 엄청 힘들 텐데" 주인장이 말했다. "아... 이게 말이죠 ~ 제가 할아버지의 약초를 구하기 위해 ~ 음!? 빙두사를 팍!? 해서 슉 ~ 피해가 확! 음? 구했어요 ㅎㅎ" 주인장에게 약초를 구하기까지 과정들을 하나는 올디였다. "크~ 자네!? 대단하구먼 ㅋㅋㅋ 그래서 이거 뭐 어떻게 하고 싶은데? 말해봐 음? 뭐 그 제조 값도 안 받고 다 만들어 주겠네 ㅋㅋ" 주인장이 말했다. "이게 천냉화라는 약초군요! ㅎㅎ 저는 잘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ㅎㅎ" 올디가 말했다.
"자네 이게 얼마나 귀한 줄 아나? 천냉화는 빙두사 새끼들의 똥 사이에서 영양분을 흡수하고 자라는 아~~~~~~주! 귀한 약초라네 ㅋㅋ 열기를 다스릴 뿐만 아니라 이걸로 마력량을 느리는 포션도 만들 수 있지. 그래서 부르는게 값일 정도로 비싸네 ㅋㅋㅋ 포션 장인들 사이에서도 천냉화로 제조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니 얼마나 귀한지 알겠나? 자자 어떤거 줄까? 말만 하게 ㅋㅋㅋ" 반짝이는 주인장의 부담스러운 눈 보다 마력 양을 늘려주는 포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이 세계에선 마력은 정해져 있다.
마법사 클래스 단계에 따라 1클래스는 마력 30, 2클래스는 50 이렇듯 클래스 별 정해진 마력에 따라 마법을 쓸 수 있는 수가 제한되어 있었고 한번 마법을 쓸 때 일정 마나가 소모되기에 마력 자체를 늘려 주는 물약은 상당히 황실 외엔 구할 수 없다 생각해도 무관했다. 올디는 뿌리 쪽에 덮여 있던 천을 펼쳐 다시 보여주었다. "뿌리 부분에 독이 묻었는데 가능할까요?" 미간에 인상을 찌푸리고 탁자를 탁! 치며 주인장이 말한다. "에잇! 안돼 이거 못써! 약제에 독이 묻었는데 누굴 죽이려고! 안돼 ~ 좋다 말았네 ..."
"잘라내고 쓰면 안 될까요?" 올디가 말했다. "안 돼 안 돼 ~ 전체를 다 써야 약효가 최고로 나오는데 중요한 뿌리를 잘라버리면 에힝 ~ 됐어 그냥 고급 힐링 포션이나 만들어 위험할 때나 쓰게" 주인장이 말했다. 올디는 필요한 정보를 얻었으니 이만 갈까? 생각하다 주인장에게 슬쩍 하나 더 물어봤다. "혹시 금색 폴린을 아시나요?" 계산대로 향하던 주인장이 답한다. "그런게 어딨어!? 폴린은 그냥 폴린이지 금색 폴린은 뭐 금으로 만든 장신구인가? 필요한 물약 있으면 좀 사 가게나!" 주인장의 말에 하급 힐링 포션과 해독제를 구매하고 상점을 나왔다. "할아버지밖에 모르는 거였나... 두루마리에 적힌 그대로 해보는 수밖에 없겠네" 올디가 말했다. 상점가를 지나 신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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