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어디에

성주와 경비대장이 성벽 위로 올라가자 병사가 몬스터 군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 미친" 경비대장이 말했다. "이...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모두 경악한 얼굴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성주... 어서.. 어서 마을 사람들을 피신 시키십시오!" 경비대장이 말했다. 성주는 경비대장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성벽 밑에서 경비대장 말을 들은 아군들이 위를 올려다봤다. "대장!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모험가 중 한 명이 물어봤다. 경비대장은 사색이 된 얼굴로 밑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참나 내가 올라갔다 오겠습니다." 성기사가 말하며 성벽 위로 올라갔다. 성벽 위에 올라섰을 때 말로 할 수 없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몬스터들을 죽이고 아군이 죽은 그 전쟁터에서 고블린 주술사가 모든 시체를 언데드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은 아군이, 죽은 몬스터가 시체 상태로 일어나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기사 양반! 왜 그래!! 말을 해봐!!", "... 우리 다 같이 기도할까요?" 성기사가 슬픈 웃음을 지으며 성벽 밑에 있는 아군들에게 말했다. 불길함을 직감했는지 웅성웅성 서로 떠들었다.
"성주님! 성주님!!" 경비병이 지원 요청 전구서에 대한 회신을 가져오고 있었다. 성주가 경비병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성벽 위로 올라와 전구서를 성주에게 건넸다. 성주는 전구서를 펴 확인했다.
"나의 충신 타론 스필이여, 그대의 위급함을 잘 전달받았다. 몬스터 군단으로 인해 마을이 힘들어하고 있음을 알겠으나, 현재 루에오스 왕국의 14번째 왕비가 거주할 궁을 짓고 있어 지원할 병력이 부족하다. 이전 전투 경험으로 두어 달만 버텨 승리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 필요한 물자는 한 달 이내로 보낼 테니 타론가의 지혜와 용기로 승리를 가져오라.", "미친!!" 성주는 전구서를 찢었다.
경비대장은 성주의 행동을 보며 지원군이 오지 않음을 알았다. "아펠 잠시 와주겠나?" 경비대장이 불렀다. 아펠과 올디가 다가왔다. "자넨?", "부 총관입니다." 경비대장이 의문을 가지가 아펠이 소개했다. 경비대장을 고개를 끄덕이곤 말을 이어갔다. "성주님 지금 상황이 말도 안되는 거 알지만 당장 피하셔야 합니다", "..." 경비대장의 말이 들리지도 않은 채 성주는 넋이 나가있었다.
"성주님!", "어!? 미안하네... 저걸 보게" 성주는 몬스터 군단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저기 몬스터 군단이 있네. 우리 아군도 있네. 그리고 앞으로 싸우다 죽을 다른 아군들도 포함되겠지. 우린 정해진 수로 늘어나는 적과 싸워야 하네. 만약 도망친다면 어떻게 되겠나? 도망치다 죽은 아군이 언데드가 되어 다음 마을로 향하고 다음 마을에서 죽은 주민이 언데드가 되어 세가 더 불어나겠지. 우리 성을 시작으로 끝없이 늘어나는 강물이 되어 나중엔 루에오스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그러니 여기서 버티세 조금이라도 수를 줄여 보세나" 올디는 죽음 앞에서도 나라를 생각하는 충직한 성주를 패고 싶었다.
'뭔 개소리야 내가 죽으면 끝인데 하... 진즉에 튀었어야 했어 으!!! 짜증나!' 속으로 생각하는 올디였다. 성주는 뒤로 돌아 성벽 밑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지금 상황이 아주 암담하다! 하여 그대들에게 기회를 주려 한다. 조금 더 살고자 하는 자는 지금 떠나라! 목숨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것이다!! 여기서 죽으면 언데드가 되어 친우와 또 싸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언데드가 된 몬스터 2마리와 나머지 몬스터 1마리를 죽이고 죽는다면 적의 수를 확실히 죽일 수 있다! 언데드는 한번 죽으면 끝이다 다시 살아날 수 없다! 그러니 싸울 자는 남고 살고자 하는 자는 떠나라!!" 성주의 말에 아군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그렇게 몇 분이 흘러 마을 주민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말해보게" 성주가 물었다. "전 가겠습니다. 내 자식 살 곳을 지키려고 싸웠는데 여기마저 사라진다면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알겠네" 함께 싸우던 주민 하나가 뒤로 돌아 떠나려 하자 주변 사람들이 그를 노려봤다. "우린 뭐 가족이 없나!? 멍청해서 우리가 싸는 줄 아나!? 퉤! 잘 먹고 잘 살게나!!", "그대들의 마음은 알겠으나 욕하지 말라!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라!!" 성주는 떠나는 이에 대한 존중과 남은 사람들이 동요하지 않게 달랬다.
그렇게 절반 가까이 각자의 이유를 말하며 떠나갔다. "더 떠날 사람이 있는가!?", "..." 성주의 말에 나서는 자가 없자 성주는 경비병을 바라봤다. "말씀하십시오!", "모든 물품과 무기를 이들에게 나눠주어라!" 경비병이 성주의 지시를 받고 무기고에 있는 고급 무기와 마법 방어구들을 꺼내 남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그대들은 나와 함께 싸울 사람들이다 모두 죽지 마라! 살아서 우리의 터전을 지키자!!", "와!!!" 성주가 사기를 돋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적은 아군의 수로 인해 함성은 초라했다. "쾅! 쾅! 쾅! 쾅!" 언데드와 고블린 워리어가 성벽을 다시 부수기 시작했다. 처음엔 깨지지 않던 성벽이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언데드가 성벽을 머리로 박으며 저주받은 피가 성벽에 묻어 녹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틈을 가격하는 워리어. "쿵! 쿵! 쿵!!"
순간 "쾅!!!" 성벽에 구멍이 뚫렸다. 몬스터의 얼굴만 한 크기이지만 연속으로 가해지는 충격에 더 커지고 있었다. "성벽 아래 지원군은 파손된 성벽에서 몬스터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아라!!" 성주의 지시가 있었다. 사람 5~6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정도의 구멍 크기가 되자 언데드 고블린들이 성 안으로 들어왔다.
"끄아~~~악!" 단검을 들고 달려드는 언데드 고블린들을 죽이며 막고 있는 지원군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원래 있던 수의 반도 안 남았으니 밀리는 것이 당연했다. "성주님!! 아래 지원해 주십시오!! 언데드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알겠네! 조금만 더 버텨 보게!!" 고블린만 들어올 줄 알았던 성주가 성벽 아래 상황을 확인했다. "이런;; 죽은 백성들까지!... 경비대장 자네가 아래 가서 지원해 주게!", "알겠습니다!!" 성주의 명령이 떨어지자 재빠르게 내려가 지원군들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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