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라스트 오브 라스트
나는 게임을 좋아했다. 특히 난공불락의 극상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을 더 좋아했다.
"이제 ‘마왕전’이네"
그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라스트 오브 라스트].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도 개발자가 술 먹고 만들었다고 소문이 날 정도로 난이도가 헬인 게임이었다.
내가 하도 어려운 게임을 좋아하니 친구 중 한 명이 이 게임을 추천해 줘 게임을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다.
총 플레이 시간은 거의 5년. 그 시간을 중요한 일정 이외에는 쉬지 않고 달려온 덕분에 마왕 전에 도달할 수 있었다.
"자. 공략 시작해보자!"
간단히 손을 풀고 키보드와 마우스에 손을 올렸다.
이 게임은 매우 악독하다. 왜냐하면 바로 이 어려운 난이도의 공략을 오직 솔플로 깨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이 게임에는 스킬이 없다. 오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검, 활, 방패, 마력과 기본 게임 모션 뿐이었다. 마력이 있으면 마법이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게 또 마력, 즉 MP를 써야만 몬스터에 공격이 먹혔다. 검뿐만 아닌 활조차 MP는 필수였다.
주어진 무기로 오로지 플레이어 자신의 역량만으로, 공격 횟수가 정해진 상태로 난이도 극악의 몬스터를 솔플로 처리해야 한다. 이런 괴상망측한 난이도에 처음엔 다들 한 번쯤 시도해보기 위해 찾아왔지만, 얼마 안 가 웬만한 프로게이머도 이 게임은 포기하였다.
하지만
수백 번의 시도를 거듭하는 동안, 난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집중한 끝에 겨우 찾아낸 빈틈.
그러한 빈틈의 연속을 패턴으로 정리한 일명 ‘공략법’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난 나만의 공략법으로 드디어 마왕을 무찔렀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쾌감. 내가 해낸 것이다.
끄아악-
엔딩을 본 후 난 한참을 멍한 상태로 방 천장을 바라보았다.
불을 켜지 않아 어두운 방. 다들 자는 시간이라 고요한 집. 자랑하고 싶어도 누나랑 부모님은 전부 잠든 상태였다.
방안에서 똑딱거리는 벽시계를 바라보았다. 오전 5시. 곧 있으면 아빠가 깨어날 시간이다. 온몸에 가득 찬 고양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지만 잔소리 듣지 않으려면 최소한 자는 척은 해야 한다.
잠시 후 아빠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자기 위해 너튜브에서 본 1분 잠드는 법을 따라 4초 숨을 들이마시고 또다시 4초 숨을 멈추고 6초 숨을 내쉬고 하는 방법을 반복하니 어느 순간 의식은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와서야 생각해 본다. 만약 그때 내가 잠들지 않았으면 이 죽을 고생을 하지 않았어도 됐을까? 내가 마왕전을 클리어하지 않았다면, 조금만 더 일찍 잤다면, 그때 집에 없었다면, 이라는 수많은 후회가 나의 뇌를 헤집어 놓는다. 하지만 지금 와서 이런 후회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클리어하는 것에만 집중해야지.“
어두운 숲에서 들리는 수많은 짐승의 울음소리.
포위됐다.
"하... 대체 이번에 몇 번 죽을까."
지금의 난 과거 내가 제일 좋아하고 현재의 내 가장 원망하는 게임 라스트 오브 라스트의 세상에 갇혔다.
***
고대부터 많은 사람은 불로불사를 원했다. 불로불사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였다. 연금술을 연구하고 수은을 먹고 탐험하고 연구하였다.
난 생각한다.
불로불사는 인간에게 주어진 최악의 저주라고.
처음에는 단지 내가 좋아했던 게임 속에 들어온 자체만으로 평범한 인생이 드디어 특별해졌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이곳은 게임의 플레이 방법뿐만 아닌 목숨조차 라스트 오브 라스트와 똑같았다. 단 하나 차이점은 고통이 느껴진다는 것.
"솔직히 이 정도로 죽었으면 고통 내성 스킬쯤은 하나 줘도 괜찮지 않아?"
매번 그렇게 생각하며 나무 위로 올라갔다. 주변에는 다크 울프 무리가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한 마리 한 마리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문제는 그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라스트 오브 라스트. 일명 라오라는 각 마을을 기준으로 난이도가 나뉘어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마왕전이 펼쳐지는 마을의 바로 전 단계의 마을이다.
"일단."
나무 위에서 폭탄 화살을 꺼내어 녀석들이 몰려 있는 곳에 몇 방 쏘았다.
쾅- 쾅- 쾅- 쾅-
비교적 피 통이 작은 녀석들은 이 공격 한 번에 대부분 터져 나갔다. 문제는 피 통이 어느 정도 있는 실버 다크 울프였다.
녀석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검으로 공격하거나 화살로 급소를 노릴 수밖에 없었다.
녀석들을 처리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며 활을 들었다. 라오라의 기본 모션 공격 중 하나 불릿 타임을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불릿 타임은 공중에서 활을 쏠 때,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 상대를 좀 더 정확히 쏠 수 있다. 불릿 타임 때 쏠 수 있는 화살의 수는 단 3개.
화살을 정확히 쏘기 위해 3마리를 지정해 각각 3개의 화살로 정확히 녀석들의 급소를 조준했다.
슉-
화살을 쏘고 난 후는 불릿 타임이 꺼지며 녀석들에게 적중했는지 정확히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정확히 적중해 제일 처리하기 어려운 녀석들이 즉사했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지금부터는 검을 사용해 직접 녀석들을 처리해야 한다.
어려운 녀석들을 처리했다고는 하나 남은 녀석들도 라오라 내에서는 상당히 큰 피 통을 자랑한다.
준비해 둔 마스터 소드를 손에 들었다.
"아픈 건 싫은데..."
그렇게 중얼거리면 녀석들에게 달려들었다. 제일 가까운 녀석을 세로 베기로 몸과 머리를 분리한 후 멈추지 않고 뒤돌아 덤벼오는 두 마리를 베었다.
"쳇."
두 동강 난 녀석은 소멸하였지만, 나중에 벤 두 녀석은 바로 소멸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녀석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다행히 한 마리는 타격을 입어 소멸하였지만 한 마리는 검을 뛰어넘으며 피하였다. 그때
콰직-
뒤에 있던 녀석이 어깻죽지를 물었다. 끔찍한 고통이 어깨에서 팔 전체에 퍼져나가고 약한 앓는 소리가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큭"
이놈의 고통 좀 어떻게 해줬으면 한다. 단 한 번 물렸다고 고통 때문에 도통 집중할 수 없다.
억지로 몸을 틀어 나를 문 녀석의 심장에 검을 박아 넣었다.
그와 동시에 놈에게서 피가 뿜어져 나오며 나의 온몸을 적셨다. 피비린내에 구역질이 나온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녀석을 향해 높이 뛰어 놈을 두개골에 그대로 검을 박아 넣었다.
께게게겡
녀석은 단말마를 내지르며 소멸하였다. 시야를 방해하는 피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저치며 말했다.
"이리 와. 멍멍씨"
손가락을 까딱하자, 놈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 순간 나는 위에 있는 나뭇가지를 잡고 한 바퀴 돌며 뛰어올라 활을 꺼내 들었다.
수는 대략 5마리. 3마리는 처치할 수 있다 하더라도 2마리가 남는다.
"하..."
한숨을 쉬며 폭탄 화살을 꺼내 들었다. 이 거리에서 녀석들에게 폭탄 화살을 쏘면 나까지 말려든다. 하지만 녀석들을 단 한 방에 처리할 방법은 이 방법뿐. 까딱하다간 죽을 수도 있지만, 그 걱정은 없다.
"난 부활하니깐."
콰쾅-
폭탄 화살의 위력에 나의 몸은 튕겨 나갔고 그와 동시에
[퀘스트 '괴물을 처리해 주세요'를 클리어했습니다.]
"하... 됐다."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 화상을 입은 상태에서 배와 다리와 같은 특정 부위와 관계없이 온몸에 나무 파편이 꽂혀있다. 누군가 멀리서 본다면 고슴도치와 나를 구별을 못 할 정도다.
허억 허억
너무 큰 고통에 정신을 차리지를 못하겠다. 뭐 괜찮다. 퀘스트는 완료했으니.
이 정도 고통이면 차라리 리셋해야겠다.
나는 허리에 넣어 두었던 단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곤 고통에 떨리는 손으로 단검의 날을 목에 가져다 대었다.
“하아.. 하아... 다음은... 드디어 시작의 마을...”
푹-
날카롭고 차가운 날이 목 안에 비집어 들어오는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의식이 점멸했다.
***
“헉!”
깨어났을 때는 마왕전이 시작되는 마을의 이전 마을 레타나 마을에서 눈을 떴다.
“하아.. 하아... 후...”
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식은땀을 닦아내며 길드에 찾아갔다.
“이거.”
벽면에 붙어 있는 퀘스트지를 뜯어 접수원에게 주었다.
“이 퀘스트. 완료하였습니다.”
“넵! 물건 꺼내 주시면 됩니다.”
“여기요.”
인벤토리에 들어있던 다크 울프의 가죽 10개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네! 확인했습니다. 여기 5골드입니다!”
“네.”
돈을 받자마자 마차를 빌려 타고 시작의 마을로 이동하였다. 시작의 마을까지의 거리는 말을 타고 3일 정도 걸린다.
시작의 마을은 내가 이 지옥을 처음 시작한 마을이다.
“어디 가시나요?”
“시작의 마을로 가주세요.”
“네~”
“모험가이신가 보네요.”
“네. 맞습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죠?”
나는 이 NPC가 정보를 가지고 있을까 물었다.
“혹시 마왕을 아시나요?”
“오늘 날씨가 참 좋죠?”
“하... PTSD 오네.”
이게 내가 돌아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이다. 이곳은 언뜻 보기에는 진짜 사람이 사는 마을로 보이지만 사람은 단 한 명도 살고 있지 않다.
NPC는 말 그대로의 NPC. 일정한 대화를 끝냈을 때 다시 물어보면 계속해서 마지막 했던 말만 반복한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사람처럼 생겨서 NPC와 동료도 맺고 정도 주었다. 하지만 내가 정을 주든 말든 상관없이 어느 순간이 되면 같은 말만 주야장천 반복한다.
처음에는 죽는 것이 두려워 시작의 마을에 살려고 했다. 반복하는 NPC의 말을 애써 무시해가며 행복한 척하며 3개월 정도 살았다. 버티려고 하였지만 계속 단 한마디도 바뀌지 않는 대사를 반복하는 NPC에게 혐오감과 공포심이 커졌다. 그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고 싶었다. 진짜 수백 번을 자살하려 하였다.
“하지만...”
죽을 용기가 없었다. 죽으면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확신도 없을뿐더러 꿈꾸던 가족을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의 죽음을 거부했다.
그렇게 다시 결말을 보자고 다짐하고 여기에 왔을 때. 이곳에서 거의 수만 번을 반복해서 죽고 살아나고를 반복하였다.
시작의 이름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높은 레벨의 몬스터들과 움직이기 힘든 지형 때문에 게임을 할 때 라오라에 온 거의 모든 뉴비는 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고 게임을 접었다.
“그때 나도 포기할걸...”
그런 후회를 하며 마을에 진입했다.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의 풍경.
그리고 저기에서 장사하고 있는 가죽 상인이 마지막 퀘스트의 NPC이다.
“안녕하세요! 당신이 그 유명한 가죽 상인 레제님 이신가요?”
“크음. 내가 레제이긴 한데 기생오라비가 날 왜 찾으시는지?”
“에이 제가 왜 기생오라비인가요. 저는 성실! 근성! 무엇이든 하는 평범한 모험가라고요.”
“흠... 그래?”
라오라 에는 호감도가 있다. 골치 아픈 게 이 NPC의 호감도가 채워지지 않으면 첫 번째 퀘스트 빼고 다른 퀘스트나 정보는 일절 주지 않는다. 또 호감도를 얻기 위한 첫 번째 퀘스트는 대체로 난도가 매우 높다.
“그럼 저~기 산 보이지? 거기서 레빗 사냥해서 가죽 50장 가져오면 믿을게”
“네! 맡겨만 주세요!... 혹시 당신이 마왕에 관련된 퀘스트를 가지고 있나요?”
“그럼 저~기 산 보이지? 거기서 레빗 사냥해서 가죽 50장 가져오면 믿을게”
한숨만이 나왔다. 이걸로 다음 퀘스트까지 이 NPC의 대사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하...”
라오라의 호감도는 다른 게임들과 다르게 음식이나 선물로는 채워지지 않고 오직 퀘스트를 깨는 것만이 이들의 호감도를 올릴 수 있다.
그렇기에 난 근처에 간단히 숙소를 잡고 퀘스트를 깨기 위해 바로 산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도착한 시작의 산.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절벽을 올라야 한다.
길 오른쪽에 심겨 있는 10m 거리 정도 되는 나무를 멀리에서부터 뛰어가 추진력을 얻어 타고 올라가 나뭇가지를 잡는다. 잡은 다음에는 앞뒤로 움직여 반동을 이용해 나무의 제일 꼭대기에 올라간다. 이다음은 쉽다.
흡!
꼭대기에서 발판이 될 수 있는 절벽의 한 공간에 점프한다. 그다음은 오직 근력만을 이용해 잡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점프해 팔 힘을 이용해 올라간다.
“하... 다 왔다.”
처음 이곳에 올라오는데 5번 정도 죽었다. 전부 추락사로. 그래서 찾은 최적의 루트가 나무를 이용한 루트이다.
“레빗이라...”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몬스터 이다. 라오라 에서는 나온 적이 없기에 일단 가는 수밖에 없다. 무모하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라오라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단 하나. 직접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어디지...”
그때 풀숲 사이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빨간 눈에 귀여운 외형을 가지고 있는 토끼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왔군.”
녀석 머리에 보이는 이름 <레빗>. 빠르게 활을 꺼내 들어 활을 쏘았다.
슈욱- 퍽.
레빗은 의외로 쉽사리 잡혔다.
“뭐지?”
너무 쉽사리 잡혀 의아해하며 인벤토리를 열어보았다. 인벤토리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아...”
그리고 들려오는 수백의 가벼운 발소리. 레빗을 해치웠는데도 들어오지 않는 가죽. 그렇다는 건 레빗 여러 마리를 잡아야 겨우 가죽 한 장이 들어온다는 소리였다.
“젠장.”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사방에서 덤벼드는 레빗들을 피해 측면으로 도약해 피했다.
“위치가 안 좋아.”
주변에 나무가 없고, 오로지 큰 바위만이 있는 장소로 몰려버렸다.
펑- 펑- 펑- 펑-
녀석들이 다가오기 전 재빠르게 화살을 쏘며 수를 줄인다. 하지만 그 수는 끝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불어난다. 빠르게 바위를 이용해 짧은 시간이라도 불릿 타임을 써, 조금이라도 명중률을 올려본다. 레빗들은 내가 쏜 화살에 맞아 점점 수가 줄어갔지만, 그에 맞춰 녀석들의 수도 불어난다.
“대체 어떻게 해야... 헛.”
순간 붕 뜨는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더니 뒤쪽에는 아찔한 높이의 절벽이 있었다. 앞쪽은 레빗. 뒤는 떨어지는 즉사하는 절벽. 궁지에 몰려버렸다. 하는 수 없이 검을 빼 들어 레빗이 달려드는 동시에 레빗 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단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레빗들이 죽어 나갔다. 기세를 몰아 검을 멈추지 않고 베어나갔다. 사방에서 튀는 역겨운 피와 살점. 살점과 피가 계속해서 내 입속으로도 들어가 억지로 그것을 뱉어내며 계속해서 베고 또 베어냈다. 끝이 없는 수. 힘도 점점 빠져나가 속도가 줄어간다.
“보인다!”
멀리 나무가 보인다. 저기로만 가면 살 수 있다.
눈앞에 보이는 희망에 환희에 차 달려가려는 순간
뒤에서 등에서 강한 통증이 몰아쳤다. 눈을 질끈 감으며 계속해서 나아 간다. 레빗들이 하나둘 나에게 달려들어 등을 물어뜯는다. 그럴수록 속도는 점점 줄어들고
이내 레빗들의 무게에 의해 내 몸은 앞으로 기울어진다.
“제발... 제발...”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땅에 검을 박아가며 억지로 몸을 이끌었다. 다리에서부터 서서히 갈아져 먹혀가는 느낌.
“싫어... 싫어”
죽기 싫다. 죽기 싫다.
검의 잡고 나아 갔던 손이 레빗들에 의해서 떨어져 나가고 중심을 잃은 나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진다. 레빗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일제히 달려든다. 눈이 뽑히고 귀가 뜯기며 손끝 하나하나가 갉아 먹히는 느낌.
“아아아아아악!!”
너무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녀석들은 계속해서 점점 가운데로 몰려든다. 피부가 뜯기고 레빗들이 내장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난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사각사각 사각
이건. 무슨 소리일까.
아... 녀석들이 내 뼈를 갉아 먹고 있는 소리이다.
입으로 녀석들이 들어온다. 식도와 혀가 갉아 먹히고 있다. 녀석들이 파고든다. 그리고 내장에 있던 녀석들과 입에 있던 녀석들은 서로 만났는지 내 몸속에서 서로 물어뜯으며 싸웠다.
녀석들에 의해서 몸이 흔들린다. 시야가 흔들리고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아.”
아. 드디어.
죽는다.
- 작가의말
글은 처음 쓰는 거라 실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ㅠㅠ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ㅠㅠ
꾸준히 글 올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PS. 여러분의 피드백을 보고 많이 배우고 수정할 예정입니다. 많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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