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했더니 쇼타가 고백해온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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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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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랑족 3(TS)

DUMMY

우리는 모드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북쪽 영주의 저택 입구부터 관청을 지나 서쪽의 주택 밀집 지역, 그리고 남쪽의 시장과 줄지어있는 상점들.


유실은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보고 듣는 것을 좋아했다. 곳곳의 풍경 속 익숙하게 녹아드는 그의 습성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저녁이 되어 있었다. 유실과 함께 남쪽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패트릭님 감사해요. 덕분에 모드릭의 이런저런 장소들을 알 수 있었어요.”


“뭘, 너도 앞으로 2년은 모드릭 거점의 모험가니까. 잘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


유실은 얼굴에 살짝 홍조를 띤 채 말했다.


“패트릭님 이거 데이트죠? 즐거웠어요.”


“음? 아니 아니 그냥 길 안내라고.”


‘윽, 정말이지 갑자기 훅 들어오는군. 저 얼굴은 진짜 사기가 맞다.’


이럴 때마다 적응 안 되는 유실의 귀여움에 면역이 없는 나는 당황하고 만다.


‘빨리 익숙해지지 않으면 심장이 못 버티겠어.’


유실은 얼굴을 더 적색으로 물들이고 진지한 눈빛으로 이어서 말했다.


“패트릭님.”


“응?”


“이제 슬슬 아침의 대답을 들려주세요.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세요?”


‘올 것이 왔구나.’


오늘 유실과 있는 내내 고민했었다. 지난번처럼 도망치는 행위는 아무리 그래도 사람으로서 올바른 일이 아니다.


누군가가 용기 내어 고백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전생에서 죽기 직전의 일을 떠올리니 유실한테 참 미안한 짓을 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나 나는 남자를 이성으로서 볼 수가 없다.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다. 전생에 여자였으면 모를까 합쳐서 반백년의 세월 동안 계속 남성으로 지내왔다.


유실이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확실하게 거절할 것이다.


유실은 성장해야 한다. 그것은 나를 향한 연심이 아니라 앞으로 소중한 사람이 생겼을 때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언젠가 이런 과거는 단지 한때의 추억으로 기억될 만큼 진심으로 그가 강해지길 바랐다.


“유실, 다시 물어서 정말 미안하지만, 너는 날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거지?”


그러자 유실의 애석이 다시 빛났다.


“네, 패트릭님 연모하고 있습니다.”


“미안, 난 너의 그 마음에 응해줄 수 없어.”


유실은 울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년의 얼굴은 내 마음을 칼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게 했다. 그가 울면서 물었다.


“어째서 인가요? 제 무엇이 불만인가요?”


“미안, 난 남자를 연애 대상으로 보지 않아.”


“네? 무슨 소리예요? 전... 커헉”


유실은 가슴을 움켜쥐며 갑자기 쓰러졌다. 그의 애석이 다시 빛나고 있었다.


“유실!”


유실의 상태가 갑자기 변했다. 숨은 쉬고 있었으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었고 고열이 났다. 그의 몸 전체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 마치 곧 죽기 직전인 사람처럼 보였다.


당황한 나머지 곧바로 회복마법을 걸었다.


“상급 회복마법 [복원]”


[복원]은 회복마법의 오의라고 불리는 만큼 매우 빠르고 완벽한 회복을 자랑한다.


어떤 상처라도, 어떤 중상을 입었더라도, 심지어 신체에 절반 이상이 소멸했다고 하더라도 일단 대상이 살아만 있으면 완벽하게 멀쩡한 신체로 복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실은 회복되지 않았다. [복원]으로 회복이 안 된다면 최상급이나 특급 회복마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최상급 회복마법은 술식을 몰랐다.


그것은 모드릭 최고의 회복술사인 핀도 마찬가지다. 회복마법은 자체는 나보다 더 효과적으로 시전할 수 있어도 지금과 같이 [복원] 자체가 듣지 않는 경우에는 의미가 없다.


게다가, 만약 최상급 회복마법으로 치료될 정도라면 상급 회복마법 역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여야 한다. 그런데 유실의 상태는 [복원]을 시전하기 전과 차도가 없었다.


즉, 유실의 상태는 병이나 상처가 아닌 무언가다. 저주 역시 아니다. 저주라면 마력감지에 보여야 한다. 유실이 쓰러진 때부터 계속 그의 마력을 감지해 보았으나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종족 특성이다. 아마 백랑족의 특성 중 하나가 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 이유도, 이 상태가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도 몰랐다.


만약 지금의 유실이 정말로 죽기 직전의 상태라고 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한 가지뿐이었다.


유실을 업고 급히 여관에서 나왔다. 밖은 이미 밤이 되어 어두워져 있었다.


“중급 부유마법 [비행]”


공중을 도약한 후 발광 마도구의 불빛에 의지한 채 유노가 있는 귀족여관의 방향을 찾았다.


‘동쪽이라고 했으니 그 여관이 맞겠지.’


“방어마법 [실드배리어], 중하급 녹마법 [질풍]”


[실드배리어]로 자신과 유실이 몸을 보호한 다음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력으로 귀족여관을 향해 날아갔다.


도시 안에서는 정확한 위치의 좌표를 모르는 이상 마도구의 마력간섭으로 인해 공간마법으로 전이하는 것보다 이러한 방식으로 날아가는 것이 더 빠르다.


도착할 때 착지를 잘못하면 큰 중상을 입을 수 있으나 지금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콰아아앙}


“끄윽, 중상급 회복마법 [순간회복]”


착지할 때 신발뿐만 아니라 발과 무릎의 피부가 갈렸다. 많이 고통스러웠으나 이 정도 상처는 신체에 각인된 [순간회복]으로 완전히 낫는다.


황급히 귀족여관으로 들어가 점원에게 말했다.


“유노 랙턴님을 뵈려고 왔습니다. 몇 호실에 계시는지 알려주세요.”


“지금 이 밤중에 찾아와서 상위 귀족이 머물고 있는 객실을 알려달라고요? 당신 미쳤습니까? 적어도 내일 다시 오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꼭 만나야 합니다.”


나는 점원의 손에 2천록을 쥐여주며 고개를 숙이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러자 점원이 말했다.


“이봐요, 이곳은 귀족여관입니다. 0이 하나 부족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의 손에 1만 8천록을 추가로 쥐여주었다.


“3층의 우측 방입니다.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나오세요.”


서둘러 3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리니 낮에 보았던 메이드 복장을 한 뮤틸이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용건으로 오셨습니까?”


“유노님을 꼭 봬야 합니다. 안에 계십니까?”


“아가씨는 방금 막 잠이 드셨습니다. 급한 용건이시면 내일 아침에 다시 오세요.”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던 뮤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이 애는 유노님의 동생인 유실이라고 하는데 지금 많이 아픕니다. 종족 특성인 것으로 보이나 해결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별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상태를 봐서는 이 애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뵐 수 있게 해주세요.”


“하아, 잠시만 기다리세요.”


뮤틸이 안으로 들어간 후 잠시 뒤 유노가 잠옷만 걸친 채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그녀는 유실의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을 보고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그를 뉘었다.


유노는 유실을 흔들며 말했다.


“유실, 유실! 정신 좀 차려봐.”


유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죽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하아, 누나 미안... 나 3번 끝나버렸어.”


그러자 유노가 유실의 상의를 벗기고 애석이 발광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너, 패트릭이라고 했지? 어떻게 된 거야? 유실한테 무슨 일이 있었어? 제대로 설명해!”


유노에게 유실이 쓰러지기 직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유노는 매우 심하게 격분했다. 나에게 격분했다는 것을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었으나 난 그 이유를 몰랐다.


“너, 너 이 쳐 죽일 쓰레기 자식. 네가, 네가 유실의 운명의 사람이었어? 이러려고 유실을 구해준 거냐고?”


유노는 울면서 유실에게 다그쳤다.


“유실! 어째서야? 어째서 저런 놈한테 3번을 다 쓴 거야?”


이유를 알아야 했다. 그녀가 분노한 이유와 3번의 의미를 알아야 했다. 염치 불고하고 유노에게 물었다.


“저, 3번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입니까? 지금 유실의 상태와 대체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너, 그것도 모르고... 유실이 이렇게 죽으면 난 널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반드시!”


“그 그게 무슨...”


보고 있다 못한 뮤틸이 나에게 설명했다.


“백랑족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3번 이상 거절당하면 죽습니다. 그가 당신한테 고백할 때 애석이 빛나지 않았나요? 3번 거절당하면 애석이 백랑족의 심장에 있는 마력을 천천히 흡수해 결국 심정지로 사망합니다.”


“그럴 수가, 유실 난 전혀 몰랐어.”


“이상하네요. 그렇기에 백랑족은 한 번 거절당하면 연심을 계속 가지고 있더라도 다시 고백하지 않습니다. 생명이 걸려 있기에 보통은 매우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그런데 유실씨는 3번 모두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은 당신에게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앞의 2번은 누구일까요?”


그때 유노가 다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놈이야. 저 개자식이 3번 다 쓰게 만들었어. 같은 백랑족인 난 알아.”


“왜죠? 유실씨도 3번 거절당하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요?... 당신 설마 대답을 회피한 겁니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몰랐다고는 하나 유실이 죽는다면 그것은 사실상 나 때문에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살리고자 마음먹었다. 유실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리라고 다짐하고 말했다.


“제가, 제가 반드시 살려내겠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러자 유노가 내 멱살을 붙잡고 소리쳤다.


“없어! 없다고! 이 상태에서 다시 살아난 백랑족은 없어. 그럼에도 네가 할 수 있다면 반드시 살려내! 못하면 넌 내가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그때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점이 스쳐 지나갔다.


‘애석이 마력을 흡수해 백랑족을 죽인다면, 애초에 타인이 애석에 마력을 주입하면 되는 거 아닌가?’


“[마력해석]”


유실의 애석 내부 술식을 해석했다. 그러나 술식이 너무 복잡했다. 최상급 마법을 여럿 익힌 나로서도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그의 상태는 악화되어 갔다.


그런데 애석의 술식 중심에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문양이 보였다. 그것은 식물, 이 세계에는 없고 지구상에는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의 형상이었다.


‘세잎클로버?’


문득 어디선가 읽어보았던 것 같은 글귀가 떠올랐다.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을 상징한다. 그리고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온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이유는 몰라도 왠지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았다. 마력으로 애석의 술식 내부에 네 번째 잎을 그렸다.


가지고 있는 마력이 대부분 흡수되는 느낌이었으나 싫지 않았다. 네잎클로버가 그려지는 순간 유실의 애석에서 강렬한 빛이 나와 방안을 덮쳤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유실의 애석에 일직선으로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정확히 반이 쪼개져 유실의 몸에서 분리되었다.


떨어진 애석의 절반이 내 몸속으로 들어갔고 유실의 몸에 박혀있던 나머지 절반은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목격한 후에 의식이 흐려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창문을 통해 들어온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셨다. 눈을 뜨니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길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유실!’


황급히 유실에게 다가가니 다행히 그는 이불을 덮은 채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유노와 뮤틸도 바닥에 쓰러진 채 잠들어 있었다.


유노를 깨우기 위해 자고 있는 그녀의 몸을 흔들었다.


“유노씨 일어나 주세요.”


“으음, 뮤틸 5분만 더...”


‘어라? 내 목소리가 왜 이렇게 높지?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지.’


유노를 다시 흔들어서 깨웠다.


“유노씨 유실이 다 나은 것 같습니다. 일어나 보세요.”


“헉, 유실!”


유노는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서 잠들어 있는 유실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그 후 유실의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던 유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살아있어, 살아있다고! 유실 무사해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패트릭 그 자식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한 번만 살려주지.”


나는 기뻐하며 유노에게 대답했다.


“유실이 원래대로 돌아왔군요! 다행입니다.”


유노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런데 넌 누구? 패트릭은 어디로 갔어?”


“네? 제가 패트릭인데요?”


“뭐? 무슨 헛소리야. 패트릭은 남자라고?”


유노의 말을 듣고 급히 거울 앞으로 가 자신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거울 속에는 마치 자신의 이상형을 그려놓은 듯한 몸매 좋은 미녀가 서 있었다.


거울을 가리키며 유노에게 물었다.


“저기 유노씨 이 사람 누구예요?”


순간 고간이 휑한 느낌이 들었다. 만져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황했다. 전생 현생 합쳐서 나의 그곳은 단 한 번도 원래의 쓰임새를 만족하지 못했다. 그런데 없다. 없어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거울 속에 있는 미녀가 자신임을. 몹시 놀란 나머지 크게 소리쳤다.


“으아아악!”



부연설명


방어마법 [실드배리어]는 등급이 없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후에 나올 예정입니다.


작가의말

이 소설의 장르 중 하나는 역하렘 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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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의장과 인야 1 24.10.25 10 0 13쪽
12 과거의 실연 24.10.21 13 0 12쪽
11 싱거운 결투 24.10.18 12 0 13쪽
10 백랑족 4 24.10.14 11 0 13쪽
» 백랑족 3(TS) 24.10.11 11 0 13쪽
8 백랑족 2 24.10.07 9 0 11쪽
7 백랑족 1 24.10.04 10 0 13쪽
6 고백 24.09.30 10 0 12쪽
5 광화 24.09.27 12 0 14쪽
4 스탬피드 24.09.23 17 0 14쪽
3 의탁 24.09.18 1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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