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했더니 쇼타가 고백해온 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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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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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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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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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과 인야 1

DUMMY

다음날 아침 유실과 함께 길드로 향했다. 헤린의 안내에 따라 2층 방으로 올라가니 여느 때처럼 밴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 패트릭, 유실 잘 왔어.”


“안녕하세요.”


밴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고는 말했다.


“눈으로 보고도 못 믿겠군. 진짜 여자가 되어있네.”


헤린이 밴에게 나의 신체에 관해 언질을 한 모양이다.


“어, 좀 변했어. 넌 옛날부터 아저씨인 그대로이지만.”


밴은 모드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알게 된 지인으로 나이는 35세이나 얼굴만큼은 50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그는 이 세계의 기준으로 상당히 미남이다. 그래서 질투심에 지금과 같이 그가 노안인 것을 자주 놀리곤 했다. 참고로 유부남이다.


‘대체 왜 수염 난 근육질 아재가 인기 있는 거야?’


“그래서 왜 부른 거야? 혹시 지난번 보수 건이 해결됐어?”


“아니, 그 부분도 관련이 없진 않지만 다른 이유로 불렀다. 그리고 곧 높으신 분이 올 테니까 너희도 정중하게 예우해 줘.”


“높으신 분? 상급 귀족인가?”


“어, 나도 초대면이지만 그 군부대신인 포리알 랙턴경의 중요 관계자다. 그분이 오면 이야기를 시작하지.”


한 사람이 떠올랐다. 현재 모드릭에 와 있는 상급 귀족 중에 군부대신의 관계자는 단 한 명뿐일 것이 분명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유실도 깨달은 모양이다.


“밴, 아마 그 사람은 나와 유실의 지인인 것 같다.”


“오호 그럼 잘 됐군. 너의 지인이면 말이 잘 통하겠어.”


“아하하 그럴 까나?...”


아직 그날 저녁에 눈물을 흘리며 분노하던 그녀의 얼굴이 잊히지가 않는다.


유실은 좋아할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그저 부담스러운 상위 귀족일 뿐. 안타까운 사실은 그녀와 친족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헤린이 차를 준비하러 간 사이 밴이 말했다.


“패트릭 헤린과 화해했구나.”


“응, 내가 사과하고 잘 끝났어.”


“다행이군. 그날 이후 헤린은 한동안 정말 힘들어했거든.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도시에서 네 가치는 시장 이상이야.


다들 그걸 알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그래도 이제는 나를 포함해서 다들 사과할 수 있겠어.”


양심이 자신을 강하게 쳤다. 역지사지해서 생각해 보면 그 상황에 더는 길드에서 일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상 그녀는 나로 하여금 괴롭힘을 당한 셈이다.


밴의 말을 듣고 헤린이 도움을 요청할 때가 있다면 반드시 도와주자고 다짐했다.


밴과의 대화를 옆에서 들은 유실이 물었다.


“헤린씨와 무슨 일 있었어?”


이 일은 유실이 모르길 바랐기에 그만 얼버무리고 말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헤린에게 크게 실수한 것이 있어 사과한 것뿐이지.”


“흐음 그렇구나. 헤린씨가 용서해 줬어?”


“응”


“용서해 줘서 다행이네. 패트릭 잘했어.”


유실은 평소와는 반대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무심코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잠시 뒤 예상했듯이 유노가 뮤틸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유실? 그리고 네가 왜 여기 있어?”


“그들도 관계자라서 제가 불렀습니다. 일단 앉으시지요. 차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유노가 자리에 앉자 밴이 헤린에게 눈짓했다. 헤린은 방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았다. 그러자 밴이 입을 열었다.


“제가 전서구를 통해 말씀드린 모드릭 부길드장 밴입니다.”


“응, 편지는 읽어봤어. 그래서, 내가 모드릭에 온 것과 이번 일이 어떤 관련이 있어?”


“제가 파악하기로 유노님이 모드릭에 오신 이유는 인야의 내통자를 찾아내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야라고?!’


인야는 극단적 인간우월주의 조직으로 이 세계의 인간을 제외한 모든 수인이나 아인 등을 죽이거나 노예로 삼으려고 하는 위험한 놈들이다.


약 500년 전의 영웅 이케온 그람에 의해 소멸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30년 전 즈음에 부활하여 다시 활동하고 있다.


그때 뮤틸이 칼을 뽑아들어 밴의 목 가까이에 댔다. 그러자 유실이 놀라서 말했다.


“누, 누나 이게 무슨...”


“유실, 잠깐 기다려. 밴 어디서 들은 정보지? 극비의 내용인데 말이야.”


밴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왕도의 상위 귀족 중에 지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쪽에서도 증거를 발견해서 말입니다.”


유노가 손짓하자 뮤틸은 밴의 목에서 칼을 치웠다.


“이야기를 들어 보지. 하지만 그전에 이 둘이 들어서는 안 될 내용인 것 같은데?”


“그 아니 그녀는 모드릭 최고 등급의 모험가입니다. 이번 일을 그녀에게 의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친구는 그녀와 같은 파티이고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유용할 것입니다.”


“흐음, 좋아. 일단 말해봐.”


“최근 모드릭에서 나이가 어린 수인족이 사라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길드에서는 동등급 중에서도 해당 분야의 숙련된 모험가한테 실종 사건의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조사 결과 발견한 증거가 이것입니다.”


밴은 흰색 문양이 그려진 검은 천을 보여주었다. 천에는 인야가 사용하는 대표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케이네스 왕국에서 이 문양을 사용하면 아니 비슷하게 그리기라도 하면 크게 처벌받는다. 지구로 치면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유럽에서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천에 그려진 문양에는 희미한 마력이 잔재해 있었다.


천을 본 유노가 물었다.


“이것을 어디서 손에 넣었지?”


“며칠 전 조사 의뢰를 요청했던 모험가가 도시 바깥으로 납치당해 끌려가는 수인족을 발견하여 그 아이를 구해내고 납치범을 생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만, 범인이 생포 후 유치장에 갇힌 즉시 자결해 버려서 쓸만한 정보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 천은 그가 입고 있던 의복의 일부입니다.”


인야는 이 대륙 전체에 알려진 공적(公敵)으로 그들의 문양 역시 널리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도적이나 산적도 국가의 이목을 끌어 토벌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해당 문양을 사용하지 않는다. 즉, 납치범은 인야의 일원임이 확실했다.


“그래서 놈의 목적지는 찾았어?”


“네, 생포한 자가 도시로 오가는 길을 탐색한 결과 그들의 본거지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문제는 일당 중 한 명이 사라진 것을 그들도 눈치챘을 테니 곧 본거지를 옮길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전에 습격하여 납치당한 수인들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자 유노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물었다.


“뭔가 이상해, 어째서 그 정도까지 되었는데도 병사들이 움직이질 않는 거지? 이 도시에도 자치 규정에 따라 병사대를 갖추고 있을 텐데?”


“그 이유는 짐작하시지 않습니까?”


“내통자인가?”


“네, 그것도 이 도시의 군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내통자로 생각되는 사람은 있나?”


“모드릭의회 의장이 유력합니다.”


“아 몇 주 전에 새로 부임한 인간인가? 평판이 좋지 못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를 내통자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뭐야?”


“예산을 빼돌리더군요. 처음에는 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지인 중 의회 의원인 자가 있어 물어보니 의장이 도시의 예산 이곳저곳을 손대서 어디론가 빼돌린다고 합니다.


모험가 길드에 제공되는 국가지원금 역시 그럴듯한 이유로 빼앗겼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상급 귀족과의 연줄이 있어 다른 의원이나 심지어 시장조차 그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음, 적어도 그가 범죄자라는 것은 확실하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가 인야의 내통자라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네, 저희도 그것뿐이었다면 그저 왕도에 고발하고 끝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 몰라 의장이 빼돌린 예산의 목적지 파악하기 위해 또 다른 모험가에게 극비로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조사한 모험가의 보고에 따르면 의장이 은행에서 인출한 시의 예산을 야간에 복면을 뒤집어쓴 자들에게 건넸다고 합니다.”


밴은 어떤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꺼내 놓으며 말을 이었다.


“조사한 모험가가 목격한 복면을 쓴 자들의 옷에 그려진 문양을 그린 것입니다.”


“인야의 문양! 설마 의장이 내통자였을 줄이야. 그렇지만 아직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데?”


“무엇이 말입니까?”


“어째서 인야는 어린 수인족만 납치하는 거지?”


“떠오르는 것이 2가지 정도 있습니다. 하나는 의장이 소아성애자라는 소문이 돌더군요.


실제로 제가 의장과 만났을 때에도 주변의 어린아이를 음흉한 눈으로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유노는 분노를 삼키며 말했다.


“납치한 애들에게 손을 댔다면 의장 아니 그 쳐죽일 짐승은 무조건 사형이야.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얼마 전 모드릭 인근의 미궁 모블에서 저층 스탬피드가 일어나 여기 있는 그녀가 해결했습니다.


그 후 조사를 보낸 결과 스탬피드의 원인은 다량의 마력이 주입된 마정석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마정석의 마력파장이 어린 수인 수십여 명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취소하지. 의장은 무조건 사형이야. 살릴 여지는 없어.”


“그러려면 증거가 필요합니다.”


“생각해놓은 계획은 있나?”


“네, 의장의 저택에는 예산 빼돌리기 위해 조작한 장부와 인야의 일원과 내통한 편지 등이 있을 겁니다. 그걸 손에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인야의 본거지에서 납치당한 수인들을 구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마 모드릭의 병사들은 의장의 압력으로 인해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모험가들을 이끌고 의장의 저택을 강제 수색하겠습니다.


또한, 여기 있는 그녀에게 인야의 근거지에서 수인들의 구출을 의뢰하겠습니다.


오늘 밤에 움직여야 합니다. 길드에서 인야의 일원을 생포한 사실이 이미 의장에 귀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밴은 나와 유실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럼 패트릭, 유실 지금까지의 대화 다 들었지? 갑자기 부탁해서 미안하다. 부디 이 의뢰 받아줄 수 있을까?”


유실은 의뢰를 받고 싶어 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그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었기에 잠시 고민했으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유는 그 역시 모험가로서 각오를 다졌을 것이고 언젠가는 나 없이도 파티나 솔로로 이러한 의뢰를 수행해야 했기에 이번 일을 통해서 그의 경험이 한차례 쌓이길 바랐다.


“알겠어. 의뢰를 받을게.”


“고맙군. 미안한 말이지만 거절했더라도 길드 권한을 이용해 패트릭에게만은 의뢰를 요청했을 거야.”


“이런 기밀을 듣게 했는데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근거지의 추정 위치는 어디야?”


밴은 지도를 펼쳐서 해당 위치에 원형으로 표시하며 말했다.


“모드릭 성채 외부의 동쪽 숲 내에 위치한 이 부근이다. 안타깝게도 정확한 위치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생각해둔 방법이 있다.”


“뭔데?”


“유실의 외모는 완전히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게다가 수인족 중 하나인 백랑족이지. 그를 이용하면 놈들의 본거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밴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해 살짝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즉, 유실을 미끼로 삼으란 말이야?”


“아니,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이 본거지를 찾아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괜찮아 패트릭, 난 할 수 있어.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러자 유노가 반대했다.


“절대 안 돼, 내 동생을 미끼로 보낼 수는 없어. 차라리 내가 가겠어.”


유노의 말에 살짝 놀란듯한 밴이 말했다.


“유실이 유노님의 동생이었습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됩니다. 혹시라도 당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다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유실이 유노에게 말했다.


“누나 나도 모험가야. 내가 도움이 된다면 난 하고 싶어. 그리고 거기에 동족인 아이가 잡혀 있을지도 몰라. 아직 신인이라도 모험가로서 난 그 아이들을 구하고 싶어!”


의탁생의 용기에 훈련관으로서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의 신인 모험가는 타인을 위해서 자신이 미끼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실은 선의로 그리고 모험가로서의 신념대로 움직이고자 했다. 그런 그의 마음에 응해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난 유노를 설득했다.


“유노씨 동생을 믿어주세요.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유실은 강합니다. 그가 있으면 이번 의뢰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유실은 제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유노가 대답했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알겠어.”


유노는 유실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유실 많이 컸구나.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해. 다치거나 죽으면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유실이 대답했다.


“응, 약속할게.”


작가의말

이번 에피소드가 끝나면 서브히로인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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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의장과 인야 6 24.11.04 2 0 13쪽
17 의장과 인야 5 24.11.03 5 0 12쪽
16 의장과 인야 4 24.11.02 6 0 14쪽
15 의장과 인야 3 24.11.01 6 0 13쪽
14 의장과 인야 2 24.10.28 8 0 13쪽
» 의장과 인야 1 24.10.25 11 0 13쪽
12 과거의 실연 24.10.21 13 0 12쪽
11 싱거운 결투 24.10.18 12 0 13쪽
10 백랑족 4 24.10.14 11 0 13쪽
9 백랑족 3(TS) 24.10.11 11 0 13쪽
8 백랑족 2 24.10.07 10 0 11쪽
7 백랑족 1 24.10.04 11 0 13쪽
6 고백 24.09.30 10 0 12쪽
5 광화 24.09.27 12 0 14쪽
4 스탬피드 24.09.23 17 0 14쪽
3 의탁 24.09.18 19 0 12쪽
2 첫 만남 24.09.17 18 0 14쪽
1 프롤로그 24.09.16 38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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