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10층(1)
흥미로운 얘기가 나오기까지는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어딘가 익숙한 얘기가 그를 반기고 있었기에.
리더 : 일이 생겼다. 다들 최근에 3팀이 집중하고 있는 일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에게도 지시가 내려왔다.
철우 : 놈들은 아직도 해결 못했답니까?
리더 :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더군. 그래서 우리에게 다른 계획이 내려온 거다.
철우 : 오호—. 잘 됐네요, 안 그래도 몸이 근질거렸는데. 3팀 콧대 납작하게 눌러줄 기회이기도 하고.
리더 : 흥분은 금물이다. 언제나처럼 감정을 배제하고 계획된 일만 실행한다.
홍구 : 물론입니다아—!
리더 : 이 새끼 술 마셨나 보군.
홍구 : 헤헤 어찌 아셨습니까?
리더 : 브리핑을 시작하겠다.
이후 몇 장의 캡처본이 올라왔다.
많이 본 화면이었다.
바로 자신이 쓴 글과 그걸 지목하는 슈퍼개미의 글.
‘헉! 설마!’
리더 : 3팀이 저 제갈량이란 놈을 추적하고 있다.
철우 : 그럼 저희는 저 슈퍼개민지 뭔지 하는 놈을 찾아내면 되는 거군요.
리더 : 맞다. 그게 우리 임무다.
[1분이 초과하여 창이 닫힙니다.]
채팅을 더 훔쳐볼 필요는 없었다.
공명이 잠시 멍 때리는 사이 얘기가 대충 마무리되었는지 김홍구 등도 허공을 터치하고 있었기에.
거기까지 본 공명은 몸을 휙 돌려 계단을 내려갔다.
설마하니.
정말 설마하니 청산당한 세력이 혜성 길드라니.
‘조때따!’
급히 주문했던 자리로 가 구석에 앉았다.
마침 막 안주가 나왔다.
알바가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여력은 없었다.
혜성 길드.
자신을 죽일 듯이, 아니 죽이려고 찾아다니는 게 대한민국 최강의 조직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당장은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어차피 김홍구, 저 사람들은 날 모르니까. 문제는 시크릿 3팀인데······.’
혜성의 정보력은 국가 권력 수준.
분명 언젠가는 정체를 들킬 거다.
그렇다면 그 전에 자신이 해야 하는 건 무엇일까.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공명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아니, 애초에 결론이랄 것도 없었다.
하던 대로 하면 되었기에.
‘최대한 빠르게 강해진다. 혜성 전체와 맞붙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특성을 각성했다면 허황된 꿈이었을 거다.
하지만 차트를 보는 눈.
이거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빠른 등반이 답이네.”
마음의 소리를 무심코 입 밖으로 내뱉었다.
두 번째 안주를 가져오던 여자 알바생이 움찔하는 것도 보지 못한 채.
“맛있게 드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이왕 온 거 먹음직스러운 안주에 술 한잔만 하고.
“음. 맛있는데?”
돈 많은 혜성 길드원들이 다니는 곳이라 그런 걸까.
유독 더 꿀맛처럼 느껴졌다.
‘그나저나 그 슈퍼개미 아저씨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공명은 자신이 혼술의 부끄러움도 이겨냈다는 걸 잊은 채 안주를 흡입해 나갔다.
* * *
박아연은 등반자다.
정확히 11층에서 막힌 재능 없는 각성자.
사실 10층까지도 깔끔하게 클리어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장비빨에 기대 겨우겨우 올라온 거니까.
그렇다 해도 11층이다.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되는 구간.
여기에 도달하면 길드에도 들어가고 인생 펼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의 특성은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어느 길드도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어느 파티도 그녀를 끼워주지 않았다.
실망한 부모님도 지원을 끊었다.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런 작은 술집에서 영혼 없이 서빙하는 게 전부였다.
‘하아—. 지루하다.’
경제적 자유는 부가적인 목표였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짜릿함과 박진감.
그녀는 거기에 매료됐고, 혼자서는 클리어할 수 없는 난이도에 좌절했다.
‘왜 나한테만 이딴 특성이!’
그래서일까.
간혹 오는 혜성 길드원들.
그들이 더욱 부럽고 미울 수밖에 없었다.
‘저런 양아치 같은 새끼들도 저렇게 떵떵거리면서 사는 데 왜 나만!’
그러다 오늘.
“어······, 그냥 소주요.”
마냥 어리바리한 줄 알았던 사람이.
“결국 빠른 등반이 답이네.”
등반자라는 걸 알았다.
산을 등반한다는 걸 저렇게 표현하지는 않으니 저 사람은 등반자가 맞았다.
그것도 빠르게 등반하겠다는 말이 쉽게 나올 정도의 강자.
사뭇 그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어느 길드일까?’
혜성 길드 같지는 않았다.
저 양아치들과 서로 모르는 모양이었으니.
수많은 길드원끼리 모두 알 수 없는 법이었지만, 길드에 들어가 본 적 없던 그녀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물어봐?’
궁금하다.
저렇게 어리바리하면서 어떻게 길드에 들어갔는지.
양아치들이 계산하고 떠난 이후.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가 용기를 내서 공명에게 다가갔다.
마침 술 한 잔 꺾은 그가 술잔을 탁 내려놓는 중이었다.
“달다 달아.”
“저기, 손님?”
“응? 네?”
“여쭤볼 게 하나 있는데요.”
“······?”
“등반자 맞으시죠?”
“······!”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표정.
공명은 급히 그녀를 타겟팅했다.
차트 온.
그녀의 차트가 촤르륵 펼쳐졌다.
직후 공명의 표정이 다소 풀어졌다.
그녀가 혜성 소속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종목명 : 박아연
섹터 : 새마을주점
종목명 : 박아연
섹터 : 새마을주점
종목설명 : 지연 특성을 사용한다. 동의한 등반자에게만, 등반자의 특성이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특성일 때만 적용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특성의 한계로 지원했던 모든 길드에게 거절당했다. 현재 11층에서 막혀 다음 층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연 특성?’
공명의 표정이 묘해졌다.
지연 특성이라는 단어만 놓고 보자면 공격이 됐든 움직임이 됐든 무언가를 지연시키는 특성일 게 분명했다.
그런데 그 대상이 특성 적용에 동의한 등반자로 제한된단다.
게다가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특성에만 적용?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 특성은 마나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성력도, 마력도, 내공도 모두 마나 기반이기에 사실상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
코인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공명의 특성이 특이, 혹은 유일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특성만 지연할 수 있다고 한다.
길드에 들어가지 못한 이유가 명확했다.
만약에 출혈 등을 지연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다.
같은 돈이면 회복 특성을 고를 거다.
등반자가 마냥 부족한 시대도 아니다.
실력자를 찾기가 힘들 뿐이지.
비슷한 이유로 파티를 꾸리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그건 다른 사람들 기준일 뿐이고.’
공명은 눈앞에 새롭게 떠오른 창을 보며 미소 지었다.
띠링!
<돌발 퀘스트 발생>
흥미가 동했다.
히든 퀘스트를 살피던 공명이 역으로 물었다.
물론 여자와 대화하는 건 익숙하지 않았기에 목소리는 모기만큼이나 작았다.
“어떻게 아셨어요?”
“네?”
“어떻게 아셨나구요.”
“아! 아까 혼잣말 하시길래 알았어요. 빠르게 등반해야 한다고.”
공명은 그제야 본인의 입이 방정임을 깨달았다.
어쨌든 그건 그거.
공명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그건 왜······?”
“역시! 등반자가 맞는 거죠? 혹시 어느 길드에요?”
“저 길드 없는데요.”
“길드 없이······, 아! 파티인가 보네요.”
“아뇨.”
“네?”
박아연이 인지부조화 온 표정을 지었다.
“아니 분명 아까 빠르게 등반하실 거라고······.”
“그거하고 길드를 들거나 파티를 만들어야 하는 건 다른 얘기죠.”
“정말 솔로잉이라고요?”
“네.”
그녀가 입을 떡 벌렸다.
시시각각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 판에서 솔로잉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야수의 심장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 그러다 죽으면 어쩌려고.”
“어쩔 수 없죠. 제가 거기까지인 거겠죠.”
“와······, 대박.”
그때 주점 사장이 소리쳤다.
“박아연! 너 일 안 해?”
“아차! 금방 가요! 저기, 조금만 기다려줘요. 어디 가지 말고. 술이랑 안주 더 줄 테니까 그거 먹으면서 있어요. 알았죠?”
“공짜?”
“네, 공짜!”
뭐 그렇다면야.
공명이 고개를 끄덕이자 박아연이 다행이라는 듯 급히 돌아갔다.
박아연이 다시 돌아온 건 두 시간 가까이 지나서였다.
“와, 무슨. 오늘따라 이렇게 빡세냐. 오래 기다렸죠?”
“끝난 거예요?”
“네. 저도 한잔해도 되죠?”
“그럼요.”
그녀가 목마른지 맥주잔에 따른 소주를 벌컥벌컥 마셔댔다.
저러다 갑자기 취하는 거 아닌가 몰라.
공명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가 잔을 탁 내려놨다.
“크으—. 죽인다. 그쪽도 한 잔?”
“천천히 마실게요.”
“그래요.”
다시 한 잔 들이켠 그녀가 말을 이었다.
“아까 어디까지 얘기하다 말았죠?”
“길드, 파티 없이 등반.”
“아 맞다! 무슨 깡이에요?”
“그냥 되니까 하는 건데요.”
“몇 층인데요?”
아무 생각 없이 층을 말하려던 공명이 순간 멈칫했다.
명예의 전당에 자신의 기록이 올라가 있다.
혹시라도 그 기록의 주인공을 박아연이 알아차린다면?
믿음이 없는 사이였기에 최대한 조심하는 게 좋을 듯했다.
“그냥 적당히 올라갔어요.”
“쓰읍. 좀 건설적인 얘기 좀 해볼랬더니 벌써부터 경계에요?”
“건설적인 얘기라뇨?”
“음, 나도 솔로잉이거든요. 같이 올라가 볼 수 있을까 싶었죠.”
이것 봐라?
공명이 씨익 웃었다.
정보가 다 보이는데 어디서 사기를.
그녀는 버스를 원하고 있었다.
고층으로 자신을 안내해 줄 버스를.
약간 기선 제압해 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이제 10층이면서요?”
“······어, 에?”
“거기다 지연 특성? 음, 별론데.”
“어, 아, 에?”
그녀의 표정이 볼만해졌다.
허나 곧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그, 그걸 어떻게 알아요?!”
“특성.”
“······!”
잠시 현 상황을 가늠하던 그녀의 얼굴이 이번에는 창백해졌다.
특성이란다.
상대의 정보를 알아내는 특성.
딱 한 번 들어본 적 있다.
세계적인 랭커 중 한 명이 그와 비슷한 류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걸.
물론 본인은 아닐 것이다.
그 랭커는 외국인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지금 상황이 의미하는 건 단 하나였다.
유니크 특성을 지닌 숨은 강자의 등장!
흔해 빠진 지연 특성, 심지어 제한 걸린 특성과는 차원이 다른 특성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가 갑자기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접었다.
“미천한 제가 선생님을 몰라뵀습니다! 까불어서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가지 마시고 제 얘기 한 번만 좀 들어주십시오!”
아니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공명이 멍하니 입을 벌리자 그녀가 계산대로 달려갔다.
“싸장님! 저분 오늘 드시는 거 전부 이 카드로 결제해 주세요!”
다시 달려온 그녀가 한 번 더 허리를 접었다.
“맘껏 드십시오! 제가 다 사겠습니다!”
“어······. 네 뭐 잘 먹을게요.”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지만, 공짜를 마다할 공명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공명은 한참이나 그녀의 말을 들어줬다.
그리고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이미 알고 있는 거였지만.
“등반만 할 수 있으면 된다는 거죠?”
“네! 그냥 올라만 갈 수 있으면 돼요.”
“흠.”
공명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니 빠진 척했다.
사실 그는 이미 결론을 내린 후였다.
박아연을 데려가기로.
그러면 지금 왜 이러고 있느냐!
그녀의 반응이 너무 재밌어 놀리는 중일 뿐이었다.
“흠.”
“제발요, 선생님.”
한참을 더 고민하는 척하던 공명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어?! 진짜요?”
“네.”
“야호! 대박! 대박이야! 드디어!”
공명이 그녀와 파티를 맺으려는 이유.
총 2가지였다.
하나는 그녀의 특성.
현재 특성이 가치 있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
가치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그런데 아이너리하게도 그렇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만약 저런 가치 없는 특성이 자신의 특성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충분한 투자자를 만났을 때 잡주도 대형주가 될 수 있을까?
그에 관한 연구를 충분히 수행해 줄 인재였다.
말은 좋았지만, 정리하자면 이거였다.
그녀는 모르모트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돌발 퀘스트!’
퀘스트의 내용은 간단했다.
<돌발 퀘스트>
내용 : 성장을 간절히 원하는 등반자를 만났다. 그녀의 특성 차트에 개입하여 성장시켜 보자. (특성 차트 임시 개방)
클리어 조건 : 대상의 만족
클리어 보상 : 등반자 대상 특성 차트 개방
실패 조건 : 시간 초과 (1년 남음)
실패 페널티 : 없음
페널티 없는 개꿀 퀘스트를 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심지어 보상이 미쳤다.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무조건 고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란 호칭 좀 어떻게 안 돼요?”
“그럼 뭐가 좋으신가요 선생님? 어르신? 오빠? 오라버니? 자기? 아잉 그건 좀 부끄러운데. 아니면 금쪽이? 애기?”
무슨 텐션이.
이거 잘 선택한 거 맞지?
잠시 움찔했던 공명이 정신을 차리고는 말했다.
“······우리 파티인 거잖아요. 파티장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네?”
“······파티장 정도가.”
“아! 그러고 보니 나이도 안 여쭤봤네요.”
“스물아홉이요.”
“전 슴다섯! 그럼 오빠나 오라버니! 때에 따라서 변형해 가면서 불러드릴게요!”
아니 기출문제니?
무슨 변형까지야.
그건 그렇고 내 말 지금 씹힌 거 맞지?
파티장으로 부르라니까.
하지만 공명은 항의하는 걸 포기했다.
여전히 여자는 그에게 어려운 상대였으니까.
“그럼 언제부터 등반 시작인가요, 명이 오빠? 전 당장이라도 좋아요!”
음주 등반.
죽으려면 뭘 못해.
‘한 3일이면 넉넉하려나?’
공명은 현재 8층을 공략할 차례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만에도 10층 클리어가 가능하겠지만, 뭐든지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움직이는 게 좋아 보였다.
“4일 후에 보죠.”
“맞네! 오라버니도 진행하던 층 정리하고 오셔야 하니까. 그럼 연락처 좀 주세요.”
번호를 또 이렇게 따여보네.
공명이 자신만만하게 명함 한 장을 빼들었다.
트레이더 시절 만들어두었던 명함이었다.
물론 단 한 번도 쓴 적은 없지만.
‘어······. 무슨 문구가. 지금 보니까 이거 너무······.’
탁!
공명이 명함을 다시 넣을까 고민하니 사이 손가락 사이가 허전해졌다.
박아연이 명함을 낚아채 간 것이다.
“방구석 트레이더가 사실은 우주레전설역대급투자왕? 푸흡! 무슨 명함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방구석 트레이더? 오빠 무슨 투자 같은 것도 해요?”
아.
빨리 집어넣을걸.
얼굴이 뜨거워지는 사이 박아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전화 안 되는데요?”
“아! 번호 바꼈어요.”
머쓱하게 번호를 적어줬다.
괜히 웃음거리만 된 꼴이었다.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가 전화를 건 것이다.
“제 번호. 4일 후에 우리 꼭 만나요! 물론 그전에도 계속 연락할 거니까 씹지 말고요.”
“어, 네.”
“네는 무슨! 편하게 말해요 편하게. 오빠 주제에.”
예의는 바른데 상당히 묘하게 예의 발랐다.
“어, 그래.”
“땅땅! 그럼 이것으로 공명 군과 박아연 양의 파티 결성을 확정합니다! 정말 잘해봐요, 우리!”
아 맞다.
공명은 잠시 미뤄두었던 걸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까 내가 고층인 걸로 착각하고 있을 건데.’
자신이 아직 그녀보다 저층이란 걸 알면 저 행복한 표정이 어떻게 돌변할까?
‘······. 어떻게든 되겠지?’
될 대로 되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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