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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의 변신으로 나비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되다.>
김영진은 차원의 균열을 닫고 나비를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균열과 싸움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었다. 카일이 마지막으로 남긴 경고의 말, 그리고 언제든 또 다른 위협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계심이 그를 떨리게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의 곁에 나비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나비는 그가 사랑하는 고양이로서 그를 지켜주었고, 차원에서 얻은 힘으로 그의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집에온 나비를 김영진은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 모르겠다.
머리가 아파 쥐어뜯듯이 움켰는데 그순간 하지만 곧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나비의 몸에서 이상하게도 강한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빛은 점점 더 밝아졌고, 김영진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나비를 주시했다. 나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라, 마치 다른 형태로 변하려는 듯한 강렬한 기운이었다.
"나비... 왜이래! 또 이번엔 네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김영진은 불안과 기대 속에서 나비를 바라봤다. 나비는 그를 가만히 응시하며 서서히 형태가 변해갔다. 그의 눈앞에서 나비의 몸이 점차 사람의 형태로 변해가고 있었다. 작은 고양이의 몸이 서서히 커지며, 다리와 팔이 생기고, 마침내 인간의 모습으로 서 있는 여인이 나타났다. 긴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그녀의 눈은 여전히 나비의 반짝이는 눈빛을 담고 있었다.
김영진은 경악한 표정으로 뒷걸음질치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에게는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나비.................... 진짜로 네가··· 사람이 된 거야?"
그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맑고도 다정하게 울려 퍼졌다.
"그래요, 영진 씨. 제가 바로 당신의 곁에 있던 나비예요.“
미친!
그녀의 말은 그를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는 고양이로서 그를 지켜봤던 나비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김영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나비, 대체 어떻게 네가 이런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거야?“
말도 안된다. 나비가 사람이 됐어?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설마 나 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꿈을 꾸고 있는 거 아니지?
잠깐. 그럼 설마.........이대로 지금 이 모든 사태의 비밀이 밝혀지는 건가? 나비의 과거와 김영진 곁에 머문 이유라든가 뭐 그런 것들 말이야. 왜 지금 흐름이 그런 걸 나타내는 흐름이지 않나?
나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여전히 따뜻하고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제서야 당신에게 모든 걸 말해줄 때가 온 것 같네요. 제가 사실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었어요. 차원의 균열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저는 당신의 곁에 있기로 정해져 있었죠.“
그래. 니가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는 건 나도 얼마전에 이 미친 사태가 일어나는 걸 겪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말은 김영진을 한층 더 혼란스럽게 했다. 나비는 왜 그와 함께하며, 또 차원의 어둠과 관련된 일이 벌어질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김영진은 그 의미를 파악하려 애썼다.
"나비, 그렇다면... 넌 차원과 관련이 있는 존재였던 거야?"
나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김영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설명을 이어갔다.
"제 정체는 차원과 연결된 한 존재였어요. 한때 저는 차원의 균열을 지키며 다른 차원들로부터 어둠의 기운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수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차원의 힘에 오염되었고, 결국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고양이의 형체로 이곳에 오게 된 거예요."
김영진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편으로는 충격을 받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나비가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그의 옆을 지켰던 이유, 그리고 차원의 균열이 열렸을 때 그가 나비와 함께 더 강해졌던 이유가 모두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그럼... 넌 일부러 내 곁에 있었던 거야?"
나비는 그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차원의 균열이 이 세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저는 당신의 곁에서 균열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그리고 균열이 열렸을 때, 제가 당신에게 더 큰 힘을 부여할 수 있었던 거죠."
그녀의 말은 마치 운명이 그들을 이끌어준 것처럼 들렸다. 김영진은 여전히 나비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스러웠지만, 그녀가 언제나 자신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사실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그리고 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일이 벌어져야 하는 건지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왜 하필 김영진이어야 했는가.
김영진은 우선 먼저 질문을 했다. 나비에게 나비가 인간으로 변한 이유를 말이다. 무턱대고 계속 고양이로 살던 그가 김영진의 앞에서 갑자기 고양이로 변한대에는 분명 무언가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게 아닌가? 분명 그런 이유가 있을 거였다.
김영진은 차분하게 나비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여전히 하나의 의문이 남아 있었다.
"나비,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거야? 지금 이 순간이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나비는 그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눈을 빛내며 답했다.
"균열이 닫히면서 제가 지니고 있던 차원의 힘이 현실에 머무르게 되었어요. 차원의 균열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고양이의 모습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으로 당신 곁에 머무를 수 있게 된 거예요."
김영진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알던 고양이 나비가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에 경이로움과 놀라움을 느꼈다. 그녀가 자신을 돕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했던 것 자체가 마치 꿈만 같았다.
"그럼··· 넌 이제 나와 이곳에서 계속 함께할 수 있는 거야?"
나비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고, 그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그가 느꼈던 나비의 부드러움과 같았다. 김영진은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나비가 그의 곁에 언제나 있어준 고마운 존재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어쨌거나 나비는 김영진이 이 세상에서 살면서 제일 의지하고 마음을 건넸던 생명체였다.
현실 속에서의 새로운 동반자가 생긴 것이다. 고양이인, 아니 사람이된 고양이인, 그러니까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고양이라고 해야하나 이세계의 생명체라고 해야하나 헷갈리는 그런 것이 말이다!
그날 이후, 나비는 사람의 모습으로 김영진의 곁에서 머물기 시작했다. 그는 나비가 인간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내면에는 그가 알고 있던 고양이 나비의 따뜻함과 애정이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비는 김영진의 집 안에서 그를 돌봐주고, 때로는 차원의 힘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었다.
나비는 차원의 균열을 지키는 수호자였기 때문에, 차원과 관련된 여러 비밀들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김영진이 차원에서 얻은 힘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현실 속에서 그 힘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차원의 어둠이 다시 그들의 세계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다.
"김영진, 차원은 언제나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제가 당신의 곁에서 이 균열을 지키고, 또 당신을 도울 거예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든 저에게 의지해도 좋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그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김영진은 이세계의 경험 속에서 혼자 싸워야 했던 고독과 두려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는 큰 안도감을 느꼈다. 이 거지같은 현실에 이렇게 빠졌지만 어쨌거나 혼자는 아니라는 그런 안도감이 생긴 것이다!
그들은 함께 차원의 비밀을 연구하고, 어둠의 기운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했다. 나비는 차원의 수호자이자 그의 동반자로서, 김영진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그들의 유대는 단순한 친구나 동료를 넘어선 특별한 관계로 성장해 갔다.
미래의 균열에 대한 대비와 함께 시작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김영진과 나비는 그렇게 서롤를 의지하면서 앞으로 생길 불운한 일을 대비했다.
김영진과 나비는 평온한 현실 속에서 함께 지내면서, 때때로 이세계에서의 기억을 되돌아보았다. 나비는 그에게 그동안 겪었던 균열의 비밀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들이 앞으로 대비해야 할 위험들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어둠이 언제나 차원의 틈새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둠은 언제든지 다시 우리를 시험하려 들 거예요. 차원의 힘을 지닌 당신을 노리는 이들도 나타날 수 있어요. 하지만 이제 저도 당신과 함께 싸울 거예요."
김영진은 그런 그녀를 지켜보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단순히 현실의 세계에만 머무는 존재가 아니었다. 차원과 이 세상을 연결짓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자신을 자각하고, 나비와 함께 그 사명을 이어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 결심을 위해 필요한 훈련과 연구를 나비와 함께 이어갔다. 차원에서 얻은 힘을 다루는 법, 균열이 나타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어둠의 힘을 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익혀갔다. 나비의 지식과 경험은 그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
끝없는 동행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비와 함께 나아가면서 말이다.
김영진과 나비는 더 이상 단순한 주인과 애완동물의 관계가 아니었다. 나비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후, 그의 곁에서 언제든 그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차원 속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고, 또 한편으로는 현실의 평온한 일상을 함께 보내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갔다.
김영진은 언제나 곁에서 지켜주는 그녀의 존재에 깊은 감사와 애정을 느끼며,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나비와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들의 유대는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힘이 되어주었다.
그들은 이제 차원의 균열이 다시 열릴 때를 대비하며,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을 살아갔다. 언제까지나 함께하며, 서로를 지켜주는 영원한 동반자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나비와 함께라면 이제 슬픔도 무엇도 버틸 수 있었다. 일단 무언가 자신의 옆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심하고 있다보면 꼭 무언가 일이 터지더라. 그러니까 예를 들면
다시 열린 균열이 닥쳐오는 차원의 위협을 가져온다든가 하는 그런 일 말이다. 꼭...............그런 일이 생기더라. 하지만 그런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김영진은 생각하며 나비와 평범한 일상을 지내려 노력했다. 물론 평범할 순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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