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 각성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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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4.10.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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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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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혈폭

DUMMY

눈을 떴을 떄는 병원이었다. 데케레프가 나를 화장실에 옮긴 다음, 헌터 협회 직원이 발견한 것 같았다.


“후우.”


핸드폰을 들어 날짜를 확인했다.

월드 보스를 혈폭으로 쓰러트린지 3일이 지나 있었다.


난 3일 동안 쭉 잠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혈폭을 사용한 대가였다.


[스킬 - 혈폭(쿨타임 10초)]

[30미터 이내의 피를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사용 시 피로해집니다.]


혈폭을 사용한 다음에는 피로해진다는 제약이 있었지.


일단 월드 보스 주변에 있는 피를 다 터트리기는 했는데, 그 반동으로 극심한 피로가 찾아온 것 같았다.


다만 그 성과로.


[월드 보스 공략 기여도 1위 보상을 수령하시겠습니까?]


월드 보스 공략 기여도 1위를 하게 되었다. 그에 따른 보상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곳에서 수령하기는 내키지 않았다. 이상한 게 튀어나올지도 몰랐으니까.

집에서 천천히 열어보기로 했다.


그때 내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 주인님! 일어나셨습니까!

“그래.”

- 제가 지금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와. 내가 돌아갈 테니까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데케레프가 나를 소환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병실에서 갑자기 사라지면 실종 처리 될지도 몰랐다.


오랜만에 두 발로 집에 들어가 볼 생각이었다.


그리 생각하며 병실을 둘러보았다.


“1인실이네?”


문득 이상함이 느껴졌다.

내가 누워 있는 곳은 조용하고 깔끔한 1인실이었다.


과로로 쓰러지면 병원에 일단 입원은 시켜주겠지 생각은 했는데, 1인실에 넣어 줄 줄은 몰랐다.


‘이거 나중에 돈 내라고 하려나?’


게이트 관리국에서 병원비를 주지 않을 확률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일을 하다 과로로 쓰러진 걸 유도하기는 했지만, 병원비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지.


혈폭 쓰다 쓰러진 거라 노동청 같은 곳에 얘기하기도 양심이 찔렸고.


근데 병원비를 내가 지불하겠다는 건 1인실을 상정하고 했던 생각이 아니었다.


1인실이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그렇게 조듬 걱정하고 있을 때였다.


병실 안으로 간호사가 들어왔다.


“깨어나셨네요. 몸은 좀 괜찮으세요?”


고개를 끄덕였다. 간호사가 의사 선생님을 불러온다고 하더니, 의사가 와서 간단하게 몇 가지 물어보았다.


몸은 괜찮으냐, 이상 있는 부분은 없느냐.


순수하게 피로해져서 쓰러진 것뿐이라 문제는 없었다.


“느껴지는 이상이 딱히 없어도 당분간은 안정을 취하세요.”

“아, 보호자 분께 연락드렸어요. 바로 방문하신다고 했어요.”


간호사가 나가기 전에 그런 말을 남겼다.


‘보호자?’


내게는 보호자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경우에는 아마 발견자라던가, 회사 사람이 보호자를 해줬을 것 같기는 한데.


누군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바로 방문한다고 했으니 곧 있으면 알게 되겠지.


나는 좀 더 누워 있기 위해 이불을 끌어 올렸다. 잠에서는 깨어났지만 아직 몸에 피로가 남아 있었다.


‘함부로 못 쓰겠네. 진짜.’


월드 보스를 한 번에 처리한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3일 내내 기절한 것도 모자라 아직까지 여파가 남아 있다니.


끼익.


그때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들어왔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안유진 헌터님?”


협회 소속 A급 헌터 안유진였다.


간호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보호자가 바로 찾아오고 있다고.

누군가 했는데 그게 안유진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있었다.

안유진은 내게 거의 매일 안마를 받아가기는 해도, 따로 친분이 있다고 할 수는 없었다. 당장 서로 전화번호도 몰랐는데.


근데 내 보호자가 안유진이라니.


“어어, 준혁이, 과로로 쓰러졌었다면서.”


병실 안으로 들어 온 안유진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하다는 듯이 얘기했다.


“요근래 내가 마사지 좀 많이 시키기는 했었지? 아무리 그래도 쓰러질 줄은 몰랐는데······ 쩝. 어찌됐든 미안해. 앞으로는 자중할게.”


침대 옆 의자에 걸터 앉은 안유진이 말했다.


최근에 들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안마를 받기는 했었다. 조금 과할 정도로.


수혈을 받은 이후 힘이 강해진 덕에, 마사지 할 때 힘이 더 실렸었다. 그거 덕분에 시원해서인지 더 자주 찾아왔었지.


물론 그것 때문에 쓰러진 건 아니었지만.


“병원비는 내가 다 결제 해뒀어.”

“고맙습니다.”


안유진은 안마 때문에 과로로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사실 안마가 힘들기는 해도 하다가 막 쓰러질 정도는 아닌데.


“그리고 이건, 빈손으로 오기 좀 그래서.”


안유진은 과일 바구니를 옆에 올려두었다. 근처에서 오는 길에 하나 사온 것처럼 보였다.


“나 일이 바빠서 금방 나가봐야 돼. 내가 게이트 관리국 쪽에는 잘 말해 둘 테니까 푹 쉬어. 필요한 거 있으면 또 연락하고.”


안유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떠났다.



=====



그날 저녁, 퇴원 절차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병원보다는 집이 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집에 들어갔을 때.


“어.”


처음보는 여자가 편한 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여자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문을 닫고 다시 나왔다.


‘내가 집을 착각했나?’


아니, 현관문 비밀번호가 같을 리는 없잖아.

그럼 집에 있는 저 여자는 누구란 말인가.


누구길래 자기 집처럼 편하게 누워 있는 거지.


그때 현관문이 열리며 안에 있던 여자가 나왔다.

아까는 자세하게 보지 못해서 몰랐지만, 직접 마주하자 알게 되었다.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에 흑발. 거기다가 이색적인 붉은 눈.


미인이었다.


“······누구세요?”

“주인님! 저 데케레프입니다!”


현관문을 연 데케레프가 안으로 나를 안내했다.


“주인님이 쓰러지신 후에 월드 보스의 마석을 빼먹었습니다. 제 몸에 마력이 많아져서 인간 형태로 변신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월드 보스에게서 나온 마석이라면 분명 평범한 마석들과는 크기부터가 다를 것이었다. 워낙 큰 녀석이었으니까.


팔면 당분간 생활비 걱정은 안 해도 됐겠지만, 아깝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 손에 들어와 봤자 판매하기도 어려웠다. 그만한 마석을 판매하면 큰 돈이 되기야 하겠지만, 판매할 루트가 마땅치 않았지.


잘못 들고 있다가 마석을 노리는 빌런에게 노려질 수도 있는 것이었고.


차라리 데케레프가 빼먹어 줘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주인님께 수혈도 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데케레프를 바라보았다.


매일 보던 박쥐의 모습이 아니었다. 어디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이라도 해도 믿을 정도의 외형.


입을 옷이 없어 내 티셔츠를 입었는지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옷이 헐렁하게 내려왔다.


근데 목소리나 말투는 이전의 데케레프와 다를 바가 없으니.


어색했다.


“이, 일단 앉으실래요?”


바닥에 있는 자리를 권했지만, 데케레프는 소파에 앉아 내 손목을 끌었다.

나도 함께 앉는 자세가 되었다.


“편하게 말씀하십쇼!”


그러더니 내 손에 얼굴을 비벼댔다.

박쥐 때도 자주 하던 행동이었다. 자고 일어나보면 내 품에 안겨 있던 적도 많았지.


그렇지만.


“어우 씨.”


이거 굉장히 느낌이 이상했다.

박쥐일 때는 고양이가 그루밍하는 거랑 비슷한가보다 했었는데.


인간 모습이니까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모르겠었다.


나는 데케레프를 조금 떼어내며 말했다.


“내가 없는 동안 뭐 변한 거 있냐?”

“주인님께서 처리한 월드 보스 이후······ 탑의 전조가 나타났습니다.”

“탑?”

“예. 혹시 티비를 켜보시겠습니까?”


나는 주변에 있던 티비 리모콘을 들고 뉴스를 틀었다.


“지금 뉴스는 죄다 이 이야기 일 겁니다.”


뉴스에서는 현장 기자가 어느 지역을 보여주며 말하고 있었다.


- 이곳은 사흘 전, 월드 보스 자이언트 티라노가 나타났던 게이트 주변 일대의 모습입니다. 바닥이 검붉은색 흙으로 가득 뒤덮였습니다.


우리 집과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였다.


월드 보스가 나타났던 바로 그 위치.


-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과 헌터 협회가 주변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그 말을 끝으로 아나운서 화면으로 넘어가더니, 이내 다른 뉴스거리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탑이라는 얘기는 없는데?”

“아직 인간들이 몰라서 그렇습니다. 저 흙은 탑의 전조 증상입니다.”


데케레프는 계속해서 탑에 대해 언급했다.


“지구 말고도 여러 행성이 존재합니다. 저도 다른 행성에서 왔고요. 그리고 탑은······.”


데케레프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해당 행성이 멸망할 징조입니다. 탑을 제한시간 안에 등반하지 않으면 행성이 멸망하고 맙니다.”


데케레프는 탑으로 인해 산산조각난 행성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 말은 즉슨, 탑을 오르지 못하면 지구 또한 붕괴될 거라는 이야기였다.


“저 흙이 있는 곳이 탑이 올라서게 될 위치입니다. 저런 흙이 생겨났다는 건 앞으로 길어봐야 몇 달 이내로 탑이 나타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탑이 생겨날 때까지 남은 시간은 몇 달 정도.


솔직히 잘 와닿지는 않았다.

계속되는 몬스터들의 공격과 늘어나는 게이트들, 그것들로 인해 멸망론자들이 판을 치기도 했었지만.


게이트와 몬스터가 나타나고 50년이 지났다. 그동안 종말 같은 건 오지 않았다.


“물론 탑이 발생한 이후에도 시간은 있습니다. 하지만 등반하지 못하면 얼마 안 가 지구가 무너지고 말 겁니다.”


탑을 등반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잡고 올라가야 한다고 했었지.


“음······.”


데케레프의 말을 다 들은 나는 잠깐 고민했다.


“뭐 알아서 잘 막지 않을까?”


한국에만 S급 헌터 세 명이나 있었다. 해외까지 포함하면 강력한 헌터들이 넘쳐날 거고.

그렇다면 알아서 등반해서 지구 붕괴를 막아주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우리집은 내가 지켜야겠지만.”


이번에 월드 보스와 마주하면서 느꼈다.


국가나 헌터들이 나 같은 개인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특히나 이 근방에 게이트라도 하나 더 터지면, 그대로 우리 집은 개판이 날지도 몰랐다.


적어도 그런 일은 막을 힘을 지니고 싶었다.


“탑이 나온 이후에는 게이트가 나타나는 빈도도 많아질 겁니다.”


더군다나 데케레프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의 세상은 혼란스러워지면 혼란스러워졌지, 평화로워 질 리는 없었다.


게다가 탑을 등반하지 못하면 지구가 붕괴한다고 했다.

그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지면, 세상이 어떻게 급변할지 몰랐다.


그런 뉴스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혼란을 불러 일으키기 좋았으니까.


빌런이나 범죄자가 늘어난다거나 할 수도 있었지.


“결정했어.”


내 한 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게이트 관리국에서 일하면 여러 헌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가끔 자기들이 훈련하는 방법을 얘기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어마무시한 훈련량.


솔직히 난 그걸 따라 할 자신은 없었다.


운동이라고는 축구나 농구 조금 해본 게 고작이었다. 그런 내가 갑자기 각성했다고 해서, 그런 고된 훈련을 따라할 수는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됐다.


“데케레프, 지금 수혈 할 수 있다고 했지?”

“물론입니다!”


데케레프가 가진 수혈이라는 스킬.

그걸 사용하면 혈폭 같은 강력한 스킬도 얻을 수 있었고, 육체 또한 강화되었다.


‘그리고 혈폭 스킬을 보면.’


어느 정도 상처를 입은 상태였기는 했지만.

혈폭을 한 번 사용했을 뿐인데 월드 보스가 그대로 처치되었다.


그 뒤에 바로 쓰러진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다른 헌터들이 먼저 공격해서 피를 잔뜩 흘리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고.


그러나 이런 저런 조건을 다 배제하고서라도.


실로 엄청난 화력이었다.


수혈을 통해 그런 스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럼 오늘 자기 전에 수혈을 하는 걸로 하고.”


그리고 지금은 수혈 말고 할 게 있었다.


[월드 보스 공략 기여도 1위 보상을 수령합니다.]


월드 보스, 자이언트 티라노 공략 기여도 1위 보상.

그걸 열어 볼 차례였다.


월드 보스 공략 보상은 다양한 걸로 알았다.


기여도가 낮으면 작은 크기의 마석이나, 별 볼 일 없는 장비를 던져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나처럼 기여도가 1등이라면 격이 다른 보상이 나타날 것이었다.


방 안에 빛이 번쩍이며 작은 물건이 하나 떨어졌다.


“반지?”


나는 반지를 집어들었다.


[야수왕의 반지]

[등급 : 저주]

- 효과 : 착용 시 피로가 사라집니다.

- 저주 : 착용자의 마력이 소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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