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 각성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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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4.10.15 08:05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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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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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혈폭

DUMMY

대한민국에 S급 헌터는 총 3명이었다.

검성 도승철, 염제 김종우, 그리고 성주 성민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전부 알 만큼 유명한 이름들이었다. 웬만한 국회의원급 이상으로 티비에 얼굴을 비췄으니까.


그리고 그런 이들 세 명이 모였다.


모이는 장소는 성민아의 천년성.


그녀의 스킬로 만들어진 난공불락의 요새 안에서, 도승철과 김종우가 방문했다.


“다들 오랜만이로군.”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헌터 셋이었다. 서로 앞날을 도모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경우도 많았다.


다만 다들 바쁜 S급 헌터들인 만큼 시간이 없어서, 이렇게 직접 셋이서 얼굴을 대면하는 일은 드물었다.


“도승철, 그래서 왜 모은 거야?”


성주 성민아가 거만하게 앉아서 도승철에게 말했다.


자리를 만들어 준 건 성민아였지만, 회의를 갖자는 이야기를 꺼낸 건 도승철이었다.


“이번 자이언트 티라노 토벌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 있던 염제 김종우가 말했다.


“그거라면 자네가 활약해서 토벌했다고 들었는데. 자랑이라도 하려고 부른 건가?”


대외적으로 자이언트 티라노를 토벌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건 도승철이었다.


토벌 중에 갑자기 자이언트 티라노가 터져 죽는 일이 있었으나, 그건 일정 이상 데미지를 받은 자이언트 티라노가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알려졌었지.


놈이 쓰러지는 영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자들이고 뭐고 월드 보스가 무서워서 다들 대피한 상태였으니까.


그러다보니 그 자리에 있던 유일한 S급 헌터인 도승철의 공로가 되었다.


“그 토벌에서 내 지분은 40%. 공략 기여 순위는 2위다.”


도승철의 상태창에 올라온 메세지였으니 틀림 없었다.


“같이 토벌에 참여했던 A급 헌터들이 10프로 남짓.”


안유진을 제외한 다른 A급 헌터들의 기여도까지 생각했을 때.


“누군가 자이언트 티라노 토벌에 50% 가까이 기여했다.”


도승철의 결론은 그러했다.


“······누가?”


앉아있던 성민아가 물었다.

도승철은 바로 대답했다.


“토벌 도중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났다. 자이언트 티라노의 몸이 그냥 터져버렸지.”


처음에는 자이언트 티라노가 자폭이라도 하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기여도를 확인하며 깨달았다.


자이언트 티라노가 터져 죽은 건 다른 각성자의 소행이었다는 것을.


“근데 그 폭발을 누가 일으킨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현장에 있던 헌터들에게 물어봐도, 자이언트 티라노를 폭발시킨 기여도 1등을 찾아낼 수 없었다.


도승철은 궁금했다.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은 공격으로도 쓰러트리지 못한 월드 보스를, 손 쉽게 해치운 것도 모자라 기여도 1등까지 차지하다니.


그래서 정체를 알아보기로 했다.


도승철은 월드 보스를 토벌한 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자이언트 티라노를 잡은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지대한 공헌을 끼쳤으니 정부는 자신에게 월드 보스 토벌 포상금을 지불하라고.


S급 헌터인 그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


현장에서 자이언트 티라노가 터지는 걸 직관한 헌터들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도승철이 입단속을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업계 선배이자 S급 헌터인 도승철의 부탁이었으니, 안유진을 포함한 헌터들은 반기를 들지 않았다.


“내가 공로를 차지했지만, 정작 진짜 기여도 1등은 항의하는 말 한 마디 없다. 정상적인 헌터는 아니라는 뜻이다.”


정상적인 헌터였다면 즉시 항의했을 게 분명했다.

자기 공로를 통째로 빼앗긴 게 배가 아파서라도.

하지만 아무런 말도 없는 걸 보면, 정상적인 헌터가 아닌 게 분명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게다가 월드 보스의 마석이 사라졌다.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기여도 1위인 그놈이 훔쳐간 것 같다.”


마석을 준 게 아깝지는 않았다.

원래라면 기여도에 따라 마석을 나눠야겠지만, 대신 월드 보스 토벌 포상금을 받게 되었으니까.


마음에 걸리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떳떳하게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고, 마석까지 훔쳐 달아났다······.”


염제 김종우가 중얼거리더니, 이내 결론을 입 밖으로 내보냈다.


“빌런 밖에 없겠네.”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도, 마석을 정당하게 분배받지 않고 훔쳐가는 것도.


기여도 1위가 빌런이라면 설명되는 일이었다.


“그래. 그것 때문에 모이자고 한 거다.”

“······.”

“······.”


도승철의 말이 끝나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해외에서 골치아픈 벌레라도 한 마리 기어들어 온 건가?”


대한민국에 있는 빌런 중에, 월드 보스를 잡으며 기여도 50퍼센트 가까이 뽑아내는 실력자는 없었다.


그렇다는 건 해외에서 들어 온 빌런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강력한 빌런의 대한민국 입국은 헌터들로서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원래 빌런이란 헌터들의 마석이나 훔쳐 먹는 좀벌레 같은 이들.

그러나 이번처럼 강력한 빌런이라면.


제아무리 S급 헌터라고 해도 표적이 될 수도 있었다.


빌런들이 헌터들의 장비를 노리고 습격하는 일은 흔했으니까.


“헌터 협회장하고 이야기는 끝났다. 그쪽에서도 닿는데까지 조사에 힘써주곘다고 하더군.”


도승철의 의견은 간략했다.


“적당히 몸 좀 사려야겠군.”


S급 헌터는 국가의 전력이었다.

그러니 전력이 사라지는 불상사 따위 일어나서는 안 됐다.


“해외 쪽은 내가 알아보지. 그 정도 거물이면 자기 나라 뜨면서 흔적은 남겼을 테니까.”


그리고 그들은 국가 전력임과 동시에 헌터였다.

헌터는 단순히 몬스터만 잡는 이들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을 사냥하는 이들.


염제 김종우는 해외 쪽을 알아보곘다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



- 월드 보스 자이언트 티라노를 물리쳤습니다! 제가 공략 기여도 1위입니다!

“······왜 저 사람이 기여도 1등이라고 구라치는 거냐?”


집에 누워서 티비를 보며 데케레프에게 말했다.


티비에는 도승철이라는 S급 헌터가 나와 있었다. 월드 보스 공략 기여도 1등이라면서 자랑스럽게 떠들어댔지.


정작 진짜 기여도 1등은 나였다.

저 도승철이라는 사람도 자신이 1등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었다. 상태창에 기여도와 함께 자신이 몇 등이라고 나왔으니까.


“그러게요. 저 사람에 대해 알아볼까요?”


데케레프가 그렇게 말하며 라면을 한 젓가락 집어 먹었다. 후루룩 면치기까지 해가면서.


“아니, 알아 볼 필요 없어.”


도승철이 누군데.

당장 인터넷에 이름만 검색해도 키부터 몸무게까지 다 나오는 유명인이었다.


나도 아는 사람이었고.


조사할 필요도 없었다.


“기여도 높다고 뻥쳐서 정부에 포상금을 요구하는 거겠지. 마석도 우리가 훔쳤으니까.”


게이트 브레이크로 인해 밖으로 나온 몬스터나, 월드 보스를 처리하면 게이트 관리국에서 포상금이 나왔다.


그걸 노리고 기여도 1위를 주장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월드 보스 토벌 포상금이라면 분명 어마무시한 돈일 게 확실했지만.


“그 정도는 괜찮겠지.”


어차피 나는 헌터가 아니라 토벌 포상금 같은 거 수령할 수 없었다. 헌터가 아니면 공략 기여를 해도 포상금을 받을 수 없었으니까.


데케레프가 마석을 먹어버리기도 헀고.


무엇보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자이언트 티라노가 피를 철철 흘리는 상태였다.

애초에 상처를 많이 입은 상태가 아니었다면 처리할 수 없었지.


내가 자이언트 티라노를 잡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던 건, 다른 이들이 먼저 피해를 입혀줬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불만은 없었다.


“근데 넌 그만 좀 먹어라.”


옆에서 같이 티비를 보며 라면을 먹는 데케레프.

녀석은 인간 모습을 갖게 되고부터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아이 참, 이렇게 맛있는 걸 먹지 말라니······ 너무도 하십니다.”


흡혈박쥐 상태에서는 혀가 맛이 가 있었는데, 인간형으로 바뀌자 미각이 생겨났다고 헀다.

그래서 음식들이 맛있게 느껴졌고.


원래는 안 먹어도 몸에 있는 마력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살아갈 수 있었는데, 그냥 맛있어서 먹는다고 했다.


밥까지 말려던 데케레프가 투덜거리면서도 주걱을 내려놓았다.


고작해야 라면 먹는 애한테 너무한 것 같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라면을 다섯 봉이나 먹어?”


얘가 먹는 양이 워낙 많아야지.

여기서 밥통에 있는 밥까지 먹으면 내가 먹을 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이 반지 괜찮네.”


나는 손에 있는 반지를 내려다 보았다.

월드 보스 기여도 1위 보상으로 얻은 물건.


[야수왕의 반지]

[등급 : 저주]

- 효과 : 착용 시 피로가 사라집니다.

- 저주 : 착용자의 마력이 소멸합니다.


장비에는 각자 등급이 있었다.

일반, 레어, 유니크, 레전더리.


일반 장비만 해도 못해도 수십에서 수백이 넘어갔고, 레어나 유니크부터는 몇 천에서 몇 억은 기본이었다.


레전더리 등급은 아예 값을 매기기 힘들 정도였고.


그리고 마지막 저주.


사실 저주 아이템은 일반적인 등급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평범한 아이템과는 다르게 저주라는 옵션이 존재했다. 아이템마다 각각 다른 종류의 저주가 있었지.


지금 내가 차고 있는 야수왕의 반지처럼 몸에 마력이 없어진다거나 하는.


레전더리 아이템과는 다른 의미로 값을 매기기가 어려웠다.

성능 뿐이 아니라 저주의 내용까지 살펴봐야 했으니까.


아무리 좋은 성능을 지녔다고 한들, 저주가 너무 치명적이면 쓸 수 없었다.


‘심지어 한 번 저주 등급 장비를 착용하면 해제한 다음에도 저주가 유지된다고 했었지.’


내가 알고 있던 정보는 아니었고 데케레프가 알려줬었다.


그리고 이 반지를 착용하라고 권유한 것도 데케레프였다.


“주인님한테 딱 맞는 장비입니다. 어차피 혈귀님의 스킬은 마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대부분 사용한 뒤 피로감이 뒤따릅니다.”


혈귀의 스킬, 그러니까 흡혈이나 혈폭 따위의 스킬들은 마력을 재료로 하지 않았다.


대신 사용 직후의 피로감이 문제가 될 뿐이었지.


그런 문제를 싹 해결해 줄 물건이었다.


“수혈을 통해 스킬을 알려드리는 것도, 제 마력으로 피를 조작한 다음 넘겨드리는 거라 아무 지장 없습니다.”


내게 저주의 내용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마력 같은 건 쓰지도 않았으니까.


“이 반지는 최대한 숨겨야겠네.”


피로가 사라진다는 건 상당히 좋은 옵션이었다.


이 반지는 마력을 바탕으로 하는 스킬이나,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만 제외한다면 누구나 가지고 싶을 것이었다.


몸을 쓰는 헌터들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게 되면 더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으니까.


‘당장 안유진만 해도 어깨 안마 같은 거 필요 없겠지.’


근육에 피로 또한 없어졌다.


게다가 잠 또한 자지 않아도 되니 활동할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다.


이 반지의 옵션은 꽁꽁 숨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요새 빌런들은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 대형 길드 창고를 털러가는 일도 있다고 했었지.

그런 상황에 나 같은 일개 개인이 이런 장비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빌런들이 집으로 쳐들어 올지도 몰랐다.


다만 가지고 있는 게 무서워서 반지를 팔아 넘기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값어치를 측정하기도 힘들 뿐더러, 구매자가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었으니까.


혈폭과 딱 알맞는 옵션이라 버리기도 아까웠고.


그때 화장실에서 데케레프가 나왔다. 내가 준 칫솔로 이빨을 닦고 나온 듯 보였다.


“주인님, 수혈을 해드리겠습니다.”


데케레프는 월드 보스의 마석을 훔쳐 먹었다.

그로인해 내게 수혈을 해줄 수 있게 되었고.


“그래.”


팔을 내밀었다.

데케레프는 인간 형태 그대로 내 팔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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