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 각성으로 초월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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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4.10.15 08:05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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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글자수 :
84,069

작성
24.10.1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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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부산

DUMMY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S급 게이트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 주인님, 조심하십쇼! 누가 옵니다!


옆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던 데케레프가 얘기했다. 안 그래도 갑자기 터진 게이트 때문에 긴장하고 있었는데, 누가 오긴 누가 온단 말인가.


잠시 뒤 진짜로 로브를 뒤집어 쓴 남자가 내게 달려들었다.


데케레프가 기다렸다는 달려들어 몸통으로 들이 받았다.

데케레프도 은신한 상태에서 마법을 쓸 수는 없어서, 일단 빠르게 임시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평범한 몸통 박치기임에도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날린 공격이라 상대는 대처하지 못 했다.


“커헉-!”


그의 손에 들고 있던 단검이 달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얼굴에는 이상한 가면을 쓰고 있고, 로브를 뒤집어 써서 정체를 볼 수는 없었지만, 단검을 들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알 수 있었다.


‘나를 죽이려고 한 것 같은데.’


행색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상한 옷차림새나 사용하는 무기로 보건데 빌런 같았다.


상대가 살의를 품고 덤벼든 빌런이라면, 나도 봐줄 필요가 없었다.


[스킬 - 흡혈을 사용합니다.]


남자의 피부가 뜯겨져 나오면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대로 내 몸에 피가 흘러들어와도 괜찮겠지만, 내가 구상한 장면은 조금 달랐다.


[스킬 - 혈갑을 사용합니다.]


혈갑으로 덤벼든 상대의 몸을 감싼 다음.


[스킬 - 혈폭을 사용합니다.]


–!


피가 터지며 남자가 폭발에 휘말렸다.


“크으으윽······!”


폭발에 직격 당했음에도 남자는 죽지 않았다.

몸이 단단했다. 혈폭을 버틴 걸 보면 약한 빌런은 아닌 것 같았다.


“각성자였나······!”


입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투로 보건데 한국인은 아니었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배운 느낌이었다.


“죽여주마!”


남자는 단검을 다시 고쳐잡으며 내게 달려들었다.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


- 주인님, 처리하겠습니다.


피이이이잇-!


옆에 있던 데케레프의 눈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레이저가 남자의 몸통을 뚫었다.


남자는 쓰러졌다. 미동도 없는 걸 보면 그 자리에서 죽은 모양이었다.


“······.”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

하지만 동요 같은 건 없었다. 나도 놀랄 만큼 침착하고 냉철한 반응이었다.


‘수혈의 효과인가.’


수혈을 받으면 정신적으로도 변화가 있는 모양이었다. 지난 번에 게이트에서 오크와 마주치면서도 느꼈다.


강해보이는 오크를 보면서도 크게 겁 먹지 않았었지.


수혈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강해진 모양이었다.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충격보다는.


‘CCTV도 없고, 게이트 브레이크 때문에 몬스터도 풀렸으니까 발견되더라도 몬스터한테 죽은 걸로 처리되려나.’


혹시나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되지는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이 사람은 뭔데 날 노린 거지?”


내가 살면서 특별히 원한을 산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가면을 벗기고 얼굴을 살펴봤지만 그래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문득 안유진이 부산에 도착하면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경매 때문에 빌런들이 잔뜩 모일 거라고 했었지.


경매 때문에 유입된 빌런이 지나다니던 날 보고 습격한 건 아닐까 싶었다.


아무리 빌런이라고 해도 그렇지, 난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 목을 노리다니.


‘이 가면은 쓸만해 보이는데.’


문득 남자가 들고 있던 가면이 눈에 들어왔다.


[암살자의 가면]

[등급 : 레어]

- 투시 방해 Lv.3

- 보호 Lv.2

- 착용 시 로브가 생성됩니다.


투시 방해와 보호 옵션이 달려 있는 가면이었다.

가면을 얼굴에 써보았다. 그와 동시에 몸을 가리는 로브가 생성되었다.


투시 차단이 3레벨이나 된다면 제아무리 좋은 투시 스킬을 쓴다고 해도, 흐릿하게 보이는 게 고작인 걸로 알았다.


게다가 보호 옵션까지 달려서 몸을 지켜주는 장비로서도 쓸만했다.


이 정도 물건이라면 값도 꽤 나갈 텐데.


“잘 어울리십니다!”


데케레프가 가면을 쓴 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칭찬 맞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게 어울린다라.

칭찬 맞겠지.


쿠웅-!


그때 진동이 울렸다.

방향은 S급 게이트가 열린 쪽이었다.


몬스터들이 나와서 난동이라도 부리는 모양이었다.


게이트가 열린 부근은 내가 묵던 호텔 근처. 이곳으로부터 별로 떨어지지 않은 위치였다.


‘어떡할까.’


할 수만 있다면 가서 사냥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S급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라면 좋은 질의 마석을 품고 있을 테니까.


그걸 데케레프에게 먹이면 수혈을 앞당길 수 있을 테지.


S급 게이트라고 해서 무섭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이미 월드 보스에 커다란 기여를 한 전적이 있었으니까.


이제는 야수왕의 반지 덕에 혈폭도 마음대로 쓸 수 있었으니, 그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음은 틀림 없었다.


상황만 맞는다면 이번 게이트 브레이크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옆에 있는 데케레프가 문제였다.


‘데케레프랑 같이 다니면 빌런으로 볼 텐데.’


몬스터를 데리고 다니는 걸 보면 빌런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

몬스터를 사육하는 건 불법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이만한 기회를 놓치는 것도 아쉬웠다.


마석을 수급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얼다.


공략할 만한 방치된 게이트를 찾고는 있었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 있다고 해도 여기보다 좋은 마석을 얻을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고.


해결책은 간단했다.


“데케레프, 은신하고 따라와. 다른 사람한테 안 걸리게.”


데케레프를 은신시키면 그만이었지. 마석을 먹는 정도야 은신 상태에서도 가능했으니까.


‘근데 저기에는 안유진도 있을 텐데.’


안유진 앞에서 피를 뻥뻥 터트려 댄다면, 내일 아침 바로 질문 공세를 맞게 될 것이었다.


언제 각성했냐면서.


내가 지금 당장 헌터가 될 것도 아니고, 능력을 공개할 이유는 딱히 없었다.


자칫하면 데케레프에 관해 꼬리가 밟힐 수도 있으니 최대한 비밀로 부치는 게 좋았다.


게다가 지금 부산에는 빌런도 잔뜩 있다고 했으니, 괜히 얼굴을 보여서 좋을 게 없었다.

빌런들에게 찍히면 곤란해졌으니까.


‘가면 쓰고 대충 상황만 둘러보다가 올까?’


방금 빌런에게서 빼앗은 투시 차단이 붙어있는 가면.

이것만 있다면 정체를 들킬 염려는 없었다.


‘애초에 S급 게이트인데, 내가 가서 활약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잘 모르는 거고.’


가서 해볼만 하다 싶으면 뛰어들어서 싸운 다음 마석을 챙기고, 안 되겠다 싶으면 그대로 데케레프 타고 도망쳐도 될 것 같았다.


결론을 내렸다.


얼굴을 가릴 가면도 있었고, 데케레프를 은신 시킨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


“저쪽으로 가자.”



=====



S급 게이트의 등장.

호텔에 누워 자던 안유진은 재난 문자를 보고 벌떡 일어났다.


“하아······.”


하루 종일 기차타고 업무 숙지하고 차타고, 피곤한 일은 다 한 다음에 이제 잠 좀 자려고 했더니 이제는 게이트가 터져버렸다.


“내 인생은 왜······.”


인생 한탄까지 하며 겨우겨우 몸을 일으킨 안유진.


낮은 등급의 게이트면 그냥 안 나가고 자버릴까도 생각했었다. 자신이 안 가도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줄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가장 높은 S급 게이트였다. 이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내일이 경매 행사가 있어 다행이었다.

이 호텔에는 안유진 말고도 내일 경호를 위해 묵고 있는 헌터가 여럿 있었다.


경매가 아니었다면 이만한 숫자의 헌터들이 호텔에 묵고 있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게이트 브레이크를 진압하기는 굉장히 어려웠을 테지.


침대 옆에 놓아두었던 건틀렛을 차고 호텔을 나섰다. 밖은 난장판이었다. 몬스터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중이었다.


“······이런.”


안유진은 머리를 쓰러넘기며 상황을 살폈다.

무려 S급 게이트였다.


게이트 브레이크로 인해 빠져 나온 몬스터들 역시 얕잡아 볼 수 없었다. A급 헌터라고 해도 부담이 될 만큼 강력한 몬스터들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뺄 수도 없었다.

이 현장에는 S급 헌터가 없었다.


대한민국 헌터 중에서, S급 세 명을 제외하면 가장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고 평가 받는 게 안유진이었다.


그런 그녀가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나선단 말인가.


파바바밧–!


땅을 박차고 달려나간 안유진이 몬스터들을 때려 눕히기 시작했다.


“더럽게 질기네.”


문제는 눕히기만 하고 죽이지를 못 했다.


S급 게이트에서 나타난 몬스터는 트롤.

트롤은 굉장한 맷집과 재생력을 자랑했다. 그 바람에 주먹으로 때려도 잘 죽지 않았다.


물론 한 놈을 잡고 죽을 때까지 때려 패면 죽일 수야 있었지만.


트롤은 한 두 마리가 아니었다. 수 십 마리가 한꺼번에 튀어 나온 상태였다.


그어어어어–!


한 놈을 공격하면 다른 놈이 달려들었다. 큰 덩치 때문인지 속도는 느렸지만, 한 번 잡히는 순간 곤란해졌다.


게이트에서 계속해서 트롤이 나오고 있었다. 트롤의 숫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


안유진은 스킬까지 써가며 트롤들을 공격했다.


퍼억–!


안유진의 주먹이 트롤의 배를 강타했다. 트롤은 피를 잔뜩 뿜어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싸워도 싸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숫자도 숫자였지만 재생력이 발목을 붙잡았다.


완전히 목숨을 끊지 않으면 금방 회복해서 다시 일어나 버렸다.


그중에도 몇 마리 정도는 아예 배에 구멍을 뚫어 죽여버릴 수 있었지만.

물량 공세에 점점 밀리고 있었다.


‘컨디션만 좋았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나와서 그런지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곤란한 건 안유진 뿐만 아니었다.


“여, 여기 도와주십쇼! 지원 필요합니다!”

“여기도 도와주세요!”


트롤을 사냥하는 다른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게이트 공략과 다르게, 게이트 브레이크는 전혀 예상하지 못할 때 일어나곤 했다.

덕분에 헌터들끼리의 체계적인 움직임이나 합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덕분에 점점 더 헌터들의 열세로 몰리고 있었다.


‘귀찮게 돌아가는구만······.’


그렇게 트롤들과의 난전이 이어지던 때였다.


—!


주변에 흘러 있던 피가 부풀어 오르며 터져나갔다.

핏물에 맞은 오크들은 재생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트롤이 재생하지 않을 때는 목숨이 끊어졌을 때 뿐이었다.


갑자기 피가 터졌다. 대부분의 헌터들은 어리둥절 하고 있었지만, 안유진은 이와 같은 상황을 이미 겪어 본 적 있었다.


‘······월드 보스 때와 똑같다.’


월드 보스 자이언트 티라노.

놈을 토벌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었다.

마치 월드 보스가 자폭이라도 하듯 죽어 버렸다.


대외적으로 자이언트 티라노를 토벌한 건 S급 헌터 도승철이었다.

하지만 안유진은 알고 있었다.


실상 월드 보스를 쓰러트린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을.

도승철이 이후에 따로 불러 알려줬었다. 자신보다 공략 기여도가 높은 사람이 있다고.


피를 폭발시킨 건 도승철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도승철은 그를 빌런이라고 생각했다.

월드 보스를 잡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걸 보면, 떳떳하지 않은 사람이 틀림 없다고 판단했었지.


월드 보스에게 도승철보다도 더 큰 피해를 준 빌런.

대재앙이나 다름 없는 자가.


‘······여기에 있다는 건가?’


꿀꺽.

안유진이 침을 삼켰다.


월드 보스 때는 덕분에 큰 피해 없이 토벌할 수 있었지만.

도승철은 그를 빌런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어쩌면 내일 경매에서 물건을 강탈하기 위해 부산에 왔을 수도 있었다.


시선을 돌렸다. 우선 놈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먼저였다.

강력한 빌런의 등장은 몬스터를 뒷전으로 만들어 버렸다.


만약 싸우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안유진은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굴렸다.


얼마 안 가 발견할 수 있었다.

로브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건물 뒤편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내를.


사내는 안유진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위치에 있었다.

주변으로는 수 많은 트롤이 쓰러져 있고, 바닥은 피로 잔뜩 물들어 있었다.


안유진은 사내가 빌런인지 아닌지, 아군인지 적군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빌런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도승철의 추측일 뿐이었으니까.


그나마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사내는 트롤을 적으로 삼았다.


이윽고 사내가 트롤들을 향해 손을 펼쳤다.


파자자작-!


구어어어어-!


한 번에 수 마리의 트롤들의 피부가 뜯겨져 나왔다. 그 안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또 다시.


—!


강렬한 폭음이 울리며 또 한 번 트롤들이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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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게이트 24.10.09 122 4 12쪽
8 게이트 24.10.08 138 4 12쪽
7 혈폭 24.10.07 151 4 12쪽
6 혈폭 24.10.06 155 5 12쪽
5 혈폭 24.10.05 171 6 13쪽
4 혈폭 24.10.04 176 4 14쪽
3 흡혈 24.10.03 200 7 13쪽
2 흡혈 24.10.02 234 5 13쪽
1 흡혈 24.10.01 29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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