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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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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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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웨어울프(2)

DUMMY

“자 식사 나왔소. 맛있게 먹게나”


접시에 빵과 베이크드 빈즈 그리고 잘 구워진 고기가 담겨 나온다. 윤기가 흐르는 것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그에 더해 자극적인 냄새까지 나니 군침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흘 동안 고생을 해서 그런지 평범한 식단도 오늘따라 특별해 보였다.


“데이뭔? 뭐 하고 있어 어서 먹엉”


누실라는 이미 양 볼 가득 음식을 먹으면서 말하고 있었다. 다들 배고팠는지 음식이 나오자마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먹고 있었다. 나도 어서 먹어야겠다. 이 기세면 내 접시 위 음식까지 탐할 것 같으니 나도 어서 먹기로 했다.


제일 먼저 욕심 가득하게 베이크드 빈즈를 숟가락 가득 퍼서 입에 넣었다. 짭짤한 소스의 맛과 후추향의 향이 코안에 가득 퍼졌다. 그리고 나는 그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빵을 뜯어 입안에 넣었다. 이 타이밍이 늦었으면 자칫 입안에서 짠맛이 퍼졌을 것 같지만 고소한 빵이 진압을 해주면서 기분 좋은 은은한 단맛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제는 메인 요리를 먹을 차례다. 접시 위에 같이 노릇하게 구워져서 살인적인 고기 냄새를 내뿜고 있는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큼직하게 썰고 입에 넣으려 했다.


“오늘은 그럼 더 이상 일정이 없는 건가?”


그러자 갑자기 페첼이 입을 열어서 오늘의 일정을 물었다. 먼저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었지만, 질문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한체 스테이크를 잠시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예정대로 오늘은 휴식을 취하고 내일 다시 출발하도록 하자. 출발 전까지 각자 필요한 물건을 구해오고. 머릭, 혹시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어?"


"아니. 여기서는 편히 쉬어주는 게 할 일 이라네. 다음에는 바로 아르메니아로 직행할 거니 더 힘들 거야."


그렇다면 여기는 할 일이 없다는 거다.


"들었지? 오늘은 푹 쉬고 내일 다시 떠나자고. 내일 일찍 떠날 거니까 필요한 물건은 오늘 사는 게 좋을 거야."


“알았어~ 쉬는 건 자신 있지.”


누실라는 이미 전력으로 휴식 중이었지만 일단 내 말에 반응을 해주었다. 머릭과 페첼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식사를 이어하기 시작했다.


탁! 소리가 옆에서 갑자기 들려와 고개를 돌려서 보니 주인장이 맥주를 누실라의 자리에 내려놓고 있었다. 이 녀석 도대체 언제 주문했는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은 여기 처음인가?" 주인장 아저씨가 물었다.


"아저씨. 이 자리에 젊은이는 두 명밖에 없어. 한 명은 할아버지고 나머지 한 명은 할머니라고."


"하하하! 하마터면 내가 엘프를 겉으로 판단할 뻔했군."


아저씨는 내 농담을 재밌다는 듯 웃었고 머릭도 내 장난을 헛웃음을 하며 넘어갔다. 하지만 나이에 민감한 누실라는 전혀 재미가 없었는지 맥주를 마시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그걸 나는 모른 척 고개를 돌려 외면 했다. 뒤통수에서 따끔한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지?


"어저씨도 여기 앉아서 식사라도 하시겠어요? 보아하니 한가해 보이시는데요."


"아니.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손님 식사 자리에 낄 수야 없지."


손님 자리에 낄 수 없다고? 그럼, 조금만 한가해지면 손님과 같이 술을 마시는 우리 마을 로베르타씨는 얼마나 눈치가 없는 거지?


"잠깐 충고해 줄 것이 있어서 말을 건 것뿐이야."


"충고? 혹시 실종 사건을 말하는 건가요? 그거라면 입구 경비들에게 들었습니다."


"뭐야? 이미 알고 있잖아. 그렇다면 다행이지."


아저씨는 안심이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하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몰랐던 우리였기에 나는 아저씨를 붙잡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모릅니다. 뭐 주의할 점이라도 있나요?"


"응? 그놈들이 그건 말 안 해주던가? 이놈들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못하는 건지 감이 안 오는군."


그는 그렇게 불평하고는 다시 몸을 돌려서 우리에게 말했다.


"간단하게 이야기해 주지. 근래부터 사람들이 숲속에서 실종되는 일이 발생하더군.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밤이었으니 밤에는 실수라도 숲에 들어가지 말라고."


"이번 주에만 세명이라고 들었는데···. 피해자가 더 많나요?"


"내가 알기로는 다섯은 될 거야."


"다섯? 그때 동안 경비는 뭘 한 겁니까?"


"너무 뭐라 하지 말게 경비들도 이 잡듯이 숲을 뒤지고 있다더군. 다만 숲은 넓은데 경비대가 적은 것뿐이야."


나도 모르게 살짝 화를 내 버렸지만, 아저씨는 나의 버릇없는 행동을 나무라지 않았다. 본인도 어느 정도 불만을 느끼고 있나 보다.


"어쨌든 그렇다는 거야. 너희는 외부인이니까 얌전히 여기에서 머물다가 나가면 되는 거야. 알겠지?"


"...알겠습니다."


"그래, 그거면 된 거야. 식사나 마저 맛있게 하라고."


무언가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나의 가슴은 무언가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오지랖인 것은 알지만 묘하게 신경이 쓰였다. \


"데이먼, 허튼 생각하지 말고 밥이나 먹어."


페첼이 그런 나의 기분을 눈치챘는지 약간의 압박을 주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참견이다. 나도 기분이 찝찝하다는 것뿐이지 이 상황을 어떻게 해보겠는 소리는 아니다. 우리는 갈 길이 멀다. 이런 곳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는 짜증을 쫓기 위해 접시에 남은 음식을 후다닥 깨끗히 먹고 난 후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내일 떠나야 하니까 과음은 하지 말라고."


"알아, 알아. 나도 이것만 먹고 그만 먹을 거야."


누실라가 술은 좋아하지만, 다음날 일정에 지장이 갈 만큼은 먹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잔소리는 이 정도만 하고 2층에 있는 내 숙소에 올라가서 쉬기로 했다.


잠깐 쉬기 위해 침대에 눕자, 온몸에서 피로감이 몰려왔고 조금씩 눈꺼풀이 내려앉으려 하고 있었다. 이 거부 할 수 없는 유혹에 나는 바로 잠에 들었다.



“크아아악- 커억-”


하지만 나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내가 잠든 사이 어느새 옆 침대에 누워서 자는 머릭의 콧소리에 나는 눈이 떠졌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살펴보자, 에첼은 이미 잘 적응했는지 조용히 시체처럼 자고 있었다. 페첼의 저런 적응력은 부럽다. 야외에서 잘 때는 잘 몰랐는데 한방에 있으니 아주 시끄러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누실라 또한 페첼처럼 아주 평온하게 잠들어 있었다. 누실라에게 저 정도의 적응력이 있었다는 게 놀랍다. 나만 머릭의 코골이를 적응 못 하는 건가? 어쩌면 내가 엄살을 피우고 있는 건가?


"어휴···. 못 살겠군···." 나는 결국 투정을 부리며 잠자는 걸 미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창밖을 보니 달빛이 아주 잘 보이게 은은하게 떠 있는 것이 상당히 늦은 밤이라는 것을 알았다.


"끄어억! 컥! 크아악-!"


머릭의 코는 내가 밤늦게 감상적으로 되는 것조차 허용해 주지 않는가 보다. 여기서 계속 앉아 있어 봤자 밤잠만 설칠 것 같으니 잠시 밖에서 산책이라도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침대 옆에 있는 검을 챙기고 몸을 일으켰다.


끼익···. 끼익···. 1층으로 내려가는 여관의 계단은 낡았는지 발을 내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어두운 1층 분위기까지 겹쳐서 여관 안은 아주 음침한 분위기가 흘렀다. 그 때문에 묘하게 긴장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 시간의 외출입니까?"


"으아악! 귀신이야!"


갑자기 어두운 카운터 쪽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자빠졌다.


"아하하! 이것 참!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하군요."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자세히 보자 이 여관의 주인장이 희미한 달빛이 들어오고 있는 곳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 나는 귀신이 아닌 걸 확인하고 떨어질 뻔한 심장을 부여잡고 몸을 털며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났다.


“아저씨는 쉬는 시간이 없는 건가요?”


내 불만이 가득한 첫 마디에 다이번은 농담이라 생각했는지 끌끌하며 웃었다.


“이렇게 나가고 들어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도 여관 주인의 일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오늘 밤은 그런 목적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걸어왔다.


"그런데 데이먼씨 이 늦은 시간에 어디를 가려 하시는 거죠?"


"그냥 잠이 안 와서 산책하려고 했던 것뿐입니다."


"산책이라···. 그런 이유라면 잠시 저와 이야기하시겠습니까?"


나는 아직 대답하지 않았음에도 그는 내 앞에 있는 식탁의 의자를 빼서 앉았다. 이런 밤까지 돼서 아저씨의 푸념을 듣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그냥 거절하기도 어려운 분위기였다.


"잠깐만 듣는 걸로 하죠···."결국 나는 주인의 건너편 의자를 빼서 앉았다. 아저씨는 내가 앉는 것을 확인하고는 의미를 모를 희미한 웃음 지었다. 그 행위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졌다.


"여러분 같은 분들이 이 마을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 마을은 제가 말하기 조금 그렇지만 그다지 장점이라고는 보이지 않거든요."


"저도 관광하려고 온 건 아닙니다. 그저 잠시 쉴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었죠. 그래서 가장 가까웠던 이 마을에 들린 것뿐이고요."


"그 말은 어딘가 다른 목적지가 있다는 건가요? 혹시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아저씨의 질문은 호기심보다는 심문에 가까운 어조였다. 켕길만한 부분이 없었기에 일단 대답을 하긴 했지만, 아저씨의 그 태도는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저씨, 그냥 궁금해서 묻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 왜 궁금한 거야?"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일부러 불쾌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아저씨도 나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눈을 가늘게 뜬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는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고 나는 이변을 느꼈다.


덜커덩! 나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아저씨와 거리를 벌렸다.


"왜 그러시죠?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아저씨는 태연하게 나에게 말했지만 나는 지금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너···. 누구야?"


"누구라뇨? 저는 여기 여관 주인···."


"지랄하지마. 네 녀석 눈깔 아무리 봐도 사람의 눈이 아니야. 생각해보니 말투도 아저씨가 아니야. 넌 누구야?"


나는 아저씨처럼 보이는 녀석을 추궁하면 왼쪽 허리 춤에 메달려 있는 검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집었다. 허튼짓을 하면 바로 뽑아서 벨생각이었다. 그 정도로 나는 녀석이 위험한 놈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녀석의 눈은 아무리 보아도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낮에 만났을 때랑 동공의 색깔 부터가 다르다. 아침의 아저씨는 갈색 동공이었지만 지금의 아저씨는 세로 동공에 밝은 노란색 이었다.


"상당히 경계하시는군요..."


"움직이지마!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면 목이랑 몸을 영원히 이별 시켜주마."


그는 내 위협을 듣고도 미소를 살짝 지을 뿐 조금도 당황하는 듯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두손을 위로 올리고 항복 자세를 했다.


"뭐 하는 짓이지?"


"인정하겠습니다. 항복하죠. 저는 이 여관의 주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숨길 생각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천천히 말할 생각 이었는데 이렇게 어두운 곳인데도 금방 알아차리셨군요."


그는 순순히 인정을 했지만 그것 가지고는 나의 경계심을 풀기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딴건 궁금하지도 않아. 내가 질문하지. 너는 누구야? 여기 있던 아저씨는 어디갔지?"


내 짜증이 섞인 목소리를 들은 녀석은 손을 내려 양손을 깍지를 끼고는 턱에 가져갔다. 그 모습은 아주 거만할 정도로 보였다.


"멈춰. 그 이상 움직이면...!"


"저는 당신이 찾고 있는 드래곤 입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이렇게 왔습니다."



작가의말

전날 과음으로 지각해 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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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다리 위 투기장(9) 24.12.11 7 0 12쪽
30 다리 위 투기장(8) 24.12.10 7 0 18쪽
29 다리 위의 투기장(7) 24.12.09 6 0 20쪽
28 27화. 다리 위 투기장(6) 24.12.08 6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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