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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1.12 10: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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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4,953

작성
24.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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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27화. 다리 위 투기장(6)

DUMMY

단검의 끝에 붉은 빛의 피가 선명하게 묻어 있었다. 그것도 쌀짝 스친것도 아닌 5cm 깊이 정도는 묻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오크를 바라 보았다. 녀석은 왼쪽 목을 한손으로 막은 채로 한쪽 무릎을 굽을 채로 앉아 있었다.


목을 막고 있는 왼손에는 분명히 피가 세어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기습으로 단숨에 처리하는건 힘들것 같아. 근육이 이상할 정도로 만큼 질겨. 오크들은 다 저런거야?"


페첼은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나 단검에 묻은 피를 옷에 대충 닦고 검집에 넣었다.


"아니, 그 정도면 충분해. 좋은 정보가 되었어. 페첼 왼팔 이리 줘봐."


페첼은 다친 팔을 내밀었고 누실라는 페첼의 팔을 마법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누실라 그런데 이걸 어떻게 안거야?"


치료하는 틈에 내가 궁금에서 물어보자 누실라는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나라고 처음부터 알았던건 아니야. 그냥 우연이었어. 이건 아무래도 머릭의 도움이 컸어. 저길 봐봐."


"....아!?"


누실라는 다리쪽을 가리켰지만 그 방향은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을 끝 부분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호신용으로 쓸법한 작은 단검이 하나 박혀 있엇다.


"...저게 뭐야?"


"내가 들고 다니는 단검이야. 아까 모두가 돌을 던질때 페첼에게 부탁해서 던져달라고 했어."


"몰래 던졌다고...? 왜?"


"머릭은 규칙을 지켰는데도 불구하고 쫒겨났어. 우리가 규칙을 착각하고 있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 그래서 실험하기 위해 던져보거야."


머릭은 분명 싸움이 시작 되기전에 '바랏츠'라고 자기의 무술을 소개했다. 게다가 사용까지 했는데 중간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누실라는 계속해서 이야기 해주었다.


"보이는 것 처럼 실험은 성공이야. 저 결계의 규칙은 무기의 사용이 아닌 자신에게 위협이 되나 안되나 여부였어. 그래서 자신에게 향한 돌멩이는 튕겨 나간 거였고 머릭의 기술이 위협적이라 판단을 하자 머릭을 반칙이라 규정한 거야. 저 단검은 위협이 아니라 생각한 건지 아니면 눈치채지 못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쪽이든 상관없을거야."


페첼의 팔이 어느덧 붓기가 가라 앉았고 피부 색도 정상으로 돌아 왔다. 누실라는 지팡이를 치우고 일어났다.


"으으음! 그런 비겁한...!"


머릭은 누실라의 말을 듣고는 불평을 했지만 말과는 다르게 표정은 약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자신의 기술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건가?


"그렇다면 몰래 무기를 들고가서 기습을 하면 된다는 건가? 페첼, 단검좀 빌려줘"


나는 당연히 내 차례일 줄 알고 페첼에게 단검을 빌리려 했으나 누실라가 막았다.


"페첼도 못한걸 네가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건.... 그렇지. 그런데 마땅히 내보낼 사람도 없잖아."


나는 페첼 처럼 민첩하지도 단검을 잘 다루는 것도 아니었다. 아마 이 분야에서 페첼보다 뛰오난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내가 갈거야.


"뭐어~?"


누실라의 말에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누실라는 평소 전위를 서지 않고 후방화력지원을 주로 맡기 때문이다.


"무기는 다룰줄 알아?"


내가 걱정스러운듯 물어보았다. 누실라는 고개를 흔들었지만 표정은 자신이 있어 보였다.


"마법을 쓸거야."


"마법? 마법도 허용인 거야? 아니, 그보다 이제 마법을 사용해도 되는거야?"


마물의 피를 마신 후유증으로 마법이 봉인된 그녀였기에 나는 걱정이 되어 물어보았다.


"간단한 강화 마법이라면 조금은 쓸 수 잇어. 사실 이미 페첼에게 기척차단 마법을 사용했었어. 인기척을 줄여주는 사소한 마법이지만... 결국 마지막 까지 들키지 않았어. 녀석은 마법에 대해 몰라. 이제 잔말은 그만하고 잠깐 나 좀 가려줘."


우리는 누실라의 요구를 들어주기위해 누실라가 안보이게끔 옹기종기 모여서 가려주었다. 넓직한 머릭과 기다란 내가 합쳐지니 누실라 정도는 금방 가려졌다. 몸이 작은 페첼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되엇지만.


누실라는 자신을 끌어안듯 몸을 감싸더니 중얼거렸다.


"리레이트액션, 컬지피렌지스트"


누실라가 주문을 외우자 약간의 광체가 났지만 금방 꺼진다. 하나는 나도 몇번 받아봐서 아는 근력강화 주문 이었지만 다른 하나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거 두개면 되는거야?"


근력 강화 주문이라고 해라 해도 몇배나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인 남자 한명의 힘 정도만 더해지는 정도다. 고작 정도로는 저 괴물을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아 참견을 해버렸다.


"이 정도면 충분해. 잠깐 다녀올게. 갖고 있어."


누실라는 평소입던 로브를 벗고 지팡이와 함께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나는 옷과 지팡이를 떨어질랴 소중히 붙잡았다.


비무장의 누실라는 얇은 천옷만을 두른 상태였다. 그 탓에 누실라의 체형이 한눈에 들어왔다. 메이처럼 덩치가 좋은것도 살이 많은 것도 아닌 누가 봐도 허약한 여성 이었다.


"누실라, 알고는 있겠지만 반칙에 가까운 규칙이야. 무리한다고 해도 답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하라고."


혹시나 무리를 할 까봐 미리 말은 해두었다. 누실라는 걱정하는 우리를 보면서 싱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다 생각이 있어. 아, 그리고 하나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응? 뭔데?"


"지금부터 조금... 아니지. 상당히... 연기를 할거니까 오해하지 말아줘."


그녀는 조금 부끄러운듯 얼굴을 붏히며 말하고는 우리의 대답도 듣지 않고 다시 뒤로 돌아 당당히 다리위로 올라가 목을 잡고 웅크려 있는 오크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겁쟁이! 내가 상대해 주러 왔다!"


오크는 도전자가 왔다는걸 확인 하고는 목에서도 손을 때고 천천히 일어났다. 꽤 깊게 베었던 목도 어느새 피가 멈추고 흉터만 보일뿐 살이 돋아나 있었다. 머릭에게 당한 오른팔도 다시 굽히는 걸로 봐서는 회복되었다고 봐야겠지. 엄청난 치유력 이다.


"계집...? 흥! 지금 뭐하는 짓이지! 당장 남자를 데려와라!"


그러나 오크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나는 옆에 있는 노인에게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결투를 거부한 적이 있나요?"


"아니... 이런적은 처음이군요. 자존심이 상한 걸까요...?"


노인도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멍청한 소리는 그만해! 이제 너 같은 겁쟁이랑 싸워줄 사람은 없어!"


누실라는 투정을 부리는 오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소리쳤다. 상대를 깔보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그 태도에 화가났는지 오크는 발로 땅을 밟으며 소리쳤다.


"크아아악! 이 자식들! 아까부터 겁쟁이! 겁쟁이! 나는 겁쟁이가 아니야!"


쾅! 쾅!


"글쎄... 그렇게 말해도 이미 두 번이나 승부에서 도망갔잖아. 이제 아무도 믿지 않을걸...?"


마치 어린애를 놀리듯이 살살 속을 긁기 시작했다.


"크흥! 그건 네 녀석들이 반칙을 했잖아! 도망친게 아니야!"


오크는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이 자세를 잡는다. 하지만 누실라는 그럼에도 여전히 싸우지 않고 질질 끌 뿐이었다. 그렇지만 착실하게 거리를 좁히고는 있었다.


"저것봐~ 자기한테 불리하면 그냥 '반칙이야~'라고 칭얼거리 잖아. 이거야 원 애새끼랑 싸우는 것도 아니도.... 너같은 애새끼 상대로는 가녀린 내가 딱이야."


누실라는 아주 기분나쁜 미소를 보여주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오크는 불같이 화를내며 입을 열었지만...


"헛소리는 그만하고...!"


"헛소리? 이게 헛소리로 보여? 여기서 나와의 싸움에서 도망치려는 널 보면 아무도 헛소리라고 생각하지 않을걸?"


"뭐야?!"


누실라의 어처구니 없는 반박에 오크는 잠시 당황한다.


"아까부터 나랑 싸우는게 무서워서 계집이라는 핑계로 도망치려는거 아니야?"


"이년이 미쳤구나! 내가 네년 따위가 무서워서 도망치는것 같아?"


오크는 이제 터지기 직전이다. 얼굴은 이미 분노로 빨갛게 되었다.


"할 걸... 너는 겁쟁이에 거짓말쟁이니까... 너는 네가 깔보는 계집을 상대로 이번에도 도망갈거야..."


누실라가 비웃는 듯한 미소로 조용히 중얼 거렸다.


쾅!


오크는 바닥을 주먹으로 강하게 내려쳤다. 그 얼굴은 아주 화가난 표정이었다.


"흥! 정했다! 네년은 이 자리에서 찢어 죽여주마! 그 건방진 입을 놀린걸 후회해라!!"


녀석은 더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앞까지 걸어온 누실라를 향해 크게 한발 내딛으며 오른속을 내질렀다.


슈와아악!


온몸이 짜릿해질 정도로 위협적인 바람소리를 내며 누실라의 머리보다 거대한 주먹이 그녀를 향해 달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동조차 없이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누실라 때문에 나는 그만 소리를 치고 말았다.


"위험해!!"


아마도 내 목소리는 그녀에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먹이 코에 닿기 직전 그녀는 소리보다 빨리 움직였다.


전력으로 내지른 녀석의 주먹이 닿기 직전 몸을 반바퀴 돌리며 회피를 했다. 그러면서도 몸을 기울여 나무 기둥같은 단단한 녀석의 팔을 양 팔을 사용해 위아래로 휘감는다. 소름이 돋는다. 싸움을 조금 해본자라면 저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것이다.


"업어치기다!!"


"응아아아아악!"


괴상한 기합소리와 동시에 누실라의 얼굴이 새빨개 진다. 그리고는 자신의 4배는 거대해 보이는 거체가 반원을 그리며 넘어간다.


깔끔하고 아름다운 업어치기였다.


"그아아악!"


당황한 놈은 제대로 낙법조차 하지 못하고 머리부터 바닥에 꽂히듯 떨어졌다.


꽝!


녀석이 머리가 먼저 바닥에 닿고 튕겨져 올리간뒤 거대한 놈의 몸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 탓에 다리는 무너질듯한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여성의 얼굴을 노리다니! 정말 최악이네!"


누실라는 자신의 앞에 쓰러져있는 놈의 안면을 무자비하게 짖밟는다. 마법으로 근력이 강화된 누실라는 성인 남자와 다를바 없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


오크는 누워있는 상태로 양팔로 자신의 얼굴을 방어했다. 데미지가 커 보이지는 않았지만 오크의 행동에는 당황한 것이 느껴졌다. 지금 일어난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이다.


"약해! 약하잖아! 깔깔깔!"


누실라는 마치 광인처럼 웃으며 계속해서 집요하게 놈의 안면을 짖밟는다. 조금 깬다... 이래서야 악당은 마치 우리 같다. 내 파티에 선량한 사람은 나밖에 없는 걸까?


"카아아악!"


놈은 충격을 감수하고 방어를 멈추고 자신의 앞에 있는 누실라의 발을 잡기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누실라는 녀석이 방어를 그만두자마자 뒤로 점프해 다행이 놈의 손을 피할 수 있었다.


누실라는 가볍게 착지를 하고는 놈을 비웃기 시작했다.


"거봐 약하잖아. 여자인 나보다 약해. 이런 한심한 오크는 처음 본다고."


오크는 그런 취급을 참을 수 없었는지 다급하게 일어나서는 소리쳤다.


"크흥! 아니다! 나는 약하지 않아!!!"


놈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달려든다. 방금전의 업어치기를 경계한 것인지 팔을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어깨를 돌출시킨다. 신체 차이를 이용한 단순무식한 몸통박치기 였다.


하지만 놈의 무게와 근력을 생각하면 마차보다도 위협적이다. 마치 거대한 바위가 굴러오는 것과도 같다. 나도 모르게 시선이 누실라에게 향한다. 걱정 반 호기심 반. 과연 누실라는 어떻게 반응할까?


"헷! 바보나 할 발상이네!"


누실라는 가볍게 상대를 코웃음 치고는 자세를 바닥에 업드리듯 아주 가까이 몸을 숙인다. 고작 그 정도의 움직임 만으로도 녀석은 벌써 누실라의 코 앞까지 도달했고 격돌의 순간 누실라는 오르쪽으로 잽싸게 구른다.


얼핏보면 그저 굴러서 놈의 공격을 피한듯 같지만 누실라는 그 짧은 순간에 손을 뻗어 놈의 발목하나를 잡아 당긴다.


"으어어!"


갑작스럽게 한쪽 발이 걸리자 보폭이 꼬인 녀석은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앞으로 업어진다.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얼굴을 가리던 팔을 뻗어 지면에 손을 뻗었다. 반사적인 빠른 반응 덕에 놈은 철퍼덕 쓰러지지는 않았다.


"멍청이, 여기라고."


그러나 누실라는 이미 넘어진 놈의 머리옆에 서 있었다.


"헉!"


놈은 놀라며 고개를 소리가 나는 쪽으로 획 돌리며 바라본다. 아마도 별 생각하지 않고 나온 반사적인 행동이겠지. 그것이 누실라가 노리는 행동인것도 모르고 말이다.


잔인하고 무자비한 그녀는 놈의 거대한 머리가 무방비하게 자신 쪽으로 돌아가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놈의 한쪽눈에 전력의 주먹을 날린다.


퍼억! 오싹한 소리가 울린다.


"그아아아악!"


당연하게도 놈은 한쪽 눈을 부여 잡으며 바닥을 뒹군다. 다리를 버둥거리며 마치 광인 처럼 바닥을 뒹굴며 괴로운 비명을 지른다. 그걸 누실라는 그저 바라만 본다.


놈은 싸움 도중이라는게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한쪽 눈을 부여 잡으며 벌떡 일어난다. 가린 눈에서 피와 눈물이 섞인 것이 흐르고 있었으며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으으윽...! 이, 이.... 이,이자식!"


얼마나 화가 났는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런 놈과는 대조대게 누실라는 평온했다.


"뭐야? 화났어?"


"칵!! 감히 비겁하게 눈을 노리다니! 역시 계집 답게...!"


"잠깐만.... 설마? 계집인 내가 계집처럼 싸워서 화난거야?"


누실라가 놈의 말을 끊고 말한다. 자신이 말하려는 모순된 논리에 놈의 표정은 순간 당혹감으로 변한다.


"그.... 으어..."


입만 벌리고 아무말도 못하는 놈에게 누실라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핑계대지 말고 어서 덤벼. 피 튀기는 싸움이면 당연히 장님이 될 각오 정도는 있어야지."


"나... 나는..."


놈은 고민하는듯 망설인다. 아니, 아주 약간이지만 녀석은 살짝 뒤로 물러섰다. 겁을 먹은 것이다. 누실라도 눈치 챘는지 어이 없다는 듯 한번 웃고는 고개를 한번 숙인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


"안오면... 내가 간다!"


이번에는 누실라가 먼저 달려 들었다. 강화 마법으로 성인 남성의 근력을 가진데다가 가벼운 몸을 지닌 누실라라 그 속도는 비상식적 이었다.


"!!"


오크는 아직 각오를 정하지 못했는지 갑작스러운 누실라의 돌진에 그만 도망치듯 뒷걸음 질은 친다. 이도 저도 아닌 각오 탓에 금방 누실라의 접근을 허용해 버렸다.


"으으흑!"


근육질의 오크에게서 겁쟁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반사적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다. 그러나 이번에는 누실라의 목적은 눈이 아니었다. 그년는 자신의 눈을 가린 멍청이에게 있는 힘껏 명치쪽에 혼신의 뒤돌려 차기를 날린다.


퍼억!


"카학!"


오크의 2m가 넘는 거대한 몸뚱이가 뒤로 밀려날 정도로 강력한 발차기 였다. 명치에 제대로 적중한 탓에 무릎을 굷은체로 빨개진 얼굴로 숨을 들이쉬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놈은 멍청하게도 아직도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덕분에 누실라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바로 차기좋게 낮은곳으로 내려온 머리를 붙잡고는 무방비한 턱에 무릎을 꽂아 넣는다.


딱! 쿠웅!


경쾌한 뼈소리가 울리고 오크는 뒤로 자빠진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진다.


팅 티릭-


그것은 오크의 왼쪽 어금니였다. 거대하고 무서움을 뽐내던 어금니가 부러진것이다. 누실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저 넘어진 놈의 안면을 무자비하게 다시 밟을 뿐 이었다.


"겁쟁이는 역시 네놈이야! 죽어! 죽어버려! 깔깔깔!"


그 표정은 말 그대로 미친년이다. 오로지 피와 내장밖에 모르는 살육기계로 밖에 보이지 않다.


농담이 아니다. 오랜시간을 함께한 내눈에도 점점 미친년처럼 보인다. 페첼은 나와 같은 질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머릭은... 머릭이 걱정이다... 마치 보면 안될것 보았다는듯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닫지 않았다. 앞으로의 여행이 불편해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으으으....! 그...."


"뭐라는 거야! 깔깔! 더 크게 말해 병신아!!"


갑자기 놈의 입에서 나약한 작은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누실라는 그것이 기쁘다는듯 더 강하게 밟기 시작한다.


"그, 그만해...!!"


놈은 마치 괴롭힘 당하던 아이가 갑자기 반항하듯 팔을 휘저었다. 그렇지만 얄밑게 이번에도 누실라는 여유롭게 녀석의 공격을 피해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누실라는 가볍게 착지를 하고 바로 놈을 비웃기 시작했다.


"거봐 약하잖아. 여자인 나보다 약해. 이런 한심한 오크는 처음 본다고."


오크는 그런 취급을 참을 수 없었는지 다급하게 일어나서는 소리쳤다.


"크흥! 아니다! 나는 약하지 않아!"


"그래? 그럼 뭐하는 거야. 어서 덤비지 않고."


"크...크응...!"


다르다. 이번은 명백하게 다르다는게 느껴졌다. 녀석의 표정이며 모든것이 겁을 먹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하게 보였고 그걸 얌전히 못본척 해줄 만큼 누실라는 상냥하지 않았다.


"이런... 겁먹어 버린 거야? 하참! 아까는 계집이 어떻고 하더니... 한심한 남자네."


"크으응! 그럴리 없다!"


놈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삿대질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녀석의 손 끝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무, 무슨 사술을 쓴게 분명하다! 킁! 계집 녀석! 어떤 비겁한 수를 쓴거냣!"


정답이다. 정확히는 사술이 아니라 마법이지만... 또 다시 어거지 논리를 펼쳐서 이대로 쫒겨나고 끝나나?


"하! 이제와서 그런 변명을 하는거야? 할거면 시작하기 전에 했어야지. 이래서는 누가봐도 겁먹어서 우기는 것처럼 보이겠는걸?"


"우, 웃기지...!"


놈은 말하다 말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다리위의 싸움을 감상하는 모두가 아무말 없이 차다보기만 했다. 하지만 분위기로만 봐도 알겠다. 그다지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모두가 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놈은 하던 말도 멈추고 침을 꿀꺽 삼켰다. 분위기에 압도당해 고개를 숙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위협하듯 표정을 무섭게 바꾸고 말했다.


"카악!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마!"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녀석의 모습에 실소를 내뱉는 놈도 있었다. 그러자 오크는 방금 웃은 놈에게 손가락질을 하여 지목했다.


"너! 이리로 나와라! 나와서 나와 싸워라!"


아무래도 자신을 비웃는 자를 때려눕혀서 떨어진 명예를 되찾으려는듯 보이지만...


"웃기지마! 어느 멍청이가 너랑 싸우겠냐!"


지목당한 남자는 오크를 보고 외쳤다. 그러자 다들 동조하듯 "맞아!", "겁쟁이 자식!" 거리며 소리쳤다. 거기에는 머릭도 큰 목소리로 가세햇다. 쫒겨난 것이 어지간히 화가 났나 보다.


그걸본 누실라는 확신이 섰는지 더욱 가까이 걸어와 말한다.


"이제야 알겠어? 이 싸움에 더 이상 명예는 없어. 네가 이기든 지든 너는 비겁한 겁쟁이가 될 뿐이야."


"명예가 없다고..? 그럴리가..."


"설마 계집인 나를 이기고 으스댈 생각이었어? 그거야 말로 꼴불견 이지. 이제와서 도망가면 그거야 말로 겁쟁이지."


누실라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오크의 옆으로 걸어갔다. 그런데도 오크는 누실라가 점점 가까오는데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을 뿐 이었다.


"너의 비열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지금껏 쌓아온 너의 명예를 실추시켰어. 그 무게가 이제서야 느껴지나?"


어느덧 누실라는 손이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와서 녀석을 조롱했지만 놈은 움직이지 않았다. 누실라는 가만히 있는 놈에게 고개를 내밀며 말한다.


젠장, 내가 다 긴장되는군. 저 거리는 너무 가깝다. 지금 저 오크가 마음만 먹으면 누실라를 날려버릴 수 있다. 마법으로 어느정도 근력을 강화를 했다지만 내구력까지 비약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도발을 위해서라지만 너무나 위험하다.


"뭐라고 말이라도 해보시지."


누실라의 고개를 들어 녀석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녀석의 몸이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작가의말

글이 중복으로 올라와 있는걸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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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다리 위 투기장(3) 24.11.01 9 0 13쪽
24 23화. 다리 위 투기장(2) 24.10.30 8 0 14쪽
23 22화. 다리 위 투기장(1) 24.10.29 9 0 12쪽
22 21화. 웨어울프(12) 24.10.28 12 0 16쪽
21 20화. 웨어울프(11) 24.10.27 14 0 14쪽
20 19화. 웨어울프(10) 24.10.26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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