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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1.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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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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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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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 투기장(9)

DUMMY

놈은 나의 전력의 공격을 비웃듯이 서서히 몸을 일으킨다. 나의 심정이라면 말 그대로 경악이다. 눈이 커지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말도 안되잖아... 이번꺼는 진심으로 휘둘렀다고..."


완벽한 타이밍의 공격이었다. 죽일 기세로 진심으로 휘두른 나의 검과 녀석이 날라오는 속도까지 더해지면서 나온 최고위력의 카운터 였다.


"크으윽! 인간! 이제 알겠나? 너의 공격 따위는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뼈조차 가르지 못했다. 놈은 자신의 상처를 가리듯 팔짱을 끼었지만 가려질 만큼 작은 상처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출혈은 있지만 큰 문제가 있는 수준도 아니였다.


"하하... 좋아하지 말라고. 다음에는 확실히 베어줄테니까"


그렇게 허세를 부리며 검을 다시 움켜쥐었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손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 이었다. 지금까지의 공방으로 검날은 여러군대 이가 나가 있었고 그탓에 나는 검을 휘두를 때마다 불안감을 느껴지고 있었다.


더이상 검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다. 다가올 기회를 위해서 검을 아껴두자. 노린다면 뼈를 피해 내장을 노리든가 목을 찔러야 한다. 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검을 더욱 내 몸에 가깝게 들었다.


"흥! 또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봤자 소용없다!"


타닷!


놈이 달려온다. 다행이도 이제는 녀석의 스피드에 완전히 익숙해 졌다.


부웅! 붕!


예상대로 녀석은 상처따윈 신경도 쓰지 않고 둔기와 같이 주먹을 열심히 휘둘렀다. 그러나 페인트도 속도의 완급 조절따윈 없이 항상 정직하게 같은 속도로 휘둘러 대는 녀석의 주먹은 피할만 했다.


"크아아악!"


부와앙!


놈은 내가 계속해서 피하자 다급해 졌는지 온몸을 돌려서 방금보다 더 크고 넓은 동작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무섭다고 거리를 더욱 벌리 수 는 없다. 나는 위험을 감수하고 거리를 유지한다.


결국 전부 피해내지 못하고 놈의 주먹이 내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간다.


"큭!"


살짝 스친것 만으로도 머리가 옆으로 기운다. 슬슬 피하기 버거워 지지만 아직 기회가 아니다. 내가 노리는 것은 녀석의 품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는 타이밍 이었다.


뼈를 가르는건 무리라는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검신을 잡아 검을 짧게 함으로서 정밀도를 높이고 뼈사이를 찔러넣을 계획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히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으읏! 지금은 어깨에 스쳤다.


"이봐! 고작 그 정도로는 내 옷깃도 못 잡는다고!"


기회를 어떻게든 만들기 위해 뻔한 도발까지 하면서 녀석을 자극 시긴다.


"흥! 그럼 이건 어떠냐!"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녀석은 나의 뻔한 도발에 걸려 주었다. 양손을 모으고 한 발을 크게 앞으로 내딛고는 마치 태풍처럼 격렬하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지금!"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고마웠다. 저 공격은 피하기도 쉽고 충분한 빈틈마저 보였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철퍽!


"?!!?"


그러나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 졌다. 게다가 이물감이 느껴지며 따갑기까지 했다.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사태에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한다. 아주 잠깐의 경직이 몸에 느껴지고...


후웅!


어마무시한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등부터 시작해서 머리 발끝까지 오싹해진다.


빠각!


무언가 부숴지는 듯한 불길한 소리가 들리고 고통을 느낄새도 없이 내 의식은 어둠속에 빨려 들어갔다. 그후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헉!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눈을 떳다.


여긴... 어디지...?


칠흑같은 어둠 탓에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나 당황도 잠시 놈과의 격렬한 사투와 마지막에 얼굴에 주먹을 허용한 것 같은 강렬한 충격의 기억이 떠오른다.


살벌한 소리와 단번에 저 세상으로 보낼 것 같은 강렬한 충격의 기억. 끔찍한 기억이 생각나자 몸을 부르르 떨렸고 서둘러 얼굴을 더듬는다.


으윽...! 내 멋진 얼굴 괜찮은 거지? ...어라?


얼굴을 더듬고 나서야 이상함을 느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둠이었지만 내 몸만은 확실히 보였다. 내 상식과는 너무 먼 비현실적인 상황이었다.


여기가 사후세계인가...?


기절해본 경험은 험한일을 해왔기 때문에 몇번인가이 있다. 그래... 가장 최근에 느꼇을 때가 아마 4년전 와이번 퇴치때 실수로 녀석의 꼬리에 머리를 맞았을 때다.


단 일격에 어둠속에 빨려 들어갔고 마치 시간이 넘어간듯 눈을 떳었다. 눈을 떳을때는 이미 와이번은 토벌이 되었었다. 나중에 메이가 말해주기로는 5분정도 의식을 잃었다고 했었다.


몇번인가 경험한 기절과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다르다. 의식을 잃었다고 이런 기분나쁜곳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들어본적도 없다.


그렇다고 고작 한대 맞았다고 죽나? 아니지... 놈의 주먹은 왠만한 둔기보다 강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일단은 부상입은 손이다. 도저히 일격에 나를 죽일만한 파워는 없을텐데...?


설마... 기절한 나를 마무리 했나...? 하하하!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하핫! 하하...! 하....


시발! 아니야, 그 녀석이라면 충분히할 것 같아! 그러면 안돼잖아! 살려줘!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나를 어둠에서 나를 꺼내줘! 나는 아직 결혼도 못했다고...! 으헝헝!


"알았으니까 제발 그 입좀 다물지? 시끄러워 죽겠네."


뭐라고?


처음 들어보는 여성의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고개를 돌려 누군지를 확인하기도 전에 강렬한 푸른빛이 나의 시야를 덮친다.


"아...."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것은 내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가 충격에 품에서 나와 내 눈앞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몸은 힘이 빠졌는지 움직이지 않았고 얼굴에는 격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방금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려 했지만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크하하하하! 나의 승리! 크하핫! 저놈은 패배자! 하하핫!"


오크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지 기분좋게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다행이 나를 죽을때까지 줘패는 일은 벌어지고 있지 않았지만 묘하게 열이 받았다.


현재 상황만 본다면 나의 패배가 확실한 것은 맞다. 하지만 나는 아직 패배를 인정할 생각이 없다. 방금 일어난 일은 나중이 다 일단은... 저 짜증나는 놈을 몇대 패주고 싶군...


그렇게 생각하자 은은한 빛을 내뿜던 목걸이에서 강렬한 빛이 나왔다. 그리고는 천천히 온몸에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흘러 들어온다.


목걸이와 가까운 어깨, 허리, 다리 끝까지 텅 빈것 같았던 힘이 다시 체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너무나 강렬한 빛에 모두의 시선이 느껴진다. '이런, 이런... 이래서는 누워 있을 수는 없겠군...' 같은 건방진 생각을 잠시 품고 그 자리에서 튕겨 나오듯 힘차게 일어났다.


"뭐...뭐야?"


녀석이 당황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럴만도하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최고의 일격을 맞고 일어선 것이다.


"이봐! 멍청이! 하나, 너가 기뻐할 만한 소식을 알려주지!"


나는 녀석을 향해 소리쳤다. 목걸이는 아직도 빛이 사그라 들지 않고 강렬한 빛을 뿜어냈다. 놈은 여전히 당황한듯 고개를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그 틈에 나는 검을 살펴 본다. 여기저기 이가 빠진것이 오늘 아침까지 느껴졌던 날카로움이 느껴지지 않았고 자세히보면 미세한 균열까지 보였다.


앞으로 몇번을 더 버틸지 알 수 없다.


"하...."


절로 한숨이 나온다. 검을 사고 처음 사용했는데 이런 꼴이라니. 평소에도 검사라는 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만큼은 뼈저리게 느낀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쥔다.


"네가 좋아할 만한 소식은... 더이상 도망치지 않겠다!"


"뭐라고?"


오크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놈에게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이며 이어서 말한다.


"게다가 한합! 딱 한번만 검을 휘둘러서 너를 쓰러트려주마!"


"뭐라고?!", "헛짓거리 하지마 데이먼!"


구경꾼들이 경악하는 것이 들려오지만 무시했다. 그렇지만 이해는 간다. 지금까지 녀석과의 싸움을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선언이긴 했다. 하지만 결코 근거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내 몸에 흐르고 있는 이 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웨어울프때는 내 힘을 느낄 새도 없었지만 지금은 느껴진다. 내 몸 곳곳에 흐르는 강렬한 파도와도 같은 에너지가!


그 힘이 너무나 강렬해서 조절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한번이다. 단, 한번에 모든걸 쏟아낸다. 이거라면 조절할 필요 따윈 없겠지.


"크흥! 건방진 소리을 내뱉는군! 좋다! 그럼 나는 한대로 끝내주마!"


녀석은 나의 어처구니 없는 선언에 당혹감도 잊고 소리쳤다. 양 손을 몇번 털고는 곧바로 자세를 잡으며 상체를 앞으로 살짝 숙이고 발 하나를 앞으로 내딛었다.


놈의 팔에 입은 상처는 이미 피가 멈추고 아물어가고 있었다.


나는 혀를 한번 차고는 바로 검을 아래로 들고 오른발을 좀더 앞으로 내밀었다. 서로 어디를 어떻게 보아도 의도가 명확한 자세다.


다리위의 휴먼과 오크는 무조건 직진을 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치 마음이 통한 듯이 시작마저 동시에 시작하였다.


"으아아아압!"


"크어어어어억!"


각자 각오의 함성을 외치고 서로를 향해 달려갔다. 둘다 일반과는 거리가 매우 먼 무시무시한 속도를 내고있었다.


오크의 팔이 저 높에 올라갔다. 힘에 잔뜩 들어간 것이 금방이라도 내려칠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았다. 저 주먹이 내 대갈통을 날려버린다 해도 상관없다.


목걸이의 힘이 있다 한들 방어까지 신경쓰면서 벨 수 있을만큼 나약한 녀석이 아니다.


나는 검을 높게 치켜들어 온 신경을 공격 집중한다. 배려따윈 하진 않겠다! 오직 노리는 건 녀석의 목숨이다!


"흐으읍!"


놈이 나의 사거리에 들어오자 나는 내 전력을 일격을 녀석에 휘둘렀다.


깡!


쇠가 울리는 소리가 퍼져 나가고 녀석과 나는 달려온 속도 때문에 서로 교차하게 되었다. 소리가 증명하듯 나의 공격은 분명히 적중했다. 하지만 교착상태에 들어서지 않고 서로의 위치가 바뀌었다.


내가 녀석을 베고 지나갔으면 녀석이 서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나도 녀석도 둘다 서있었다. 그렇다면...


"...이봐..."


바로 내 등뒤에서 오크의 목소리가 들렸다.


"칫!"


나는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뒤로 돌면서 놈의 목 부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


그러나 내 검은 녀석에게 닿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 검은 검신의 절반이 사라져 있었다. 결국 검이 버티지 못하고 부러진 것 이었다. 나는 패배를 예감하며 날아올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녀석은 그저 가만히 서있었다. 우둑커니 서서 나를 내려다 보기만 할 뿐이었다.


"너.... 너 임마..."


나는 그런 녀석의 모습을 보자 숨을 삼켰다. 왜냐하면 녀석의 양팔은 팔 꿈치 밑으로 찾을 수 없었고 두꺼운 목 아래 쇄골에 부러진 내 검신이 박혀 있었다.


"흥...네 승리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힘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뒤로 기울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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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사슴고기 24.12.13 6 0 13쪽
32 다리 위 투기장(10) 24.12.12 5 0 12쪽
» 다리 위 투기장(9) 24.12.11 7 0 12쪽
30 다리 위 투기장(8) 24.12.10 7 0 18쪽
29 다리 위의 투기장(7) 24.12.09 6 0 20쪽
28 27화. 다리 위 투기장(6) 24.12.08 6 0 20쪽
27 26화. 다리 위 투기장(5) 24.12.07 6 0 15쪽
26 25화. 다리 위 투기장(4) 24.11.14 7 0 12쪽
25 24화. 다리 위 투기장(3) 24.11.01 9 0 13쪽
24 23화. 다리 위 투기장(2) 24.10.30 8 0 14쪽
23 22화. 다리 위 투기장(1) 24.10.29 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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