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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2.07 10: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09
추천수 :
0
글자수 :
396,699

작성
25.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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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황금 도시(7)

DUMMY

"반갑습니다. 데이먼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에일라라고 소개한 엘프의 악수를 받으며 말했다.


처음 잡아보는 순혈 엘프의 손은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인 차가움이 느껴졌다. 게다가 손가락은 아주 가늘어서 마치 나뭇가지와 악수를 한다는 인상이 들었다.


"공간이 협소하니 편한 곳에 앉아 주시면 됩니다."


나는 적당히 가까운 침대위에 앉았다. 그렇게 되니 문 앞 침대에 나와 누실라, 창문쪽 침대에 머릭과 페첼이 앉아 4개의 침대에 각각 한명씩 앉게 되었다.


"좋습니다. 이제 모두가 모인것 같으니 시작해볼까요?"


에일라는 미소를 지으며 시작을 알리듯 박수를 쳤다. 그녀의 미소는 놀랍게도 어떠한 호의적인 인상이 들지 않았다.


그녀는 탁자옆 의자를 들어서 문 앞에 옮기고는 그대로 앉았다. 나머지 엘프 두 명은 여전히 탁자의자에 앉고 있었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우리가 방 구석에 몰린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창문이 열려있으니 완전히 갇힌 것은 아니었다.


"그다지 놀라지 않는걸 보니 저희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으셨던것 같군요."


"그건..."


푸른눈의 엘프가 나를 보며 말했다. 별것 없는 질문에도 긴장이 몰려와 즉각적으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걸 눈치 챘는지 엘프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너무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세드릭씨에게 미리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는 말은 이미 들었습니다."


"그렇군요..."


쳇, 그럼 왜 물어본거야? 시작부터 실수 한 줄 알고 살짝 쫄았다.


"저희가 여러분을 찾아온 이유는 미리 알고계신것 처럼 현금운송방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 파견되었습니다."


푸른눈의 엘프는 조금씩 시선을 돌리며 우리의 반응을 살피며 설명을 해 주었다.


"얼핏 가벼워보이는 사건이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기에 이렇게 관련인물들을 조사해나가고 있습니다. 몇 가지 간단한 조사만하고 문제가 없다면 금방 끝날 겁니다. 그럼, 인사는 여기까지하고 바로 시작해 봅시다."


엘프은 고개를 돌려 나를 먼저 차다보았다. 역시 아무리 봐도 보기 거북한 눈동자 였기에 눈을 마주치는 것 마저 곤욕이었다.


저 푸른 눈동자를 보고있으면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그녀의 눈이 아닌 코를 바라보며 대답하기로 했다.


"데이먼씨가 여기의 리더라고 동료분들에게 미리 들었는데 맞나요?“


나는 대답보다 먼저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내가 뒤를 바로보자 다들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우는 걸 보아 또 귀찮은걸 나에게 넘긴 것이 분명하다.


“맞습니다...”


어차피 기대도 안했다. 그나마 정상적인 상식을 갖춘 내가 상대하는게 오히려 편하다.


“그렇군요. 그럼 데이먼씨가 대표로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어디서 여기로 오셨죠?"


"템플턴입니다."


딱히 숨길 이유가 없는 질문이었기에 솔직하게 대답하였다. 그녀도 별 의심 없이 납득한 듯 보였다.


"꽤 먼 곳에서 오셨군요. 거기서 여기까지 온 이유가 무엇인가요?"


"...찾아야할 돈이 있어서 왔습니다."


대답을 신중히 하려다보니 아주 잠깐의 공백이 생겼으다. 그래도 이상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돈? 혹시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것도 말해야 하나요?"


"무죄를 증명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호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협박에 가까운 기분을 느껴졌다.


고개를 살짝 돌려 동료를 살피자 다들 조금씩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동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내키지는 않지만 주머니에서 차용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엘프는 차용증을 받고 읽기 시작했다. 푸른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니 상당히 빠르게 읽고 있는 것 같았다.


"영주의 이름으로 나왔군요. 게다가 금액도 상당하군요."


"그런 일이 있어서요."


말의 의도는 알았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귀찮은 듯 약간 대충 대답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차용증이 나온 이유까지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을 것이다. 나보다 영주에게 물어보는 것이 정확하니까 말이다.


엘프는 잠깐 나의 얼굴을 바라보고는 차용증을 다시 잘 접어서 나에게 내밀었다. 다행이 예상대로 되었나 보다.


여동생 이야기로 빠지게 되면 자칫하면 거짓말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딴청을 피우더라도 거짓말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겠지. 게다가 되도록이면 우리의 목적지는 숨기고 싶었다.


나는 약간의 안도감을 느끼면서 차용증을 잡기위해 손을 뻗었지만 헛 손질을 하게 되었다. 녀석이 내가 잡기 직전에 뒤로 살짝 뺀 것이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여전히 감정 없는 미소를 지으며 질문했다.


"혼자 오지 않고 여럿이 온 이유는 무엇이죠?"


"금액이 커서."


"그렇다고 셋이나 고용 합니까? 오히려 수상해 보이지 않을까요?"


"고용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모두 우정으로 함께하는 거죠."


나는 공중에 손을 내밀고 있는 채로 노려보면서 말했다. 잠시 동안의 눈싸움이 시작되었지만 그녀는 이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방문 목적은 합당한 것 같군요."


그녀는 이번에야 말로 내 손에 차용증을 올려놔 주었다. 나는 그걸 다시 주머니 깊숙히 넣었다.


내가 주머니에 잘 넣은 것을 확인한 엘프는 다시 지루한 질문을 시작했다.


"여기에 도착하고 나서 무얼 하시고 계셨습니까?"


"무얼 하고 자시고 아무것도 못했죠. 은행이 저 모양이니까요. 지금은 업무가 정상화 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대답에 별문제가 없었는지 엘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여기에 거주하면서 이상한 소문을 들은 적도 없나요?"


"소문...?"


이건 좀 두리뭉실한 질문이라 고개가 갸웃 거려졌다. 소문이라 해도 종류가 정말 많을 텐데 그 중에서...


"아, 철가면의 소문이라면 들었습니다."


"그거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엘프는 표정에는 여전히 감정의 변화가 없다. 아마도 본인도 이미 알고 있지만 정보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보려는 것 처럼 보였다.


"뭐, 철가면의 쓴 거한의 남성이 신출귀몰하게 나타나서 가게의 물품을 전부 사고 떠난다. 라는 내용이었죠."


"누구에게 들었죠?"


"세드릭씨의 저택에 있는 고용인이게 들었습니다."


내말을 들은 푸른눈의 엘프는 눈을 약간 가늘게 떳다.


"...고맙습니다. 도움이 됐습니다."


약간 신경 쓰이는 반응이다. 하지만 내가 캐묻는다고 대답해줄 리는 없다. 오히려 의심만 사겠지.


"이제 마지막 확인입니다."


엘프는 자신의 표정을 오래 보여주지 않고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이 도시에 오면서 결계 하나를 해제했다는 것 같은데 맞나요?"


"맞습니다."


"그럼 술사는 어떻게 되었나요?""


"죽었습니다."


“죽인 겁니까? 아니면...”


“술사가 죽으면서 결계가 해제 되었습니다. 그 뿐입니다.”


나는 대화가 불편해지기 전에 엘프의 말을 끊었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녀석의 이야기는 되도록 하고 싶지 않았다. 상대도 아마 내 의도를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군요. 그게 오히려 더 대단하군요. 결계에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이 걸려있어서 술사를 살해하는 것은 어려웠을 텐데요.”


“...운이 좋았던 것뿐입니다.”


엘프는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감았다가 탁자에 앉아있는 엘프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이마에 마름모 모양의 문신을 한 엘프가 작은 종을 가져오더니 푸른눈의 엘프 옆에 종을 들고 서 있었다.


"마무리를 하는데 이보다 좋은 물건은 없죠. 여러분은 이게 무엇인지 아시나요?"


"카나리아의 종..."


내가 대답한 것은 아니었다. 옆에 있는 누실라가 대답한 것이었다. 그걸 들은 푸른눈의 엘프는 다시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실라님, 정답입니다. 고향을 떠난지 오래지났는데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어머니의 근황은 궁금하시지 않나요? 원하신다면..."


"쓸대없는 이야기는 안 해줬으면 하는데?"


누실라는 무표정이었지만 말에는 확고한 거부의 의사가 있었다. 누실라의 반응에도 엘프는 여전히 기분 나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좋습니다. 대답은 들은걸로 하겠습니다.“


엘프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 머리 옆에 있는 종을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탱~


맗고 청량한 소리가 방안을 가득히 채웠다. 얇지만 좋은 울림을 하고 있는 종소리 덕에 기분이 조금이지만 상쾌히 자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나에게는 소리가 좋다는 것 외에는 그저 평범한 종처럼 느껴졌다.


"이 종은... 거짓을 알리는 종입니다. 거짓을 말하면 지금처럼 소리가 납니다."


거짓을 말하면 종이 알려준다 이건가? 참 편리한 도구가 다 있다.


"확실히 편리한 물건이긴 하지만 언제든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니죠. 몇 가지 귀찮은 조건이 붙어있어서 곤란합니다."


마치 내 생각을 읽은 듯이 말을 했기에 나는 깜짝 놀랐지만 그녀는 아직 고개를 숙여서 종을 바라 보고 있었다.


"그 조건은 무엇이죠?"


나는 내 마음을 숨기기위해 태연한척 질문을 했다. 그재서야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조건은 두 가지 입니다. 이 종의 기능을 전부 설명한채 동의를 구하는 것 그리고 대답은 '예'와 '아니요'만 사용할 것 이 두가지 조건이 만족되면 종은 효과를 발휘하죠."


일부러 친절히 종을 설명한 이유가 이거였군. 왠지 속은 기분이 든다.


"지금부터 여러분은 결백의 종 앞에서 거짓 없이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새합니까? 대답은 예, 아니요로 모두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질문은 아마 그녀가 말한 '동의'일 것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동료들의 반응을 살폈다. 서로 말은 오가지 않았지만 우리는 입을 모아 말했다.


"...예"


우리의 '동의'를 받은 푸른 눈은 엘프는 여전히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기분나쁜 미소를 지었지만 이번 만큼은 한기가 느껴졌다.


"...여러분의 약속을 받았으니 바로 첫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엘프는 몸을 서서히 들어 올려 의자 등받이에 몸을 붙이고서 입을 열었다.


"여러분은 이번 현금운송방해 사건에 대해 도시에 도착할 때 까지 몰랐나요?"


"예"


우리 4명은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 엘프는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려 종을 바라 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두 번째 질문, 이 사건의 범인이나 범행동기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아니요"


우리는 또 다시 같은 대답을 했고 결과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 질문, 당신들은 다리위 결계를 해체한 일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확신하나요?"


"예"


이번에도 우리의 대답은 결백했지는지 종은 조용했다.


"네 번째 질문"


생각보다 질문이 많았다 위 세개의 질문으로 우리의 무죄는 거의 확실시 되었을 텐데도 그녀는 질문을 이어서 했다.


그러나 위 세번의 질문을 했을 때와는 다르게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미소를 보자 등골에 찌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이 순간 나는 함정에 빠졌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깨닳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녀의 입에서 지체없이 질문이 나왔다.


"여러분의 여행의 종착지는 드래곤의 둥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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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황금 도시(25) 25.02.03 4 0 11쪽
57 황금 도시(24) 25.02.01 4 0 12쪽
56 황금 도시(23) 25.01.31 4 0 13쪽
55 황금 도시(22) 25.01.30 4 0 19쪽
54 황금 도시(21) 25.01.26 5 0 15쪽
53 황금 도시(20) 25.01.25 6 0 14쪽
52 황금 도시(19) 25.01.24 5 0 16쪽
51 황금 도시(18) 25.01.23 5 0 13쪽
50 황금 도시(17) 25.01.22 5 0 11쪽
49 황금 도시(16) 25.01.21 5 0 18쪽
48 황금 도시(15) 25.01.17 4 0 20쪽
47 황금 도시(14) 25.01.12 4 0 11쪽
46 황금 도시(13) 25.01.11 5 0 13쪽
45 황금 도시(12) 25.01.10 5 0 14쪽
44 황금 도시(11) 25.01.09 7 0 11쪽
43 황금 도시(10) 25.01.08 6 0 15쪽
42 황금 도시(9) 25.01.07 6 0 15쪽
41 황금 도시(8) 25.01.06 6 0 21쪽
» 황금 도시(7) 25.01.05 6 0 12쪽
39 황금 도시(6) 25.01.04 6 0 11쪽
38 황금 도시(5) 25.01.03 6 0 16쪽
37 황금 도시(4) 24.12.18 6 0 14쪽
36 황금 도시(3) 24.12.16 6 0 12쪽
35 황금 도시(2) 24.12.15 6 0 13쪽
34 황금 도시(1) 24.12.14 6 0 14쪽
33 사슴고기 24.12.13 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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