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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2.07 10: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800
추천수 :
0
글자수 :
396,699

작성
25.01.09 09:18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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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황금 도시(11)

DUMMY

"짐은 다 챙겼어?"


"아마도 다 챙겼을 거야."


"그런 불안한 소리 하지말고 제대로 찾아봐"


"챙겼어, 챙겼어. 걱정하지 말라고."


아침부터 누실라의 잔소리가 시작 되었다. 적당히라는걸 모르는 우리 참견쟁이 늙은이 '하프'엘프님은 매번 이렇게 집요하게 물어본다.


'네가 내 엄마냐 ?'라고 물어보고 싶지만 나이에는 예민하신것 같아 항상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았었다.


"전부 챙겼으면 슬슬 나가지. 여관 주인에게 미리 말해놨으니 말을 준비해 주었을 거네"


머릭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짐을 챙기고 여관 밖으로 나갔다. 페첼은 이미 나가 있었기에 나와 누실라도 머릭을 뒤를 따라 차례로 방을 나왔다.


우리는 현금운송사건에도 무관했고 여기서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안 이상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러다보니 엄한 불똥이 우리에게 튀기전에 서둘러 이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여관을 나갈때 주인이 떠나는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이러면 마치 우리가 민폐를 부린것 같잖아. 우리는 잘못이 없다. 엘프들과 엮였던건 우리 잘못이 아닌데.


-히이잉-


밖에는 미리 대기하고 있던 꽃순이가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내가 반가운지 인사를 하듯 울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옳지. 나도 반갑다 이녀석아."


나도 반가움에 꽃순이의 목을 몇번 쓰다듬어 주고서 말 등에 짐을 실었다. 녀석은 짐 위치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몇번씩이나 흔들어서 짐 위치를 조정하고나서야 마음에 드는지 얌전해 진다.


"출발할까?"


고개를 돌려서 물어보자 다들 준비는 끝났는지 "출발해~"라고 누실라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그럼..."


나도 말에 올라타려는 그 순간 멀리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멈춰! 잠시만 기다려!"


갑작스러운 소리의 주인인지 파악하기 위해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그탓에 나는 말 등자에 발 한쪽만 올려 놓은 어정쩡한 자세로 멈추게 되었다.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에 한 순간 누구인지 파악할 수 없었지만 금방 누구인지 알았다. 저 바람 세는 소리. 확실하지.


"에드먼드씨? 이 시간에 왠일입니까? 그보다 왜 그렇게 뛰어오세요?"


그제서야 나는 마저 말위에 올라타서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애드먼드는 숨을 헐떡이며 내 앞에 멈춰 섰다.


쌔액- 쌔액- 거리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애드먼드의 입에서 크게 들리고 있었다.


저것이 숨이 세어 나오는 소리인지 빠져나간 앞니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크에게 당한 저 앞니가 메꿔지는 일은 앞으로 없는 걸까?


"허억...! 헉! 다행이야...! 늦... 늦지 않았어...!"


그는 정말로 지쳤는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것 같았다. 그 탓에 누실라는 말을 앞으로 몰고와 걱정스러운듯 물었다.


"저기요? 괜찮아요? 너무 힘들면 안정화 마법이라도 걸어 줄까요?"


누실라는 말에서 다시 내려 걱정스러운 듯 다가왔지만 애드먼드는 한 손을 들어 재지한다. 그리고는 등을 있는 힘껏 뒤로 젖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말했다.


"스읍~ 후우~ 어쩃든... 아직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야. 아침부터 찾는라 고생했다고."


"우리를 찾아? 미안하지만 우리는 지금 떠날거야. 너희와는 더는 볼일 없어."


페첼은 일부러 놀리듯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곧바로 애드먼드가 평소와 같이 얼굴을 잔뜩 구기고 욕을 할 줄 알았으나 놀랍게도 그는 침착했다. 조금의 동요조차 보이지 않았다.


"미안하군. 하지만 이쪽은 볼일이 있어. 너희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


그의 이상할 정도의 침착함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여기를 출발하기로 한 이상 빨리 출발하고 싶었다.


"애드먼드씨. 죄송하지만 보시는 것 처럼 저희가 출발을 서두르고 있어서요. 만약 의뢰 관련이라면 다른 모험가에게 부탁해 주세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야... 그저... 너희에게 부탁할 것이 있는거야. 의뢰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부탁이지. 잠깐이면 돼. 오전 중에는 끝날거야."


그는 평소와 달랐다. 항상 건방지고 건들건들한 그가 어울리지도 않게 예의를 차리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알게다. 애드먼드는 약간 초조해 보였다.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상 나도 억지로 고집을 부리기 꺼려졌다.


"알겠습니다. 무슨일이죠? 이야기라면 들어보겠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는 막상 말하려는 잠깐 망설여 졌는지 한번 숨을 삼키고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의 행동거지로 볼때 비밀스러운 이야기인듯 했다.


"잠시... 귀를 빌려줘. 그리고 최대한 조용히 들어줘. 놀라지말고."


예상대로 상당히 비밀스러운 이야기였나 보다. 나는 말을 탄채 몸을 숙여 그에게 귀를 내밀었다. 애드먼드는 다시한번 주위를 살피고는 내 귀에 가까이 붙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는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어르신이... 저의 주인 아르테마스 켄실레나씨가 살해 당했습니다."



----------------------------


다그닥 다그닥


우리는 말을타고 아무런 대화도 없이 애드먼드를 따라 걸어가고 있었다. 말이 많은 놈들만 모였는데 입 하나 뻥끗하지 않다니 평소라면 이 분위기가 대단히 어색할 것이지만 어르신의 장례식으로 향하는 오늘 만큼은 예외다.


애드먼드와 만났다 하면 싸우는 페첼도 오늘 만큼은 엄숙한 분위기로 애드먼드의 발 속도에 맞춰 말을 몰았다. 그의 걷는 속도에 따라 모두가 걷고 있으니 생각보다 도착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생각할 시간은 많았다. 덤으로 규칙적으로 울리는 다그닥 소리는 나의 사고를 깊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느낌이었다.


어르신은 왜 죽었을까? 애드먼드는 굳이 '살해' 라는 단어를 꺼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저택에 도착후 말해주다 한 탓에 '어르신이 살해당했다' 라는 정보 외에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그의 망상이 아니라면 어르신은 정말 누군가에게 살해 당한것이 맞을테지. 설마 어르신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달라는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러면 정말로 곤란하다. 어르신의 일은 당혹스럽고 슬프지만 얼마나 걸리지도 모르는 범인 찾기에 함께해 줄 수는 없다.


나는 고개를 내려 애드먼드의 바라본다. 우리를 저택으로 안내하느라 맨 앞에서 서서 걸어가는 탓에 나는 그의 등밖에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만난 인연이 짧은 나로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가 무슨 부탁을 하단 거절하자. 잔인한 이야기지만... 어쩔 수 없다.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어라."


첫 마디는 나에게 두 번째 마디는 문을 지키는 경비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봤던 낯익은 경비가 아무런 군말 없이 문을 개방해주었다.


엄숙함을 지키는 것이 지난번에 보았던 분위기와는 상당히 달랐다.


"그런데... 상당히 조용 하군. 조문객은 우리 뿐인가?"


뒤에 있던 머릭이 중얼 거렸다. 그의 말대로 집의 분위기는 상당히 조용했다. 전과 달리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넓고 화려한 저택과는 다르게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철제로 만든 문조차 끼이익- 거리는 으스스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도련님이 명령한 것 입니다.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응? 조문객도 허용하지 않고?"


내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출발했다. 우리도 그를 따라 말을 다시 몰았다.


"그래. 이 일은 내부인을 제외하고는 당분간은 절대 엄금이야. 범인을 잡을 때까지 소란을 피우지 말라더군."


"그런데 우리에게는 왜 알린거야."


애드먼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열었다.


"어르신은 너희를 꽤나 마음에 들어 하셨거든. 그러니까 너희가 떠나기 전에 알려주고 싶었어. 이건 내 독단이야... 걱정마. 혼나는건 어차피 나니까. 너희는 어르신을 위해 명복만을 빌어줘."


그의 말이 끝날 때쯤 전에 보았던 저택의 정문에 도착하였다. 애드먼드는 하인을 하나 불러 우리의 말을 맡기고는 저택 안으로 앞장섰다.


덜그럭


문이 열리고 저택안으로 들어가자 저택 안마저 전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전에 봤던 내부가 컬러풀한 이미지라면 지금은 마치 흑백이 어려울리는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 였다.


"애드먼드...?"


2층으로 올라가는 거대한 계단 위에서 들어본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서 보자 전에 보았던 아르테마스 어르신의 자제인 세드릭씨가 있었다.


"도련님. 손님을 데려 왔습니다."


애드먼드는 상체를 숙여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자 세드릭의 표정은 항상 밝은 표정을 유지하던 전과 달리 짜증으로 일그러 졌다.


이유야 뻔하지. 숨길 생각도 없이 당당히 명령을 어겼으니 당연하다.


그는 성큼성큼 계단으로 내려와 우리 쪽으로 빠르게 걸어왔다. 그의 발걸음만 봐도 알 수 있다. 상당히 화났다. 전에 보였던 기품과 우아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짜악! 경쾌한 소리가 거대한 저택 안을 울렸다.


읏! 세드릭은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엄청난 기새로 애드먼드의 뺨을 후려 갈겼다. 그럼에도 애드먼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숙였다.


세드릭은 그런 애드먼드를 불쾌하다는 듯 노려보고는 조용히 일갈했다.


"애드먼드... 너는 나가 있거라. 손님은 내가 응대하지..."


"네... 알겠습니다 도련님."


그는 다시한번 짧게 인사를 건내고는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갔다. 누실라는 눈치없게도 나가는 애드먼드를 고개를 따라가며 바라 보았다. 표정을 보아 누실라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했지만 다행이도 남의 집 사정에 끼어들지는 않았다.


"세드릭씨, 다시 뵙게 되었군요."


나는 일부러 불편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렇다고 밝은 표정을 손을 내밀지는 않았다. 그러나 세드릭은 내민 내 손을 고개 숙여 그저 바라만 보았다.


"...?"


그의 이상한 행동에 나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뒷짐을 진 그의 손을 보고 대충 깨닳았다. 그는 그 나름대로 손님을 응대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 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기다려 주었다.


"스읍... 후우..."


그는 숨을 크게 들이 쉬고 들이 마신 만큼 크게 내뱉었다. 그리고는 그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는 방금 과는 달리 미소가 있는 얼굴 이었다.


"데이먼씨, 다시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이런 분위기라 미안하군요."


그는 힘껏 미소를 보였지만 빈 깡통과 같은 미소였다. 그저 불편해 할 우리를 위해 억지로 꺼낸 미소였다. 겉과 속이 다른 미소였지만 악의는 없다. 그렇기에 나는 모른척 미소를 화답했다.


"눈치없이 찾아와서 죄송하네요. 위로의 인사라도 건내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나의 대답을 듣고는 쓴미소를 유지할 뿐이었다. 그는 조용히 몸을 돌려 말했다.


"따라 오세요. 여기는 분위가가 어수선하니 방으로 들어갑시다. 차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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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황금 도시(22) 25.01.30 4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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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황금 도시(19) 25.01.24 5 0 16쪽
51 황금 도시(18) 25.01.23 5 0 13쪽
50 황금 도시(17) 25.01.22 5 0 11쪽
49 황금 도시(16) 25.01.21 5 0 18쪽
48 황금 도시(15) 25.01.17 3 0 20쪽
47 황금 도시(14) 25.01.12 3 0 11쪽
46 황금 도시(13) 25.01.11 5 0 13쪽
45 황금 도시(12) 25.01.10 5 0 14쪽
» 황금 도시(11) 25.01.09 7 0 11쪽
43 황금 도시(10) 25.01.08 5 0 15쪽
42 황금 도시(9) 25.01.07 5 0 15쪽
41 황금 도시(8) 25.01.06 6 0 21쪽
40 황금 도시(7) 25.01.05 5 0 12쪽
39 황금 도시(6) 25.01.04 5 0 11쪽
38 황금 도시(5) 25.01.03 6 0 16쪽
37 황금 도시(4) 24.12.18 5 0 14쪽
36 황금 도시(3) 24.12.16 5 0 12쪽
35 황금 도시(2) 24.12.15 6 0 13쪽
34 황금 도시(1) 24.12.14 6 0 14쪽
33 사슴고기 24.12.13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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