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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2.07 10:0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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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96,699

작성
25.01.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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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황금 도시(16)

DUMMY

"찾았어?" "아니. 전혀 보이지가 않아." "쥐새끼 같은놈" "다른 곳을 가볼까?"


그래 여기에는 내가 없다. 어서 다른 곳으로 가봐라.


"아니. 분명 이쪽으로 들어갔다는 신고가 있었어. 조금만 더 찾아보자."


그런 쓸모없는 정보를 제공해준 사람이 누구냐? 시민이냐? 나에게 원한을 품고있는 여관주인이냐?


"이미 여기에 상당히 시간을 사용했어. 계속 여기에 머물다가는 대장에게 한소리 들을 거라고. 이정도로 찾았는데 안보이는 거면 벌써 다른 곳으로 떠났겠지."


지당하신 말씀이다. 도대체 이깟 골목하나에 미련이 왜 이렇게 많은 거냐. 사실은 농땡이 피울 생각인거 아닐까?


"...그래. 네 말이 맞다. 그게 아니고선 이렇게 안 보일리가 없지."


잘했다 병사A. 드디어 저 고집불통 독불장군을 설득했구나.


타다닷. 여러명의 발소리가 골목에서 빠르게 멀어지는 것이 들려왔다. 여기를 지독하게 살펴봤으니 당분간은 이곳에 나타나지 않겠지.


첨벙 첨벙.


나는 골목 귀퉁이에 있는 좁은 하수도 관에서 기어서 나왔다.


큭큭 녀석들 설마 내가 역겨운 하수관으로 직접 들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하지만 위험했어... 저 집요한 경비는 쓰레기통까지 전부 뒤지더니 기어코 이 하수관까지 확인을 한 것이다.


그때는 등골이 오싹했지만 그나마 내밀고 있던 머리까지 하수도의 오물물에 쳐박고 잠수를 한 덕분에 들키지 않았다.


"콜록! 콜록!"


크으~ 숨이 막힐 정도로 매캐한 냄새가 코와 목을 자극시켜서 기침이 끊이없이 나왔다.


나는 조금이라도 냄새를 줄이기 위해 몸을 열심히 털었지만 털어낸다고 줄어들 정도로 상태가 가볍지는 않았다.


"어휴..."


결국에는 나는 금방 포기하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느덧 밤이 되었다. 여관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플라스크가게를 찾아가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 말았다.


이게 전부 경비들 탓이다. 도시의 경비를 얍보고 있던것은 아니지만 인원과 규모가 내가 살던 마을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어느 길목을 가도 경비가 지키고 있었고 피하고 피해서 간신히 여기까지 온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여기까지 온 것이냐? 달리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동료들은 붙잡혔고 처음 와보는 이곳에 인맥이 있을 리도 없다. 그나마 있던 켄실레나 가문과의 인연은 끊겼다.


그런데 그 도련님은 왜 애드먼드를 고발한 거지? 애드먼드가 진짜 어르신을 죽였을 리는 없을 텐데.


아마도...


"..."


옆을보니 어느새 난쟁이 대장간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입구가 막혀있었고 틈에서 보았을때 가게 안은 난장판이 되어 어지러져 있었다. 어두워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혈흔 또한 보이는 것 같았다.


정말로 누군가가 그 드워프를 살해한 것이다. 그리고 그 누명을 우리에게 씌워버린 것이고. 우리가 여기에 들렸던것은 사실이니 어쩌면 사소한 오해일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나 희망적인 견해다. 누명을 씌인거라고 생각하는게 타당하겠지.


애드먼드를 고발한 사람은 분명 도련님이라고 했다. 도련님이라면... 켄실레나 가문의 재력과 권력이면 어르신이 살해된날 철가면이 들린 가게를 조사하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가능하겠지.


그리고 여기, 어르신이 살해된 시간에 난쟁이 대장간에 철가면이 들린것을 확인한 것이고 주인장을 처리겸 고문하면서 그 시간에 누가더 있었는지 물어봤겠지. 그래서 우리의 행적이 들킨 것이고.


어르신은 가짜 철가면이 죽였고 진짜 철가면의 알리바이를 알고 있는 우리와 주인장을 처리하기 위해 누명을 씌운것이다. 애드먼드도 우리에게 붙었으니 덤으로 끌려간 것이고.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게 맞다. 하지만 그렇다면가짜 철가면은 도련님이라는 뜻이다...


그 사이좋아 보이던 부자관계에서 살인이 벌어졌다고?


"...하아"


싫어도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상황이 힘든 것도 있지만 내가 너무 한심해서가 가장 크다.


모든 상황과 증거가 도련님이 범인이라 지목하고 있는데도 나는 아직 이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실감이 안간다. 그 인격자 밑에서 자란 아들이 아버지를 죽인다는 그 사실이 말이다. '이익 보다는 인연' 이라는 이념 아래에 자란 자가 부모 살해를?


아니다, 생각하지 말자. 지금은 범인보다는 동료가 먼저다. 동료가 걱정된다.


마지막 상황을 보았을때 누실라의 마법은 불발로 끝났고 그로인해 도망칠 충분한 틈을 만들지 못한 듯 보인다.


아마도 누명이 풀릴때까지 콩밥 신세를 지겠지. 그것 자체는 큰 걱정은 안한다. 숲에 버려놓으면 나무 뿌리라고 끓여 먹으면서 살놈들이다.


마물도 안나오는 안전한 잠잘곳에 꼬박꼬박 밥도 주는 감옥은 휴가정도라고 생각할 정도의 태평함을 겸비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나중에 풀려날 수 있었을 때의 이야기지만. 그리고 그 몫은 유일하게 도망친 나의 몫이다.


생각만 해도 어깨가 무거워지는군.


마음속으로 푸념을 늘어놓다 보니 어느덧 나는 플라스크 앞까지 도착해있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 이곳에 온 이유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온 것이다.


내가 인맥이 없으면 아는사람 인맥이라도 빌려봐야지.


그리고 최대한 빨리 누명을 풀고 이 도시에서 도망간다. 그거면 된다. 범인이 도련님이라면 덤벼봤자 손해가 크다. 잘생각해보면 어차피 우리 일이 아니다. 애드먼드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해야할 일이 있다.


끼이이익


내가 문을 당기자 여전히 괴성이 나면서 문이 열렸다.


안은 어두워다. 원래도 어두운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진짜로 어두웠다. 등불하나 켜있지않고 밤이라는 것까지 더해져서 완전한 어둠이었다.


잘그락


"?"


갑작스러운 낯선 소리에 고개를 아래로 내려 확인해 본다. 내 발밑에는 깨진 유리조각이 있었다.


불길한 흔적탓에 한순간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슈웅 "우왓!"


우당탕


어둠속에서 단도 하나가 예고도없이 날아왔지만 나는 뒤로 자빠지듯 넘어지면서 간신히 피했다.


깨진 유리병이 나를 살렸다. 이곳에 습격이 일어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덕분에 피할 수 있었다.


어둠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단하군. 이걸 피하다니." 들어본적 없는 낮은 저음의 목소리가 나를 칭찬해다.


과찬이다. 평온한 일상중에 갑자기 날라오는 단검이었다면 평범하게 맞았을 것이다.


"넌 누구야..." 나는 몸을 털면서 일어났다.


"누구...? 알고 찾아온줄 알았느데 내가 너를 너무 과대평가를 했나?"


어둠속의 사내는 실망한듯 말했다.


"거 실망시켜서 미안하군. 그러니까 이제 그 잘나신 분 얼굴좀 보여주시지?"


"보여달라고? 나를 보면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는 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텐데... 지금이라도 꽁지빠지게 도망가면 살려주려 했더니..."


"뭐야?"


사르륵. 옷감이 흘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도 카운터 뒤에 있는 천막에서 나온것 같다. 터벅. 터벅. 짧고 규칙적인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린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과신인가? 아니면 그냥 멍청한 것인가?"


분명 실루엣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어둠탓에 체격이 잘 파악이 안돼었다.


"무슨 소리지?" 나는 왼손엄지를 이용해 검을 살짝 뽑고 오른손을 손잡이에 가까이 두었다.


"아니지. 무지에서 오는 용감함이 맞겠군." 조소에 가까운 말투였다.


"헛소리 그만하고 기어나오라고."


"하하하. 너무 화내지 말라고. 그냥 네 처지가 불쌍해서 그런 것 뿐이야."


"내가 불쌍하다고?"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나왔다.


"그래... 왜그런지 알아?"


남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정확히는 얼굴이 먼저 보였다. 왜냐하면 전신이 검은색 로브로 뒤덮힌것에 비해서 얼굴은 은색 가면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내가 누구인지 알았으면 이런 실수를 벌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달빛에 비춰진 철가면은 비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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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게도 본인이 직접 나와 주셨군... 마침 찾아갈까 했는데 말이야. 이 가짜 녀석아."


나는 아무렇지 않은척 말했지만 실상은 아주 당황하고 있었다.


어째서 저녀석이 여기에 있는거지?


녀석이 진짜 철가면이 아니라는건 한눈에 알았다. 다른걸 다 제쳐두고 기본적으로 키부터 다르다. 거대한 키를 가진 오리지널과는 다르게 내 앞의 철가면은 기껏해야 나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가 범인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있는걸 보니까 다행이 바보는 아닌가 보군."


시종일관 열받는 단어만 쓰는 녀석이다. 지금 당장 저 입을 다물게 해주고 싶어진다.


"화가나나? 그럼 빨리 끝내는게 어때? 나도 더 이상 사건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여기서 끝내는게 어때?"


놈은 마치 선심을 쓰듯 말을 했다.


"끝낸다고?"


"그래. 지금이라도 얌전히 녀석의 위치를..."


스르릉! 부웅!


칫! 말하는 틈에 기습하는 작전은 실패다. 녀석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듯 몸을 한발짝 뒤로 가서 내 검의 간격에서 벗어났다. 로브조차 베지 못했다.


"이봐. 아직 말하는 중이였잖아."


"미안하지만 개자식의 말을 믿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야."


녀석이 무얼 제시하는 어차피 응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태연히 사람도 죽이는 녀석을 믿을까보냐.


"...아까말은 취소다. 역시 멍청이군."


"마음대로 짖껄여두라고. 그 예의없는 입도 못열게 해주지. 덤으로 그 얼굴좀 확인 해야겠어. 아는 얼굴인지좀 보게 말이야."


나는 검신 오른쪽 어깨에 올려두며 말했다.


방금까지와는 다른 긴장감이 돈다. 그러자 더운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고 녀석의 모든 움직임에 나의 신경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바람에 날리는 로브의 흔들거림, 녀석의 미세한 숨소리, 발의 위치...


스르륵


옷감이 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녀석의 오른손이 천천히 왼쪽 허리춤으로 가기 시작했다. 로브에 가려서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검을 왼쪽에 찼나 보다.


위치는 내가 유리하다. 간격이 좁은 문틀을 가깝게 등지고 있어 상대는 문틀에 검이 걸릴까봐 크게 휘두르기 부담스럽다. 그렇기에 온다면 찌르기나 얕은 세로베기 정도다.


"왜 그러지? 기세등등한것에 비해 소심한걸?"


어차피 출구는 여기 뿐이라 금방 공격해 오겠지만 일부러 뻔한 도발을 해주었다.


"안달내지 마라. 금방 끝내주마!"


타탓! 녀석은 내 도발을 간단히 비웃어는 것과 동시에 능숙한 손놀림으로 빠르게 검을 뽑아 오른발을 크게 발을 내딛으며 검을 휘둘렀다.


아마추어 같은놈!


나는 속으로 녀석을 비웃었다. 가로베기. 그것도 아주 크게 휘두르는 가로베기다. 저렇게 휘둘러서는 문틀에 막힐 뿐이다.


그러니 나는 한발짝 물러나 문틀 사이로 들어가 주기만 하면...


휘릭!


갑자기 정직하게 가로로 날아오던 검의 궤도가 우아한 곡선을 그으며 내 머리를 베는 세로베기로 변화했다.


"...!"


경악의 비명을 지를 틈도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검은 내 이마 앞에 있었다.


파악!


"끄흑!"


검과 질긴 가죽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나는 튕겨져 나가듯이 문 밖으로 뒷걸음질을 했다.


쿵!


말이 뒷걸음질이지 거의 도약에 가까운 비거리였다. 그 탓에 문밖을 너머 문 건너편에 있는 골목의 벽까지 날아가 부딛혔다.


"헉...헉...!"


나는 벽을 등지고 빠르게 가쁜 숨을 내쉬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내는 소리가 아니다. 한순간이지만 죽음을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정신적 충격에 호흡이 흐트러졌다.


"대단하군... 이걸 반응하다니. 조금 다시봤어..."


녀석은 가게문을 나오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본의아니게 나에 대한 녀석의 평가가 올라간듯 하다. 하지만 그딴것은 관심없다. 중요한것은 다음 공격을 어떻게 막느냐 이거다.


붉은색 선혈이 오른쪽 어깨에서 솟아났고 오른손에 든 검의 손잡이까지 적시였다. 녀석의 검이 내 머리를 쪼개기전에 몸과 머리를 비틀며 뒤로 뛴덕에 머리가 수박처럼 두동강 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른쪽 어깨를 당했다. 부상의 정도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경험적으로 봤을때 상처가 깊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중상일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목숨은 건졌다는 거다. 하지만 정말 말 그대로 목숨만 건졌다.


"무시인가... 아니면 대답할 여유도 없는건가? 뭐, 뭐든 더이상 내 알바는 아니지. 어찌되었든 내 승리다. 그 팔로는 제대로 막지도 못하겠지."


"크윽!"


뒤늦게 격통이 몰려왔고 고통탓에 상체가 숙여진다. 녀석은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내려보면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이제 그만 포기... 윽!"


그러나 녀석은 갑자기 고통스러운듯 왼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리고 한껏 불쾌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큭! 냄새가 이게 뭐냐? 씻고는 다니는거냐?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군!"


이새끼... 어깨를 다친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이는군. 변명을 할 기력이 없는 것이 원통하다.


"살고 싶나? 살고 싶으면 어서 말해라."


놈은 한손으로 가면의 코 부분을 막은채로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말하다니... 뭘..."


"이제와서 모르는 척인가? 이 낡아빠진 건물의 주인의 위치를 말하는 거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도 이곳을 찾아온걸 보니 협력관계 였나 본데... 놈은 이미 널 버리고 도망쳤어."


무... 무슨 소리지?


"미안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진짜 모르겠는데?"


나는 정말로 무슨 소리인지 몰랐기에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계속해서 느껴지는 고통탓에 나의 표정은 금방 일그러진다.


그러면서도 나는 강도가 꼬일 것을 대비해 미리 숨겨둔 비장의 수단을 꺼내기 위해 슬그머니 몸을 돌려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좋아. 그 고집하나는 인정해주지. 하지만 그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나의 호소와는 다르게 놈은 믿지 않는 듯 보였다. 그보다 젠장... 눈을 보니 허튼짓을 하면 정말로 죽일 기세였다.


괜한짓을 하다가 실패했다가는 내 목이 골목의 바닥에 굴러다닐 것만 같았다. 게다가 상대는 예상외의 실력자다.


이꼴로 함부로 덤비는 것은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반항을 포기하고 왼쪽 주머니에서 꺼내려 했던 물건을 도로 주머니 속에 내려 놓았다.


어떻게든 싹싹빌면 오해가 풀릴지도 모른다. 적어도 다친 몸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생존률이 높다. 자존심을 굽혀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나에게는 여동생을 구해야하는 목숨보다 중요한 사명이 있다.


스륵!


"으윽...!"


하지만 녀석은 로브속에서 검을 꺼내서 내 오른쪽 목에 검날을 가까이 붙여서 위협을 했다. 날카로운 검이 가까이 붙자 나의 몸은 순간적으로 움츠러 들었다.


"다시한번 묻는다. 얌전히 너의 동료의 위치를 불어라. 잠깐만... 갑자기 왜 눈을 그렇게 뜨는것이지?"


나는 지금 녀석의 검을 보고 놀랐다. 움츠러 들었던 몸이 경직될 정도로 말이다.


녀석의 검은 검신이 곡선의 형태로 약간 휘어있는 모앙을 한 '세이버'였다. 한손으로 휘두르는데 특화된 검과 검술... 한손에만 굳은살이 빼곡했던 녀석이 머릿속에 지나간다.


그리고 나서야 단번에 이해했다. 아니... 이제야 실감이 됬다고 해야하나?


"이새끼...!"


좀 처럼 느껴본적이 없는 분노가 스멀스멀 어깨를 타고 머리까지 올라왔다. 그것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한 분노였다.


그 갑작스러운 분노가 나의 이성을 마비 시키고 몸을 조종한다.


그 결과 내 몸은 충동적으로 주머니에 내려 놓았던 물건을 단번에 집어 넣어서 꺼냈다. 내 왼손에 쥐여진 것은 말존 아저씨가 주신 푸른 목걸이였다.


꺼내진 목걸이는 이미 나의 분노를 증명하듯 어두운 골목을 밝게 비출정도로 강렬한 푸른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이 호로자식! 정말로 자기 아버지를 죽인거냐!"


오른쪽 목에 겨눠진 검을 부상당한 어깨와 턱으로 고정시키고 왼손으로 강하게 검신을 내리 찍었다.


우드드득! 땡강!


그러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녀석의 세이버가 부러졌다. 그리고 동싱에 검신을 단단히 고정하고 있던 나의 어깨에서 나무가 부러지는 듯한 불길한 소리가 들려왔다.


"뭐라고?!"


녀석은 믿기지 않는 일을 보자 당황했는지 반사적으로 거리를 두었다. 그리고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었다.


"으아아아악!"


피가 쏟아지는 뜨거운 격통을 참아가며 움직이지 않는 어깨를 대신해 상체를 왼쪽으로 있는힘껏 비틀어서 원심력을 발생시켰다.


그러자 나의 오른손은 검과 함께 큰 원을 그리고 휘둘러졌다.


촤악!


크게 원을 그리면 휘둘러진 나의 검은 녀석이 입고있던 검은 로브의 가슴 부분을 베었다. 오른손의 감각은 이미 정상이 아니였다. 그래서 제대로 벤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연격을 날려야 했지만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검을 왼손으로 바꿔서 다시 휘두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건방진 녀석이!"


몸을 과하게 비트느라 균형을 잃은 나를 향해 앞차기가 날아왔다.


퍽!


"크헉!"


나는 발차기를 맞고 벽에 튕겨졌고 우당탕! 소리와 함께 골목의 바닥에 나뒹굴었다. 녀석은 자신을 등지고 쓰러진 나를 향해 지체없이 부러진 검을 들고 달려왔다.


일촉즉발의 상황.


일어나야한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몸을 빠르게 일으키기 위해 움직였다.


"으윽!"


그러나 오른쪽 어깨에 찢어지는 듯한 격통이 몰려왔고 몸을 일으키다 말고 다시 미끄러지듯 쓰러졌다.


시발... 여기서 이런 실수를 하다니.


긴박한 상황탓에 나도모르게 그만 멀쩡한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사용해 몸을 일으킨 것 이었다.


이 치명적인 실수 때문에 발생한 빈틈 때문에 나는 무방비하게 그만 적에게 등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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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황금 도시(26) 25.02.04 3 0 11쪽
58 황금 도시(25) 25.02.03 4 0 11쪽
57 황금 도시(24) 25.02.01 4 0 12쪽
56 황금 도시(23) 25.01.31 4 0 13쪽
55 황금 도시(22) 25.01.30 4 0 19쪽
54 황금 도시(21) 25.01.26 5 0 15쪽
53 황금 도시(20) 25.01.25 6 0 14쪽
52 황금 도시(19) 25.01.24 5 0 16쪽
51 황금 도시(18) 25.01.23 5 0 13쪽
50 황금 도시(17) 25.01.22 4 0 11쪽
» 황금 도시(16) 25.01.21 5 0 18쪽
48 황금 도시(15) 25.01.17 3 0 20쪽
47 황금 도시(14) 25.01.12 3 0 11쪽
46 황금 도시(13) 25.01.11 5 0 13쪽
45 황금 도시(12) 25.01.10 5 0 14쪽
44 황금 도시(11) 25.01.09 6 0 11쪽
43 황금 도시(10) 25.01.08 5 0 15쪽
42 황금 도시(9) 25.01.07 5 0 15쪽
41 황금 도시(8) 25.01.06 6 0 21쪽
40 황금 도시(7) 25.01.05 5 0 12쪽
39 황금 도시(6) 25.01.04 5 0 11쪽
38 황금 도시(5) 25.01.03 5 0 16쪽
37 황금 도시(4) 24.12.18 5 0 14쪽
36 황금 도시(3) 24.12.16 5 0 12쪽
35 황금 도시(2) 24.12.15 5 0 13쪽
34 황금 도시(1) 24.12.14 5 0 14쪽
33 사슴고기 24.12.13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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