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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농송
작품등록일 :
2024.10.01 10:09
최근연재일 :
2025.02.07 10:00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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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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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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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황금 도시(18)

DUMMY

"데이먼씨...? 데이먼씨? 괜찮나요? 아직 의식이 있어요?"


"어... 알겠으니까 그만하쇼... 토 나올것 같으니까..."


나는 몽롱한 의식으로 대답했다. 피를 많이 흘린 탓에 나의 머리를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않았고 그것은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데이나가 업어서 어디론가로 데려온것 같았지만 중간중간 의식이 흐려져서 여기가 지하라는 것 말고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안돼겠군요. 다소 아프겠지만 응급처치를 하겠습니다."


그는 급하게 양팔을 걷어올리고는 선반위에 올려진 노란병을 하나 꺼내 병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나의 깊게 베어진 상처속에 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끄으으윽...!"


평소라면 비명을 지르고도 남을 고통이었지만 기력이 얼마 남지 않은 나에게는 비명을 지를 여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데이나는 한손으로 내 상처를 벌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들고있던 병의 내용물을 전부 부었다. 노란색의 액체는 나의 상처를 안까지 적셨고 그러자 마치 불이 붙은 것과 같은 강렬한 작렬통이 내 어깨를 덮친다.


"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를 힘도 없다는 말은 취소다. 나는 목청이 찢어지 정도로 큰 비명소리를 냈다. 비명이 안나온다고? 그건 고통이 부족한 것이다.


데이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상처에서 손을 때고는 다른 병을 열어서 버터와 같은 질척거리는 고체를 내 어깨에 덕지덕지 바르기 시작했다.


"거어어억...!"


아까와는 다른 고통이 찾아온다. 기분 나쁜 것이 내 몸을 채우는 불쾌한 감각이 느껴진다.


"조금만 참으세요. 이게 거의 끝났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질처거리는 약물로 뒤덮인 내 어깨를 깨끗한 붕대를 꺼내 둘둘 감았다. 감을때 있는 힘껏 힘을 주며 감는 탓에 강한 압박감이 어깨의 상처를 뒤덮었다.


"응급처치는 끝났습니다. 이대로 안정을 취해주시면 큰 탈은 없을 겁니다."


"아... 어..."


내 입에서는 감사의 말 대신 영혼이 나간듯한 언데드와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것도 마시세요. 빈혈과 의식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는 시뻘건 색의 약물이 담긴 병을 내밀었다.


나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잡아 대충 입에 벌컥 벌컥 털어 넣었다. 말로는 전부 표현하기 힘들정도의 강렬한 쓴맛이 입안을 덮쳤다.


"푸핫! 이런 젠장! 더럽게 쓴맛으로 정신을 돌리는 약이지?!"


에퉷퉷! 이 정도로 쓴맛이면 당장 죽어가던 노인도 벌떡 일어나서 기운넘치게 쌍욕을 퍼부을 것이다.


"하하, 기운이 돌아온걸 보니 치료는 성공인가 보군요."


나는 입에서 쏟아지는 침을 소매로 신경질적으로 쓱쓱 닦으면서 데이나를 노려보았다. 데이나는 나의 불만스러운 시선을 눈치 챘는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원래 효과가 좋을 수록 고통도 큰 법입니다."


"치료는 고마워... 그런데 내가 화난건 그거 때문이 아니야."


데이나는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는지 곧바로 내가 앉아있는 옆 의자를 들고는 나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구석에 의자를 두고는 앉았다.


"왜 그렇게 멀리 앉는거야? 내가 널 해칠거라 생각하는 거야? 나는 그런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야."


"아니요. 죄송하지만 냄새가 심해서 그런것 뿐입니다."


내... 냄새? 킁킁, 젠장. 나는 더이상 내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수도에서 묻은 오물 냄새를 내 체취처럼 익숙해지다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절망감이 느껴진다.


"어디서 부터 설명을 드릴까요... 알고 싶은게 있으신가요?"


"세드릭이 너를 아주 애타게 찾던데... 이유라도 듣고 싶네"


세드릭의 애먼 오해 때문에 죽을 뻔 했다. 이유라도 들어야 이 화가 풀릴 것 같았다.


"이유는 이제 아시잖아요. 제가 황금의 연금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나왔다. 그 황금의 연금식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이 맞나?


"황금의 연금식이... 내가 알고 있는 그 뭐든지 황금으로 바꿔준다는 그게 맞나?"


"맞습니다. 정확히는 같은 질량 만큼 바꿔주는거지요. 1kg의 돌이면 1kg의 금 처럼요. 연금술의 법칙중 하나 입니다."


"그게 왜 네 손에 있는거야? 분명 그건 환상의 물건 아니었나?"


내 질문에 데이나는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는 이내 결심한듯 다시 입을 연다.


"말씀드려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이 이상 듣고 싶다면 저의 일을 도와주셔야 겠습니다."


일을 도와달라고? 이건 또 무슨일인가? 모험가의 일을 휴업하자마자 나를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지다니! 평소에는 매번 일거리가 부족해서 이상한 마물의 기름을 모으러 다니기까지 했는데...! 평소의 불경기가 바보 처럼 느껴진다.


"맨입으로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를 도와쥐면 동료들을 바로 풀어드리겠습니다."


"동료를? 그걸 네가 어떻게 풀어주는데?"


"저는 못하지만 엘프들은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신분을 보증해준다면 충분히 풀려날 수 있을 겁니다."


"바로는 못믿겠어. 방법을 말해봐. 그 싸가지 없는 놈들을 어떻게 내 마음대로 무릴 수 있다는거야?"


"엘프들에게 이득이 될만한 제안을 할 수 있도록 물건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그거라면 확실하게 엘프는 거래에 응할 겁니다."


데이나는 정말로 확신하는듯 자신있게 말했다.


"혹시나 해서 묻지만... 내 동료들이 붙잡힌 것도 네 탓은 아니겠지?"


"그건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데이먼씨가 무언가 오해당할 만한 행동을 한거 아닙니까?"


으윽, 정곡이다. 어르신을 죽인게 세드릭이라면 범인을 찾아다니던 우리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아마도 권력을 이용해서 우리를 구속한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처음부터 그냥 애드먼드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떠날 걸 그랬다. 그 저택으로 간 것 부터가 실수였다.


"하나만 더 묻지. 너의 일...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일은 아니겠지? 예를 들어 범죄에 가담한가든가?"


"아니라고 장담드리죠. 제가 하려는 일은 옳은 일입니다. 다가올 거대한 악재를 막는 겁니다. 물론, 잘 풀렸을 때의 이야기지 만요."


"잘 안풀리면 어떻게 되는데?"


"데이먼씨는 시민 강도 및 살인죄로 저는 화폐 교란 및 살인범으로 잡혀 가겠네요."


무슨 말인지 완벽히 이해했다. 실패하면 세드릭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소리겠군. 그 소리면 같이 하자는 일이 뭔지가 짐작이 간다.


"너의 일이 라는게... 세드릭을 막는 걸 말하는 건가?"


나의 추측에 데이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예상대로군. 어차피 세드릭의 계략을 막지 않으면 나도 누명을 씌이게 되니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너무나 많았다.


"일을 도우는건 좋아. 하지만 네가 알고 있는걸 숨김 없이 전부 말해. 네 말이 진짜인지는 내가 판단하고 납득이 가면 너의 일을 돕지."


이야기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싶지 않아 일부러 고압적인 자세로 물었다. 데이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데이먼씨에게 모든걸 말해드리고 도움을 청할 생각이었습니다. 최대한 생략하지 않고 전부 말씀해 드리겠습니다."


데이나는 몸을 숙이고 기도하듯 손을 맞잡았다. 그것은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듯 보였다.


"저에게는 스승이 있었습니다. 돈을 벌기위해 무작정 도시에 상경해 잘곳도 없는 저를 제자로 받아주신 분이지요. 성함은 '마그누스 엘데론' 이라고 합니다."


마그누스 엘데론... 처음 듣는 이름이다. 연금술사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당연한 거겠지만.


"제 스승은 연금술을 아주 사랑하는 분이였죠. 연금술을 돈을 버는 수단으로 바라보지 않고 재미와 인류의 가능성을 찾아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고귀한 목표마져 가지고 계셨죠. 저 또한 그분 아래에서 오랫동안 가름침을 받다보니 많은 영향을 받았죠."


"그 훌륭하신 분은... 지금도 멀쩡하시나?"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고 대답은 예감한 대로 좋지않았다.


"돌아가셨습니다. 내일이면 딱 1년째가 되겠군요."


자신의 은사의 죽음을 말하는 데이나의 표정은 미련이 없는지 예상보다 상쾌해보였다.


"1년전... 스승이 돌아가신날... 그때 부터가 모든 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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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연금식... 연금술사에게는 꿈같은 존재죠. 과언이 아니라 연금술이 여기까지 발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황금의 연금식 덕분이니까요."


"그 사건을 말하는 거지? 그거... 광장에서 금을 만들었다는..."


"맞습니다. 그 사건이 벌어지고 모두가 홀린듯 연금술에 손을 댔죠. '나도 금을 만들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 말이죠. 불순한 동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꿈같은 이야기가 하나 쯤은 있어야 시장이 커지는 것이지요. 어쩃든 그 덕에 연금술은 100년이나 부흥할 수 있었죠. 부끄럽지만 저도 처음에는 그런 이유로 연금술을 배운 거지만요."


그는 마치 부끄러운 과거를 말하듯 얼굴을 살짝 붉히며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아시는 것처럼 황금의 연금식은 환상의 물건. 실제로 존재하긴 했을까? 라는 의심이 들정도로 소문조차 없죠. 그러다보니 100년이나 흐른 지금에 와서는 결국 연금술의 인기는 식게 되었습니다. 황금의 연금식도 잊혀지고 연금술사는 대체로 가난하다보니 연금술을 배우려는 사람도 적어졌죠. 저같은 바보들이나 가끔 들어오는 정도고요."


데이나는 큭큭 거리며 무모했던 자신을 회상하는듯 보였다.


"하지만 제 스승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을 하고 남은 시간마다 틈틈히 황금의 연금식을 연구했고 스승의 재능과 노력이 보답을 받았는지 2년 전쯤에 드디어 황금의 연금식을 완성합니다."


"응? 스승은 돈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말에는 거짓은 없습니다만... 스승님은 이상론자는 아니였거든요. 모두가 동경할 만한 전설이 다시 생기자 않으면 이대로 가면 연금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계셨죠. 그래서 다시 연금술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또 다시 모두에게 기적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가가신 겁니다."


스승은 100년전에 일어났던 그 사건을 재현할 생각이었나? 모두가 보는 앞에서 황금을 만들어서 제2의 전성기를 시작할 생각이었다는 건가?


"방금 말했듯이 황금의 연금식은 완성이 되었죠. 거짓말 같은 이야기죠. 스승님은 진짜로 해낸 것 입니다. 어찌되었거나 이제 이걸 모두에게 공개를 하면 꿈은 이루어 지는것 이었죠. 하지만... 스승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당했나?"


"아니요, 그런건 아닙니다. 아주 평범한 이유였죠. 그건 스승님의 친구이자 오랜 후원자인 아르테마스 켄실레나씨가 스승님을 설득한 겁니다."


"아..."


여기다. 이것이 연결점이었구나.


"아르테마스 어르신은... 오랜기간 동안 스승님을 믿고 후원을 하신 분이지. 그렇지만 그 후원은 황금의 연금식이 아니라 다른 연구를 위한 후원이었기에 연금식은 온전히 스승님의 것이었죠. 하지만 끼리끼리 모인다고도 하잖아요? 제 스승님은 또 의리가 두터워서... 자신을 지금까지 도와주웠던 친구에게 자신의 연구를 보여주었죠. 그런데 어르신은 황금의 연금식은 위험한 물건이라 말씀하며 스승님을 설득했습니다. 이것은 사회에 혼란을 가져올 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죠. "


어르신답다면 어르신 다웠다. 놀랍게도 짧게나마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 그대로의 남자였다.


"처음에는 자신을 성과를 부정하는 친구에게 화를 냈지만... 금방 자신을 걱정해주는 어르신의 참뜻을 이해하고 어르신의 말을 따르기로 합니다. 단, 완전 폐기가 아닌 금화의 안에 연금식을 숨기고 언젠가 필요한 날이 올때까지 숨기기로 합의했죠. 뜻은 좋았지만... 이걸 욕심이 많은자에게 들켜버립니다."


"욕심이 많은사람? 세드릭을 말하는 거겠지?"


농담처럼 던진 나의 말을 데이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맞습니다. 세드릭씨는 황금식을 잘 조절해서 사용하면 가문을 더욱 부흥시킬 수 있고 이것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죠."


"오만한 생각이군."


내가 느낀 감상을 그대로 말해주었다.


"당연히 저를 포함해서 스승과 어르신은 크게 나무랐죠. 그때는 분명 아버님의 말씀을 이해하는듯 자신의 오만을 사과하며 물러났죠. 그렇게 일이 끝날줄 알았지만... 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일이 급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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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황금 도시(26) 25.02.04 2 0 11쪽
58 황금 도시(25) 25.02.03 3 0 11쪽
57 황금 도시(24) 25.02.01 4 0 12쪽
56 황금 도시(23) 25.01.31 4 0 13쪽
55 황금 도시(22) 25.01.30 4 0 19쪽
54 황금 도시(21) 25.01.26 4 0 15쪽
53 황금 도시(20) 25.01.25 5 0 14쪽
52 황금 도시(19) 25.01.24 5 0 16쪽
» 황금 도시(18) 25.01.23 5 0 13쪽
50 황금 도시(17) 25.01.22 4 0 11쪽
49 황금 도시(16) 25.01.21 4 0 18쪽
48 황금 도시(15) 25.01.17 3 0 20쪽
47 황금 도시(14) 25.01.12 3 0 11쪽
46 황금 도시(13) 25.01.11 5 0 13쪽
45 황금 도시(12) 25.01.10 5 0 14쪽
44 황금 도시(11) 25.01.09 6 0 11쪽
43 황금 도시(10) 25.01.08 5 0 15쪽
42 황금 도시(9) 25.01.07 5 0 15쪽
41 황금 도시(8) 25.01.06 6 0 21쪽
40 황금 도시(7) 25.01.05 5 0 12쪽
39 황금 도시(6) 25.01.04 5 0 11쪽
38 황금 도시(5) 25.01.03 5 0 16쪽
37 황금 도시(4) 24.12.18 5 0 14쪽
36 황금 도시(3) 24.12.16 5 0 12쪽
35 황금 도시(2) 24.12.15 5 0 13쪽
34 황금 도시(1) 24.12.14 5 0 14쪽
33 사슴고기 24.12.13 6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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