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이세계에서 온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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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t1e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2
최근연재일 :
2024.11.19 12:3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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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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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48

작성
24.10.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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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투구를 쓴 돈키호테-2

DUMMY

돈: (박수를 치며)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날뻔했소. 역사 속에 묻힌 박애주의자 용의 헌신을 이 돈키호테가 온 세상에 노래하겠소. 하지만 말이오. 내 주인장을 의심함은 아니지만 마왕은 아직 존재하잖소. 방금의 이야기와 약간의 모순이...

상: (말을 끼어들며) 그게 바로 문제라는 겁니다. 이 화려하고 용의 마법 기술을 망라한 무기를 인간이 사용할 수 없었단 말입니다.

돈: 그냥 인간이 용언을 읽지 못했던 것 아니오?

상: 아닙니다. 이 최첨단 무기는 중심언어를 읽지 못하더라도 악을 물리겠다는 용기 하나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겁니다. 설계는 완벽했습니다. 다만 어린 인간이 감당할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투구의 무게를 견딜 인물을 찾아다녔고, 오늘 이렇게 만나 뵌 게 아니겠습니까. 기사님, 기사님에게선 다른 차원의 특별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돈: 물론이오. 아까부터 생각했는데 주인장은 사람 보는 눈이 있소. 하하하.

돈: (주머니를 뒤적이며) 근데 이건 얼마나 하오? 가진 건 이게 전부요.

상: 물건이 제 주인을 만났는데 어찌 비싸게 팔겠습니까. 손에 든 돈 전부랑 망가진 투구에 교환해드리겠습니다. 거저 드리는 겁니다. 하하하.

돈: (냉큼 돈을 건네고 투구를 써 보며) 나에게 딱 맞소.

상: 노파심에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첫술에 배불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투구의 인챈트가 발동하지 않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계속 작동시키려 노력해야 합니다.

돈: 명심하겠소. 차분히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노인의 현명함 아니겠소.

돈키호테는 자신의 새 투구를 자랑하고 싶어서 숙소로 달려갔다. 그들은 사냥으로 돈을 좀 벌어서 여관에서 묵기로 했다. 다만 로시난테는 방에 들어갈 수 없어서 마구간에서 자야 했다. 로시난테는 그냥 짐승이 아니라 우리의 동료라고 열변했지만 소용없었다. 돈키호테는 방에 들어와선 방이 마구간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혀를 찼다. 얼마 후에 산초가 돌아왔다.

산: 벌써 오셨네요. 수리는 얼마나 걸린대요?

돈: (황금투구를 자랑하며) 기다릴 필요 없네. 더 좋은 거로 바꿔왔거든.

산: 지금 그 엉터리 글씨가 쓰인 장식용 투구를 말하는 건 아니겠죠?

돈: (투구의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듣지 말렴, 너는 누가 뭐래도 훌륭한 황금투구니까

산: 어서 환불하고 와요. 안 그러면 저 진짜 화낼 거에요.

돈: 조금만 기다리게. 내가 이걸 멋지게 사용하는 모습을 곧 보여줄 테니.

산초가 묵묵부답이자 돈키호테는 겁이 나서 노점상으로 돌아갔지만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산: 그래서 그냥 돌아왔다고요? 됐고 술이나 마셔요, 할아범이 사는 거로.

돈: 그 황금투구를 사면서 돈도 다 줘 버렸는데.

산초는 화가 나서 돈키호테에게 조만간 두개골에 화살이 박혀 죽게 될 거라고 욕했다. 거기에 돈은 언제 갚을 거냐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잔뜩 쏟아 낸 뒤 방을 나서 마구간으로 내려갔다. 마구간에는 말 한 마리와 꼬끄(1 한 마리와 로시난테가 들어차 있다. 그는 풀썩 주저앉아 식곤증으로 엎드려 자는 그녀를 쓰다듬었다.

시간이 지나 화가 누그러들자 그는 자신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인에게 너무 심한 말을 했다고 느꼈다. 대가리가 뚫려 죽을 거라는 말은 좀 심했지. 무엇보다 찬 바닥에 오래 앉았더니 슬슬 추워. 여기서 잠을 잘 게 아니면 방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화낸 상대와 같은 방을 쓸려니 벌써 어색해서 어쩌냐. 내가 방을 나설 게 아니라 그를 내쫓았어야 그랬는데. 하는 수 없네, 화해해야지.

산: (문을 열고 들어가며) 이번엔 제가 살 테니까, 진짜로 술 마시러 가요.

1) 제국의 서쪽에서 전래 된 가축으로 사람을 태울 정도로 큰 닭이다. 속도가 빠르고 두꺼운 깃털로 화살도 잘 막기에 경기병들이 주로 탄다. 전설대로 식용 닭을 저 크기만큼 품종개량을 한 것인지 그저 닭을 닮은 큰 새인 건지는 아직도 의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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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돈키호테에게 바치는 시(完) 24.11.19 5 0 6쪽
40 7인의 모험가 24.11.18 5 0 13쪽
39 합류 24.11.15 7 0 7쪽
38 광장 24.11.14 7 0 4쪽
37 드래곤-2 24.11.13 5 0 5쪽
36 드래곤-1 24.11.12 8 0 5쪽
35 그린나이트 24.11.11 5 0 5쪽
34 위스키 24.11.08 5 0 5쪽
33 셋째 날 24.11.07 7 0 5쪽
32 둘째 날 24.11.06 8 0 8쪽
31 첫째 날 24.11.05 6 0 5쪽
30 소집령 24.11.04 5 0 4쪽
29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24.11.01 5 0 6쪽
28 갈림길 24.10.31 6 0 6쪽
27 전리품 24.10.30 7 0 5쪽
26 산적 24.10.30 7 0 6쪽
25 넙치 24.10.30 6 0 5쪽
24 외눈박이 24.10.30 7 0 5쪽
23 돌격 24.10.29 4 0 6쪽
22 너는 껍질이 약해 24.10.28 7 0 5쪽
21 나병 24.10.25 5 0 5쪽
20 악당의 사연 24.10.24 9 0 5쪽
19 경계인-2 24.10.23 7 0 5쪽
18 경계인-1 24.10.22 10 0 5쪽
» 황금투구를 쓴 돈키호테-2 24.10.21 8 0 4쪽
16 황금투구를 쓴 돈키호테-1 24.10.18 9 0 5쪽
15 우리는 생각보다 합이 잘 맞는다 24.10.17 8 0 6쪽
14 마녀 오두막 24.10.16 9 0 5쪽
13 그 마녀는 거짓이야-2 24.10.15 8 0 4쪽
12 그 마녀는 거짓이야-1 24.10.14 9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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