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이세계에서 온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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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t1e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2
최근연재일 :
2024.11.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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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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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

DUMMY

침엽수 말고는 모두 잎사귀를 내버리고 가지만 남은 계절에 인원이 늘어난 돈키호테 일행은 산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걷고 있다. 돈키호테는 자신이 전생에 산초랑만 모험을 떠난 것을 후회하면서 미트보흐에게 토비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산초는 미트보흐를 그냥 아저씨라고 불렀다. 토비는 사슬갑옷과 할버드(1로 무장했다. 할버드는 그의 체격에 맞춰 보통 것보다 길었다.

1) 창 머리 부분에 도끼날과 미늘이 합쳐진 형태의 무기


왼편에 청록색 강이 흐르고 오른편은 침엽수가 우거진 숲인 외길 멀리에 장정 수십 명이 모여있다. 산초가 산적인 거 같은데 돌아갈 것이냐 물었다. 돈키호테는 당연히 맞서 싸우자고 했다. 의외로 토비도 고작 산적에게 겁먹을 수 있겠냐며 무기를 쥐고 앞장섰다. 돈키호테는 그들의 얼굴이 식별될 정도의 거리까지 다가가 외쳤다. 무리 앞에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어설프게 홀로 말을 타고 있다. 아무래도 얼마 전에 약탈한 말인 듯하다. 그들은 약탈을 자랑이라도 하듯 갑옷의 부위별로 형태가 달랐다. 무기도 창, 검, 도끼, 사각 방패, 원형 방패, 다양하기도 했다.

돈: 나는 돈키호테 데 라만차다. 그대들은 누구고, 무슨 연유에서 길을 막고 있는 것인가?

산적 두목: 몰라서 묻는 거냐? 내가 좀 자비로우니 입고 있는 옷까지 해서 다 내놓으면 살려줄게.

돈: 지금 날씨에 알몸으로 다니면 죽소.

두: 날씨까지 내가 신경 쓸 건 아니지.

곤: 그대들은 의적이 아니구려. 이쪽이야말로 둘시네아 공주님께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겠소.

두: 하, 시답지도 않은 것들이.

산적 두목이 손짓하자 오른쪽 숲에서 화살 비가 떨어졌다. 산초는 화염으로 화살을 막으려고 했지만 대응하지 못하여,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다행이 다들 기습공격을 피하거나 무기로 쳐냈다. 화살을 여유롭게 막아내자 두목은 말을 타고 돌격했는데 그만 낙마하고 말았다. 주인 잃은 말만이 이쪽으로 넘어왔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던 두목은 돌격을 명령했다. 적은 많았지만 길이 좁아서 4열 횡대가 한계였다. 토비는 할버드를 찔렀다 빼면서 적의 접근을 차단한다. 돈키호테는 토비의 앞쪽에서 검을 수직으로 휘두르며 적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고 있다. 궁병이 숲속에 숨어 공격했기에 그들을 요격하기는 힘들었다. 산초는 화염으로 벽을 세워 이어져 날라오는 화살을 막고 있다. 돈키호테의 맨머리에 화살을 맞았다가는 즉사할 것이었다. 토비가 할버드의 미늘로 적 하나를 끌어와 넘어뜨린다. 돈키호테는 일어나려는 적을 붙잡아 인질로 세웠다.

돈: (인질의 목에 칼을 겨누고) 항복하라. 너희는 우리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적들은 동료애가 없는 추잡한 산적이었다, 적의 공세가 오히려 거세지자 인질은 짐이 됐다.

토비: 영감, 그냥 죽이쇼.

그러나 돈키호테는 차마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항복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인질의 저항이 심해져 인질과 함께 그는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인질은 뒤돌며 망치를 뽑아 그의 머리에 휘둘렀다. 조급해진 돈키호테의 단검이 조금 먼저 인질의 목을 꿰뚫었다. 목에서 뿜어져 나온 피로 얼룩진 돈키호테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다. 돈키호테는 첫 살인에 속이 울렁거렸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물들을 사냥할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사람은 또 다른 기분이었다. 요양원에서 본 많은 죽음도 살인을 예습하기엔 부족했다. 돈키호테가 적과 뒹구는 동안에도 토비는 파이크의 도끼날을 좌우로 넓게 휘두르며 적을 막고 있다. 산초는 돈키호테의 상태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지팡이를 쥐지 않은 손으로 그를 뒤로 끌고 왔다. 그 탓에 약해진 화염 벽을 뚫고 날아온 화살이 토비의 허벅다리에 명중했다. 산초는 생각했다. 수가 부족해. 로시난테는 어디 있는 거야? 로시난테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면 전투의 시작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맨 처음 화살이 날아온 직후 로시난테는 인간 무리와의 첫 전투를 떠올랐다. 비겁한 인간 놈들의 원거리 공격에 발이 묶여야 했던 지난날. 그녀는 이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궁병들에게 설욕해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그들에게 도달하지? 날아오는 화살 수로는 저쪽에도 상당수의 인원이 포진하고 있을 터였다. 그때 그녀의 눈에 주인을 잃은 말이 보였다. 그녀는 즉시 말 위에 올라탔다. 그녀는 안장에 몸을 바싹 붙여 타서 말을 몰았다. 더 빨리 가라고 목덜미를 물고, 앞발을 써서 가고 싶은 방향으로 고삐를 당겼다. 궁수들은 비스듬하게 자신들을 향해오는 말을 무시했다. 그저 주인 잃은 말이 방황하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전장에서는 사소한 단서조차도 놓치면 안 되는 곳이다. 만약 그들이 말에 대해서 의심했다면 나무 사이로 브레맨 음악대처럼 진격해오는 로시난테를 발견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산적들이 그런 군인의 덕목을 알 리가 만무했다. 결론적으로 말 머리 뒤로 삐져나온 금빛 갈기를 눈치채지 못한 그들은 늑대의 습격에 당하고 말았다. 적은 여섯이었는데 무방비했던 놈은 그녀의 첫 공격에 목덜미를, 당황해서 반격지 못한 놈은 두 번째 공격에 사타구니를, 검을 꺼내 대응한 놈은 세 번째 공격에 팔을 물렸다. 나머지 셋은 이 광경에 겁에 질려 도망가기에 바빴다.

다시 인간끼리의 전장으로 돌아오면, 전열이 무너지려는 순간 적의 화살 공격이 멈췄다. 산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대로 마법을 난사했다. 마법으로 전열에 구멍이 난 틈으로 토비도 창을 찌르며 몰아붙였다. 둘이서 열 명쯤을 죽이자 적이 도주하기 시작했다. 돈키호테의 상태도 안 좋고, 로시난테도 안 보였기에 둘은 패퇴하는 적을 보내줬다. 다만 끝까지 날린 마법에 하나, 던진 할버드에 하나 해서 둘을 더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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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돈키호테에게 바치는 시(完) 24.11.19 2 0 6쪽
40 7인의 모험가 24.11.18 3 0 13쪽
39 합류 24.11.15 4 0 7쪽
38 광장 24.11.14 4 0 4쪽
37 드래곤-2 24.11.13 4 0 5쪽
36 드래곤-1 24.11.12 6 0 5쪽
35 그린나이트 24.11.11 4 0 5쪽
34 위스키 24.11.08 4 0 5쪽
33 셋째 날 24.11.07 4 0 5쪽
32 둘째 날 24.11.06 5 0 8쪽
31 첫째 날 24.11.05 5 0 5쪽
30 소집령 24.11.04 4 0 4쪽
29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24.11.01 4 0 6쪽
28 갈림길 24.10.31 4 0 6쪽
27 전리품 24.10.30 4 0 5쪽
» 산적 24.10.30 5 0 6쪽
25 넙치 24.10.30 3 0 5쪽
24 외눈박이 24.10.30 3 0 5쪽
23 돌격 24.10.29 3 0 6쪽
22 너는 껍질이 약해 24.10.28 6 0 5쪽
21 나병 24.10.25 4 0 5쪽
20 악당의 사연 24.10.24 6 0 5쪽
19 경계인-2 24.10.23 6 0 5쪽
18 경계인-1 24.10.22 6 0 5쪽
17 황금투구를 쓴 돈키호테-2 24.10.21 6 0 4쪽
16 황금투구를 쓴 돈키호테-1 24.10.18 5 0 5쪽
15 우리는 생각보다 합이 잘 맞는다 24.10.17 5 0 6쪽
14 마녀 오두막 24.10.16 5 0 5쪽
13 그 마녀는 거짓이야-2 24.10.15 6 0 4쪽
12 그 마녀는 거짓이야-1 24.10.14 7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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