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나라의 로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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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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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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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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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의 장례식

DUMMY


34화. 루카스의 장례식


로월아스는 무거운 마음으로 루카스 수도사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초가 어두운 성소 안을 은은하게 밝혀주고, 몇명의 성가대가 부르는 조용한 레퀴엠이 흘러나왔다.


장례식이 시작되기 전에, 로월아스는 수도사의 시신 앞에 서서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루카스 수도사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지만, 그의 죽음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로월아스는 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며 생각했다.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힐게요.


장례식은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많은 사람이 늙은 수도사의 죽음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예식이 끝난 후, 노스무스가 로월아스에게 다가왔다.

“혹시 루카스가 자네에게만 따로 남긴 유언 같은 것은 없었나?”


로월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교수님 일전에 말씀드린 것이 다입니다.”

“그래?”


로월아스가 태연하게 말했다.

“루카스 수도사님은 ‘어둠의 심장’을 찾아내고, 노크투스를 로드릭 경과의 계약에서 풀어내달라고 하셨죠.”


노스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친구가 노크투스를 아기 때부터 키워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지.”

“그렇군요.”


노스무스가 다시 물었다.

“자네 손등에 그 문신에 관해서는 좀 알아봤나?”


로월아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아이기스의 서판’에 관해서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노스무스가 다시 물었다.

“그 서판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에 관한 단서에 관해서 루카스가 아무런 언급도 없었단 말인가?”

“네.”


“그것참 이상하군.”

“네?”

“아니야, 그럼 ‘어둠의 심장’에 관한 단서도 이야기하지 않던가?”


로월아스는 노스무스의 표정을 살폈다.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마지막으로 로드릭 경에게 ‘어둠의 심장’이 없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노스무스가 태연하게 말했다.

“도둑맞았으니 그렇겠지, 그걸 어디에 숨겨놨는지는 듣지 못했단 말이지?”


“들었으면 말씀드렸을 겁니다.”


로월아스는 루카스 수도사의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일단 어둠의 심장을 찾아내야 하는데 점점 노스무스의 행동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스무스 교수의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혹시 루카스 수도사가 뭘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장례식 후, 노스무스가 로월아스에게 다가왔다.

“로드릭이 자네를 주시하고 있어.”


로월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교수님. 저도 알고 있습니다.”


로월아스는 내심 노스무스의 진짜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

“교수님, 루카스 수도사와 오랜 친구라고 하셨잖습니까, 루카스 수도사가 ‘어둠의 심장’을 숨겼다면 어떤 곳일지 뭐 짐작 가는 곳 없습니까?”


노스무스가 답했다.

“친구라고 해도, 그런 것까지 알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는 아니라서.”


로월아스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로월아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노크투스는 ‘어둠의 심장’을 루카스 수도사에게 전했다고 했다.


그런데 루카스 수도사는 노스무스가 ‘어둠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의심은 확증편향을 낳는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누군가 뭘 했다고 의심하고 오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속으로 노스무스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생긴 의심 때문인지 노스무스 교수의 행동 하나하나 모두 의심스러워 보였다.


노스무스 교수가 말했다.

“그 물건의 행방은 나보다 노크투스가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아 그렇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다.


윤경이 왜 그런 글자들을 남긴 것인지, 그리고 이곳으로 소환되었다면 나처럼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갔다는 것인지.


장례식장에 온 사람들을 살폈다.


아카데미 행정 지원 담당 소나 테일리, 그녀는 윤경의 목소리를 가졌다.


혹시 그녀가 소환된 윤경이 아닐까?

그녀도 루카스 수도사를 알고 있는 건가?


로월아스가 소나 테일리에게 다가갔다.

“루카스 수도사님과 인연이 있으신가 보군요?”


소나 테일리가 말했다.

“제가 어릴 때 부모 없는 많은 아이를 거두어서 키워주신 분입니다.”


“혹시?”


소나도 가브나 노크투스처럼 루카스 수도사의 손에서 자랐다는 말인가?


“맞아요, 나이가 많으셔서 더는 아이들을 받지 못할 때까지 수도원에서 일하셨죠.”


“아, 그럼 수도원은 최근까지도 운영하셨다는 건가요?”

“그렇죠.”


물어봐야 하나, 혹시 알까?

망설이던 로월아스가 입을 열었다.

“혹시, ‘정윤경’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소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발음이 어렵네요, 저는 처음 듣는 이름인데요?”


음, 역시 아닌가?

“아, 역시 모르는 이름이겠죠?”

“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죠?”

“아닙니다.”


소나가 물었다.

“그런데 교수님, 그 왼팔 손등에 갑자기 왜 문신을 하신 거죠?”


“아, 이게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재미있는 문양이네요.”


로월아스가 다시 물었다.

“혹시 어릴 때 노스무스 교수님이 루카스 수도사님을 찾아오신 적이 많았나요?”

“네?”

“두 분이 아주 오래된 친구 사이라고 하시던데 혹시 아시나 해서요?”


소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로월아스를 쳐다봤다.

“아니요,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노스무스 교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나요?”

“그럼 두 분이 친구가 아닙니까?”


소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제가 어릴 때 본 적은 없는데, 저는 아카데미에 와서 노스무스 교수님을 처음 봤거든요.”

“하긴, 어릴 때라도 아카데미를 아무나 출입할 수는 없었겠죠?”


그리 크지 않은 장례식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저 멀리서 언덕의 커다란 나무 옆에서 장례식장을 보는 것 같은 두 인영이 보였다.


하나는 키가 크고 말라보였고, 하나는 체형이 뚱뚱한데, 키는 크지 않아 보였다.


처음엔 어른과 아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들이 언덕을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하나는 기가 뾰족한 엘프, 하나는 키가 작은 드워프로 보였다.


엘프와 드워프는 언덕을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엘프는 예리한 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드워프는 묵직한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로월아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뭔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어디 영화에서 본 장면 같은데?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가장 먼저 다가간 것은 마법 아카데미 월트 에드가 학장이었다.


로월아스가 소나 테일리에게 물었다.

“저들은 누구죠?”


소나 테일리가 말했다.

“한쪽분은, 어릴 때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하나도 안 늙었네요, 얼굴이 그대로예요.”


“어느 쪽이요?”


소나가 드워프 쪽을 가리켰다.

“저분이요.”


로월아스가 물었다.

“누군지는 모르고요?”

“얼굴을 본 적은 있지만 거기까지는 모르죠.”

“생각보다 루카스 수도사님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 많았나 보네요.”


소나가 말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


월터 에드가 학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엘프가 로월아스를 손짓으로 가리켰다.


그걸 본 에드가 학장이 로월아스를 손짓으로 불렀다.


로월아스가 다가가자 에드가 학장이 말했다.

“이 친구는 이번에 새로 온 교수인데, 로월아스라고 합니다.”


그가 인간처럼 능숙하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저는 라이나스 입니다. 로월아스 교수님이시군요.”


엘프 라이나스는 악수하게 된 로월아스의 손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저기?”


라이나스가 분노한 표정으로 로월아스의 왼손을 쳐다보며 물었다.

“그 화분은 어디서 났죠?”

“네?”

“어디서 났는지 제대로 말해야 할 겁니다.”


“아, 이건 설명하면 복잡한데.”


라이나스가 화를 내는 것을 본 월터 학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그러시죠?”


라이나스가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말했다.

“훔친 것이 아니라 친구란 말이지?”


라이나스가 화분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로월아스의 손을 놓아주었다.


라이나스가 로월아스를 향해 말했다.

“잠시 제가 잠시 오해를 했군요.”

“오해요?”


그때 드워프가 다가와서 엘프에게 말했다.

“라이나스, 자네가 화내는 얼굴은 본 적이 없는데, 무슨 일이지?”


라이나스가 먼저 대답했다.

“이곳의 숲이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드워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저 친구와 무슨 상관이야?”


“내가 잠시 저 화분을 보고 도둑맞은 것이 아닌가 오해를 했네, 그런데 그녀가 아니라고 하는군.”


드워프의 눈이 로월아스가 왼손으로 들고 있는 화분을 향했다.

“화분이 말을 한단 말인가?”

“직접 말로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야, 그냥 아는 거야.”

“어떻게 알아?”


라이나스가 말했다.

“인간과 드워프는 풀을 베면 풀도 피를 흘린다는 것을 몰라, 풀을 베면 분명 풀 베는 냄새가 진동하잖아.”


드워프가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무 나간 거 아니야, 풀이 피를 흘린다니 너무 끔찍한 말이잖아.”


라이나스가 말했다.

“항상 숲을 망치려고 드는 인간과 드워프는 풀들이 피를 흘린다는 의미를 알지 못해.”

“그런데 어지간한 일로는 화를 내지 않잖아, 저 화분 하나에 그렇게 화를 냈어?”


“이상하잖아, 이곳 숲이 죽어가고 있다는데, 인간이 엘릭시아의 정원을 가지고 있다니, 그래서 오해를 한 거야.”


드워프가 물었다.

“엘릭시아의 정원이라니 그건 무슨 소리야?”


라이나스가 월터 에드가 학장에게 말했다.

“당분간 저도 마법 아카데미에 신세를 좀 져야 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에드가 학장이 반색하며 말했다.

“정말입니까?”

“네.”


학장이 미소를 지었다.

“라이나스님이 원하시면 바로 제가 자연 마법 학과를 하나 만들어 드리지요.”

“아니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학장이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럼 당분간이 그 당분간이 아닌가요?”


라이나스가 로월아스의 화분을 쳐다봤다.

“음?”


화분을 잠시 쳐다보던 라이나스가 학장에게 말했다.

“조금 오래 걸릴 수도 있으니, 그럼 그렇게 하시죠.”


라이나스가 로월아스의 화분을 쳐다보다가 물었다.

“그런데, 이 화분은 어디서 얻었죠?”

“네?”


라이나스가 다시 물었다.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궁금한 것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아 그게 설명하면 복잡한데?”


라이나스가 미소를 지었다.

“저는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 복잡해도 괜찮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이 오래걸린다는 소리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어서 말씀드려, 시간이 많으시다잖아.”


로월아스가 에드가 학장을 쳐다봤다.

“네?”


에드가 학장이 로월아스를 보며 말했다.

“여기 교수 중에는 자연 마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말이지, 아니지 아마 북부 제국도 없을걸.”

“네?”


에드가 학장이 말했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러신데, 정말 중요한 분이야.”


로월아스가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했다.

“제가 저주에 걸린 것을 풀려다가, 산에 올라갔었는데···”


그때 로월아스의 이야기를 듣던 드워프가 끼어들었다.

“잠깐, 그 전에 궁금한 것이 있네.”

“네?”

“말하는 올빼미라고 했잖아?”

“아, 글리터라고 소환수인데.”


드워프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잠깐, 말하는 올빼미라고, 그럼 그걸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는 건가, 내가 마누스인데?”


로월아스가 화들짝 놀라며 그를 쳐다봤다.

“네?”

“몰랐나, 내가 루카스의 오랜 친구인 마누스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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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투자 24.12.14 5 0 13쪽
57 로베스피에르 24.12.08 6 0 13쪽
56 선동가 24.12.05 7 1 13쪽
55 벨페고르 24.12.02 6 0 12쪽
54 협상하시죠 24.11.29 8 0 12쪽
53 알 수 없는 이름 24.11.27 6 0 12쪽
52 악마가 다가오다. 24.11.27 6 0 12쪽
51 깨어난 글리터 24.11.25 7 0 12쪽
50 벤포드의 법칙 24.11.23 12 0 15쪽
49 내가 악마라고? 24.11.22 9 0 12쪽
48 깨어난 노스무스 24.11.20 6 0 12쪽
47 노스무스의 정체 24.11.19 6 0 12쪽
46 카프레카 24.11.18 7 0 13쪽
45 검은 장미 형제단 24.11.16 7 0 12쪽
44 검은 장미 여관 24.11.15 9 0 14쪽
43 검은 장미 24.11.14 10 0 14쪽
42 불길한 징조 24.11.13 11 0 13쪽
41 공감각 24.11.12 11 0 12쪽
40 도서관의 서가 정리 24.11.11 9 0 13쪽
39 페이트윈드의 행방 24.11.08 9 0 13쪽
38 엘라리온의 유산 24.11.07 9 0 12쪽
37 엘라리온과 미나스 이야기 24.11.06 8 0 12쪽
36 앨리스 링 프로젝트 24.11.05 9 0 13쪽
» 루카스의 장례식 24.11.03 10 0 12쪽
34 노스무스의 비밀 24.11.02 8 0 12쪽
33 단서 24.11.01 8 0 12쪽
32 생각보다 깊은 어둠 24.10.31 10 0 12쪽
31 수도원 폐허 24.10.30 10 0 13쪽
30 어둠의 심장 24.10.29 11 0 13쪽
29 다시 나타난 노크투스 24.10.28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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