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나라의 로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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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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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10.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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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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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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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검은 장미 형제단

DUMMY

44화. 검은 장미 형제단


문이 열렸다.


여관 주인 르블랑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 단계의 답을 한 번에 맞추신 분은 두 분이 처음입니다.”


로월아스가 물었다.

“원래 한 번만 기회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요즘은 그렇지만, 예전에는 검은 장미 형제단의 카드가 흔했다고 하죠.”


불길한데?


르블랑의 안내를 받아서 열린 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르블랑이 불을 밝히자, 주변의 통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큰데요?”


노스무스는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는지 계속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노스무스가 로월아스에게 물었다.

“어째서 처음 선택과 나중 선택에서 열린 문의 확률이 달라질 수 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는데?”


로월아스가 말했다.

“그냥 운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죠,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요.”


“음.”


르블랑이 말했다.

“사실, 제가 답을 알고 있어서, 들어와 봤습니다, 문제는 또 있거든요.”


노스무스가 다시 우리를 가로막는 문과 르블랑을 번갈아 쳐다봤다.

“어차피 답을 알려줘도 막혔다는 것을 알고 있었군?”


르블랑이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죠,”


노스무스 교수가 새로 나타난 문을 살폈다.

“하긴 ‘페이트윈드’가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보석은 아니지.”


뒤에 서 있던 르블랑이 노스무스 교수의 말을 듣고 물었다.

“이곳에 ‘페이트윈드’라는 보석이 숨겨져 있습니까?”


노스무스가 르블랑을 돌아다 보았다.

“이곳 주인은 당신인데, 알고 있는 건 없소?”


르블랑이 미소를 지었다.

“보물이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뭐가 있는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노스무스 교수가 문을 살짝 건드리자, 문에 숫자들이 쓰여 있는 기둥들이 주르륵 생겨났다.

“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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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팬플루트 악기 모양의 기둥들이 보였고 기둥은 각각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쇠 구슬이 여러 개 보였다.


숫자를 보던 로월아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거꾸로 해도 똑바로 해도 우영우.”


노스무스 교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네 지금 뭐라고 했나.”


로월아스가 노스무스 교수에게 말했다.

“팰린드롬 수 패턴이네요.”


노스무스가 다시 물었다.

“그게 뭔가?”

“앞으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똑같다는 거죠.”


르블랑이 물었다.

“앞뒤가 똑같은 팰린드롬 수라니, 이 문제를 아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팰린드롬은 그냥 앞뒤가 똑같은 숫자나 글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르블랑이 다시 물었다.

“그럼 답을 아시는 건가요?”


로월아스가 숫자를 보더니 중얼거렸다.

“초대 길드장은 수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었나 보군요, 그 책에서도 이러더니.”

“네?”


“파스칼의 삼각형과 닮았어요, 원래 파스칼의 삼각형 구조에서 피보나치수열도 찾을 수 있거든요.”


노스무스가 물었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답을 안단 말인가?”


“파스칼의 삼각형하고 다른 모양이지만, 답은 아주 쉬워요.”


르블랑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쉽다고요?”


“후대들이 쉽게 풀라고 이렇게 해둔 것인데, 후대들이 푸는 방법을 잊어버렸나 보네요.”


르블랑이 말했다.

“도전하실 거면 문 옆의 레버를 내리면 됩니다.”


노스무스가 물었다.

“이번에도 기회는 한 번뿐인가?”


르블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규칙은 규칙이니까요.”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규칙인데 주인께서는 규칙을 지키지 않고 여러 번 해보셨나 보군요?”


르블랑이 움찔하더니 원래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 그냥 시험 삼아서 해보긴 했죠.”


로월아스가 물었다.

“이 문을 통과해도 계속 따라오실 건가요?”


“네?”


로월아스가 노스무스에게 말했다.

“혹시 ‘페이트윈드’를 찾아도 교수님과 제가 가질 수는 없겠는데요?”


“그게 무슨 말인가?”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누가 가지게 될지는 운이겠죠.”


노스무스가 르블랑을 쳐다봤다.

“음?”


르블랑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저는 보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선대가 낸 문제의 답에 관한 호기심 때문이죠.”


노스무스가 르블랑을 경계하며 로월아스에게 물었다.

“이 문을 여는 방법은 뭔가?”


“수학적으로 설명하려면 복잡한데, 구슬을 넣는 규칙은 간단해요.”

“어떤 규칙인데?”


“저 숫자를 보고, 제가 답을 읽어 볼게요.”

“답을 읽다니?”


“일이 하나에 하나, 일이 두 개에 두 개, 일이 세 개에 세 개, 일이 네 개에 네 개, 일이 다섯 개에 다섯 개, 일이 여섯에 여섯, 일이 일곱에 일곱, 일이 여덟에 여덟, 일이 아홉에 아홉.”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답은 쉬운데 자릿수 설명하면 길어져서요.”


르블랑도 궁금한 듯 물었다.

“정말 그게 답입니까?”


“그럼요.”


노스무스 교수가 구멍 뚫린 가장 긴 기둥에 아홉 개의 구슬을 넣었다.

“아홉.”


로월아스가 말했다.

“한 번 더요.”


노스무스가 다시 아홉 개의 구슬을 가장 긴 구멍에 넣었다.


그러자 기둥에 빛이 들어왔다.


르블랑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돼, 이게 뭐야?”


노스무스 교수가 로월아스가 말했던 대로 다음 기둥에는 16개의 구슬을 넣고, 그다음 기둥에 14개, 그다음 기둥에 12개, 그다음 기둥에 10을 차분히 넣었다.


구슬이 들어갈 때마다 기둥에 불이 들어오더니 이내 문이 드르릉 소리를 내며 열렸다.


르블랑이 로월아스를 쳐다봤다.

“아니 이게 왜 답이에요?”


“그냥 자릿수와 곱하기의 일정 패턴 같은 겁니다.”

“그냥 곱하기 자릿수 패턴?”


로월아스가 설명이 어려웠는지 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답을 여기에 그려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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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블랑이 로월아스가 말한 대로 따라 읊었다.

“일이 하나에 하나, 일이 두 개에 두 개, 일이 세 개에 세 개, 일이 네 개에 네 개···”


노스무스가 물었다.

“자넨 이런 것들을 다 어떻게 알고 있지?”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냥 책에서 봤죠.”

“나도 책을 봤는데, 정말인가?”


르블랑이 물었다.

“검은 장미단의 카드가 들어 있는 책이라면 저도 봤는데, 정말 책에 답이 나와 있었나요?”


로월아스는 미소만 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로월아스가 아니라 김수오가 아는 지식이라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두 번째 문이 열린 곳의 한쪽 벽면 아래에 서랍처럼 들어가 있는 상자들이 보였다.


각각의 상자 앞은 쇠사슬로 묶여서 연결되어 있었고, 커다란 번호 자물쇠 같은 것으로 모두 잠겨 있었다.


로월아스가 그 상자 중 하나로 다가갔다.

상자의 주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금화가 몇 개가 보였다.


로월아스가 동전을 주워서 먼지를 툭툭 털어내자, 황금색이 더욱 반짝거렸다.


금화를 본 노스무스 교수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음?”


노스무스 교수와 대조적으로 르블랑의 입꼬리가 귀에 걸려 있었다.


로월아스가 르블랑의 손목을 잡았다.

“함부로 접근하지 마시죠.”


로월아스의 검을 뽑는 시늉을 하자, 르블랑도 반격하려고 소매에서 뭔가 꺼내려고 하다가 멈췄다.

“아.”


로월아스의 다른 손이 엘드라이트를 반쯤 뽑은 것을 본 르블랑이 미소를 지었다.

“저는 그저.”



로월아스가 말했다.

“자기 목숨보다 바닥에 떨어진 몇 닢의 금화가 중요한가요?”


노스무스가 탄식하듯 말했다.

“금화가 아니라 ‘페이트윈드’를 찾아야 하는데.”


로월아스는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

“자물쇠가 너무 튼튼해 보이는데 어쩌죠?”


노스무스가 말했다.

“자물쇠가 문제가 아니라, ‘페이트윈드’를 느낄 수가 없는 것이 문제야.”


로월아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상자 안에 그 보석이 없단 말씀인가요?”

“그런 것 같군.”


“혹시 주문 같은 것으로 봉인되어서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노스무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것이라면 바로 알지, 그런 마법은 감춘다고 감출 수 있는 것이 아니야.”


혹시 어둠의 심장을 말하는 건가?

“혹시 어둠의 심장으로 그런 것도 알 수 있습니까?”


노스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제야 노스무스 교수의 표정이 이해되었다.


노스무스 교수의 말에 로월아스가 자신의 품을 뒤적거렸다.

“혹시 제가 뭘 지니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나요?”


노스무스가 피식 웃었다.

“그걸 이제 알았나?”


노스무스 교수가 자신의 품속으로 손을 넣더니 인상을 썼다.


“어.”


품속에 손을 넣었던 로월아스는 노스무스 교수의 움직임에 따라, ‘빛의 심판자’ 카드의 진동을 느꼈다.

“이건?”


그뿐만 아니라, 잡고 있던 엘드라이트도 요동쳤다.


설마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 주파수 공명이라도 한다는 건가?


똑같이 생긴 유리잔에 포도주를 따르고 다른 한쪽에도 포도주를 따른 다음에 한쪽 잔의 윗부분을 문지르면 다른 쪽의 잔이 공명현상을 일으키며 떨리는 경우가 있다.


녹트가 왜 노스무스 교수를 미행하지 말라고 했는지 이제 이해되었다.

“그럼 제가 미행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아낸 것도 이런 식이었습니까?”


노스무스가 미소를 지었다.

“상대가 뭘 지니고 있는지 알면 훨씬 쉽게 찾아내지.”

“음?”


노스무스 교수의 행동을 종잡을 수 없다.

“왜 그런 것까지 알려주시는 거죠.”


그때 르블랑이 물었다.

“혹시 찾는 물건이 이것들이 아니라면, 제가 대신 치워도 됩니까?”


노스무스가 르블랑을 쳐다봤다.

“자넨 욕심이 많군, 하긴 여기까지 따라왔으니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때 르블랑의 뒤에서 여러 인영이 나타났다.

“손님이 왔으면 말을 해줘야지, 우리만 빼놓고 이러면 섭섭하지.”


르블랑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들이 왜?”


로월아스가 살펴보니 여인숙에서 르블랑과 농담을 주고받던 자들이었다.


“포도주가 너무 안 나오니 어쩔 수 있나.”

사내의 목소리를 들은 르블랑의 표정이 굳었다.

“설마 자네들이?”

“포도주를 가지러 간다더니 이런 꿍꿍이가 있었군.”


그들 중 또 다른 하나가 말했다.

“우리도 검은 장미 형제단의 일원이야, 그러니 전설이 사실이면 우리에게도 지분이 있는 것 아닌가?”


“음.”


르블랑이 말했다.

“지분이라니, 여긴 내 가게야.”


다른 사내가 말했다.

“자네는 그냥 우리가 뽑은 대리인이야, 정확히 말하면 이곳은 검은 장미 형제단 모두의 소유지.”


로월아스가 말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아직 확인도 안 했는데 소유권 분쟁이 생겼네요.”


르블랑이 말했다.

“일단 액수는 확인하고 분배는 나중에 생각하는 것이 어때?”


“사람이 적을수록 지분은 늘어나지.”


로월아스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 포기할게요.”


노스무스가 의외라는 표정으로 로월아스를 쳐다봤다.

“한 푼도 안 챙겨?”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목숨이 더 소중하죠.”


“엘드라이트도 있고, ‘빛의 심판자’의 사용법도 알려줬잖아?”


“사람을 해치라고 주신 것 같지는 않은데요.”


“모든 무기는 다 사람을 해치라고 만들어진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만, 저도 교수님과 같은 물건을 찾는 사람이라서요.”


노스무스도 상자에서 물러서며 말했다.

“나도 상자의 금화에는 관심이 없으니 물러서지.”


긴장한 체 무기를 들었던 사내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르블랑이 말했다.

“어차피, 우리 능력으로는 저 자물쇠 못 열어, 그러니 저분들이 저렇게 태연하지.”


사내중 하나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르블랑이 차분하게 말했다.

“정신들 차려, 왜 그동안 우리가 그럼 계속 기다리기만 했지?”


사내들이 동요하고 있었다.


르블랑이 사내들에게 말했다.

“인원수대로 나눌 만큼 금화의 양이 충분한 것 같은데 어때, 다들 알잖아 너무 욕심내면 피를 봐야 한다는 거?”


르블랑이 로월아스에게 말했다.

“자물쇠를 풀어주신다고 약속하시면, 인원수대로 분배하겠습니다.”


로월아스가 빙그레 웃었다.

“그냥 잘라버리면 될 것을 굳이 왜요?”


르블랑이 고개를 흔들었다.

“답을 아시니까 여유를 부리시는 것 아닙니까? 지금 해결하지 못하고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는 아마 한 푼도 얻지 못하겠죠.”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게임의 법칙을 잘 아시는군요, 구경이나 하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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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투자 24.12.14 7 0 13쪽
57 로베스피에르 24.12.08 8 0 13쪽
56 선동가 24.12.05 9 1 13쪽
55 벨페고르 24.12.02 7 0 12쪽
54 협상하시죠 24.11.29 9 0 12쪽
53 알 수 없는 이름 24.11.27 6 0 12쪽
52 악마가 다가오다. 24.11.27 6 0 12쪽
51 깨어난 글리터 24.11.25 7 0 12쪽
50 벤포드의 법칙 24.11.23 12 0 15쪽
49 내가 악마라고? 24.11.22 9 0 12쪽
48 깨어난 노스무스 24.11.20 6 0 12쪽
47 노스무스의 정체 24.11.19 6 0 12쪽
46 카프레카 24.11.18 7 0 13쪽
» 검은 장미 형제단 24.11.16 8 0 12쪽
44 검은 장미 여관 24.11.15 9 0 14쪽
43 검은 장미 24.11.14 10 0 14쪽
42 불길한 징조 24.11.13 11 0 13쪽
41 공감각 24.11.12 11 0 12쪽
40 도서관의 서가 정리 24.11.11 9 0 13쪽
39 페이트윈드의 행방 24.11.08 10 0 13쪽
38 엘라리온의 유산 24.11.07 9 0 12쪽
37 엘라리온과 미나스 이야기 24.11.06 9 0 12쪽
36 앨리스 링 프로젝트 24.11.05 9 0 13쪽
35 루카스의 장례식 24.11.03 10 0 12쪽
34 노스무스의 비밀 24.11.02 8 0 12쪽
33 단서 24.11.01 8 0 12쪽
32 생각보다 깊은 어둠 24.10.31 10 0 12쪽
31 수도원 폐허 24.10.30 10 0 13쪽
30 어둠의 심장 24.10.29 11 0 13쪽
29 다시 나타난 노크투스 24.10.28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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