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나라의 로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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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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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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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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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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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노스무스

DUMMY

47화. 깨어난 노스무스


노스무스 교수가 악마 다카리아와 결합한 모습을 본 로월아스는 숨이 막힐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눈앞에 서 있는 것은 이제는 익숙한 교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뿔과 섬뜩한 눈빛, 그리고 흉측하게 변형된 신체는 말 그대로 악몽에서나 나올 법한 존재였다.


로월아스는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교수님···. 정말 교수님은 완전히 소멸한 건가요?”


노스무스 교수의 입가에는 기이한 미소가 어렸다.

“어리석은 자 하나 때문에 아직 완전하지 않지, 하지만 곧 완전체가 되겠지.”


다카리아의 목소리가 교수의 입을 통해 울려 퍼졌다.

“어리석은 에드워드에게 진정한 악마의 힘이 무엇인지 알려줘야지.”


로월아스는 악마가 된 노스무스 교수의 손아귀에 붙잡힌 여관주인 르블랑을 보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괜히 부추겨서 그가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


르블랑은 축 늘어진 채로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그는 계속 중얼거렸다.

“나는 르블랑이야, 더화이트.”


노스무스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르블랑의 머리를 더욱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래 더화이트, 예전에는 나를 속이고 나를 가뒀지만, 오늘은 내가 너를 속였고, 너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노스무스 교수의 목소리가 악마 다카리아의 음성과 섞여 섬뜩하게 울려 퍼졌다.


로월아스가 외쳤다.


“그를 놓아줘!”


노스무스 교수가 비웃으며 말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그러니 너도 나의 종이 되는 것이 어떠냐?”


로월아스는 르블랑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친 오른쪽 발목의 통증이 점점 더 심해졌다.


이를 악물고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통증이 너무 커져서 결국 멈춰서고 말았다.


발목의 통증이 의지를 꺾으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했던 왼쪽 팔까지 고통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왼손으로 쥐고 있던 엘드라이트까지 더 무겁게 느껴졌다.


로월아스는 오른손으로 뽑아 든 엘드라이트를 쳐다보았다.


이를 악물고 전신에 퍼지는 통증을 억누르며, 다시 한번 힘을 냈다.


다리는 비틀거렸고, 팔의 고통은 점점 더 심해졌지만, 완전체가 되기 전에 노스무스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알았다.


르블랑이 목숨을 걸고 벌어준 시간이다.


빛의 검 엘드라이트가 번쩍이며 공기를 가르고, 로월아스가 노스무스를 향해 돌진했다.


“통증 따윈 아무것도 아니야.”


다카리아는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로월아스를 비웃었다.


“엘라리온의 엘드라이트가 하급 악마들에게는 위협이 될지 몰라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없다.”


로월아스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검을 휘둘렀다.


노스무스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순수한 어둠에서 태어난 진정한 악이다, 너는 왜 그걸 모르지?”


접질린 발목 때문에 너무도 허무하게 빗나간 첫 번째 공격.


발목의 통증이 더 심해졌다.


다카리아는 여전히 비웃으며 로월아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은 끝이 없지, 왜 고통을 참지, 포기하면 편한데?”


로월아스는 이를 악물며 통증을 참아가며 다시 몸을 일으켰다.


엘드라이트를 휘둘러 다카리아에게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오른쪽 발목의 고통, 왼쪽 팔의 통증, 그리고 점점 더 심해지는 피로감, 그리고 비웃는듯한 다카리아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움직임을 방해했다.


다카리아는 움직임도 없이 쉽게 로월아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로월아스는 다시 한번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엘드라이트는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로월아스는 엘드라이트로 다카리아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고통 속에서도 빠르게 생각을 전환했다. 가까이서 안되면 멀리서 공격하면 된다.


그의 손은 주머니로 향했고, ‘빛의 심판자’ 카드를 꺼냈다.


손가락 끝에서 빛이 번쩍였고, 카드가 공중에서 빛을 발하며 떠올랐다.


로월아스는 간절한 마음으로 주문을 외웠다.


카드에서 발하는 빛이 점점 강해지며 다카리아를 향해 집중되었다.


로월아스는 더욱 강한 의지로 빛의 인도자 카드를 활용해 다카리아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카드에서 강렬한 빛이 퍼져나가며 다카리아를 덮쳤지만, 이내 빛은 어둠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노스무스가 자신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앞에서 떨어진 ‘빛의 심판자’를 보고 조롱하듯 말했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그 기술은 내가 가르쳐준 것이라는 걸 잊었나 보군, 그런데 제법 재능이 있었어.”


로월아스는 충격에 빠졌다.

“악마에게 통하지도 않는 이따위가 무슨 ‘빛의 심판자’라는 거야.”


빛의 심판자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 깨닫게 되었다.


노스무스가 말했다.

“나니까 괜찮은 거야.”


로월아스는 억지로 다시 몸을 일으켰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나타나는 기분이 느껴졌다.


귀에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월아스, 네가 이길 수 있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음성이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완전체가 아니야.”


로월아스는 벽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가 녹트의 목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녹트?”


그 순간, 벽이 허물어지고 그림자 녹트의 존재가 드러났다.


녹트가 당황한 모습으로 다카리아를 쳐다봤다.


다카리아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 그는 쏘아붙이듯 외쳤다.

“하급 악마 따위가 감히 내 일을 방해해!”


다카리아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고, 그의 힘이 폭발하듯 주변을 휩쓸었다.


다카리아의 분노는 그치지 않았고, 계속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말해, 너는 누구의 힘을 물려받았느냐?”


녹트가 로월아스를 향해 말했다.

“그가 완전체가 되면 나도 소멸할 거야, 그러니 네가 막아야 해.”


그 순간, 녹트가 공중으로 붕 떴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감히.”

“크크 억.”


녹트가 로월아스를 향해 다시 말했다.

“그도 완전하지 않아, 다카리아의 특기로 싸움을 걸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 수 있어.”


노스무스의 손짓에 따라서 다시 한번 녹트의 몸이 허공에 떴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녹트는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로월아스는 생각이 많아졌다.

다카리아의 특기가 뭐였지?


“어?”


생각해보니 노스무스가 다카리아의 장기를 말해줬었다.


로월아스는 문득 자신이 가진 공감각을 떠올렸다.


누구보다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필기구를 꺼냈다.


오른발에 문제가 있어도, 왼쪽 손에 마비가 왔어도, 오른손만 멀쩡하면 그림은 그릴 수 있다.


로월아스가 노스무스를 쳐다봤다.

“서열 71번째는 예술 수학 변신술에 능하다며?”


노스무스가 미소를 지었다.

“왜 그림으로 도전하게?”


로월아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잊었나, 네가 그림을 그리는 패턴을 내가 다 분석했다는 것을?”


어쩐지 자기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하더라니.

“그림을 보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아무나 다 하지, 하지만 실제로 그리는 것은 전혀 달라.”


“내가 그 아무나 중 하나로 보이느냐?”


로월아스는 강한 눈빛으로 응시하며 대답했다.

“르블랑은 풀어줘!”

“내가 이놈을 왜?”


로월아스가 말했다.

“인질로 삼으려고, 대결은 공평해야지!”

“음?”

“서열 71위라며 왜 자신 없어?”


노스무스가 말했다.

“좋아 어떤 식의 대결을 원하지?”


로월아스가 말했다.

“기하학적 도형과 아름다운 정다각형의 그림을 그릴 거야, 그런데 중복되는 패턴이 조금 덜 나타나게 그리는 쪽이 이기는 내기야, 어때 가능해?”

“음 그림과 기하학이라?”


노스무스가 르블랑을 내려놓았다.

“나는 그냥 내기는 하지 않아.”


로월아스가 말했다.

“내가 여기 모두를 살려서 풀어주고 넌 원래 자릴 돌아가 어때?”


노스무스 교수가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내가 이기면 나는 네 영혼을 취하겠다.”


로월아스가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

“훗.”

“웃어?”

“악마라더니 너무 진부한데?”

“뭐?”

“아니 무슨 악마들은 변하는 것이 하나도 없냐, 영혼 말고 뭐 다른 건 생각도 안 하나 봐.”

“음?”


노스무스가 말했다.

“착각하고 있구나, 악마들이 스테인드글라스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느냐?”

“그려보면 알잖아.”


로월아스가 먼저 움직였다.

그 순간, 허공에 환상의 캔버스가 펼쳐졌다.


로월아스와 노스무스는 각각의 공간에서 허공에 마법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노스무스의 붓질은 마치 마법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로월아스는 생각보다 천천히 그림을 그렸다.


허공에는 추상화 같은 도형들이 잔뜩 그려졌다.


노스무스가 그림을 다 그리고 말했다.

“내가 스테인드글라스 그리는 방법을 모를 것 같아?”


로월아스가 도형들을 다 그리고 나서 손을 내렸다.

“음?”


노스무스가 로월아스가 뭘 그릴지 알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이제 누구의 패턴이 더 적게 만들어졌는지 따져 볼까?”


로월아스가 피식 웃었다.

“원래대로 돌아가, 내가 말했잖아, 난 미래에서 왔다고?”

“뭐?”


“넌 스테인드글라스는 알아도 펜로즈 타일은 모르지?”

“무슨 소리야?”

“악마도 미래의 일은 모르잖아?”

“뭐?”

“나는 안다니까.”


로월아스가 차분히 말했다.

“네가 아무리 스테인드글라스에 들어갈 정다각형을 줄여서 그리려고 해도 패턴은 나타나, 그런데 펜로즈 타일은 그런 중복되는 패턴이 없어.”


“펜로즈 타일?”


노스무스가 로월아스가 그린 그림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네가 그린 스테인드글라스가 내가 그린 것과 뭐가 뭐 다르다는 말이냐?”


로월아스가 노스무스에게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잘 들어, 이 멍청한 악마야, 펜로즈 타일은 비주기성 패턴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특정한 도형이 반복되지 않고, 결코 같은 패턴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해. 이 특이한 패턴은 영국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가 발견한 것이라, 미래에서 온 나는 아는데, 너는 모르는 거야.”


노스무스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그린 것과 그게···. 어떻게 다르다는 거냐?”


로월아스는 허공에 그린 자신의 펜로즈 타일 패턴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패턴은 정다각형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절대 같은 배치가 반복되지 않아. 이건 내가 적용한 수학적 지식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완전히 다른 거야. 스테인드글라스는 주로 대칭과 반복을 이용한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펜로즈 타일은 그와 달리 비주기적인 구조를 통해 반복도 없다고.”


로월아스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펜로즈 타일은 두 가지 기본 타일로 구성되어 있어. 이 두 타일을 규칙적으로 배열하면, 끝없이 확장되는 패턴을 만들 수 있지만, 패턴이 절대 반복되지 않지.”


노스무스는 로월아스가 그린 그림을 다시 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미래에서 왔다고?”


로월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 대결은 내가 이겼네.”


노스무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진 것이 아니군?”


“뭐?”


노스무스가 말했다.

“나는 로월아스의 영혼을 걸고 내기를 했는데, 너는 로월아스가 아니라는 소리잖아?”


이게 열받게 하네.

“내가 나라고 했지, 언제 로월아스라고 했어, 나는 계속 내가 미래에서 왔다고 말을 해줬어, 당신이 믿지 않은 것과 내 영혼은 관련이 없어, 논점을 흐리지 마.”


노스무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닥쳐라, 이 내기는 잘못되었어.”


“나는 내가 누군지 알려줬고, 내기를 응한 것은 너야, 그리고 네가 뭘 믿는지 믿지 않는지는 내기와 아무 상관이 없어.”


노스무스가 웃었다.

“내가 무효라고 하면 무효야.”


로월아스가 미소를 지었다.

“아 그래?”


노스무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웃어?”


“너 그래도 71번째면 악마 중에 고위 악마잖아, 이런 내기도 안 지키면 세상에 나가도 서열도 없는 근본 없는 하급 악마로 취급받을걸?”


쓰러져 있던 녹트가 언제 깨어났는지 노스무스에게 말했다.

“이미 승복했어, 내가 깨어났잖아.”


어느새 노스무스 교수의 체형이 줄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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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투자 24.12.14 8 0 13쪽
57 로베스피에르 24.12.08 8 0 13쪽
56 선동가 24.12.05 9 1 13쪽
55 벨페고르 24.12.02 7 0 12쪽
54 협상하시죠 24.11.29 9 0 12쪽
53 알 수 없는 이름 24.11.27 7 0 12쪽
52 악마가 다가오다. 24.11.27 7 0 12쪽
51 깨어난 글리터 24.11.25 8 0 12쪽
50 벤포드의 법칙 24.11.23 12 0 15쪽
49 내가 악마라고? 24.11.22 9 0 12쪽
» 깨어난 노스무스 24.11.20 7 0 12쪽
47 노스무스의 정체 24.11.19 6 0 12쪽
46 카프레카 24.11.18 7 0 13쪽
45 검은 장미 형제단 24.11.16 8 0 12쪽
44 검은 장미 여관 24.11.15 9 0 14쪽
43 검은 장미 24.11.14 10 0 14쪽
42 불길한 징조 24.11.13 11 0 13쪽
41 공감각 24.11.12 12 0 12쪽
40 도서관의 서가 정리 24.11.11 9 0 13쪽
39 페이트윈드의 행방 24.11.08 10 0 13쪽
38 엘라리온의 유산 24.11.07 9 0 12쪽
37 엘라리온과 미나스 이야기 24.11.06 9 0 12쪽
36 앨리스 링 프로젝트 24.11.05 10 0 13쪽
35 루카스의 장례식 24.11.03 10 0 12쪽
34 노스무스의 비밀 24.11.02 8 0 12쪽
33 단서 24.11.01 8 0 12쪽
32 생각보다 깊은 어둠 24.10.31 10 0 12쪽
31 수도원 폐허 24.10.30 11 0 13쪽
30 어둠의 심장 24.10.29 11 0 13쪽
29 다시 나타난 노크투스 24.10.28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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