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나라의 로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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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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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샷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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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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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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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협상하시죠

DUMMY

53화. 협상하시죠


다르코스 교수가 말했다.

“음 그 존재에 관해서 수수께끼 같은 문장이 있는데 한 번 보겠나, 확실히 벨리알은 아닌 것 같은데?”

“음?”


다르코스 교수가 글을 보여주었다.


[하나의 힘과 무한한 0, 열여섯 번의 반복으로 빚어낸 고요함.


그 중심엔 악마의 속삭임, 666의 마법이 깃든 숫자.


열네 번의 고요한 0 사이로, 도도한 힘이 숨어 있네.]


로월아스가 물었다.

“교수님 이게 수수께끼인가요?”

“그런 것 같은데?”


“혹시 제가 좀 자세히 봐도 될까요?”


로월아스는 아랫부분의 내용을 자세히 읽었다.


[처음은 일의 힘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공백. 열세 개의 무의 숫자들, 마치 천상의 장막 같네.


그 중심엔 있는 나는, 세 번의 육이 모여, 형언할 수 없는 존재.


다시 또다시 공백으로, 열세 개의 무가 피어나. 마지막으로 더해진 하나, 나는 그런 유일한 존재다.]


뭔가 숫자를 적어 놓은 것 같은데 도대체, 이거 뭐지?


로월아스가 물었다.

“교수님 죄송한데 필기구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죄송하긴, 무슨.”


로월아스가 다르코스 교수에게 받은 필기구로 책의 구절을 다시 정리하며 필기를 시작했다.


1 뒤에 0이 16개가 있고 다시 13개가 있고 다시 1이 있으면 일단 세 부분으로 나눠야 하나?



시작이 10000000000000000,

다음은 0000000000000인데

마지막이 1이니까 합치면.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이 나온다.


이 결과에 중심부의 세 개가 666이면, 1000000000000066600000000000001 이 나오네?


설마?


세 구간을 모두 붙이면 답이 나오는 것 같다.


로월아스가 다르코스 교수에게 빌린 종이에 숫자를 다시 기록하며 물었다.

“교수님, 가운데 666 세 개가 있고 유일한 존재라고 했으니, 이게 맞는 거겠죠?”


다르코스 교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 숫자들을 쳐다봤다.

“그게 뭔가?”


로월아스가 숫자들을 보며 유추한 일반화 식을 적었다.


B(n) =( (10^(n+3) + 666 )X 10^(n+1)) + 1


“그게 뭐지?”


로월아스가 숫자를 적으며 말했다.

“이 공식에 n에 0부터 13까지 넣으면 이렇게 나와요.”


16661

1066601

100666001

10006660001

1000066600001

100000666000001

10000006660000001

1000000066600000001

100000000666000000001

10000000006660000000001

1000000000066600000000001

100000000000666000000000001

10000000000006660000000000001



“음 가운데 666이 그 악마를 뜻하는 거군?”

“답은 나왔어요.”

“답이 나왔어?”


“잘 보면 0번째와 13번째는 소수에요.”

“소수?”

“1과 자기 자신 이외에는 약수가 없는 수요.”

“아 소수 개념은 나도 알지.”

“그런데, 교수님 이 책의 저자가 혹시 검은 장미 형제단의 르블랑이었나요?”


책의 앞부분을 펼친 다르코스 교수가 말했다.

“어, 맞는 것 같은데?”

“아, 역시 그 사람이군요”


“그 사람?”

“숫자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요.”

“내가 모르는 뭐 다른 것을 알고 있나?”


로월아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어떤 악마인지 단서는 찾았는데,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다르코스 교수가 책을 계속 들춰보고 있었다.

“이상한데, 전에는 이 기록에 악마의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마치 이름 부분만 누가 지운 것처럼 사라졌네.”

“노스무스 교수님 때도 그렇긴 했죠.”

“노스무스 교수 때도 그랬다니?”

“아 아닙니다.”


다르코스 교수가 로월아스의 표정을 보더니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그나저나, 자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 괜찮겠나?”

“아, 괜찮습니다.”

“연금술학과 우라모르 교수를 찾아가서 약이라도 받아야지?”

“아, 그런 병에 걸린 것이 아닙니다.”


어쩐지 익숙한 숫자와 식이다.


나는 글자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수가 ‘벨페고르 소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르블랑은 도대체 뭐 하는 자인데 컴퓨터도 없이 이런 것들을 알아낸 거지?


***


-숙소-


솔로몬의 72 악마 중에 벨페고르라는 이름을 가진 악마는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글리터, 72 악마 중에 ‘벨페고르’라는 악마는 없는데 내가 답을 잘못 찾은 거야?”


“악마의 서열에 변동이 생겼다면, 어떤 악마든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이야, 그래서 그럴 거야.”

“내가 찾은 단서를 종합하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벨페고르’라는 악마인데 맞을까?”


“확인은 네가 해야지, 나는 그런 일은 못 해.”

“그 악마도 너의 존재를 알 거 아니냐?”

“맞아.”

“음?”

“곧 나타나겠지, 기다려 보자.”


로월아스는 벨페고르가 다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이 향기, 또 그 냄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또 들렸다.


“그리운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역시 그 목소리네.


“네가 여기서 고생하는 동안, 그곳은 여전히 평화로울 거야.”


벨페고르가 계속 속삭였다.

이 악마 놈의 이름을 불러서 바로 소멸시켜?


아니다, 그건 합리적이지 않아, 상대가 악마라도 협상은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메시지도 없고 선전포고 같은 걸 해서 미리 알려 주는 놈들도 아닌데 한가지는 알 수 있다.


벨페고르는 마음이 급했다.


급한 자는 실수를 많이 한다.


첫 번째 악마에게서 다른 놈들에 관한 단서를 찾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억누르고 냉정하게 물었다.


“그만 모습을 드러내자 그래?”


허공에 대고 말을 걸었지만, 아무 대답이 없었다.


로월아스가 다시 말했다.

“야, 이거 도전 퀘스트라는 거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네가 첫 번째로 도전하기로 한 거잖아?”


악마가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쿠쿠, 보통 놈은 아니라고 생각은 했다, 도전 퀘스트를 하는 놈이 평범할 리 없지.”


“어차피 들통났는데, 모습을 드러내고 나를 좀 도와주는 것이 어때?”

“내가 왜 그래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를 거라서, 이름 부르면 자동 탈락 아냐?”

“이름을 부른다고 탈락하다니, 도전 퀘스트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그러지 말고 날 도와주지, 나도 시간 낭비는 안 하고 싶은데?”

“시간 낭비?”

“나와 협상하는 것이 어때?”

“네가 왜?”

“너는 너무 빨리 나한테 이름이 드러났어, 다른 놈들이 느리게 도전하면 모두 너보다는 늦게 잡혔으니 서열에서 유리할 거 아냐?”


“대단한 자신감이군, 우리를 모두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어차피 세상이 그래, 처음은 항상 어렵지?”


“음?”


“너 그놈들 중 최약체지?”


“헛소리.”


“그럼, 뭐가 급해서 제일 먼저 나한테 들이댔어?”


벨페고르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런 후, 그는 느리게 입을 열었다.

“내가 운이 좋았던 거지.”


“모두 몇 명이야, 제대로 알려 주면 모두 다 알아낼 때까지 네 이름을 부르지 않을게.”


“정말 재미있는 인간이구나, 네가 지금 나를 시험하는 것이냐?”


“내가 네 정체를 모르는 것 같아?”


“어디서 무슨 헛소리를 들었는지 몰라도, 네가 내 정체를 알았다고 해도 나는 사라지지 않아.”


로월아스가 피식 웃었다.

“네 이름은 벨페고르잖아”


로월아스가 벨페고르의 이름을 부르자,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식으며 어둠이 공간을 휘감기 시작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주위를 조여 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허공이 일그러지면서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머리에는 두 개의 검은 뿔이 뻗어 있었고, 붉은 눈동자가 빛나며 주위를 살폈다.


검고 거대한 날개가 펼쳐지면서 어둠의 안개가 그의 로브 가장자리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그의 등에서 불길처럼 타오르는 날개는 더욱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든 소리가 사라진 채 오직 벨페고르의 존재만이 공간을 지배했다.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벨페고르는 차갑고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로월아스를 바라보았다.


익숙한 하프 데몬과 흔한 마물과는 차원이 다른 형상이었다.


아, 안돼 밀리면 지는 거다.

로월아스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벨페고르가 말했다.

“너 바보구나, 도전 퀘스트는 이름을 맞춰도 탈락하지 않아, 인제 어쩌지?”


뭐야 그런 거였어?


설마 글리터가 난도가 올라간다고 한 것이 이거였어?


등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고 했다.


정신 차리자.


로월아스가 억지 미소를 지었다.

“저를 해치기 전에 궁금한 것이 있는데, 혹시 ‘내쉬균형’이라는 말 들어 봤어요?”

“내쉬균형?”


로월아스가 다시 말했다.

“그럼 게임 이론이라고 아세요?”

“게임 이론?”


벨페고르가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몇 명의 도전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첫 번째 도전 퀘스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그냐 운이 좋았지.”


“아니요, 사실 그건 당신이 72명 안에 들어가지도 못해서 서열이 제일 떨어진다는 의미 아니에요?”


벨페고르의 눈이 붉게 빛났다.

“감히.”


로월아스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잠깐만요, 화내지 마시고요, 만약 제가 패하면 72 악마 중에 몇 번째 서열로 올라갈 것 같습니까?”

“뭐?”


“악마의 순위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실력순이 아니라 유명한지 아닌지 인지도 순서 아닌가요?”


“그래서?”


“생각해보세요, 제가 다른 도전 퀘스트 악마들을 먼저 제압하고 난 뒤에 저를 제압하면 순위가 엄청나게 오를 거잖아요?”

“뭐?”


“혹시 3인 결투라고 아세요?”

“3인 결투?”


“예를 들어서 세 명의 악마가 있어요.”

“3명의 악마?”


“서열에 따라 1위, 2위, 그리고 10위가 서로에게 치명적인 무기인 활을 들고 삼각형을 그리고 싸우려고 한다고 해 볼게요.”


벨페고르가 흥미가 있는지 물었다.

“그래서?”


“1위는 명중률이 90%, 2위는 명중률이 70 프로, 10위는 명중률이 10 프로입니다.”


“그런데?”


“싸움에 규칙이 있어요?”

“규칙?”


“지금 당신과 나처럼, 제일 약한 사람이 제일 먼저 공격하는 규칙이요, 그러니까 명중률이 제일 낮은 10위가 활을 먼저 둘 중 하나에게 화살을 쏘고, 그다음은 2위가, 그다음은 1위가 쏘는 방식이죠.”


“음?”


아는 걸 총동원해서 설득해야 하는데 잘하고 있는 건가?


로월아스가 벨페고르의 눈치를 살폈다.

“10위가 제일 먼저 죽지 않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려면 처음 시도에서 1위와 2위 둘 중 누구를 쏴야 할까요?”


벨페고르가 생각에 잠겼다.

“음, 그건?”


벨페고르를 설득하는 것이 목적이라서 그의 답은 중요하지 않았다.


로월아스가 빠르게 말했다.

“답은 10위가 그냥 허공에 화살을 쏘는 겁니다.”


“허공에?”


“1 위와 2위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거죠, 그럼 어떤 순서가 와도 1 위와 2위 둘 중 하나가 죽기 전까지 10위는 안전해요.”


“그래서?”


“그러니까, 이 원리를 이용하면 최약체인 당신이 도전 퀘스트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서 서열 1 위와 나를 두고 승부를 낼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다가 나의 다음 녀석이 너를 단번에 제압해 버리면?”


“저는 지금과 똑같은 말을 그 악마에게도 할 건데요?”

“뭐?”

“당신이 설득되면, 그 악마도 설득되겠죠?”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


“모두 최종 라운드까지 가는 거고, 거기서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모든 것들이 결정되는 거죠?”

“음?”

“당신을 조사해봤는데, 그 실력으로 겨우 악마 서열 71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인가요?”


“음?”

“사실 엄밀히 따지면 저는 71위도 아니에요, 71위인 노스무스 교수님이 아직 살아 계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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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투자 24.12.14 5 0 13쪽
57 로베스피에르 24.12.08 6 0 13쪽
56 선동가 24.12.05 7 1 13쪽
55 벨페고르 24.12.02 6 0 12쪽
» 협상하시죠 24.11.29 8 0 12쪽
53 알 수 없는 이름 24.11.27 6 0 12쪽
52 악마가 다가오다. 24.11.27 6 0 12쪽
51 깨어난 글리터 24.11.25 7 0 12쪽
50 벤포드의 법칙 24.11.23 12 0 15쪽
49 내가 악마라고? 24.11.22 9 0 12쪽
48 깨어난 노스무스 24.11.20 6 0 12쪽
47 노스무스의 정체 24.11.19 6 0 12쪽
46 카프레카 24.11.18 7 0 13쪽
45 검은 장미 형제단 24.11.16 7 0 12쪽
44 검은 장미 여관 24.11.15 9 0 14쪽
43 검은 장미 24.11.14 10 0 14쪽
42 불길한 징조 24.11.13 11 0 13쪽
41 공감각 24.11.12 11 0 12쪽
40 도서관의 서가 정리 24.11.11 9 0 13쪽
39 페이트윈드의 행방 24.11.08 9 0 13쪽
38 엘라리온의 유산 24.11.07 9 0 12쪽
37 엘라리온과 미나스 이야기 24.11.06 8 0 12쪽
36 앨리스 링 프로젝트 24.11.05 9 0 13쪽
35 루카스의 장례식 24.11.03 9 0 12쪽
34 노스무스의 비밀 24.11.02 8 0 12쪽
33 단서 24.11.01 8 0 12쪽
32 생각보다 깊은 어둠 24.10.31 10 0 12쪽
31 수도원 폐허 24.10.30 10 0 13쪽
30 어둠의 심장 24.10.29 11 0 13쪽
29 다시 나타난 노크투스 24.10.28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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