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에게 나라를 팔겠다니! 자네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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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달꿀
그림/삽화
다교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6
최근연재일 :
2024.11.24 09:32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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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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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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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축제 (5)

DUMMY

“라진! 좋은 협상이었다. 제법 잘 해내었어!”


드루칸과 내가 처음에 고려했던 목표금액은 스톤 당 10파운드, 목표보다는 더 후한 가격을 받았다. 하지만, 에드먼이 생각하는 미스릴의 가치는 아직 알 수가 없었다.


‘에드먼은··· 과연 얼마까지 쓰려고 했을까?“


”음··· 에드먼은 얼마를 미스릴의 가치를 얼마로 평가했을까요?“


“하하! 그야 모르지··· 사실 그건 에드먼의 능력에 달려있어! 그는 스톤 당 12파운드를 주더라도 그보다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자신이 있었을 거야. 그래서 12파운드의 가격을 수락했겠지!”


금빛물결의 조달능력은 대단했다. 에드먼이 상단의 인원들 총동원을 지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영지 곳곳으로 출발했던 마차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처음 도착한 마차 세 대에는 맥주를 채운 오크통이 가득 실려있었고, 또 다른 마차 두 대는 닭과 돼지가 가득했다.


“꾸엑! 꾸엑!”


“꼬꼬··· 꼬꼬!”


가축을 실은 마차가 도착하자 건물 앞은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마지막으로 빵을 가득 실은 마차 두 대가 도착했다.


“굉장하네요. 이렇게나 빨리··· 마차 7대가 이렇게나 빨리 채워져서 다시 모이다니···!”


우리가 요구한 품목들을 가득 실은 마차가 모두 모이자 에드먼은 미소를 띠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하하··· 라진 님, 총 7대의 마차를 알트란으로 함께 보내드리겠습니다. 이 정도면 미수금인 400파운드를 이 현물들로 갈음해도 되겠습니까···”


사실, 이것들이 400파운드 정도의 가치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시간을 더 지체할 수 없었다.


“좋습니다. 바로 알트란으로 출발토록 하겠습니다. 마차를 몰 기수들을 지원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저희 상단의 인원이 마차를 끌고 라진 님을 따라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우린 바로 출발토록 하겠습니다.”


“그러시지요··· 라진 님, 오늘부로··· 알트란과 라그모는 그 어느 영지보다 부유한 곳이 될 것입니다. 그럼 조심히···!”


총 8대의 마차가 알트란으로 출발했다. 해지기 전에 알트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알트란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알트란인을 초대하여 성대한 축제를 열 생각이다. 그야말로 금의환향!


“아차! 드루칸 아저씨. 7대의 마차면 400파운드 정도 할까요?”


“하하! 터무니없이 부족하지!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었잖니. 그리고, 고작 첫 거래일 뿐이다.”


”에드먼은··· 알트란과 라그모가 어떤 곳보다 부유한 곳이 될 거라네요···!“


”과연··· 미스릴이라면 무리도 아니지! 하하! 앞으로가 기대되는구나! 오늘의 축제도 그렇고 말이야 하하!!“


어느 때보다 마음이 가벼웠다. 성공적인 거래와 알트란의 오크··· 그리고 인간들을 위한 축제까지! 어서 돌아가 그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 ◆



택지로 돌아오자 주택의 터파기 공사는 얼추 마무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택지 한쪽에··· 어마어마한 양의 나무들이 벌목되어 있었다. 드루칸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나무들을 보고 말했다.


”호오! 엄청난 벌목 속도군··· 고작 오크 삼십으로 이런 속도가 난단 말인가···?“


쾅!!!! 쿠앙!!


지금도 숲에서는 나무들이 쓰러지고 있었다. 숲을 보고 나니 작업속도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 엄청난 벌목 속도는 오크들의 힘이 아니었다.


”오크들의 힘이 아니라··· 저것 때문인 것 같네요···!“


숲에서는 거대한 미스릴 뱀이 녀석의 꼬리로 나무를 후려갈기고 있었다. 꼬리가 한 번 휘갈겨질 때마다 거대한 나무는 맥없이 밑동이 잘려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린, 드디어 마력을 다스릴 수 있게 된 것인가!‘


”하하! 저게 그 유명한··· 그 뱀이로구만. 지난번 사신단이 왔을 때 알트란 성의 외성문을 박살 냈다지!?“


”네··· 게다가, 지금 저 뱀의 소환 매개체는 분명 미스릴 소드일 거에요. 거대 미스릴 뱀으로 벌목이라··· 작업속도가 빠를 수밖에요···“


택지로 도착한 마차 8대를 본 핸더슨과 경비대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출발한 마차는 한 대였지만, 술과 음식으로 가득 찬 마차가 7대나 더 온 것에 그들은 퍽 관심을 가졌다.


”라진···! 돌아왔군···“


”이봐! 라진! 이거다!! 술이야? 어마어마한 양이군! 정말로 축제인가!“


”미스릴이 굉장하긴 하네!! 수 백 명이 먹어도 될 양이야!“


그들은 내가 이야기한 오늘의 축제를 반신반의했었던 것 같다. 이곳의 모든 오크는 빈털터리인 데다 허허벌판의 택지에서 축제라니 선뜻 사람들을 초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저기 경비대 아저씨들! 핸더슨 경께서 아무 말 안 하시던가요! 오늘은 축제라고요!! 어서!! 경비대원 전부와 영지 사람들을 모아오세요! 빈손으로 와서 배 터지게 먹고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고요!“


나의 말을 들은 경비대원들이 핸더슨을 바라보았다. 핸더슨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좋아! 지금 사람들을 불러올게!“


”네! 그리고 보수는 두둑이 지불할 테니 영지의 모든 음유시인을 불러와 주세요!“


경비대원들은 들뜬 얼굴로 영지를 향해 달려나갔다. 그리고 핸더슨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엄청난 양이군··· 라진 제법 돈이 많이 들었을 것인데··· 괜찮겠어?“


”그럼요! 인간과 오크가 벽을 허무는 자리를 만들 겁니다. 우린 이제 알트란에서 함께 지낼 식구니까요.“


금빛물결의 마차에서 술과 음식들이 택지로 하역되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의 술과 음식들이었다. 어느 정도 작업을 마친 오크들도 택지로 속속 모여들었다.


”하핫! 라진! 꽤 성대한 축제가 되겠구만, 아주··· 훌륭하군 하핫!“


”응··· 고박사 이제 불을 피우고, 축제 준비를 시작하자고!“


”하핫! 좋아···! 아주 좋아! 으히히힛“


택지에 모인 모두가 들떠있었다. 알트란 성에서의 공성전 그리고 공생에 대한 불안감으로 예민해 있었지만, 오늘만큼은 축제를 즐길 생각에 긴장과 걱정을 떨쳐버린 듯했다.



◆ ◆



축제에 대한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알트란 영지의 주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들이 오는 동안 곳곳에서 불이 지펴져, 돼지와 닭을 굽고 있었고 택지 곳곳에 맥주 통이 배치돼 있었다. 이곳을 방문한 누구나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도록


”오빠, 제법 성대한 축제네. 이제 곧 음유시인들이 올 거야. 해도 졌고, 인간들은 술과 음악을 사랑하니까, 오크들에 대한 적개심도 많이 누그러들겠지.“


”하하! 아린, 넌 술도 먹어본 적 없잖아. 꼭 어른처럼 말하네! 너···“


”조용히 해! 나도 먹어 볼 거든!“


”글쎄··· 먹어도 괜찮으려나, 먹고 사고만 치지 마라···“


”흥··· 오빠도 별로 먹어본 적 없잖아.“


”크흠··· 뭐 조금은 괜찮겠지!“


알트란의 음유시인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택지 곳곳에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 불렀다. 오크들 근처엔 얼씬하지 않던 주민들도 몇 잔씩 술을 들이켜자 조금씩 그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하핫! 라진··· 이것이 술과 음악이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크들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들 곁에 오크들이 있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던 사람들이라곤 믿을 수 없지 않나!“


고박사의 말대로 사람들은 오크들과 말도 통하지 않았음에도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몇몇 사람들은 오크들을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들은 음유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한데 어울려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오빠! 이거···! 가져왔어! 맥주. 헤헤···“


”헤헷··· 라진! 이거 아주 좋다. 크아~!“


오트롱과 아린 역시 알큰히 달아올라 보였다. 특히 오트롱은 맥주가 가득 담긴 오크통을 째로 들고 입안으로 맥주를 콸콸 쏟아부었다.


”아린! 과음할 생각하지마! 그나저나··· 주택 공사는 시간이 얼마 정도 걸릴 것 같대?“


”음···! 원래는 2주 이상 걸리는 작업인데··· 내가 소환한 녀석이 벌목작업을 거의 끝내버려서, 일주일이면 충분할 것 같대!“


”좋아! 그럼 일주일만 노숙하면 우리도 번듯한 곳에서 잘 수 있겠네. 잘했어, 아린. 항상 네가 큰 역할을 해주니···“


나의 칭찬에 아린은 쑥쓰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아니··· 맥주 때문이려나···


”오빠! 오늘 같은 날 일 이야기는 그만하자고! 오빠도 마셔 마셔!! 유느이트!! 여기야 여기!! 얼른 와서 같이 놀자!“


얼마 만에 이렇게 즐겁게 웃고 떠들었는지··· 모두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알트란 정착을 위한 중요한 몇 가지를 잘 끝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몇 잔 마신 맥주 탓인지 피곤함 탓인지 자꾸만 눈이 감겼다.



◆ ◆



”저놈이다!! 저놈 잡아! 저 개자식을 잡으라고!“


‘무··· 무슨 소리야··· 왜 이렇게 소란스럽지?’


”쫓아가!! 잡아! 체포에 불응하면 죽여도 좋다!“


‘죽여도 좋다?’


축제의 밤은 지나가고 새로운 태양이 저 멀리 떠오르고 있었다. 택지에는 술에 취해 널브려 자는 오크들 그리고 인간들이 곳곳에 누워있었다.


‘뭐야, 꿈이 아니잖아!’


영지 쪽에서 오크 하나가 택지를 향해 도망 오고 있었고, 그 뒤를 경비대원 몇이 쫓고 있었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도망치며 달려온 오크는 서둘러 동료 전사들을 깨웠다!


”모··· 모두 일어나라! 전투! 전투다!“


그의 외침에 근처의 오크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이내 쫓아온 경비대원들과 대치했다.


”대장님!! 이쪽입니다! 범죄자를 넘겨라!“


오크들과 대치한 경비대원은 저 멀리 핸더슨을 향해 손짓하며 외쳤고, 대치하고 있는 오크들에 도망 온 오크를 넘기라고 고함쳤다. 하지만, 그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막 깨어난 오크들 역시 어리둥절하다가, 무장한 경비대원을 보고 슬금슬금 자신들의 미스릴 소드를 챙겼다.


”이 새끼들! 뭐 하는 거야! 범죄자라니! 너 뭐야!?“


나의 호통에 도망 온 오크는 말을 더듬었다.


”라··· 라진! 그··· 전투다! 저놈들이! 날 죽이려 한다.“


”그러니까! 왜 경비대가 널 죽이려 하냐고! 너··· 혹시 사고 친 거 아니지?“


경비대원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애써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전투를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듯했다. 소란을 느낀 유느이트와 고박사 역시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일단··· 일이 더 커지면 안 된다. 전투라도 벌어졌다간, 그간의 노력은 물거품이 돼버려!’


”전사들은 모두 무기를 내려놓아라! 사령관의 명령이다.!“


나의 외침에도 오크들은 우물쭈물했다. 경비대원들이 롱소드로 무장하고 있었기에 선뜻 무기를 내려놓지 않았다.


”명령이라고 했다! 명령에 대한 불복은 목숨으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들은 내가 으름장을 놓으니 그제야 슬며시 무기를 내려놓았다. 내가 자는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인지 알아내야 했다.


”아저씨들··· 저 자식이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 무슨 일인지 먼저 말씀 좀 해주세요.“


어제의 축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고, 경비대원들은 싸늘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조용해 말했다.


”범죄자를 넘겨, 놈은 알트란의 여인 하나를 강간했다.“


”뭐라고요!!“


빌어먹을··· 어젯밤의 축제로 인간과 오크는 서로 간의 벽을 허물고, 한층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즐거웠던 축제는 이튿날 일어난 오크 하나의 범죄로 인해 얼룩져 버렸다.


작가의말

오늘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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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교대 24.11.20 22 2 13쪽
56 골렘 웨이브 (9) 24.11.20 21 2 12쪽
55 골렘 웨이브 (8) 24.11.19 2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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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골렘 웨이브 (6) 24.11.16 25 2 12쪽
52 골렘 웨이브 (5) 24.11.15 25 2 12쪽
51 골렘 웨이브 (4) 24.11.14 2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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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재판 (3) 24.11.09 22 2 12쪽
45 재판 (2) 24.11.08 23 2 11쪽
44 재판 (1) 24.11.07 24 2 12쪽
» 축제 (5) 24.11.06 25 2 12쪽
42 축제 (4) 24.11.05 33 2 12쪽
41 축제 (3) 24.11.04 34 2 12쪽
40 축제 (2) 24.11.04 37 2 13쪽
39 축제 (1) 24.11.02 36 2 12쪽
38 해방전쟁 (4) 24.11.01 35 2 12쪽
37 해방전쟁 (3) 24.10.31 34 3 12쪽
36 해방전쟁 (2) 24.10.30 34 3 12쪽
35 해방전쟁 (1) 24.10.29 34 3 12쪽
34 매듭 24.10.28 4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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