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에게 나라를 팔겠다니! 자네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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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완결

달꿀
그림/삽화
다교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6
최근연재일 :
2024.11.24 09:32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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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12
글자수 :
32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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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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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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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골렘 웨이브 (7)

DUMMY

카르넬 성의 병사들은 성벽까지 접근한 골렘들을 막아내기 위해 젖먹던 힘을 다하는 중이었다.


“모두 집중해! 가슴팍을 정확히 조준해야 한다!!”


골렘들이 성벽에 주먹을 꽂고 있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발리스타를 운용하는 병사들은 간절하고 신중하고 놈들을 조준했다.


팽!! 위이이잉!!


발리스타에서 쏘아져 나간 거대한 화살이 골렘 한 마리의 팔을 뚫고 지나쳤다. 그 충격으로 골렘의 팔은 떨어져 나가 버렸으나, 골렘은 여전히 하나 남은 팔로 성벽을 치고 있었다.


“비··· 빗나갔어! 제기랄···!”


“재장전하라! 빠르게! 성벽이 무너지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 다 죽은 목숨이야! 어서 재장전해!”


성벽 위에는 여러 대의 발리스타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성벽에 접근한 몇 마리의 골렘을 처리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었다. 병사들의 초조한 심정이 서서히 얼굴에 드러났다. 병사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성벽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임을 그들 모두 알고 있었다.


어느 병사 하나가 성벽 아래의 한 인간을 확인했다. 성벽 아래의 인간은 골렘들을 해결할 테니 다리를 내리라 외치고 있었다.


“저··· 저기··· 밑에서 사람이 있어요··· 다리를 내려달라는데요···?”


병사의 말에 그들을 지휘하는 대장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외쳤다.


“정신 나간 놈 하나에 신경 쓸 겨를 없어! 신중하게 조준해 반드시 가슴팍을 뚫어야 한다!”


그들은 이내 라진에게 신경을 거두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성벽에 달라붙은 몇 안 되는 골렘을 어떻게든 처리하는 것이었으니까.


병사 하나가 두려움에 질려 의욕을 잃고 나직이 말했다.


“대··· 대장님··· 골렘들이 해자를 탈출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몇 마리지만 다음번에 골렘들이 밀려오면··· 훨씬 더 많은 수가 해자를 건널 겁니다··· 이제··· 우린 틀렸어요”


철써억!


대장은 두려움에 질린 병사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리고 그를 향해 고함쳤다.


“정신 차려! 이 새끼야! 여기서 뚫리면 끝장이다. 우리가 놈들을 저지하지 못하면 살육당하는 건 내 딸이고, 네 마누라라고! 우린 끝까지 놈들을 저지하고 성을 사수한다!”


두려움에 질렸던 병사는 이내 현실을 직시했다. 성 벽 위에 배치된 병사 모두가 자신들의 가족을 위해 필사적으로 사투하고 있었다.


“저··· 저기 오우거?”


“오우거가 왜 여기에···?”


성벽 아래에서 거대한 오우거 한 마리와 인간이 해자로 접근하는 것이 보였다. 오우거는 인간을 들어 올렸으며, 인간은 마치 공이 된 것처럼 자신의 몸을 웅크려 말아버렸다.


“하하··· 이제 헛것이 보이는군···”


오우거가 몸을 웅크린 인간을 던지려는 자세를 취했다.


“저··· 저것들 뭐야? 서··· 설마?”


이내 오우거는 인간을 해자 건너편으로 집어 던져버렸다.


“오우거가 인간을 던졌어!”


날아오른 인간의 체공 높이는 썩 높지 않았고, 병사들이 보기에도 해자를 건너기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해··· 해자에 빠지겠는데···”


“목숨을 버리는 방법도 다양해졌구먼···! 저런 등신을 보았나···”


“시끄러! 모두!! 저 악마 같은 골렘들에 집중해! 조준···! 가슴팍을 노려!! 발사!!!”



◆ ◆



출렁이는 골렘들로 인해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놈들을 밟고 한 발짝씩 움직이려 했지만, 섣불리 움직이다 균형이라도 무너진다면, 놈들 속으로 빨려들어 깔려 죽어버릴 것이 뻔했다.


‘우선 최대한 균형을 잡으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인간 하나가 해자 속에 빠진 것들 모든 골렘이 알아차린 것 같았다. 멀찍한 곳에서부터 내가 있는 곳으로 골렘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내가 밟고 있는 골렘 주위는 이미 다른 골렘들이 더는 다가올 수 없을 정도로 밀착했고, 서로가 서로의 몸에 부대껴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오히려 잘됐다. 이 자식들 무식하게 밀착하더니, 저희끼리 부대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잖아?!’


빽빽하게 밀착한 골렘들도 오히려 출렁임이 잦아들었다. 가까스로 손을 올린 골렘들도 있었지만, 협소한 공간으로 내가 있는 쪽으로는 전혀 뻗지 못했다. 그저 손만 번쩍 들고 허우적댈 뿐이었다.


끼긱··· 스커엉!!


발목에 힘을 단단히 주고 무게중심을 낮춘 뒤 검을 휘둘러 솟아 나온 골렘의 팔뚝을 썰어 내버렸다.


‘확실히 단단하지만···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군데군데 솟아 나온 골렘의 팔들을 잘라버리고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이동했다. 해자 건너편까지 몇 발자국 더 가야 했지만, 놈들이 밀착해준 덕분에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해자를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탓! 타닷···!


놈들의 어깨를 조심스레 밟아 나갔다.


‘됐다···! 이제 거의 다 왔다.’


마지막 한 걸음 남았다. 이것만 건너면 성벽에 달라붙은 녀석들을 쏜살같이 정리하리라···! 마지막 디딤돌이 된 골렘을 힘차게 밟고 오른 다리를 해자 건너편으로 힘껏 뻗었다.


콰직!!


“으악!!!”


골렘의 어깨를 딛고 있던 왼발이 놈의 어깨에서 떨어져 움직이는 마지막 순간에··· 골렘은 곱게 나를 보내주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움직여 나의 발목을 놈의 우악스러운 입으로 물어버렸다.


발목이 끊어지는 듯한 극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놈의 무시무시한 치악력 때문인지 물린 살점은 그대로 떨어져 나가버렸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치악력이 모자랐으면 꼼짝없이 물려 골렘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을 것이다.


발목의 절반 가까이가 휑하게 뜯겨나갔다. 극심한 외상으로 피가 쏟아져 나왔다. 골렘의 공격으로 나의 마지막 한 발자국은 해자 건너편에 도달하지 못했고, 해자 끝부분의 비탈면에 몸을 기울였다.


‘으어··· 회복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는걸···’


비탈면을 기어 올라간다면 해자를 탈출할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경사가 가팔라서 지금 발목 상태로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보다··· 나의 몸은 이제 놈들의 사정권 안에 있다. 놈들보다 조금은 높은 곳에 있지만, 놈들의 주먹이 충분히 닿을 만한 높이다.


끼긱··· 끼기기익······


비탈면 근처의 골렘들이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 몸을 부대끼며 조금씩 다가왔다. 왼손으로는 비탈면에 튀어나온 나무뿌리 하나를 가까스로 부여잡고 다가오는 놈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탱! 챙!!


불안정한 자세에서 한 손으로 쥔 검으로는 제대로 힘을 전달할 수 없는지··· 나의 공격은 놈들을 이루는 단단한 돌덩이를 깨부수지 못했다.


이내 나와 가까워진 한 녀석의 주먹을 내 지르는 것이 보인다. 주먹을 피할 방법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다가올 충격에 대비했다.


뻐억!! 빠각!


“크아악!!!!!!”


오른쪽 정강이가 박살 난 것 같았다. 단단한 직선을 이루던 나의 다리는 힘 없이 부러져버렸고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나를 덮쳤다. 고통으로 얼굴을 찌푸리다 못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정강이를 박살 낸 놈을 향해 미스릴 검을 휘휘 휘둘렀지만, 단단한 놈에게 별다른 피해를 줄 수 없었다.


고통을 견디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놈의 주먹을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까···’


비탈면을 뚫고 나온 나무뿌리를 움켜쥔 왼손의 아귀힘도 조금씩 빠지는 것 같았다. 놈의 주먹에 의한 충격으로 아래로 고꾸라지던··· 왼손에 힘에 대해 아래로 쓸려내러 가던··· 비탈면에서 떨어지면 그대로 놈들에게 잘근잘근 뜯겨나가 버릴 것이다.


‘제대로 서서 싸울 수만 있다면··· 이깟 돌덩이들 몇 놈이든 상대할 수 있는데!!’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검을 허우적대며 악에 받친 소리를 내질렀다.


“제기랄!!! 돌덩이 따위 다 뒤져버려!!!”


의미 없는 검의 휘두름으로 오른팔의 힘도 빠져버려, 검을 들고 있기도 힘들었다. 골렘 녀석이 한 번 더 주먹을 내지르려 하고 있었다. 이번에 올 충격을··· 내 왼손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나무뿌리를 놓치고 나는 놈들에게 처참하게··· 찢어발겨 질 것이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절망적이었던 기분이 조금은 전환되었다. 최후의 순간···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얼굴은 아린이었다. 아버지도 시아도 아닌··· 아린의 얼굴이 떠오른 것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피식···


‘감히 한눈을 파냐니··· 정말 웃겨···’


조금 더 그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차에··· 소리··· 소리가···


구르르르르!!! 드르르르르!!


마차가 있는 쪽에서부터 땅의 진동이 해자를 건너와 내가 있는 비탈면까지 느껴졌다. 무언가 다가오는 것이 분명히 느껴졌다!


“아이 정말! 이 오빠 정말 손이 많이 가네. 번번이 구해줘야 하고 말이야!”


나를 향해 소리치는 아린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거대한 미스릴 뱀이 해자로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뱀은 엄청난 속도로 접근해 와서는 망설임 없이 해자 속으로 돌진했다.


빠그자작!! 빠드득!!


골렘들 사이로 미스릴 뱀이 파고들었다. 이동 경로를 수많은 골렘이 가로막고 있었지만, 뱀은 무시무시한 힘으로 골렘들을 머리로 받았고, 골렘의 몸통을 뚫어버렸다. 뱀은 골렘들의 몸통을 뚫어버려 자신의 이동 경로를 만들어냈다. 뱀의 온몸이 요동칠 때마다 그 충격으로 골렘들의 팔다리··· 몸체의 돌들이 떨어져 분쇄되고 있었다.


“아린··· 구하러 왔구나···!!”


이내 뱀은 놈의 머리로 나의 정강이를 박살 낸 골렘의 가슴팍마저 꿰뚫어 박살 내 버렸다.


“이봐! 뱀! 저기 멍청한 인간을 좀 꺼내주고··· 성벽에 붙은 녀석들도 처리 좀 해줘!‘


쌔애!


아린의 지시에 뱀은 살벌한 소리를 내더니 다시 한번 힘차게 움직였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비탈면을 기어 올라갔으며 그의 꼬리로 나까지 해자 밖으로 건져내었다.


’사··· 살았다. 진짜 뒈질 뻔했잖아···‘


아린은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내 얼굴을 확인하고는 까르르 웃어젖혔다.


”하하 꼴좋다! 오빠는 정말 운이 좋단 말이야.“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몰려들었다.


”아린! 왜 이제 온 거야! 나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그러길래 누가 한눈을 팔래! 꼴 좋다. 또 한 번 그러면 다음번엔 정말로 안 구해줄 거야! 흥!“


크흠···


성벽 위의 병사들은 해자로 떨어진 멍청한 놈을 거대한 뱀이 구했음을 보고는 눈을 뚱그렇게 뜨고 놀라워하는 듯 보였다. 해자를 벗어난 뱀은 그대로 성벽의 골렘들에게 돌진해 가슴팍을 뚫어버리고 나머지 골렘들도 녀석의 꼬리로 산산이 박살 내 버렸다.


”어··· 엄청 세잖아··· 아린의 뱀···!“


분명··· 아린의 뱀은 그 전보다 훨씬 더 강해진 것 같았다. 오트롱에게 부탁할 것이 아니라 아린을 깨웠어야 했다!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박살 난 정강이뼈가 제대로 붙을 수 있도록 엉성하게라도 이어 맞춰 놓았다. 왼쪽 발목에는 조금씩 새 살이 차오르고 있었고, 뼈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됐다··· 그래도 곧 움직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진흙탕이 된 땅바닥에 대자로 뻗어버렸다. 성벽 위의 병사들이 보였다. 저 자식들이 성문만 내려 다리만 놓아 주었어도 이런 고비는 없었을 텐데··· 약간의 원망이 들었지만··· 평정심을 되찾고 그들에게 소리쳤다.


”알트란에서 왔습니다! 국왕의 명을 받고 카르넬을 구하러 왔으니! 문을 여시오!!“


성벽으로 접근한 골렘들이 모두 박살 난 것을 그들 모두 똑똑히 보았다. 이제는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외침을 들은 그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끼르리리릭!! 덜덜덜더럴!!


수직으로 세워진 거대한 철제 성문이 바닥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이내 해자를 건너는 다리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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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교대 24.11.20 23 2 13쪽
56 골렘 웨이브 (9) 24.11.20 22 2 12쪽
55 골렘 웨이브 (8) 24.11.19 21 2 12쪽
» 골렘 웨이브 (7) 24.11.17 23 2 12쪽
53 골렘 웨이브 (6) 24.11.16 26 2 12쪽
52 골렘 웨이브 (5) 24.11.15 26 2 12쪽
51 골렘 웨이브 (4) 24.11.14 24 2 12쪽
50 골렘 웨이브 (3) 24.11.13 23 2 12쪽
49 골렘 웨이브 (2) 24.11.12 27 2 12쪽
48 골렘 웨이브 (1) 24.11.11 24 2 12쪽
47 재판 (4) 24.11.10 25 2 11쪽
46 재판 (3) 24.11.09 23 2 12쪽
45 재판 (2) 24.11.08 24 2 11쪽
44 재판 (1) 24.11.07 25 2 12쪽
43 축제 (5) 24.11.06 26 2 12쪽
42 축제 (4) 24.11.05 34 2 12쪽
41 축제 (3) 24.11.04 35 2 12쪽
40 축제 (2) 24.11.04 39 2 13쪽
39 축제 (1) 24.11.02 38 2 12쪽
38 해방전쟁 (4) 24.11.01 37 2 12쪽
37 해방전쟁 (3) 24.10.31 36 3 12쪽
36 해방전쟁 (2) 24.10.30 36 3 12쪽
35 해방전쟁 (1) 24.10.29 36 3 12쪽
34 매듭 24.10.28 4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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