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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새싹
작품등록일 :
2024.10.01 10:19
최근연재일 :
2024.10.16 18:42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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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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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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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6화

DUMMY

홀로 남겨진 정군은 멍하니 무릎을 꿇고 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린다.

“아 일하러 왔지!! 음... 근데 아까 뭔가 엄청난 것들이 벌어졌던 것 같은데..? 내가 저승에 간 다음, 다른 문으로 두루마리로 점프 한 뒤, 어떻게 됐지?"

그는 기억을 계속 더듬어 보지만 전혀 기억을 할 수 없었다.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한참을 기억해보려 하다가 머리에 쥐가 난 정군은 주섬주섬 두루마리를 다시 등에 짊어지더니 태평하게 곰방대를 입에 물고는 육지로 향했다.

.

.

.

.

우약의 선단(船團)은 점점 육지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배 위에서도 정박을 하기 위한 준비가 분주했다. 육지에 있는 물표들에 시야가 맑아질 즈음에는 육지에 관군들의 모습도 보였다. 관군들 그 사이에는 이신 장군의 모습이 보였다.


“장군님 현재 들어오는 배 중에 천명호는 없습니다. 악천후로 늦는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 들어오는 배들도 조사하도록 하여라.”

천명호는 구주가 모는 배로, 두천이 오늘 즈음에 들어오는 것으로 이신 장군이 알고 있었다. 이신 장군의 명에 관군들은 들어오는 배들을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구주야. 관군들이 오는데? 어찌할 셈이야??”

“어차피 저들은 나를 모르니까 지금 상황은 잘 넘기고 밤에 몰래 금고만 관에 넘겨주면 돼.”

“애들아 금고는 내 방에 잘 숨겨두도록 해라.”

우약의 명령에 선원들은 금고를 우약의 선실로 옮겨 놓았다.


관군들이 우약의 배에 올라와 검문을 시작했다.

“이 배는 왜 출항했을 때와 입항했을 때의 선원 수가 다른가?”

“그것이 침몰하는 배의 선원들을 저희가 구조했습니다.”

“음... 아주 큰 일들을 하신 분들이었군... 그러면 그 침몰한 배의 이름이 무엇이지?”

그 순간 정적이 생겼다.


“침몰한 배의 이름이 뭐냐고”

대답이 없는 상황에 관군은 이상함을 느끼고는 옆에 있는 동료들에게 눈치를 줬다. 눈치를 교환한 관군들은 이신 장군에게 가 이 상황을 고하였다.


“와··· 이거 상황 완전 오징어됐네···”

“선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일단 다들 가만히 있어봐”

선원들끼리 쑥덕쑥덕 거리는 소리가 관군의 귀를 거슬리게 하였다.


“천명호, 너희들이 탔었던 배가 천명호가 맞나. 지금 우리는 천명호를 찾고 있다. 지나가다가 보기라도 한 자가 있으면 그 사실 말해라.”

점점 옥죄는 압박감에 구주가 나섰다.

“저희는 천명호가 아니라 운묘호에 탔던 선원들 입니다.”

“당신은 누구인가?”

“운묘호 선장 구주 라고 합니다.”


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도중, 이신 장군이 우약의 배에 도착하여 승선했다.

“구주라고? 그러면 너희 항해 지휘관이 누구지?”

“저희는 생선을 잡는 배라 항해지휘관이 필요하지가 않...”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이신은 구주의 팔을 일검에 도려냈다.


“으아아아아악 제게 왜 이러십니까... 저는 그저 사실을...”

다시 이신은 남은 반대쪽의 팔도 하늘로 날렸다. 이신이 고개로 끄덕하자 옆에 관군들은 횃불로 구주의 양팔을 지져 지혈을 하기 시작했다. 침을 질질 흘리며 경련을 하며 쓰러진 구주를 본 전 선원들은 바짝 긴장했다. 그들은 이신이 검을 쓰는 장면을 눈으로 따라가지도 못하고 양 팔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만 보았기에 다른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다. 그저 죽음만 생각하였다.


‘구주 이 개자식이 자기가 해결할 거라며 이야기하더니 나에게 똥을 던져?’

일이 단단히 잘못되어 감을 느낀 우약은 바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장군님을 몰라 뵈어 죄송합니다.”

“나를 아는 자인가? 그러면 처신을 잘했어야지”

“소인이 미흡하여 선원 관리에 대죄를 범하였사오나 부디 용서해주시옵소서.”

“너가 이 배의 선장이냐?”

“예 그러하옵니다 저희는 그저 천명호에 있던 자들을 구조한 것이 다입니다.”

“그런데 이자는 왜 거짓말을 했던 것이지?”

“그것까진 저도 잘...”


우약의 무릎 밑으로 검이 지나가고 우약의 몸이 한순간 무너져 내렸다.


“둘이 죽이 잘 맞는구나? 누가 보면 서로 죽고 못사는 친우인 줄 알겠어”

“으으윽.. 윽.. 다 말하겠습니다.. 다 말하겠습니다...”

“버러지들은 꼭 어딘가 잘라야 말을 듣는다니까?”


잘려나간 부위의 혈을 눌러 지혈을 한 우약은 신음소리를 꾹꾹 눌러 참으면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에 두천을 향해 활을 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두천을 포함한 다른 무위들은 헤엄으로 육지를 향하면서 헤어졌다는 이야기만 했다. 두 부류로 나뉘어진 와중에 구주 근처에 있는 선원들을 금고와 함께 구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음··· 그러면 그 금고는 어디있지?”

“제 방에 있습니다. 물론 정박하고 난 뒤 관으로 가져다 드리려 했습니다···”

“하··· 이거 근본은 숨기려해도 숨겨지지가 않네? 지독하다 지독해... 금고만 챙겨서 떠나도록 하자. 나머지는 처리해.”

혀를 끌끌 찬 이신은 관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관군들은 일제히 검을 빼어 들어 전 선원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는 금고를 옮기기 위해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찾았네.”

배에서 내려온 이신은 천천히 마차로 몸을 향하고 그 뒤로는 재와 혈향만이 남았다.

.

.

.

.

“어? 여기는...? 어디지...?”

하연은 아득한 연기에 정신을 잃고는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 눈앞에는 정군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앉아있었다.

“이제야 정신이 들어? 나는 정암이다. 너의 이야기는 잘 들었다. 이승으로 배웅을 잠시 왔다. 여기는 너가 살던 곳이니까 너가 더 잘 알테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어릴 때 놀던 강가의 다리 밑이었다.


“제가 알고 있는 어떤 분과 매우 닮았습니다?”

“아! 정군 말하는구나. 나를 그런 가벼운 놈과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일단 너의 가슴에 있는 호패를 확인하도록 해라.”

“아 예···”

가슴을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니 호패가 발견되었다.


『정하연. 4급-강령. 23명』


“강령은 무엇입니까?”

“응? 뭐? 강령이라고?”

“여기 강령이라고... 써있는데 그러면 안되는 겁니까?”

“아닌데... 어... 그건 아닌데 강령은 보통 상위급 혼에게 주어지는 것인데 아마도 그 23명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 23명은 너에게 묶여 있는 혼들이다. 그들의 혼이 고결했던 모양이야.”

“이 호패는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군요.”

“뭘 열심히 하게?”

“저와 아버지에게 화살을 쏜 그 개자식들을 잡으면 되는 것이겠네요.”

갑자기 정암이 무게를 잡으면서 품안에서 두루마리를 펼쳐 보여줬다.


저승유예자 행동강령 <이것만 지키면 너도 안전하게 저승에 갈 수 있다!>

1. 적의가 강한 혼을 보면 도망가도록 할 것.

2. 혼과 싸우게 되는 경우, 처리를 확실히 할 것.

3. 명절을 조심할 것.

4. 이승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조심 할 것.

5. 사람들 꿈속에 계속 나타나 괴롭히지 말 것.

6. 수호령들은 피해 다닐 것.

7. 저승사자들에게 까불지 말 것.

8. 저승사자들에게 음식을 주지 말 것.

- 이상 저자 정암.


“음··· 이게 마지막 저자라는 것이 제 눈 앞에 계신 정암님이 만드신 것이군요. 아주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드디어 내 글을 알아주는 혼을 만났구나 그래 내가 이런 것까지 너희들을 위해 쓴 거야!”

별 뜻없이 이야기한 것에 크게 반응하는 정암을 보니 정군이랑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 하연이었다.


“자 이대로 행동하면 너도 끝까지 잘 살아남아서 저승에 반드시 돌아갈 수 있을거다!”

“아니 근데 혼들끼리 싸우는 경우가 있나 보네요?”

“그렇지. 아무래도 그들도 감정과 생각이 있기 때문에 서로 부딪힐 수 있어. 조심해라 너도 싸움에 휘말리면 그대로 영멸 될 수 있다. 내가 이 정도 알려주면 너는 완전 특전을 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도망 다녀서 안전하게 저승에 갈게요!”

“그래 그러면 난 이만 가도록 하겠다.”

정암은 나무 그림자로 뛰어들더니 홀연히 사라졌다.


“일단 나를 죽인 그 개자식들 지금 쯤 항구에 도착하겠네”

하연은 일단 항구 쪽으로 냅다 걷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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