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속 김대리는 광전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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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셔눅
작품등록일 :
2024.10.01 11:30
최근연재일 :
2024.10.21 23:59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695
추천수 :
59
글자수 :
81,593

작성
24.10.09 21:04
조회
35
추천
5
글자
10쪽

아윌비백

DUMMY

지하철역을 가두고 있던 그림자의 장막이 걷혔다.

밝은 빛이 김대리의 눈에 쏟아졌다.


[핏빛신사가 당신의 기개에 감격합니다.]

[그는 당신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고 당신도 그를 받아들일 조건을 갖췄습니다.]

[일방적인 구애로 넘치는 피의 광기가 당신의 몸에 흐릅니다.]

[피의 광기가 Lv 2 로 향상 됩니다.]


김대리의 전투방식과 살해행위에 크게 감명한 핏빛신사는 김대리의 능력을 대폭 상승시켜주었다.

김대리 본인은 이 효과가 어느 정도로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점점 그가 피의 광기에 물들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이러다 나중에 미쳐서 칼춤 추겠네.”


지하철역은 본래의 모습을 찾았고 그곳은 천장마저 뚫려있던 폐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던전의 해방으로 탈출구가 개방됩니다.]

[던전의 주인의 전리품은 던전을 해방시킨 해방자에게 귀속됩니다.]


인벤토리에 여러 전리품이 자동으로 입수되기 시작했다.

던전의 주인이 주는 전리품은 그 이름들이 특이했으나 일반적인 몬스터로부터 나오는 전리품에 비해 쓸만한 구석이 있어보였다.


[아래의 전리품을 모두 입수하였습니다.]

[거미 보모의 심장 x1, 파수꾼의 룬석, 거미 보모의 독주머니 x1, 거미 보모의 독니 x1, 거미 보모의 외갑 조각 x4, 거미 보모의 날카로운 다리 x3]


‘독니는 함부로 손으로 잡지 못하겠지...?’


김대리는 인벤토리에 귀속된 전리품들을 훑어보았지만 손에 쥘만한 것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의 몸을 지킬 최소한의 도구를 찾으려했다.


[숨죽인 알]


그러던 중 김대리의 눈에 띈 특이한 이름의 무언가가 있었다.

백색의 이름. 손짓을 해도 인벤토리에 입수되지 않는 것을 보니 전리품이나 아이템 같아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몬스터로 보이진 않았다.

미동도 없고 그렇다고 당장에 위협이 될 것 같진 않았기 때문에 김대리는 흐르는 제한시간이 다하기 전에 보금자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


김대리가 지하철역을 빠져나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보모가 있던 지하철 역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보모의 무참히 짓이겨진 시체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던 그는 그녀의 시체를 어루만진 뒤 시체 뒤에 거미줄로 가려진 알무더기 앞으로 왔다.


[숨죽인 알]


그는 거미줄을 걷어내 아무런 미동도 없는 거미의 알을 집어 들고는 지하철 역을 나섰다.


***

[제한시간 20:02:47]


지하철역을 빠져나온 김대리의 눈앞에는 20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알람이 보였다. 던전에 갇힌 지 4시간만에 빠져나온 김대리는 서둘러 보금자리를 향해 갔다.

긴급퀘스트에 주어진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도 빠른 시간안에 탈출했기 때문에 김대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었다.


지도를 확인하며 파티원들을 찾는 것보다 보금자리로 직접 향하기로 한 김대리는 홀로 보금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람 하나가 눈 앞에 떴다.


[당신의 파티원 중 한 명이 파티를 탈퇴했습니다.]


탈퇴라니?


탈퇴라는 시스템을 직접 찾아서 실행할 만한 인원이 있었던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인대리, 강과장, 정인턴 중 누군가 정말로 파티를 이탈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혹은.


“누가 죽었나?”


김대리는 지도를 열어 보금자리에 대한 목적지 외에 다른 범례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때마침 파티원들의 위치를 확인 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았다.


지도 상에는 한 좌표에 붉은 아이콘이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여깄다...!”

김대리는 그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즉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보금자리로 가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김대리는 그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


“대체 왜 그러시는 건데요?!”


김대리가 반짝이는 지점에 가까워지자 멀리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정인턴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였다.


달려간 그곳에는 안대리가 우림가구 인원들과 김대리의 파티 인원들과 대척점에 서 있었다.

그것도 땅바닥에는 강과장은 물론 우림가구의 박사원과 최사원도 쓰러져 있었다.


“강과장님...! 강과장님!!”


방금 전까지 정인턴에게 걱정말라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강과장이었지만 그는 허무하게 차가운 바닥에 누워 차갑게 식어버렸다.


“하아... 여러분들? 이제 남은 인원은 세명밖에 안 남았으니까 안심하고 죽여주세요.”


안대리의 뒤에는 두 개의 생존자 파티가 있었다.

총 8명의 성인 남성으로 구성된 이들의 손에는 각각 쇠파이프와 피묻은 각목이 들려있었다.


그들이 위협적으로 다가오자 정인턴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쉬익!


그들을 위협하는 한 남성의 머리에 정확히 꽂힌 돌은 분위기를 상당히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자신들이 우위라고 생각했던 안대리와 남성들은 갑작스레 당한 기습에 두려움이 가득 서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우왕좌왕했다.


“기... 김대리님!!”


정인턴은 멀리서 돌을 공처럼 갖고 놀고 있는 김대리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로 인해 김대리의 위치가 드러나긴 했지만 김대리는 자신을 향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쥐고 있던 나머지 돌을 던졌다.


-퍽!


주먹만한 돌맹이는 빠른 속도로 날아와 다른 남성의 눈을 뭉게며 그대로 머리에 박혔다.

비명 한 번 질러보지 못하고 그대로 두 사람이 쓰러졌다.


“혀... 형님!”


성사원도 김대리의 등장에 감격했다.

김대리는 그들에게 다가와 두 사람의 안위를 살폈다. 다행히 그들은 가벼운 타박상 외에는 외상이 커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강과장님... 박사원님, 최사원님...”


세 사람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바닥에 누워있었다.


“어디갔다 이제 오나?”


구반장은 성사원의 옆에서 복부에 피를 조금 흘리며 앉아있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몬스터가 아닌 사람에게 습격당해 죽다니.

김대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무리와는 정 반대에 서있는 안대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기... 김대리...”


안대리는 그를 보며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분명 자신이 던전에 가뒀는데. 분명 확실한 죽음이라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명을 좀 해보실까? 왜 나말고도 다른 사람까지 죽이려 하는거지?”


김대리는 안대리에게 천천히 다가가 물었다.


“서... 설마 안대리님이 김대리님까지 죽이려고 했어요?”


“난 또... 형님이 저흴 버리고 도망갔다고 저 여자가 그러기에!”


개 같은 년.

틈만 나면 이간질이라니.


“뭐... 됐어. 거기서 죽이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여러분들 저 사람도 죽이면 됩니다!”


“네...”


“보금자리까지 코앞인데 어쩌나? 여기서 뒤져주셔야겠어요!”


사악하게 웃는 안대리의 앞에 남은 여섯명의 남자가 그들 앞으로 무기를 들고 다가왔다.


[핏빛신사가 당신의 적에 주목합니다.]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그의 말에 김대리는 안대리를 보았다. 그녀의 주변에 불길한 기운을 품은 자색빛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저게 안대리를 돕고 있는 존재 같군요.”


김대리는 나지막이 속삭이며 자신도 모르게 핏빛신사에게 의견을 전했다.

핏빛신사가 부여한 피의 광기처럼 그녀에게도 무언가 특별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은 핏빛신사와는 다른 미지의 존재가 틀림없었다.


김대리의 손에는 지금 특별히 무기가 들려있지는 않았다.

그들을 상대할 무기라고는 누워있는 강과장의 손에 들려있는 자신이 그의 몸을 지키라고 건네주었던 고블린의 단창 뿐이었다.

강과장은 결국 이걸로 그의 몸을 지키지 못했다.


“이것 좀 다시 가져갈게요, 강과장님.”


김대리는 강과장의 피가 묻은 단창을 주웠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성인 남성 여섯을 마주했다. 수적으로는 불리한 상황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전혀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자신보다 몇 배는 크고 강한 인간외의 존재에 비해 이들의 존재감은 그저 개미같이 느껴졌다.


“죽여!!”


일행 중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며 김대리에게 달려들었다.

김대리는 단창을 능숙하게 휘둘러 달려오는 남자의 목을 정확히 베어냈다. 남자의 목에서 흐르는 피는 밖으로 세차게 뿜어져 나오며 남자가 입고 있는 옷을 붉게 적셨다.

김대리의 셔츠에도 붉은 피가 튀었다.

이미 여러 몬스터와의 전투를 겪으며 붉은 피와 초록 피가 섞인 그의 옷에 사람 피가 묻으면 어떠하리.

김대리는 몬스터를 죽이듯 처음이지만 덤덤하게 사람을 죽였다.


“이 개새끼가!!”


이 모습을 본 나머지 다섯 명은 한 번에 김대리를 향해 돌진했다. 분노에 맡긴 직선적인 공격은 홀로 산전수전을 다 겪고 강해진 김대리에게 있어서 너무도 쉬운 문제였다.

창질 한 번에 목 한 번, 창질 한 번에 관자놀이 한 번. 한 명씩 차례로 빠르고 정확하게 창을 찔러 넣었고 전투는 아주 빠르고 부드럽게 종료되었다.


성인 남자 다섯 명이 만들어낸 피의 분수는 곧 피의 비가 되어 김대리의 주변에 흩뿌려졌다.

“기... 김대리...”


안대리를 지키던 존재들이 모두 땅 위에 쓰러졌고 안대리는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김대리가 그녀 앞에 섰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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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첫 번째 메인 퀘스트 : 던전 공략(1) - 대화 24.10.21 11 2 10쪽
16 불공정 계약 24.10.20 15 1 10쪽
15 세상일은 때론 생각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24.10.20 18 2 11쪽
14 피의 광기 24.10.15 22 3 10쪽
13 수상한 리더 24.10.15 27 2 11쪽
12 튜토리얼이 종료됩니다. 24.10.13 25 3 10쪽
11 오늘부로 퇴사합니다. 24.10.12 28 3 11쪽
10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닙니다. 24.10.10 31 5 11쪽
» 아윌비백 24.10.09 36 5 10쪽
8 피에 취해버렸습니다. 24.10.09 38 4 11쪽
7 던전에 갇혀 버린 날. 24.10.07 41 4 11쪽
6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잊지 말자. 24.10.07 45 4 10쪽
5 위험한 외출 24.10.05 50 4 11쪽
4 기싸움 24.10.05 54 5 12쪽
3 아무도 안 계세요? 24.10.03 61 4 12쪽
2 생존에 미쳐있습니다. 24.10.02 71 4 11쪽
1 오늘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습니다. 24.10.01 12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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