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제물 부두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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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뤼투나읫
작품등록일 :
2024.10.01 11:48
최근연재일 :
2025.01.10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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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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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0,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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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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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최후의 여인과 최악의 사내

DUMMY

칼날은 비정하게 내리떨어진다.


땅이 아닌, 살점에 부딪치는 검.


뼈가 절단되는 소리는 피가 끓어오르는 소리에 묻혀 버렸다.


치이이이이이익ㅡ!


"크하ㅡ아아아악ㅡ!"


뤼델은 팔이 잘린 어깻죽지를 부여잡으며 비명질렀다.


그리고 뤼델의 아찔해진 시야가 채 돌아오기도 전에 그의 눈앞은 휘황한 검광으로 물들었다.


양손에 들린 검은 다시 들어올리는 동작 없이 두 번째 검격을 선사한다.


바람이 갈라지는 공간의 비명.


뤼델은 몸을 던지려 했지만 쇠사슬이 팽팽히 당겨지며 무참히 무산되었다.


쉬우우웅ㅡ

치이이이이이이익ㅡ!


"...!"


터져 나오는 비명을 이 악물고 삼킨다.


다시 들어올려지는 검을 보며, 뤼델은 다급한 동작으로 남은 허벅지에 박혀 있는 쇠사슬 칼날을 뽑아들었다.


접촉만으로 마기의 운용을 저지하는 그 성물을 내던지는 동안 그를 향해 날아드는 성스러운 악의들.


"<네란 탈!>"

"<성광!>"

차르르르르륵ㅡ!


뤼델은 당장에 온갖 이름들을 읊조렸다.


"[루디알]"

"[이뉘빌]"


그의 이빨 수십 개가 게거품처럼 입술 사이로 후두둑 떨어진다.


그리고 그것들은 뤼델의 발치를 구르며 사방의 마기를 끌어모은다.


커져 오는 마법들과 쇠사슬.


그리고 무수히 커진 악마의 개 떼.


[커르ㅡ 카하하하하학!]


거의 서른 마리에 달하는 이뉘빌의 개들이 날아오는 맹공을 향해 그 불경한 육신을 내던졌다.


섬광과 폭발, 비명과 부르짖음.


순식간에 십수 마리의 개들이 잿더미 파편으로 변해 날렸다.


그것들은 저택 내부에 가득한 메뚜기 떼에 뒤섞여 시야를 극단적으로 줄인다.


그리고 그 혼탁함 사이, 이제 발목 언저리까지 재생된 뤼델이 일어섰다.


그를 향해 성물 칼날이 날아왔지만 뤼델은 태연히 절뚝이며 다가갔다.


쩌어억ㅡ


루디알의 권능.


몸을 반으로 쪼개 놓는 식으로 칼날과의 접촉을 피한 뤼델은 그대로 검사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턱도 없는 거리였다. 하지만 그의 주먹은 팔꿈치에서 떨어져 발사되듯이 날아갔다.


뻐어억!


상정치도 못한 방식으로 턱을 맞은 검사는 쇳소리 같은 날숨을 쉬며 주저앉았다.


그의 아득한 눈에는 뤼델의 떨어진 팔이 한계까지 늘어난 핏줄과 힘줄들에 의해 다시 팔꿈치로 되돌아가 짜맞춰지는 광경이 비친다.


뤼델은 완벽하게 자라난 양 팔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말했다.


"원, 이렇게 급해서야... 천천히 하자구, 응?"


암살자들은 그것을 따를 생각이 없었다.


다시 영그는 신력과 신성력의 광휘.


완전히 갈무리된 쇠사슬을 잡은 두 팔뚝에 힘이 들어간다.


그를 향해 돌격하는 단검을 든 이인조. 그들은 쓰러진 채 비척대는 동료의 성물 쌍검을 주워 쓰려는 듯하다.


뤼델은 비릿하게 웃으며 중얼댔다.


"...꽤 아팠어, 방심한 것도 있지만, 성물도 꽤나 위험해졌군."


나팔을 든 여인의 찢어지는 외침.


"공격ㅡ!"


"그것들, 내려놔."


뤼델이 수십 조각으로 갈라지며 달려들었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짐승처럼, 본래 딛을 수 없는 부속지로 바닥을 딛으며 질주하는 그 끔찍한 광경.


빠르게 달려와 성물 검을 주워든 두 암살자에게 뤼델은 유혈과 신체로 된 파도가 되어 부서졌다.


손가락 대신 혈관과 근육 섬유로 양팔을 붙잡힌 둘은 고통보단 공포로 비명지른다.


그의 사방으로 뿜어져나오는 메뚜기 떼.


뤼델은 천천히 온 몸의 조각들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며 마법사를 돌아보았다.


눈이 마주치고, 마법사는 얼어붙어 버린다.


하지만 이미 준비된 신력은 시전자의 긴장에 따라 발사된다.


터져 나오는 화염구.


뤼델은 굳이 대항하지 않으며 옆으로 몸을 날려 그것을 피해 냈다.


그리고 동시에, 혈관으로 휘감은 팔 하나를 화염구의 궤적으로 끌어당겼다.


그 팔은 자신의 주인을 사지로 내모는 것임을 깨닫지 못한 채 상체를 내밀게 해 버린다.


신력으로 빚어진 재앙의 불덩이가 그 불행한 몸뚱이에 작렬했다.


"어어ㅡ 흐아아아아악ㅡ!"


퍼어엉ㅡ!


광열과 불티, 사라진 비명과 울리는 폭발음.


화염구의 거대한 폭발에 직격당한 이인조 중 하나는 바싹 탄화된 채 신성한 검을 놓치고 쓰러졌다.


뤼델의 왼손(의 혈관들에) 붙들려 있던 남은 자객은 그 무시무시한 광경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


"으아ㅡ 이거 놔, 이 괴물 새끼야ㅡ!"


그는 뤼델에게 팔을 붙들린 상태 그대로 남은 손에 들린 단검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아직 사그라들지 않은 불꽃의 괴광이 마구잡이로 휘둘러지는 단검의 검신을 따라 따갑게 흩뿌려진다.


부두술사는 고개를 우두둑 뒤꺾어 그것을 적당히 흘렸다.


"성직자 주제에 언행이 꽤 천박하군, 응?"


ㅡ죽여 버리고 싶도록.


온 몸에 퍼지는 살해의 의지. 그것은 마귀의 권능을 빌어 행해지는 금지된 조작이다.


날뛰는 남자를 잡고 있던 혈관들이 천천히 길게 뻗어 나가며 남자의 상체를 옭아맸다.


서로가 서로를 휘감아 근육처럼 단단히 뒤엉키는 혈관과 힘줄과 근육 섬유.


마치 거대한 뱀에게 휘감긴 것처럼, 남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찰나 동안 일어난 그 끔찍스러운 대격변 이후 들려오는 아스라한 소리.


꾸드드드득ㅡ


"커, 커허ㅡ 어...!"


서로에 서로가 얽힌 혈관들이 다시 그들이 뱀 떼처럼 기어나온 팔뚝의 살갗 아래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를 따라 조여드는 핏줄 군집.


뤼델이 혈관을 조여 그를 터뜨려 버리려는 순간이었다.


성스러운 의지의 강철이 내지르는 고함이 들려온다.


차르르르르르륵ㅡ!


그 진절머리나는 소리. 칼날을 앞세워 날아오는 신성한 쇠사슬이다.


뤼델은 욕지기를 씹어뱉으며 광란하는 남자의 목을 대충 꺾어 집어던졌다.


널브러지는 암살자, 쇄도하는 두 빛줄기.


공중제비를 넘다시피하며 몸을 날린 뤼델은 겨드랑이 사이로 스쳐 지나가는 쇠사슬의 가열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하나의 살기가 미친 듯한 예리함으로 뤼델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반사적으로 빌려 오는 끔찍한 권능.


쫘아아악ㅡ!


뤼델의 가슴이 세로로 갈라져 그것을 지나가게 만들었다.


거대한 상처 사이로 맥동하는 심장과 양 갈래로 나뉘어진 허파의 헐떡임이 비쳐 보인다.


기다란 쇠사슬은 집어던져진 방향 그대로 날아가 현관문에 깊숙이 꽂혔다.


콰지직!


자신의 가슴을 지난 쇠사슬의 상태를 확인한 뤼델은 아직도 뻥 뚫린 채 지나는 바람에게 피비린내를 덧입히는 그 구멍을 유지하며 말했다.


"실수했네?"


뤼델은 현관에 비틀려 박힌 채 빠지지 않아 팽팽해진 그 쇠사슬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몸을 따라 쇠사슬이 끊임없이 삼켜지는 것처럼 보이는 그 해괴한 광경.


그것은 지독히도 비상식적이었고, 그 쇠사슬의 끝을 잡고 있던 모브는 공포에 찬 나머지 자신의 쇠사슬을 회수하려 애쓰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운 좋게 저택의 기타 구조에 걸리지 않아 그냥 떨어진 쇠사슬을 미친 듯이 끌어당기고 있던 보우므는 그 광경을 보고 고함쳤다.


"이 병신 자식아, 버리고 뛰어야지ㅡ!"


늦었다.


모브의 코 앞까지 몸을 날린 뤼델은 그의 얼굴을 향해 온갖 독충들이 들끓는 손을 휘둘렀다.


횃불을 휘두른 것처럼, 움직임을 따라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시커먼 벌레들.


모브는 미친 듯이 비명질렀다.


그리고 그것은 무의미해졌다.


퍼어억!

치이이이이익ㅡ!


"크악!"


뤼델은 기겁하며 독충 가득한 손을 아래로 던졌다.


휘황한 성물이 뤼델의 손을 후려친 것이다.


성물의 광휘에 닿은 독충들은 마비되어 우수수 떨어졌고, 성물의 작용에 전율한 뤼델 역시 재빨리 손을 회수해야 했다.


뤼델은 그 찰나 동안의 접촉으로도 벌겋게 타들어간 손을 끌어당기며 중얼댔다.


"...나팔."


뤼델의 손을 후려친 나팔을 든 여인은 그 기다란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로카라 불러 주시죠."


부두술사는 그때, 전지한 악마의 어떤 말을 떠올렸다.


"하, 금발에, 여자에, 기술이라..."


뤼델은 말하는 즉시 양손을 각기 다른 각도로 뻗었다.


루디알의 의지가 닿은 손가락이 달린 양손을.


그 손들의 검지가 깨끗하게 잘려 있는 것을 본 로카는 상황을 파악하고 성물로 그를 후려치려 했지만 아주 찰나의 시간만큼 그녀의 동료들이 빨랐다.


"안돼!"


멀리서 날아든 보우므의 쇠사슬과 품 속에서 튀어나오는 동시에 휘둘러지는 모브의 대거.


그리고 뤼델의 중얼거림.


"[르칼브]"


푸우욱ㅡ!

파악!


쇠사슬과 대거는 완벽하게 동시에 살갗에 꽂혔다.


두 날붙이의 자창과 동시에 그녀의 두 동료가 피를 토하며 허물어졌다.


그리고, 뤼델 또한.


치이이이이이익ㅡ!


성물의 대(對)악마 작용에 무릎을 꿇으며 쑥 내려앉는 뤼델의 머리 위로 한발 늦은 로카의 나팔이 바람을 가른다.


후우웅!


로카는 그녀의 신성한 나팔을 그러쥐며 숨을 몰아쉬었다.


아주 조금만 더 빨랐다면, 그녀의 성물이 뤼델을 먼저 가격하고 그 접촉으로 하여금 악령의 권능을 행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었을 터.


가슴팍을 정확히 꿰뚫은 쇠사슬을 움켜쥔 채 힘겨운 숨을 몰아쉬던 뤼델 역시 감탄했다.


"커허, 카하, 하아... 더할 나위 없이... 케학. 훌륭한 판단이군, 응?"


그 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로카가 다시 나팔을 치켜들었지만 뤼델은 이미 쇠사슬을 뽑아내고 있었다.


힘겹게 던지는 몸. 무섭게 내리떨어지는 나팔. 그리고 성물을 쥔 또 다른 손에 들어가는 힘.


투루루루루룩ㅡ

치지이이이이이익ㅡ!


잡아뽑는 동작을 따라, 쇠사슬의 굴곡이 꿰뚫린 자상을 통과하며 요동친다.


깻잎 한 장 차이로 나팔에 맞지 않은 뤼델은 그의 귀 옆 장판이 성스러운 일격에 의해 박살 나는 것을 보았다.


"카하학!"


단말마 같은 웃음을 토한 뤼델은 그의 손에 들린, 이제 뽑혀 있는 쇠사슬을 집어던지며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바닥에서 성물을 뽑아 내며 허리를 펴는 로카.


뤼델은 조금 뒷걸음치며 이죽댔다.


"너희, 볼수록 괴상하군, 응? 성직자들이라기엔 입도 걸고, 서로를 형제라고도 부르지 않고... 무엇보다, 마법사라니. 페일도 제국이 되어 가기 시작한 건가, 응?"


로카는 뤼델의 말에 휘둘려 대치 중에 마법사를 바라보려 고개를 돌리는 바보짓은 하지 않았다.


뤼델은 그녀의 처신에 재미있어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 안 볼 거면 대신 말해 주지. 저 잘난 마법사는 자신의 마법으로 동료를 태워먹었다는 생각에 아무 짓도 못하고 벌벌대고 있다. 저 지랄 맞은 성물 검을 두 개나 휘두르던 놈은 아직 못 일어나고 있고. 덧붙이자면 칠 때의 감각이 아무래도 저 턱뼈를 부숴 먹은 것 같군. 저기, 네 눈에도 보일 만한 저놈은 목이 꺾였다. 다리 잘린 놈은 실신했고, 사슬쟁이들은 보다시피 제 칼에 찔렸지."


그 말을 끝으로, 뤼델은 고개를 낮추며 눈을 부라렸다.


"이제 너 하나다. 시체매 공작의 말로는, 가장 위험한 년인, 응?"


로카는 질린 표정으로, 하지만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여기서 죽으나, 도망쳐서 죽으나. 덤비십시오, 최악의 형제."


뤼델은 그 호칭에 웃음을 터뜨리며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괴상한 실수가 있었군요... 죄송합니다. 지금은 싹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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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세상이 저버린 자들 24.11.09 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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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불씨 24.11.05 2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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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마귀와 세례자 24.11.03 33 2 12쪽
22 마귀와 전쟁한다는 것은 24.11.01 35 3 12쪽
21 대담한 광태 24.10.31 45 3 12쪽
20 길 좀 물읍시다 24.10.31 41 3 13쪽
19 교황의 분노, 황제의 준동 24.10.29 48 3 11쪽
18 사탄마귀가 돌아왔다 24.10.28 43 5 13쪽
17 아무도 살아 나갈 수 없다 +1 24.10.27 41 3 13쪽
16 번개 치는 낮 24.10.26 43 3 11쪽
15 절체절명 24.10.25 45 4 12쪽
14 사면초가 24.10.24 44 5 12쪽
13 뒤바뀐 추격전 24.10.23 45 4 12쪽
12 의심과 말로 24.10.22 41 4 12쪽
11 보통 세상은 예상을 벗어난다 24.10.21 4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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