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1.26 01:11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798
추천수 :
72
글자수 :
460,093

작성
24.11.22 16:55
조회
10
추천
0
글자
11쪽

[1학년] 경연 대회 결투 분야 예선전, 시작

DUMMY

드란지엘의 마법 경연 대회,

학문, 결투, 예술 세 분야에서 진행되는 경연 대회는 드란지엘 학생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이다. 경연 대회에서의 상위 입상은 성적에 큰 메리트가 될 뿐만 아니라,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두고두고 득이 될 경력이 되어 준다. 상위 입상만으로도 이 정도이니, 각 분야의 우승자에 대한 대우는 말할 것도 없었다. 우승자들은 그룬마가트의 고위 인사들에게까지 최고로 우수한 마법 인재라는 인증을 받게 되며, 졸업 후 약속된 대우가 기다리게 될 것이다.



"오늘 오후에 있을 격투 분야 예선전 참가 인원을 부를게요.

최태율."



오전 조회 시간, 엔토 선생은 태율의 이름을 불렀다. 경연 예선전이 시작된 지 5일째, 드디어 태율의 차례가 온 것이다.

경연의 예선전은 학교 일과 중에 진행이 되며, 순서가 된 학생들은 수업을 빠지고 예선전에 참가하게 된다. 수업 중에 예선전을 진행한 것은, 적어도 예선전만큼은 특정 인원만 응원하는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아 공정한 시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학교 측의 안배였다.



"올리야 란델 돌렌체, 미리안 스밀로체, 이상 세 사람은 오후 2시까지 체육관으로 가면 됩니다."


"쯧..."



호명되는 이름을 듣는 태율은 못마땅한 얼굴로 혀를 찼다.

그는 어제 로델과 야닌에게 원거리 공격에 대한 상담을 하고 싶었으나, 야닌이 심한 감기에 걸려 앓아 눕는 바람에 그런 걸 물어볼 겨를이 없었다. 밤새 열이 펄펄 끓는 야닌을 병간호하는 로델을 돕느냐, 태율은 원거리 공격은 고사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였다.



'...약은 드셨나 모르겠네. 갈 때 과일이라도 사서 들어가면... 아, 목이 부어서 그것도 못 드시려나...? 주스로 할까?'



태율이 걱정하는 쪽은 야닌이었다. 자식처럼 살뜰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야닌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태율은 그녀가 아픈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왜 그래? 어디 불편해?"


"...웨...?"



누가 불쑥 묻는 소리에 태율은 살짝 놀라며 입을 열었는데, 계속 말 안 하고 입을 닫고 있던 탓인지 갑자기 열린 입에서 희한한 발음이 튀어나왔다.



"표정이 너무 굳어 있어서... 혹시 긴장했어?"



무테 안경으로 바꾼 갈색 머리 소녀 솔레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직 수업이 시작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태율 쪽으로 온 모양이었다.



"아..."



태율은 솔레나의 말 덕분에 야닌 걱정에서 잠시 빠져나와 경연 예선전에 신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아니, 긴장은.... 뭐, 긴장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심하진 않아."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 원거리 공격에 대한 실마리는 아직 풀지 못한 것이 태율에겐 고민이긴 했다.



'...[바람의 권]을 활용하는 방법도 아직은 유효하고, 그게 힘들면 미친듯이 뛰는 걸로 커버해도 되고...'



이것이 일단 시합에 임하는 태율의 각오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혹시 그런 방법으로는 해결 안 되는 상대가 나올까 하는 걱정이 없지는 않았다.


“하여튼,”



어쨌거나 물어봐준 솔레나에게 잊지 말고 인사를 먼저 해야만 했다.



"고맙...."


"예선전은 응원하러 못 가서 아쉬워."



태율이 감사 인사로 대화를 싹둑 끝내려 할 때, 솔레나의 다음 말이 훅 들어와 그 말을 가로 막았다.



"어... 어? 예선전? 응원?"


"응, 그래도 본선에 올라가면, 공개적으로 응원이 가능하긴 해도."


"아... 그, 그러냐?"


"응, 마법 결투는 학생들에게 엄청 흥미거리가 되어 주거든. 학교에서도 그걸 알고 있고, 또 본선은 토너먼트라 시간도 길지 않으니까 공개 시합으로 진행이 돼."


"아... 그러냐... 몰랐네. 그럼 학문 분야나 예술 분야는 어떻게 공개 시합으로 하나?"


"학문 분야는 시험을 보는 거니까 그렇겐 안 되겠고, 예술 분야는 본선 진출자들의 전시회가 열려."


"아... 그러냐..."



감사 인사하고 보낼 타이밍을 놓친 태율은 그대로 솔레나의 대화 상대가 되어 버렸다.



"너도 뭐 하냐?"


"나?"


"어."


"후후, 너 정말 나한테 아무 관심 없구나?"



장난스러우면서도 서운한 듯 그러면서도 짓궂은 표정과 말투로 솔레나가 되묻자, 뭔가 지적받은 기분이 든 태율은 당황스러웠다.



"아니...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내가 이래저래 주위 신경을 못 써서..."


"흐응~"


"너 말고 다른 애들도 뭐 하는지 아예 모르는걸. 그러니까 너한테만 관심이 없는 게 아니고 다른 애들한테도 다 관심이 없는 거지."



지도 뭐라고 하는지 이해도 안 되는 소릴 변명이라고 지껄이는데, 그런 태율의 말을 들은 솔레나는 픽 웃고 말았다.



"하핫, 뭐야 그게~"


"...공평한 인간이라는 거야. 나는."


"흐응~ 공평하게 관심이 없다는 거구나. 무심한 사람이네~"


"아니, 그러니까..."



이쯤에서 솔레나의 말투는 그냥 재미로 태율을 놀리는 식으로 변했지만, 말 그 자체로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성향의 태율은 변명이 통하지 않고 질질 끌리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 곤혹스러웠다.



'아아... 진짜.... 이래서 여자애들은 어려워...'



그때, 때마침 수업 시작을 알리는 음악 소리가 울렸다.



"자리로 가야겠다. 태율아, 오늘 힘내~"


"어어... 고맙다."



오늘은 태율에게 안 잘리고 자기 뜻대로 다 대화하고 간 덕인지, 솔레나는 기분좋게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지루한 영어, 역사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너 같은 병신은 10초 컷이라는 아라미레스와 10초도 길다 5초 컷이다라는 폴트스의 악담을 뒤로 하고, 태율은 2시에 열리는 경연 격투 분야 예선전에 참가하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했다.



"아하하하하~ 우리 서로 힘내장~~"



같이 체육관으로 가는 올리야가 언제나의 요란한 웃음을 곁들이며 태율에게 말을 걸었다.



"아, 네, 힘내십쇼~"


"에이, 너무 딱딱해~~ 조금만 더 부드러워야 쥬드미네도 좋아할 텐데~~"



굳이, 불필요하게, 억지로 쥬드미네를 언급하는 올리야가 심히 불편했지만, 태율은 되도록 내색하지 않으며 올리야로부터 한 발짝 슥 멀어졌다.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자, 진행을 맡은 선생이 태율과 올리야에게 다가와 그들의 이름을 체크했다.



"최태율... 4번 경기장이고, 올리야는 7번 경기장."



태율은 자신에게 배정된 경기장을 찾았다. 체육관 안에는 하얀 선으로 그려진 10m 정도 길이의 정사각형들이 10개 있었다. 1번과 2번 경기장에서는 이미 경기가 시작된 듯 학생이 둘씩 들어가 주문을 외치고 있었다.

태율이 4번이라 쓰인 정사각형 라인에 서자, 도우미 역을 맡은 학생들이 보호구를 건네주었다. 태율이 헤드기어 비슷한 머리보호대와 펜싱복 같은 보호구 착용을 마치자, 심판을 세 명의 선생이 미리 들어와 있던 짙은 보랏빛 머리칼에 가느다란 눈을 가진 동양적인 미인상의 학생과 태율을 가운데로 불렀다.



"경기 시간은 15분이야. 상대방이 항복하거나, 장외로 두 번 나가거나, 심판이 시합 속행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승리. 만약 시간 내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10분간 연장전이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심판 판정으로 승부가 갈려.

그리고 마도구를 이용한 공격은 금지. 무조건 자신의 마법으로만 승부할 것. 그리고 보호구를 착용한 곳 이외의 곳을 공격하는 행위도 반칙. 알겠지?"



태율과 상대 학생이 "네."라고 대답하자, 주심 선생은 가운데에 남고 나머지 부심을 맡은 두 선생이 반대쪽 코너로 흩어졌다.



'흐음... 보호구 이외의 곳은 공격 금지라... 그럼 얼굴 정면을 치는 건 안 되겠고, 바디는 가능하구나.

에이, 어차피 그냥 시합인데 안전하게 바디만 노리는 걸로 하는 게 좋겠어. 괜히 여자애들 얼굴 때렸다가 좋은 일이 없을 테니.'



태율은 뺨과 머리 부위를 가리는 태권도 헤드기어 같은 머리보호대를 만지고, 제법 두툼한 몸통보호대를 체크하며 타격할 부위를 결정했다.



"1학년 최태율, 1학년 안델리야 야타킨 나달레스카! 시합 시작!"



주심이 시합 시작을 선언하자마자, 태율은 익숙하게 왼손을 뻗으며 빠른 속도로 주문을 외쳤다.



"[바람의 권]!"



쒸익!


이전보다 한층 더 강해진 바람이 태율의 주먹에서 뿜어져 나왔다. 바람은 거침없이 나아가, 주문을 위해 막 입을 연 안델리야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붉으워 커어엌....!"



바람이 목젖을 강타하는 바람에 주문을 끝마치지 못하는 안델리야를 향해 태율의 몸이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강철의 권]!"



대쉬 중 주문을 외침으로 두 주먹을 흉악한 둔기로 바꾼 태율은 왼손을 내리며 그대로 허리를 돌렸다.




시합이기에 그리 세게 할 생각이 없었던 태율은 무게를 실지 않은 가벼운 바디 훅을 안델리야의 옆구리 쪽으로 날렸다.


탕!


첫 번째 타격은 태율의 의도대로 잘 먹혀들었다.

그런데...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뻑!!



"으앗...?!!!"



두 번째 훅이 울린 타격음 직후, 때린 태율이 화들짝 놀라는 소리가 체육관을 울렸다.



"괘... 괜찮아?!!"



태율은 기절해서 옆으로 고꾸라진 안델리야에게 허둥지둥 달려가 그녀를 불렀지만, 눈깔이 뒤집힌 안델리야는 대답이 없었다.

원래는 가볍게 바디만 쳐서 이기는 게 태율의 계획이었는데, 예상 외로 안델리야가 첫 번째 타격부터 충격을 받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바람에 반대쪽 바디를 노렸던 태율의 두 번째 훅이 안델리야의 관자놀이로 직행했던 것이다.

놀란 태율이 당황해서 쩔쩔매는 사이, 심판을 보고 있던 선생들이 뛰어와 안델리야의 상태를 살폈다.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장의 심판들과 심지어 시합 중이던 학생들까지 죄다 난리가 난 4경기장 쪽으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최태율 군, 승!"



부심 둘과 응급요원 학생들이 안델리야를 실어 나르는 동안, 주심 선생은 어쨌든 태율의 승리를 선언해 주었다.


경연 결투 분야 예선전에서의 태율의 첫 시합은, 이렇게 준비한 전략을 성공시킨 태율이 10초 만에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날의 승리 이후, 태율은 엔토 선생에게 불려 가 "시합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라는 훈계를 들어야만 했고, 드란지엘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C반 최태율은 여자아이 머리통을 무식하게 후려갈기는 무뢰배'라는 또 하나의 악명이 붙은 소문이 떠돌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NEW 20시간 전 6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8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8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9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8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7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8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6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8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9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9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8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8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1 0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1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0 0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8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0 0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7 0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7 0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7 0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0 0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0 0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0 0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0 0 11쪽
61 [1학년] 주인공의 싸움 24.12.14 9 0 10쪽
60 [1학년] 인기 없을 짓만 골라하는 남자 24.12.12 10 0 11쪽
59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16강전 24.12.11 9 0 13쪽
58 [1학년] 파티가 끝났으면 집에 갑시다 24.12.10 9 0 12쪽
57 [1학년] 이것이 나의 파티 24.12.08 11 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