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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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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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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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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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영업은 운

DUMMY

“이거 번역이 제대로 되는 거 맞아?”



태율이 귀에 꽂힌 번역마도구를 툭툭 두드리며 투덜거렸다.



“무뢰배라니... 실제로 그런 말 쓰는 건 처음 들었어.”



우연히 지나가는 소녀들이 자신의 험담을 한 걸 들었던 그는 , 약간 과장된 부분이 섞여 있어도 결국 사실 기반인 자신에 대한 악담 자체에 불평하진 못 했다. 대신 귀에 거슬리는 구닥다리 같은 단어나 트집을 잡아본 것이었다.



“그 뜻이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는 불량한 사람’이란 뜻인데... 헙.”



태율은 굳이 그 말 뜻을 풀어 설명해주는 폴트스의 입을 손바닥으로 막았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싶다는 소리가 아니잖아, 형.”


“...휴, 아니 뭐, 뜻도 뜻이지만, 귀족 가문의 고상한 따님들이 쓰는 나름 고상한 험담이다~ 이 소릴 하려는 거지.”


“귀족집 딸들은 욕도 고상해야 하는 건가...?”


“어차피 니가 저지른 짓이 있는데 좋게 생각해~ 그냥 개새끼나 씨발놈 같은 것보단 낫잖아~”


“.....”



뭔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딱히 틀린 말은 또 아닌가 싶어서, 태율은 폴트스의 말에 거의 설득되었다.



“근데 내 귀엔 개새끼라고 들린 이 욕... 진짜 황도어로는 뭐지?”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긴 태율이 귀에서 번역마도구를 빼고 어설픈 황도어로 폴트스에게 욕해달라고 부탁했다.



“...떠돌이 개가 낳은 천한 아들...? 그냥 개새끼잖아? 여기도 똑같네...”



폴트스가 뱉은 욕을 직독직해한 태율은 무슨 대단한 지식이라도 습득한 듯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번역마도구를 귀에 끼었다.



“그나저나 아라미레스 형은 왜 안 와? 점심 먹으러 가야 하는데.”


“아라미레스는 잠깐 교무실에 들렀다 온다고 했어.”


“...오래 걸리나? 나 배고픈데.”


"나도."



두 사람이 서로에게 배고픔을 하소연하며 아라미레스가 있는 교무실에 가는 도중, 그들의 귀에는 여학생들이 쑥덕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어왔다.



"앗, 저기 지나간다, 폭력배..."


"나달레스카 양은 한 시간이나 깨어나지 못했다면서요? 너무해..."


"제가 친구에게 들었는데, 평소에도 굉장히 태도가 무례하고 차갑다고 했어요."


"정말... 외모만 봐선 알 수가 없네요...."



자기 얘기가 곳곳에서 들리는 바람에 귀가 예민해진 태율의 귀에 일단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들은, 죄다 태율에 대한 안 좋은 소리였다.



"그런데... 다 소문뿐이지 않나요?"


"그럴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데..."


"최태율 군이랑 직접 얘기해본 다른 친구는... 친절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무례하진 않다고 했어요..."



그나마 나쁘게 말하지 않는 의견들도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는 되어 주었다.

태율을 향한 수군거림은 곧 다른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되었다.



"같은 지구 출신 남학생인데, 시현 군과는 많이 다르네요."


"시현 군은 우선 다정하니까요. 항상 저렇게 감정을 알 수 없는 냉정한 얼굴은 하지 않아요."


"그러고 보니, 이번 예선전에 대해서 들었어요? 시현 군하고 바즈릴 양과의 시합 말이에요."


"아아~ 들었어요. 항상 우울한 바즈릴 양의 그 무서운 독 마법을..."


"자신의 몸이 다치면서까지 설득해서 그만두게 했다는 얘기 말이에요~"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태율에게 자기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한 모양인지, 교무실 근처의 소녀들은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다 하다가 사라져갔다.



'하하... 또 무슨 활약을 하셨구만, 우리 시현 씨.'



예전부터 여자애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받아온 편은 아니었지만, 시현이라는 직접적인 비교 대상자가 가까이 있다 보니 그 사실이 더 태율의 피부에 와 닿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여자애들이 하던 말 중 마음에 걸리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폴트스 형."


"왜?"


"나 되게 온화해 보이는 편 아니야? 따지고 보면 엄청 웃는 얼굴상일 텐데?"



폴트스는 태율의 얼굴을 뻔히 보더니, 한 마디를 툭 던져 주었다.



"...넌 내가 아라미레스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라."


"....아닌가 보네..."



별 것도 아닌 짧은 대화가 두 사람 사이를 오가고 있을 때, 아라미레스가 교무실 밖으로 나왔다.



"용건은 다 봤어?"


"아아..."



폴트스가 묻는 말에 아라미레스는 천천히 입을 떼었다.



"웨어울프 퀸에 대해서 치안국에서 조사한 결과가 학교에도 전달되었다는군."


"그래서?"


"인위적으로 그 마수를 학교 주변에 풀어놓은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역시.... 그렇다면 그 웜 드래곤도?"


"그건 테뮨 마을 쪽에 따로 알아 봐야겠지만, 아마 그쪽도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흐음, 이거 기분이 되게 안 좋은데. 하는 짓에서 벌써 악의가 느껴지잖아."


"유력 귀족들의 자제들이 모여 있는 드란지엘이니까, 여길 표적으로 삼는 놈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지."



아라미레스는 찌푸리는 폴트스에게 덤덤하게 말했다.



"드란지엘을 향해 무슨 음모라도 꾸미는 기미가 있다면, 공국 차원에서 움직일 거야. 우린 더 떠들 필요 없어. 괜히 다른 애들 불안감만 조성할 뿐이니까."


"선생님이 그리 말하디?"


"나와 선생들의 공통 의견이다."



형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태율은 두 손을 깍지 끼고 뒷머리 쪽에 대며 중얼거렸다.



"별 일 없었으면 좋겠네."



세 사람은 그길로 식당에 가 점심을 먹고 오후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헤어졌다.



"아오~ 뒤지는 줄 알았네~~"



아라미레스와 폴트스와 떨어진 직후, 갑작스러운 위급 신호를 울리는 장 때문에 화장실로 직행한 태율은 한참 뒤에 냄새나는 변기 칸에서 뛰쳐 나왔다. 생각보다 화장실에서 오랜 사색의 시간을 가진 그는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걸음을 서둘렀다.





"꺅!"



가뿐해진 몸으로 돌격하던 태율에게 한 여자아이가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태율이 급하게 달려가다가 미처 못 보고 부딪힌 탓이었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할아버지 덕분에 익힌 늙은 말투를 구사하며, 태율은 얼른 넘어진 여자아이에게 사과했다.



"...괜찮아요..."



어두운 붉은색 앞머리로 눈을 가린 음침해 보이는 단발머리 소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여기 있었던 탓인 걸요..."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복도 코너에 서있었던 그녀와 부딪힌 것이라, 태율은 정말로 붉은 단발머리 말대로 그녀 탓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어, 아니, 내가 못 보고 부딪힌 걸요. 미안합니다."



다행히 그 속마음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고, 태율의 입에선 지극히 정상적인 소리가 대신 나와 주었다.



"...."



그런데 태율의 두 번째 사과는 단발머리에게 바로 닿지 않았다. 그녀는 태율에게서 눈을 돌려 어딘가로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앗! 아니, 아니에요!"



뒤늦게 태율이 자신에게 한 번 더 사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단발머리가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하아... 죄송해요... 일부러 무시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아뇨, 정말 괜찮은데..."


"전 항상 이래요... 음침하고... 어둡고.... 사람과의 대화도 어려워하고.... 이런 식으로 언제나... 언제나..."



태율은 그녀가 생긴 대로 음침하게 주절대자 상당히 곤란해졌다.



'어어, 시발,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



황당하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렇다고 서글프게 자책하는 같은 학교 사람에게 대놓고 '내 알 바 아닌데요?'라고 할 만큼 사회성이 바닥은 아닌 태율은 어떻게든 상황을 마무리 지을 적당한 말을 떠올리려 애썼다.

하지만,



"우.. 운동 하면 됩니다...!"



여자애를 적절하게 위로해준 경험이 아예 없는 태율에게서 그런 식의 제대로 된 말이 나올 턱이 없었다.



"...네...?"



지극히 태율 본위적인 해결 방안에 음침 단발소녀는 자책하던 말이 뚝 끊어졌고, 태율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운동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어.... 그래서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어어... 그래, 사람과 말도 잘하게 되고...!"



어쨌든 일단 내뱉은 말은 마무리 짓기 위해서, 태율은 억지로 장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우리 복싱 동아리에 한 번 오시면!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을 길러! 자신감이 넘치는 보람찬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



태율이 복싱 동아리 설립 목적이자 선전 문구을 외치는 것으로 어떻게든 말을 끝마치자, 단발 소녀는 한층 더 멍한 눈으로 태율을 응시하였다.



"저...."


"...아, 네!"


"복싱 동아리..... 한번 가볼게요...."


"으옷?"



시작은 이상했지만, 어쨌든 복싱 동아리 영업 성공으로 이어지자 태율은 조금 신이 났다.



"꼭 오세요! 반드시 밝아지도록 도와 드리겠습니다!"


"아... 네...."



태율의 기세에 눌린 탓인지 단발머리 소녀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했지만, 기분이 고양된 태율은 그런 건 알 바가 아니었다.



'이대로 부원 하나가 추가 되는 건가? 이대로 정식 동아리로 승격되는 건가? 동아리 활동 장소와 지원비를 받게 되는 건가????'



희망회로가 거의 불에 탈 정도로 팽팽 돌아갔다.

다시 한 번 복싱 동아리에 들러줄 것을 신신당부한 뒤, 태율은 단발머리 소녀와 헤어지고 C반으로 향했다.




힘차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태율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찼다.



'왜....'


'저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지...?'



수업에 약간 늦은 주제에 요란하게 들어와 선생의 따끔한 지적을 받고 허둥지둥 자리에 앉은 태율을 보며, 솔레나와 조르딘과 제로디아와 쥬드미네는 거의 동시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어휴, 꼴 보기 싫어."



레일로라는 태율이 정말 눈에 거슬리는 듯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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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8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8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9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8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7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8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6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8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9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9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8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8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1 0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1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0 0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8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0 0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7 0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7 0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7 0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0 0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0 0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0 0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0 0 11쪽
61 [1학년] 주인공의 싸움 24.12.14 9 0 10쪽
60 [1학년] 인기 없을 짓만 골라하는 남자 24.12.12 10 0 11쪽
59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16강전 24.12.11 9 0 13쪽
58 [1학년] 파티가 끝났으면 집에 갑시다 24.12.10 9 0 12쪽
57 [1학년] 이것이 나의 파티 24.12.08 1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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