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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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2.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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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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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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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채찍 vs 주먹

DUMMY

안달리야를 향한 거창한 사과 이벤트 후, 태율은 확실히 달라진 드란지엘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태율을 향한 호감이 넘치는 드란지엘이 되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물론 직후 하루 이틀 정도는 수군거림이 상당히 있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슬슬 잠잠해졌다.



'좋아, 좋아~ 조용한 복도, 아주 좋아~'



태율은 속으로 흥얼거리며 복도를 누볐다. 쑥덕거리는 목소리는 사라졌어도 여전히 그를 남몰래 바라보는 여학생들이 남아 있었지만, 어차피 주변 사람을 보면서 다니는 인간이 아닌 태율에겐 시선 같은 것은 아무런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즉, 목소리만 사라져도 그에겐 평화로운 학교 그 자체였던 것이다.

교실 안도 마찬가지였다. 들라크루엔의 갈비뼈를 뽀갠 날까지만 해도, 그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불평은 레일로라와 그녀의 패거리들이 내뱉는 것만 있을 뿐이었다. 때문에 수군거리는 소리로만 따지자면, 태율이 체감하는 관심도는 뚝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자신에게 느껴지는 관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태율에게 이는 아주 좋은 일이었다.



'조용해, 조용해~~ 좋아, 좋아~~'



겉으로 봐선 감정을 전혀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태율은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았다.



"응? 오~ 간식~"



오래간만에 서랍 안에 초코 과자가 들어 있었다. 처음에는 누가 줬는지 약간이나마 신경 썼던 태율이었지만, 이젠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간식처럼 여기고 망설임 없이 입으로 쏙 집어넣었다.



"태율아, 그거 누가 주는지 신경 안 쓰여...?"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제로디아가 슬며시 물었다.



"글쎄? 주는 사람이 말하고 싶으면 말하겠지?"


"흐음...."


"지금까지 몇 번은 먹었는데 독은 없었으니까. 그럼 됐지, 뭐."



무신경한 말투로 씹던 과자를 꿀꺽 삼키는 태율을, 제로디아는 좀 복잡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최태율, 올리야 란델 돌렌체."



아침 조회 시간에 교실로 들어온 엔토 선생은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두 사람은 오늘 오후 1시에 경연 예선전이 있습니다. 이번이 예선에서의 마지막 시합이니까 둘 다 힘을 내주세요."


'예선전 마지막이라....'



그냥 별다른 생각 없이 불려 가면 싸우고 왔던 터라, 태율은 벌써 그가 예선 최종전을 맞이할 때가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아라미레스와 폴트스는 평소와는 다르게 태율 접시 위에 자기들의 음식을 덜어 주었다.



"많이 먹어라."


"먹고 힘내라."



아라미레스는 그렇다 쳐도, 식탐이 있는 편인 폴트스까지 그러자 태율은 의아했다.



"왜들 이래? 안 하던 짓 하니까 체할 것 같잖아."


"예선 최종전이잖아? 많이 먹고 잘하라고 그러는데 뭘 체할 것 같아?"



폴트스의 말에 태율은 눈을 끔뻑였다.



"예선 최종전은 뭐가 다른가...?"


"....? 당연히 다르지. 예선에서 상위 성적을 거둔 애들끼리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 위해 한판 붙는 거잖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확실한 실력자들이라고."


"아~ 그래? 그런 시스템이었구나...."



설명하던 폴트스는 물론이고 지켜보던 아라미레스도 태율이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예선을 치러왔단 사실에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너는 무슨 풀어 놓으면 그냥 싸우기만 하는 투견 같은 거냐?"


"모를 수도 있지. 어쨌든 이기면 되는 거 아냐~"


"그 이기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해 주는 거잖아!"



아라미레스는 속이 터져서 결국 소리를 질렀다.



"이 새끼한텐 격려해 주는 것도 손해다! 그냥 가서 조지든지 조져지든지 냅둬도 됐겠어!!"


"아하~ 또 금방 흥분하고 그러나~ 하여튼 태율이 너도 너무 방심하지 말고. 최종전에 나올 애들은 사실상 누가 본선에 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애들이니까. 알겠지?"



태율은 형들이 준 음식을 입 안에 한가득 밀어 넣은 뒤, 씩 웃었다.



"걱정들 마쇼! 내 이기고 돌아오리이다!!"


"...음식 좀 삼키고 말해라. 이 지저분한 새꺄..."



구박과 격려가 한데 섞인 형들의 말을 한껏 뒤집어쓴 태율은 점심시간이 끝나고 시합이 있을 체육관으로 향했다.



"예선 최종전 A조 인원 체크 할게요."



20명의 참가자가 10개의 경기장을 모두 썼던 예선전과는 달리, 태율이 포함된 최종전 A조의 인원은 8명뿐이었다.



"몇 명 없네."


"그야 8명씩 네 조로 나눠서 시합을 하니까~"



태율의 혼잣말에 옆에 있던 올리야가 천연덕스럽게 답해주었다.



"8명 씩 네 조... 그럼 32명?"


"응, 그래서 이긴 애들이 본선 16강전에 나가는 거잖아~"


"아... 그렇구나. 그럼 사실상 32강전이네."


"어쩐지 여태 몰랐다는 말투네?"


"지금 알았어요."


"아하하하~ 정말, 너는 싸우는 것 말곤 관심이 하나도 없구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말이 길어지는 게 귀찮아져서 태율은 그냥 그런 셈 치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최태율, 4경기장!"



태율은 진행요원이 부르는 소리에 지정된 4경기장으로 뛰어갔다.

비어있는 경기장 한쪽에 태율이 자리를 잡았을 때, 뒤이어 그의 상대를 호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올리야 란델 돌렌체, 4경기장!"


"....!"



태율은 눈을 번뜩였다.



"아하하하하하하~~ 나야~ 잘 부탁해~~~"



한층 더 요사스럽게 웃으며 반대편에 선 올리야를 보며, 태율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스며나올 뻔 했다. 로델과 자신이 패배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달밤의 싸움 이후, 공식적으로 복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올리야 또한 만만치 않은 상대인 태율을 맞이하여, 웃는 얼굴과는 다르게 서늘한 투기를 대놓고 드러냈다.



"4경기장 출전자, 앞으로!"



심판이 두 사람을 경기장 가운데로 모았다.



"경기 시간은 15분. 상대방이 항복하거나, 장외로 두 번 나가거나, 심판이 시합 속행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승리며, 만약 시간 내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10분간 연장전입니다.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심판 판정으로 승부가 갈립니다. 마도구 사용 및 보호구가 없는 곳에 대한 공격은 반칙입니다."



경기 규칙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다시 자신의 코너로 돌아간 태율은 머리와 몸에 보호구를 착용하였다.



"제4경기장, 예선 최종전, 시합 시작!!!"


"[바람의 권]!"



시합 개시를 알리는 심판이 호령이 끝나기가 무섭게, 태율은 [바람의 권]을 발동시켰다. 지금까지의 예선 상대들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던 필승 패턴이었다.




그런데, 올리야는 고개를 옆으로 까딱이며 자신의 입으로 향하는 바람을 피해버렸다.



"아하하하하하~! 그거 전에 나한테 한번 썼던 거잖아~~!"



이미 태율의 전략을 예측한 올리야에게 주문을 막아버리는 방법은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율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강철의 권]!"



첫 전략이 실패했다면 바로 다음 것을 실행하면 그만일 뿐인 태율은 곧바로 주문을 전환하였다.


탓!


가드를 올린 그는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피를 먹고 자라는 가시덩굴]!"



촤라라라락


올리야의 오른손에서 뻗어 나왔고, 그것을 본 태율은 좌우로 몸을 흔들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촥!! 촤악!!! 촥!! 촥!! 촥!! 촤악!!! 촥!! 촥!!


태율은 가드를 올린 채 쉬지 않고 몸을 흔들며 앞으로 나아갔다. 상당수의 채찍 공격이 고정되지 않은 태율의 몸을 맞추지 못하고 빗나갔지만, 워낙 빠른 공격이 연이어 쏟아졌기에 그중 적지 않은 수가 태율의 가드 위에 꽂혔다.



"흡...!"



강화한 팔조차 울릴 정도로 무거운 위력에 태율은 저절로 호흡을 크게 삼켰다.



'흥, 코치님의 주먹이 이것보다 훨씬 아프다고!'



로델과의 훈련을 떠올리며 통증과 충격을 견뎌낸 태율은 뚝심 있게 앞으로 밀고 나갔다. 올리야의 채찍 공격이 거세질수록 태율은 더욱 빠르고 크게 몸을 흔들었고, 점점 더 많은 채찍 공격이 흘려지거나 빗나갔다.





'잡는다!'



거침없는 돌진 끝에 태율은 이제 두어 걸음만 내디디면 올리야를 사정거리 안에 둘 수 있게 되었다.


촤라라락!


그런데, 그 순간 태율을 향해 사정없이 공세의 춤을 추던 채찍이 올리야를 향해 나선을 그리며 모여들었다.



'흥, 그거냐!'



태율은 올리야가 뭘 하려는지 예상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전에 봤었던, 채찍을 말아서 방패의 형태를 만들어 내려는 것으로 보였다.



'깨부셔주지!'



마침내 올리야가 손이 닿는 곳까지 도달한 태율은 이를 악물고 뺑뺑이 모양의 방패를 든 올리야를 향해 펀치를 뻗었다.


탕!!!



"!!!"



태율의 왼손 펀치가 올리야의 방패에 닿았을 때, 태율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주먹이 방패에 닿는 순간 방패는 스프링처럼 튀어나왔고, 방패를 든 올리야는 순식간에 뒤로 튕겨 날아갔던 것이다.



"아하하하하하하~~"



눈 깜짝할 사이에 멀어진 거리 밖에서, 늘어난 스프링처럼 덜렁거리는 가시채찍을 든 올리야가 너무 재밌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나름대로 널 상대할 준비를 해왔다고~~ 어때? 괜찮았어??"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하는 올리야와는 달리, 태율은 웃을 수 없었다. 방금 올리야가 한 짓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멀리서 계속 채찍으로 후려치다가, 내가 접근하면 저 채찍 스프링으로 또 도망가겠다는 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확실히 올리야는 근거리 타격 공격 밖에 없는 태율에게 맞춘 까다로운 전략을 들고 온 것이다.



"아하하하하하~~"



준비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음을 확신한 올리야는 즐거운 웃음을 연신 터뜨렸다.



"....개잡년...."



그러나 태율은 곤란해할 틈조차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고 욕 한 번 씹어 뱉는 것으로 의지를 다졌다. 그는 주저 없이 곧장 가드를 굳히고 다리에 힘을 빡 주었다.


타악!!


또다시 돌격해 나가는 태율,


촤락!! 촤악!! 촥!!!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올리야의 채찍 소나기가 다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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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1학년] 어떤 소문 25.02.04 1 0 11쪽
88 [1학년] 그리 매끄럽지 않은 25.01.31 6 0 10쪽
87 [1학년] 딱히 반갑지는 않는 인연 25.01.29 5 0 11쪽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25.01.26 10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11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9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9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8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7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8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6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8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9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9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8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9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2 1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4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3 1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12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1 1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8 1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8 1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8 1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1 1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1 1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1 1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1 1 11쪽
61 [1학년] 주인공의 싸움 24.12.14 10 1 10쪽
60 [1학년] 인기 없을 짓만 골라하는 남자 24.12.12 1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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