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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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2.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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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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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4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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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도망가고 싶어라

DUMMY

전야제가 열리는 드란지엘의 홀에 들어선 태율과 아라미레스.

태율 눈에 비친 홀의 광경은 영화나 만화 같은 곳에서 보았던 귀족들의 화려한 파티 그 자체였다. 다만 그런 창작물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 화려한 파티장을 메우고 있는 사람의 99퍼센트가 여자라는 것이었다.



"어머~ 라페리아 님!"


"어디 계시는 지 한참 찾고 있었답니다~"



파티장에 입성하자마자, 아라미레스는 화사한 드레스를 갖춰 입은 소녀들에게 순식간에 둘러싸였다.



"이런~ 쿤 일족의 영애님이시군요. 진작 찾아 뵙고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라페리아 님도 참~ 그렇게 너무 정중하실 필요 없어요~"



능숙하게 모여드는 귀족집 딸네미들을 상대하는 아라미레스의 주변에는 점점 더 많은 여학생들이 몰려들었다. 마치 철가루 속을 헤집고 다니는 자석처럼 아라미레스 주변엔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이 착착 달라붙었다.



'....아니, 이러면 같이 온 의미가 없는 거 아냐?'



몰려오는 소녀 떼들에게 밀리고 밀려, 태율은 아라미레스로부터 멀어져만 갔다. 그런 흐름으로 약간의 시간이 더 흐르자, 결국 태율은 혼자 멀뚱히 남겨지고 말았다.



'....대체 날 왜 데리고 온 거야?'



자기 혼자 내버려두고 혼자 사교 활동을 하러 사라진 아라미레스에 대한 불만이 스멀스멀 치밀어 오를 때, 누군가 태율의 팔을 툭툭 쳤다.



"...?"


"저어... 혹시 1학년 C반의 최태율 님이신가요?"



드란지엘에 들어온 후 처음 본 것 같은 소녀가 태율을 불렀다. 그녀는 친구로 보이는 또 다른 여학생과 함께 같이 태율에게 다가왔는데, 두 명 모두 같은 반도 아니어서 얼굴조차 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었다.



"맞는데요...?"


"전에 그리 좋지 않은 장소에서 좋지 않은 타이밍에 만났었기에, 오늘은 제대로 인사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최태율 군을 찾게 되었답니다."


".....??"



자신을 이미 만난 적이 있다는 소녀의 발언에 태율은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아무리 소녀의 얼굴을 봐도 누구인지 기억 안 났기 때문이었다.



"미안하지만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아... 호호호호."



소녀는 별안간 웃음을 터뜨렸다.



"어두웠던 탓에 제 얼굴은 잘 못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 코는 기억 하실까요?"


"...코?"


"최태율 군 덕분에 꽤 커져서, 한동안 고생 했답니다."


"음...??"



태율은 소녀의 힌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아, 아아아~~"



겨우 생각났다는 듯 입을 크게 벌렸다. 시현의 하렘 일원 중 하나인 제리아가 시현을 덮쳤을(?) 때 그녀와 함께 했던 복면 소녀 중 하나였단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그때 그 복면납치단 중 하나!"


"...."



태율이 기억해내며 꺼낸 소리에 소녀는 움찔했다.



"호...호호호호, 재...미있는 호칭으로 기억해주고 계시네요..."



초콜릿 색에 가까운 어두운 갈색 머리를 매만지며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옅게 떨렸다.



"그래서 용건이 뭐야? 그때의 복수라도 하고 싶은 건가?"



그 당시 제리아를 제외한 세 명의 복면녀 중 누구였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굳이 자신을 찾아올 목적은 뻔했다고 여겼기에 태율의 말투는 딱딱했다.



"복수라니요...! 전혀 그럴 생각은 없어요."



소녀는 손 사레를 치며 태율의 의문을 부정했다.



"그런 생각은 티끌만큼도 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그때도... 전 태율 군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요!"


"하지만 결국 싸웠지."


"그....건, 그건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상황이 그러면 어쨌든 싸우는 거냐', '그때 대장(제리아)로 보이는 녀석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거냐' 같은 생각이 줄줄이 떠올랐지만, 대화가 길어지는 걸 원치 않았던 태율은 더 이상 말꼬리를 잡지 않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때, 굳은 표정으로 말을 멈춘 태율을 향해 소녀의 다급한 변명이 다시 날아왔다.



"저... 전 태율 군과 가까워지고 싶었다고요! 분명 전 그런 저의 마음을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전해 드렸는데...!"



순간 태율은 그녀가 누구였는지 딱 짚어낼 수 있었다.



"그때 나한테 장가오겠냐고 쑥덕댔던 그...?"


"...마... 맞아요...."


"하아......"



태율은 어쩐지 상대인 소녀가 한심스럽게 느껴져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처음 보자마자 그런 소릴 내뱉으면, 당연히 도발로 밖엔 안 들린다고."


"....?"



당사자인 초콜릿 갈색 머리 소녀와 같이 온 다른 소녀는 태율의 말을 듣고 '장가 권유를 도발로 받아들이는 것도 딱히 정상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입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덤벼들었으니 네 말을 가까워지고 싶어서 한 말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겠어?"



동행 소녀는 '아... 얘가 덤비긴 덤볐구나. 그럼 도발인 게 맞네...' 라고 생각했다.



"그러고선 코 한 대 맞았다고 펑펑 울기나 하고. 정작 이쪽은 싸움 걸린 것에 대해 사과 한 마디 못 들었단 말이지."



동행 소녀는 '하는 말들이 이해가 되긴 한데, 너무 직설적으로 마구 꽂는 거 아냐? 얘, 상처 받겠는데...' 라고 생각했다.



"흐...흐윽...."



아니나 다를까, 동행 소녀의 생각대로 태율의 스트레이트한 말에 서러워진 초콜릿 갈색 머리 소녀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윽...!'



소녀가 울기 시작하니 태율은 당황스러워졌다. 사람 많은 파티장 한복판에서 당한 난감한 상황에, 그는 당장이라도 소녀를 내버려 두고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나중에 또 아라미레스에게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잔소리 폭격 먹은 후 강제로 떠들썩한 사죄 이벤트를 벌려야 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이... 이봐, 일단 이걸로 눈물부터 닦아."



우선 되는 대로 건넨 태율의 손수건을 받은 소녀는, 손수건을 눈에 대고 음소거 울음을 얼마간 계속했다.



"그... 코가 주먹만해 졌으니, 사과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었겠지...! 그런 거 생각 못 하고 몰아붙여서 미안해."



태율은 허둥대면서도 최대한 조리 있게 말을 이어가며 사과를 건넸다. 여전히 그날 밤의 일은 사과 받지 못한 채 자신만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다소 억울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흑... 흐윽....음..음...."



태율의 사과가 두어 번 더 반복되자, 소녀는 겨우 눈물을 그쳤다.



"...이제... 흑, 괜찮... 아요..."



약간 목소리에 울음기가 섞여있긴 했지만 어쨌든 소녀가 울음을 멈추자, 태율은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래... 그.... 흠, 그래! 울지 않고 얘기하니 얼마나 좋냐! 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서로 소개라도 할까?

그쪽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다시 얘기할게. 내 이름은 최태율. 지구의 한국이란 곳에서 왔고, 1학년 C반이야."


"저... 저는 1학년D반 메르소폰네 알디스 레벨렌체예요... 그룬마가트 북쪽의 티아르 공국 출신이고요..."


"아~ 메르소폰네. 좀 이름이 좀 길긴 하지만 기억해볼게. 자아~ 이렇게 평범하게 서로 소개하고 얼굴을 트니 괜찮잖아~ 그치?"


"...네에..."


"이렇게 쉬운 걸... 그때 그 두목 같아 보이던 친구도 그냥 시현이에게 직접 얘기했으면 좋았을걸."


"...패앵!! 그... 그건... 사실 저 때문이기도 해요..."


"엥? 너 때문이라고?"



느닷없는 범행 동기 자백에 태율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런 그에게 메르소폰네의 말이 이어졌다.



"저희 티아르 공국에는 마음에 드는 남자를 보쌈 하는 문화가 있거든요... 그걸 제리아에게 얘기해줬더니 그걸 하고 싶다고..."


"보... 보쌈???"



'그럼 이 새끼도 그때 날 진심으로 보쌈하려고 했던 거야?'라고 생각한 태율은 곧 메르소폰네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떠올렸다.



'...미친년...'



물론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그 뒤로 어영부영 대화를 마무리 짓고, 태율과 메르소폰네는 헤어졌다. 얼굴에 완전히 미소가 찾아온 메르소폰네와는 달리, 태율은 그녀가 떠나자마자 극심한 피로감이 느껴졌다.



"하아...."



한 번 더 한숨을 내뱉은 기빨린 태율은 이 파티장이 지긋지긋하다고 느껴졌다. 그는 주위를 한 차례 둘러보았는데, 이젠 아라미레스는 어디로 갔는지 아예 찾을 수도 없게 되었다.



'나가자...'



참을 수 없게 된 태율은 파티장 밖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출구로 가는 도중 시현의 모습을 보긴 했지만, 일국의 공주님처럼 엄청나게 화려하고도 아름답게 치장한 로헬리느와 함께 있는 바람에 말을 걸지는 못했다.



"후아~~~!"



바깥으로 나오고 나서 서늘한 밤공기를 한껏 들이마시자, 태율의 가슴이 간신히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중간에 혼자 가버리면 분명 아라미레스 형이 삐질 테니까, 적당히 끝날 때쯤 돌아와야겠다.'



교문 밖으로 걸어 나간 태율은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다. 그는 갑갑한 목 단추를 풀고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훅.... 훅...."



차가운 기운을 한가득 얼굴에 받으며, 태율은 파티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발산하듯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후아~~ 후우~~~!



달밤에 어렴풋이 보이는 밤 풍경을 지나 한참을 달렸던 태율이 가쁜 숨을 쉬며 어느 숲에서 다리를 멈췄다.



"어라?"



태율은 발을 멈추고 나서야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 살폈다. 캄캄한 숲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많이 익숙한 그런 장소였다.



'여기서 연습이나 좀 하다 가볼까?'



팔 소매까지 걷어붙인 태율은 주먹을 쥐고 주문을 외쳤다.



"[바람의 권]!"



주먹을 휘감는 바람을 느끼며, 태율이 쉐도우 복싱을 시작했다. 그는 차분하게 주먹을 뻗어보면서, 아까 들었던 야닌과 아라미레스의 말을 떠올렸다.



'특기 마법의 응용... 특기 마법의 강화.... 그것들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이미지화....'



훙 훙 훙 훙


빠르게 허공을 교차하는 태율의 주먹에서 전보다 확연히 강해지긴 했지만 딱히 위협적이지는 않은 바람이 연신 뿜어져 나왔다.



'좀더... 강하게... 타격을 입힐 만한... 사정거리가 긴 공격....'



태율은 원거리 공격에 대한 실마리를 떠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안개 속을 헤매는 듯 잡히지 않는 이미지를 어떻게든 그려보고 싶어서, 태율이 한층 더 몸을 강하게 움직이며 집중력을 올리려 할 때였다.


쿠웅!


별안간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쿠웅! 쿵!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게다가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 때, 태율은 마침내 쉐도우를 멈추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을 옮겼다.

밤의 어둠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응시하는 태율의 심장이 조금씩 빠르게 뛰었다.



'이거... 혹시.... 혹시...?'



쿠우우웅!!!!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는 태율의 근처 나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고, 이어서...



"크롸아아아아아아아!!!!"



코가 삐뚤어진 웨어울프 워리어가 컴컴한 숲에서부터 모습을 드러내었다.



"역시 너였구만!!!"



시커먼 털을 흩날리는 거대한 늑대인간을 또 다시 만난 태율은 이젠 반가움까지 느끼며 거의 환호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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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1학년] 경연 종료 기념 연회 25.02.15 2 0 11쪽
91 [1학년] 이곳저곳에서 제안이 오고 있습니다 25.02.13 3 0 10쪽
90 [1학년] 큰 사건의 당사자는 이목을 끌기 마련 25.02.11 6 0 10쪽
89 [1학년] 어떤 소문 25.02.04 7 0 11쪽
88 [1학년] 그리 매끄럽지 않은 25.01.31 11 0 10쪽
87 [1학년] 딱히 반갑지는 않는 인연 25.01.29 8 0 11쪽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25.01.26 13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14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12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12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11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9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11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8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11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11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11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10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11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4 1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6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5 1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15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4 1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11 1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11 1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11 1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5 1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5 1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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