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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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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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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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0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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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파티가 끝났으면 집에 갑시다

DUMMY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태율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좀 심하게 다친 것 같은데, 그냥 둬도 되려나?"



지가 혼자 세게 안 때렸다고 멋대로 안심해 놓고선, 이제 와서 웨어울프 워리어의 몰골이 떠오르며 걱정이 된 것이다. 마을이 거의 다 가까워질 정도로 한참을 걸어온 주제에 뒤늦게 염려가 된 태율은 그때서야 뒤로 돌아갔다.



"오, 없다."



다시 되돌아간 숲에서 웨어울프 워리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그가 뻗어있던 자리로부터 핏자국이 어디론가로 줄줄이 이어져 있는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일어나서 걸을 수 있었던 건가. 역시 튼튼하네."



웨어울프 워리어가 혼자 일어나 걸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 하나 만으로 또 지 마음대로 안심한 태율은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렇게 다시 드란지엘의 폭죽이 밝히는 밤길을 걷고 걸어, 태율은 웨어울프 워리어와의 격투를 마친 뒤 1시간 정도만에 말테츠 마을에 도착했다.



"엇...?"



마을 입구를 지나 드란지엘 쪽으로 가는 길에 접어든 태율은 저편에서 마주 오는 사람에게 눈이 갔다. 그녀는 짐을 양손에 잔뜩 든 낯익은 얼굴이었다.



"앗, 누나, 안녕하세요?"



흑갈색 머리를 뒤로 단단히 묶은 편의점 누나는 아닌 밤중에 나타난 태율을 보고 깜짝 놀랐다. 드란지엘의 폭죽을 마을 광장에서 구경하는 무리들에게 배달 가던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태율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



인사를 건넨 태율을 보던 그녀의 눈이 걱정스러운 빛으로 변하였고,



"무슨 일 있었나요?"



인사 대신 눈빛처럼 걱정스러운 말투로 조심스럽게 태율에게 물었다.



"예?"


"아.. 아니, 그 지금 모습이.... 괜찮으신 거예요?"


"네?? 뭐가요?"



편의점 누나의 난데없는 질문에 어리둥절해진 태율은 그녀가 훑어보는 자신의 몸을 내려 보았다.



"으익..."



그는 그제야 잔뜩 망가진 옷을 발견하였다. 아라미레스의 고급진 그룬마가트 정장이 흙투성이에다가 심지어 찢어지고 터진 곳까지 잔뜩이었던 것이다.

웨어울프 워리어와 그렇게 격하게 붙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워낙 복장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성격 때문에 편의점 누나가 지적하고 나서야 겨우 깨달은 태율이었다.



"우와... 이거 큰일났다..."



태율은 아라미레스의 짜증스러운 얼굴이 확 스쳐지나갔다.



'이거 어쩌지? 그 성질에 지 옷 이래 놓은 거 발견하면 날 가만 안 둘 텐데...? 당장 집으로 가서 폴트스 형에게 고쳐 달라고 할까? 아니지,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은데... 집에 갔다가 그때 딱 아라미레스 형이 돌아오면? 그럼 자기 냅두고 먼저 도망쳤다고 또 지랄할게 뻔하잖아...? 으아... 이거 진짜 어쩌냐?'



하찮지만 지옥 같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인 태율은 머리를 싸맸다.



"저... 저기..."


"네?"


"어...얼굴도..."


"얼굴이요?"


"아프지 않으신가요?"



편의점 누나의 말을 듣고 보니 새삼 얼굴뿐만 아니라 몸 이곳저곳까지 욱신거리는 게 느껴지기는 했다. 태율이 얼굴을 눌러보고 쓰다듬어보니 눈두덩이를 비롯해서 꽤 부어오른 곳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좀 맞긴 맞았구나... 아우, 그 늑대 새끼, 그냥 조져 버릴 걸 그랬나...'



최고의 상대라고 칭찬할 땐 언제고, 자기가 곤란한 상황에 놓인데다가 아프기까지 하니 이 사태를 유발한 가장 큰 원인(?)인 웨어울프 워리어에게 한참 뒤늦게 열이 받는 태율이었다.



'어휴, 그놈 탓해서 뭐하냐... 따지고 보면 내가 그놈 복수전을 받아준 탓이지... 아, 그치만 진짜 곤란하네, 이거?'



자기 상황 객관화와 자기 본위적 분노를 왔다갔다하는 태율에게 편의점 누나가 다시 조심히 말을 걸었다.



"저기...."


"...네?"


"혹시 괜찮으시면, 제가 치료해드려도 될까요?"


"예??"


"제 특기 마법이 회복 마법이거든요... 물론 드란지엘 학생분과 비교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마법이지만..."


"아...!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호의에 태율은 얼떨떨하게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태율이 허락하자, 편의점 누나는 들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천천히 왼손을 들어 태율의 오른뺨에 댔다.



"[치유의 손길을 그대에게]."



편의점 누나의 주문이 끝나자, 태율의 눈앞이 하얀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질 때쯤, 얼굴에서 느껴지던 태율의 통증이 차츰 사라져갔다.



"오? 오오오?"



다소 방정맞은 소리를 내며 정상으로 돌아온 왼쪽 얼굴을 더듬던 태율이 오른쪽으로 손을 옮겼을 때, 그만 아직 뺨에 대고 있던 편의점 누나의 손을 건드리고 말았다.



"앗,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에요."



편의점 누나는 당황과 부끄러움이 얽힌 듯한 모습으로 마치 차가운 눈에 닿은 것처럼 얼른 태율의 얼굴에서 손을 뗐다.



"그... 그럼 조심히..."



편의점 누나가 허둥지둥 자신의 짐을 다시 들려 할때, 태율이 얼른 허리를 숙여 가로채듯이 물건들을 두 팔로 번쩍 들었다.



"제가 들게요."


"네에...? 괘, 괜찮은데..."


"치료해주신 데에 대한 보답이에요. 도와드릴게요."



예기치 못하게 받은 도움을 받은 상황에서 뭐라도 돕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온 행동, 태율에겐 그 이상 혹은 그 이하의 의미는 없었다. 이미 한참 전에 고백해서 차였다는 더없이 명확한 결말을 통해 사라진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일은 없었기에, 사심 같은 것이 끼어들 여지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편의점 누나는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았다. 태율의 고백 때문에 도리어 시작된 감정은 그녀를 점점 뒤흔들고 있었고, 못 이기는 척 태율에게 짐의 절반을 맡긴 뒤 얌전히 따라가는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이만 가볼게요."



목적지에 배달을 마치고 깔끔하게 인사를 하고 드란지엘로 떠나가는 태율의 뒷모습을 보는 편의점 누나의 눈에는 미처 말 못하지 못할 미련이 뚝뚝 떨어졌다.

편의점 누나의 감정 같은 건 알 바 없는 태율의 가장 큰 고민은 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망가진 아라미레스의 옷이었다.



'아 젠장, 그 누나 돕는다고 시간이 더 늦어졌네. 이젠 진짜 선택을 해야 하는데... 어쩐다....'



옷을 고치러 집으로 가느냐, 아라미레스를 데리러 학교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있던 태율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그래, 망가진 옷은 개지랄 한 번으로 끝이지. 하지만 말없이 유기했다가 삐지기라도 하면 며칠은 고생이다. 학교로 간다!'



태율은 학교를 향해 뛰기 시작했고, 얼마간을 달린 그는 오래 지나지 않아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태율이 교문을 지나쳤을 때, 클라이맥스인 불꽃놀이가 끝난 후 하나 둘 씩 홀을 떠나는 학생들이 눈에 보였다. 늦은 시간이 되어 피로를 느껴 기숙사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생긴 것이다. 이는 파티가 곧 끝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고, 태율은 간신히 타이밍을 맞췄다는 사실을 알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꼴로 다시 홀에 들어가느니, 그냥 밖에 있다가 형이랑 집에 가는 게 낫겠어.'



홀로 가던 도중 떠올린 아이디어에 태율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을 떼우기 위해 앉아 있을 곳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어?"


"....?"



여기저기로 고개를 돌리던 태율은 자신을 알아보는 듯한, 어딘가 낯이 익은 검은 단발머리의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무슨 도깨비라도 본 듯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태율을 창백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이상하게 보던 태율은 문득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을 하나 떠올리게 되었다.



"어어어...? 너...?!"



태율은 기본적으로 검은색이지만 조명에 비추니 약간 갈색빛도 띄는 머리칼을 가진 그녀를 알아보고 삿대질을 했다. 그녀는 복싱 동아리를 처음 만들었을 때, 조르딘과 함께 왔다가 운동이 힘들다며 첫날 울면서 도망간 바로 그 여학생이었다.



"으읏....!"



자신을 알아본 태율이 눈을 부릅뜨자, 도망자 여학생은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잠깐, 잠깐만!"



태율은 얼른 그녀를 따라가 붙잡았다.



"너, 분명히 옷을 바꾼다던가 하는 마법이 특기였지?"


"으... 어, 어..."


"그럼 내 옷 좀 고쳐주라!"


"어어...??"


"아유, 급해! 부탁 좀 한다!"



태율을 껄끄러워하던 그녀는 태율이 다짜고짜 막무가내로 매달리며 갑작스러운 부탁을 마구 퍼붓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마법을 시전해 주었다.



"[화... 환상이 현실로]."



화아아아


태율의 옷이 하얗게 빛났고, 빛이 사라지자 망가졌던 옷은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으와, 시발, 됐다!"


"돼... 됐어...?"


"그래! 진짜 고맙다!!"



그때 태율의 눈에 홀에서 막 밖으로 나온 아라미레스가 눈에 띄었다.



"와아~~ 시발, 진짜 좃되는 타이밍... 진짜 고맙다, 고마워~"


"으...으응..."


"내가 나중에 꼭 이 은혜는 갚을게. 기억해 뒀다가 반드시 나중에 나한테 청구해라. 그럼 나중에 보자!"



태율은 하룻밤 자고 나면 까먹을 것이 분명한 공수표 같은 보답 공약을 날리곤, 여전히 얼떨떨하게 서있는 소녀를 두고 아라미레스를 향해 달려갔다.



"형! 아~~ 왜 이제 나와~"


"뭐야, 밖에 있었어?"


"....뭐.... 파티 같은 건 지루하니까."


"이럴 때 인맥이라도 쌓아두지.... 어휴, 하긴 너한테 그런 걸 바라는 내가 병신이겠지. 집에나 가자."



아라미레스는 태율에게 있었던 일은 아무것도 모른 채로 교문 쪽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왜 이렇게 표정이 어두워? 그냥 내가 짜증나서 짓는 표정이 아닌데?"



아라미레스의 안색을 살핀 태율이 물었다.



"...모자란 놈 같으면서도 눈치는 빠르단 말이지."


"왜? 뭐 안 좋은 얘기라도 들었어?"


"별 건 아니야. 제국중앙정보국 국장 딸하고 친분이 좀 있어서 몇 가지 들은 게 있는데... 최근 다른 지역에서 있었던 테러 중에 우리가 겪은 일과 비슷한 일이 있었더라."


"우리가 겪은 일...? 아, 느닷없이 여기 없을 마수들이 나타난 거?"


"그래. 아무래도 마수를 소환해서 혼란을 일으키는 방식을 사용하는 놈들이 생겨난 것 같아."


"하... 그럼 여기가 그 테러범 놈들이 노리는 곳이 되었을 확률이 졸라 높다는 거잖아?"


"그래.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할까봐 따로 알리지는 않지만, 학교 주변의 경계 수준은 높아질 거야."


"그렇겠지..."



아라미레스가 말한 정보에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던 태율은 다시 아라미레스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다시 말을 꺼내들었다.



"그게 다가 아니구만?"


"뭐?"


"뭔가, 좀 더 개인적인 고민을 가진 얼굴이야. 그런 대국적인 일로 형이 그렇게 착잡한 표정을 짓진 않거든."


"이 새끼..."


"개인적인데 착잡한 일... 음.... 아, 형네 누나에 대한 얘기 들었어?"


"너 이 새끼, 평소엔 병신 같은 소리만 지껄이는 주제에 진짜 왜 이렇게 눈치가 좋은 거야?"


"느닷없는 비난에 상처 받는 세심한 소년이니 제발 곱게 칭찬만 해주세요."


"좃깐다..."



한 번의 욕설, 그리고 이어 한 번의 한숨을 뱉은 아라미레스는 멀리 보이는 기숙사 저택을 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



"누나 얘기... 맞다면 맞고 아니라면 아니라고 해야 하나..."


"...."


"동서부 지역에서 비슷한 외모를 지닌 사람을 발견했다는 얘기는 있는데, 확실하진 않다더라."


"그래..."


"하아....."



두 번째 한숨을 내쉬는 아라미레스.

태율은 잠자코 옆에서 같이 걸으며 아라미레스의 어깨에 손을 올려 짧게 어깨동무를 해주었다. 잠시 뒤, 아주 잠깐 옅은 미소를 지은 아라미레스는 대단치 않은 주제로 화제를 바꿨고 언제나처럼 둘 사이에는 욕 섞인 잡담을 오고갔다.

흐린 밤하늘 아래에서 아옹다옹하던 두 소년은 어느새 그들의 집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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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NEW 19시간 전 6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8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8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9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8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7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8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6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8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9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9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8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8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1 0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1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0 0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8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0 0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7 0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7 0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7 0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0 0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0 0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0 0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0 0 11쪽
61 [1학년] 주인공의 싸움 24.12.14 9 0 10쪽
60 [1학년] 인기 없을 짓만 골라하는 남자 24.12.12 10 0 11쪽
59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16강전 24.12.11 9 0 13쪽
» [1학년] 파티가 끝났으면 집에 갑시다 24.12.10 9 0 12쪽
57 [1학년] 이것이 나의 파티 24.12.08 1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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