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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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2.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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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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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DUMMY

시합을 마친 태율은 안내 요원을 따라 관객석 맨 꼭대기


층에 있는 라운지석으로 갔다. 상당히 안락해 보이는 소파가 놓인 라운지석은 딱 보기에도 편안한 관람이 가능해 보였다.



"오~ 좋네."


"최 군은 여기에서 남은 경기를 관람해도 좋아요. 물론 중간에 가는 것도 자유입니다."



안내 요원은 태율이 원한다면 음료나 음식도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을 끝으로 라운지석을 나갔다. 태율이 안내 요원이 알려준 대로 탁자의 벨을 누르자 홀로그램처럼 메뉴판이 나타났고, 손가락으로 메뉴를 누르자 드란지엘의 학생 식당처럼 시킨 음료가 두둥실 떠서 태율에게로 날아왔다.



'역시 나 혼자네.'



원칙대로라면 승자든 패자든 상관없이 경기를 마친 학생은 라운지석으로 올라와 남은 경기를 볼 수 있었지만, 오레비아는 그곳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연히 그렇겠지.'



음료수병 뚜껑을 따고 한 모금 꿀꺽 들이마신 태율은 부서진 곳을 복구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열심히 고치고 있는 경기장을 내려다보았다.



"자~알 보인다~"



혼자 있으려니 적적했던 그는 일부러 소리내어 혼잣말을 했다.



"여기, 여기야~"



갑자기 밖에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율이 뭔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역시나 익숙한 녹색 머리와 은갈색 머리가 보였다.



"아하하하하하~ 우리 왔어~~!"


"아, 여기 왜 왔어요!"



태율은 올리야와 쥬드미네의 느닷없는 등장을 절대 반기지 않았다. 태율의 푸대접에 올리야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특유의 요란한 웃음을 터뜨렸고, 쥬드미네도 언제나처럼 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아하하하하하하~ 혼자 심심할까봐 와줬는데~ 고마워해야지~"


"전혀, 절대 안 심심합니다."


"아하하하, 괜한 자존심~ 여기 오자고 한 건 쥬드미네니까, 쥬드미네에게 고맙다고 하렴~"



전혀 입을 열고 있지 않던 쥬드미네는 이때 살짝 눈을 내리깔며 미세하게 얼굴을 붉혔다.



"아~ 또....! 어휴, 어쨌든, 애초에 여기는 선수들이 들어오는 곳 아니에요? 이렇게 막 와도 되는 건가?"


"아~ 그거?"



올리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쥬드미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쥬드미네?"


"[꼭두각시]."



예고도 없이 외친 [꼭두각시] 주문에 태율은 꼼짝없이 걸리고 말았다.



"켁...!"


"자아~ 최태율 군~ 본선 참가자 라운지 이용권 소유자로써, 우리 두 사람을 라운지에 초청해주겠어?"



태율의 의지와 아무 상관 없이, 그의 고개가 강제로 끄덕거렸다.



"아하하하하~~ 됐다~ 선수는 두 사람까지 라운지석에 초대할 수 있거든~~ 불러줘서 고마워, 태율 군~~"


"아니, 이게 무슨...!! 내가 내 마음대로 허락한 것도 아닌데...!!!"


"에이, 쩨쩨하게 굴지 말고~ 자꾸 그런 식으로 굴면 쥬드미네가 슬퍼한단 말이야~ 봐봐, 벌써 풀이 죽었잖아~ 불쌍하게도..."



올리야가 하는 말에 태율은 자신도 모르게 쥬드미네의 얼굴을 흘깃 살폈다.



'........잘 모르겠는데.....?'



태율은 여전히 인형 같은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쥬드미네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어휴...."



태율은 한숨을 내쉬며 감정과 생각을 정리했다. 딱히 달가운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껏 찾아온 이들에게 계속 땍땍거리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았다.



'남자가 너무 소인배 같이 구는 것도 별로지.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넘어가자.'



마음을 고쳐먹은 태율은 번거로운 표정을 감추고 고개를 들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먹을 거라도 먹.... 아니, 벌써 주문하고 있네???"


"아하하하하하~ 나도 작년 본선 진출자였다고~ 라운지석 경험자란 말씀이야~"



날아온 주스와 과자를 받아 든 올리야가 소파에 제 집처럼 편안하게 털썩 앉았다. 쥬드미네도 주스를 양손에 들고 올리야 옆에 얌전히 앉았다.



"...난 앉을 데가 없는데."


"아하하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렇게 넓은 데~ 여기 앉아~"


"....."



여자들 옆에 앉는 게 어색한 태율은 올리야의 말을 무시하고 그냥 경기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냥 서서 볼 작정이었다.



"....[꼭두각시]."


"으왁!"



태율의 발이 멋대로 움직이더니, 낡은 나무 인형처럼 삐걱거리며 뒤로 걷다가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가 억지로 앉혀진 곳은 올리야 왼쪽에 앉은 쥬드미네의 왼쪽이었다.



"잘 했어~ 쥬드미네."



올리야가 쥬드미네 귓가에 대고 소곤거리자, 쥬드미네는 작게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태율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앉은 채 또 한 번의 한숨을 쉬었을 때, 복구가 끝난 경기장이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재능이 넘치는 학생 마법사들의 마법이 발휘되는 결투 시합이다 보니, 이렇게 경기장이 파손되는 일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이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경기장이 복구되자, 심판이 나서서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사과와 이해를 부탁하는 말을 전하였다.



"그럼 이제부터 8강전 제2경기에 임할 선수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사회자를 겸한 심판의 힘찬 목소리에 관중들은 다시 환호성을 질렀다.



"16강 때 세 번째 경기는 못 봤는데, 그때 누가 이겼는지 오늘 알겠네."


"그래~? 진짜로 잘 봐두는 게 좋을 거야~"



올리야가 웃는 얼굴 속에 진심을 두고 태율에게 말했다.



"작년 대회 준우승자 출신이시거든."



올리야의 말이 끝나자, 참가자의 이름이 크게 호명되었다.



"1학년, 샬레니엔 드루실 알마크로!!!"


"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정말 은처럼 반짝이는 긴 은발을 휘날리며 고고한 자태를 드러낸 샬레니엔을 향해 우뢰와 같은 환호성이 쏟아졌다.



"엄청난 인기인데?"


"...샬레니엔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처음으로 쥬드미네가 작고 나긋한 목소리로 태율의 말에 대꾸했다. 태율은 기대도 안 했던 쪽에서 목소리가 날아오자 약간 얼떨떨한 기분이 되었다.



"아... 그래요?"


"천상급 12족 드루실 일족의 기대주... 외모와 재능을 갖춘 장래의 대마법사... 아름답고 날카로운 은색의 꽃... 전부 샬레니엔을 가리키는 말이야..."


"수식어가 많은 사람이네..."



자기가 웨어울프 워리어와 주먹다짐을 하고 있는 동안 시현이 샬레니엔을 이겼고, 그 뒤로 시현을 따라다니는 여학생 중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 외엔 아는 게 없었던 태율은 새삼 다시 샬레니엔을 보게 되었다.



'아, 퇴학을 취소하고 복학하는 대신에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했던가.'



샬레니엔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 한 개를 더 떠올릴 때, 올리야가 떠들었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샬레니엔 님~ 정말로 동경하는 사람 많지~ 예쁘고, 똑똑하고, 집안도 좋고, 마법도 강하고~ 그들 중 하나가 우리 쥬드미네였으니까~"



쥬드미네가 살짝 눈만을 돌려 올리야를 흘겨보았다.



"아...? 아아.... 그럼 혹시 그 은색으로 염색했던 머리도....?"



태율은 이제는 거의 없어진 쥬드미네의 은색 머리칼을 기억해 냈다.



"오오~ 제대로 짚었는데? 맞아~ 쥬드미네가 샬레니엔 따라 한다고 은색으로 염색했던 거야."


"그랬군요. 그런데 지금은요?"



태율이 쥬드미네의 연갈색 머리를 보며 다시 물었다.



"...지금은... 괜찮아..."



쥬드미네가 태율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모기소리처럼 작게 대답했을 때, 올리야가 짐짓 크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아하하하하하~ 지금은 달라졌지~~ 쥬드미네는 이제 '샬레니엔 같은 모습'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은....!"


"[꼭두각시]."


"훕...!"



쥬드미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주문을 외쳐 올리야의 입을 막아 버렸다.



"하아...."



올리야의 말과 쥬드미네의 반응에 부담감이 확 든 태율의 입에서 또 한숨이 새어 나왔다. 이 두 사람과 있으니 유달리 한숨이 많이 나온다고 혼자 생각할 무렵, 샬레니엔의 상대 선수가 입장할 때가 되었다.



"2학년, 알레스디 마켄토 디알란!"



이번엔 태율이 본 적 있는 얼굴이 등장하였다. 분홍색 단발을 가진 그녀는 태율이 관전한 16강전에서 불꽃 덩어리를 흩뿌리는 마법을 썼던 소녀였다.



"아하, 저 친구가 올라왔구나."



알레스디를 알아본 태율이 중얼거렸다.



"알레스디도 괜찮아~ 작년엔 예선최종전까지 올라갔었고, 올해는 본선까지 올라왔으니 실력 좋은 건 증명된 셈이지. 하지만...."



올리야는 손가락으로 꼬고 있던 그녀의 초록색 머리카락을 톡 튕겨냈다.



"샬레니엔에겐 어려울 거야."



올리야의 호언장담에 태율은 샬레니엔 쪽을 좀 더 눈여겨보기로 했다. 제법 강한 축에 속하는 데다가 샬레니엔과 잘 아는 사이인 듯한 올리야가 하는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 선수가 각자의 코너에 섰다.



'만약 불똥 쪽도 자신의 실력이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면, 십중팔구 빠른 선제 공격으로 승기를 잡으려 들 테지.'



태율이 승부의 향방을 예측할 때, 시합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콜과 함께 호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삐이이이이이이!!



"[작은 촛불의 물결]!!"



화아아아아아!


태율의 예상대로 준비하고 있던 알레스디가 즉각 빠르게 주문을 외쳐 무수한 불꽃 덩어리들을 샬레니엔을 향해 쏟아냈다.



"[나의 대적을 베는 은색의 검이여]."



슈우웅


불꽃 덩어리들의 폭풍이 들이닥치는 것을 보며 샬레니엔이 주문을 외우자, 그녀의 오른손에서 은색 기운으로 만들어진 장검이 솟아올랐다.


파바바바바바바바밧!


은색의 마법검을 손에 쥔 샬레니엔은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수많은 불꽃을 현란하게 베기 시작했고, 불꽃 덩어리가 그녀의 검에 닿을 때마다 꺼져가는 촛불같이 소멸되어 사라져갔다. 제대로 보는 것조차 힘들 정도인 번개 같은 샬레니엔의 검 솜씨에 불꽃 러쉬는 큰 바위에 부딪힌 물줄기처럼 양 옆으로 쪼개져 나갔으며, 티끌만큼의 불꽃도 샬레니엔에게 닿지 못했다.



"햐아~ 간지난다~"



멋들어지게 은빛 마법검을 휘두르는 샬레니엔을 향해, 태율은 진심 어린 감탄을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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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학년] 이곳저곳에서 제안이 오고 있습니다 25.02.13 1 0 10쪽
90 [1학년] 큰 사건의 당사자는 이목을 끌기 마련 25.02.11 5 0 10쪽
89 [1학년] 어떤 소문 25.02.04 6 0 11쪽
88 [1학년] 그리 매끄럽지 않은 25.01.31 11 0 10쪽
87 [1학년] 딱히 반갑지는 않는 인연 25.01.29 8 0 11쪽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25.01.26 13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14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11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11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11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9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11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8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11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11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11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10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11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4 1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6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5 1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15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4 1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11 1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11 1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11 1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5 1 11쪽
»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5 1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4 1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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