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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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2.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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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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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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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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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학년] 8강전 종료

DUMMY

시현이 밀어낸 독무는 원주인인 베아트린을 향해 역으로 몰려 들어갔다. 베아트린은 서둘러 마법을 해제하였고, 시커먼 독연기는 베아트린에게 닿기 직전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따위 잔재주를...!"



베아트린은 생각처럼 시현을 쓰러뜨리지 못하자 무척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베놈 버스터]!!"



그녀는 첫 번째 공격보다 더 강하게 독무를 내뿜었다.



"[바람의 권]!"



시현은 닥쳐오는 검은 독안개를 향해 바람을 쏘았지만, 이번엔 그렇게 쉽게 되지 않았다. 독안개가 바람에 어느 정도 흐트러지긴 했지만, 베아트린은 이번에야말로 시현을 끝장낼 각오로 더욱 강하게 독무를 뿜어냈다. 그렇게 앞서 흩어진 독무는 뒤에서 밀려오는 더 강한 새로운 독무의 파도에 먹혀, 훨씬 더 큰 파도로 변해 시현을 삼키려 몰려들었다.

파도와 같이 닥쳐오는 독무의 해일,

시현은 [바람의 권]으로 막아낼 수 없음을 직감했고, 그의 입에는 새로운 주문이 담겼다.



"[리플렉션 쉴드]!"



타아앙!


반투명한 하늘색 원형 방패가 시현의 오른손에서 나타나 독무를 말 그대로 터뜨려 버렸다. [리플렉션 쉴드]에 터져 나간 독무 뭉치는 검은 안개와 같이 공중으로 흩뿌려져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저... 저건...!"


"텔레나 일족의 [리플렉션 쉴드]잖아...!"


"천상급 12족의 고급 마법을 어떻게 이방인이...!"



시현의 마법을 알아본 관객들 사이에서 경악에 찬 웅성거림이 쉴 틈 없이 흘러나왔다.



"이... 이이....!"



베아트린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일그러졌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이를 빠드득 갈았다.



"남자 따위에게...! 내가 질 것 같아!!!"



격앙된 목소리로 포효하는 그녀는 목청이 다 갈려 나갈 듯한 고성으로 주문을 내질렀다.



"[베놈 버스터], [베놈 버스터], [베놈 버스터어어어어어어]!!!!!!!!!"



파아악! 파아앙!! 파아아아아!


베아트린의 입으로부터 세 개의 독무 덩어리가 발사되었다.



"오, [베놈 버스터] 3연발?"



노란 머리 귀족 부인의 말투는 상당히 대단하다는 듯한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엑시단스 양, 생각보다 마력이 강했네요."


"글쎄, 전보다 성장한 건지 아님 무리를 한 건지는 모르지. 어쨌든 이 공격에 승부를 결정지을 작정인 건 틀림없어."



슈아아아아


직선으로 날아가던 세 개의 독무 덩어리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각각 시현의 정면과 좌우 쪽으로 경로를 잡고 그를 덮쳐 들었다.



"헉... 헉...! 어디 그 잘난 방패로 막아봐!! 허억...! 한 개만 맞아도 넌 끝장이야!!!"



어찌나 마력을 퍼부었는지 순식간에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게 진 베아트린이 헐떡이면서도 악에 받쳐 마구 고함을 질렀다.

베아트린의 말대로, 아무리 시현이 [리플렉션 쉴드]를 들었다 해도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시간차를 두고 날아오는 독무 덩어리 세 개를 전부 막아내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거기에다가 한방 한방에 총력을 다 쑤셔 박은 독무 덩어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의 농도가 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었다. 독무 덩어리 주변의 공기조차 독기로 검게 물들어, 마치 세 개의 검은 유성이 날아오는 듯한 공격은 방어벽 너머로 지켜보는 이들조차 긴장하게 만들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는 소녀들을 포함한 관중들은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며 긴장된 심정으로 숨을 죽이며 이 승부의 클라이맥스에 눈을 떼지 못하는 그때, 시현은 갑자기 들고 있던 [리플렉션 쉴드]를 해제하였다.



"...저 녀석...!"



모두가 시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의아해할 때, 태율은 시현에게서 심상치 않은 느낌을 감지했다. 시합장과 라운지석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시현의 눈이 번뜩이는 것이 본 것만 같았다.



'뭔가 신박한 짓을 하려는 건가?'



살짝 기대하는 태율과는 달리 누군가는 의문을 떨치지 못하고 또 누군가는 시현이 포기했다는 확신을 가진 그때, 시현이 주문을 외치며 손바닥을 편 그의 오른손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확 휘둘렀다.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



후웅 후웅 후웅


시현의 손길을 따라 왼쪽, 정면, 오른쪽에 하늘색 반투명 마법 방패가 거의 동시에 형성되었다.



"[리플렉션 쉴드]를 한 번에 세 개?!!!"



본선 첫날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감탄사 정도나 뱉으면 큰 반응이었던 귀족 부인이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크게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에 없이 격한 반응은 귀족 부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관중석 곳곳에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 자빠지는 반응이 속출하였다.


타앙!!


첫 번째 독무 덩어리가 정면의 [리플렉션 쉴드]에 부딪혀 폭발하듯 터졌다.


타앙!! 타아앙!!


두 번째와 세 번째 독무 또한 각각 왼쪽과 오른쪽의 [리플렉션 쉴드]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허무하게 흩어지고 말았다.

독무 덩어리들이 터져 흩어지며 생긴 검은빛 안개 속에서, 하늘색으로 빛나는 세 개의 방패를 들고 꼿꼿하게 서있는 시현의 모습은 옛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고고한 수호자와 같아 보였다.



"마... 말도 안 돼...."



털썩


온 전력을 다한 공격이 말도 안 된다고 밖엔 표현할 수 없는 압도적인 마법에 막혀 허무하게 사라지자, 다리가 풀린 베아트린이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더 이상의 독기는 없었고 대신 좌절과 경악이 뒤섞여 허옇게 질린 표정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



그때, 베아트린의 눈앞이 흔들렸다. 사력을 다해 마력을 퍼부었던 그녀가 마력 고갈 상태에 빠지자, 시합장 전체를 가득 메운 독기의 안개가 그녀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베아트린은 속이 뒤틀리고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는 고통 속에서 차츰 정신을 잃어갔다.



"........?"



베아트린이 정신이 든 것은 쓰러진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치유 마법사의 해독 마법에 깨어난 그녀는 자신이 시합장 단상 아래 내려와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괜찮아요?"



그런 그녀의 곁에서 시현이 걱정스럽게 말을 붙였다.



"이게 어떻게 된...."



베아트린이 여전히 혼란스러워 할 무렵, 독기가 모두 정화된 시합장 위에서 심판이 발표를 시작하였다.



"8강전 제4시합의 결과에 대해, 심판들의 의논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비록 베아트린 고레온 엑시단스 양을 안고 시합장을 내려온 이시현 군의 발이 장외에 먼저 닿았다 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엑시단스 양의 시합 속행 능력이 상실되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이번 시합의 승자는 이시현 군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심판 발표가 끝나자, 관중석은 엄청난 환성으로 뒤덮였다.



"좋아! 이겼다~!! 이예쓰!!!"



태율 또한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며 시현의 승리를 기뻐했다.



"아하하하하, 너무 기뻐하는 거 아냐?"


"친구가 이겼는데 기뻐하는 게 당연하죠."


"[리플렉션 쉴드]를 한 번에 세 개나 쓰는 괴물이 등장했는데, 마냥 좋아하는 건 좀 순진한 것 같은데? 네가 만약 결승에 올라가면 너는 저 괴물을 상대해야 한다고."



올리야의 지적에도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태율은 전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끄떡없었다.



"그것도 결승까지 가야 할 걱정이죠. 당장 그 칼 쓰는 누나도 보통 상대가 아닌데, 그 누나부터 이기고 걱정해도 되잖아요. 지금은 그냥 좋아하면 될 거예요."



쥬드미네는 그렇게 대답하는 태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를 본 올리야는 쥬드미네의 곁에 슬쩍 다가가 귓속말로 종알댔다.



"저런 의연한 태도, 넌 마음에 들지?"



쥬드미네는 슬쩍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시현 멋지다아아!!!"



태율은 솔직히 다 들었지만, 일부러 무시하고 부담감을 날려버리기 위해 짐짓 시현에게 보내는 환호성의 소리를 더 높였다.


그렇게 8강전 모든 경기가 끝이 났다. 시합을 모두 관전하고 나서는 사람들의 제일 큰 화제는 단연 이시현이었다. 시현이 보여준 레벨이 다른 능력이 모든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특히 참전 선수들의 랭크를 체크하는 남색 포니테일은 노란 올림머리 귀족 부인의 지시에 따라 시현의 데이터를 대폭 수정하기 위해 바쁘게 메모장을 끄적거렸다.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온 시현을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로헬리느였다. 그녀는 걱정했던 마음과 기쁨을 동시에 토로하며 시현에 안겨들었다. 로헬리느의 적극적인 포옹에 둔감한 시현마저 얼굴을 붉혔지만, 둘만의 시간은 이어 등장한 서진과 제리아 같은 다른 소녀들에 의해 끝이 났다.



"후후후... 축해해요, 내 사랑님... 우후후후...."



왁자지껄한 소녀들에게 둘러싸인 시현을 멀리 숨어서 지켜보는 적극적인 스토커 시에라 킨 바즈릴은 기쁜 건지 우울한 건지 헷갈리는 웃음을 연신 흘리며 지나가는 다른 이들을 흠칫하게 만들었다.



"끼어들 틈, 없네."



쥬드미네가 시현 쪽을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태율이 시현을 축하 해주고 싶어 그를 찾았지만, 도무지 소녀들로 만들어진 벽을 뚫을 방법이 없어 그저 서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얘기하면 되지.' 하고 포기한 태율은 기숙사 저택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저기, 저 혼자 가도 되는데요?"



태율은 싱글거리며 따라오는 올리야와 무표정한 쥬드미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하하하하, 어차피 학교 근처까진 가는 길이 같잖아?"



능청스럽게 웃으며 계속 따라오려는 올리야가 태율은 영 달갑지 않았다.



"그냥 따로 갔으면 좋겠네요. 생각할 것도 좀 있고."


"우리가 같이 생각해 줄게."



쥬드미네도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저쪽은 저렇게 성대하게 축하받는데, 넌 너무 쓸쓸하잖아~ 우리가 가면서 열심히 축하 해줄게~ 좋지?"


"끙...."



태율은 앓는 소리를 냈다. 올리야가 한 말이 맞긴 한데, 싫었다. 그래서 '축하 따윈 안 받아도 되거든요?'라고 쏘아붙일 작정으로 입을 열려 할 때였다.



"크흠!"



어떤 아저씨의 헛기침 소리가 태율의 귀에 들어왔다.



"크흐흠!"



태율이 돌아보지 않자 더 큰 헛기침 소리가 났고, 태율은 머리가 휑한 대신 수염이 덥수룩한 어느 퉁실한 아저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무슨 일이신지...?"


"크흠... 저기 말일세..."



잠깐 머뭇거리던 아저씨가 순간 눈을 반짝이며 결심한 듯 입술을 열었다.



"나, 자네의 팬이 된 것 같네!"


"네에??"


"마법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남자가, 그것도 칼루로 결투 시합을 이기다니...! 난 정말로 감동했다네!! 나도 왕년에 칼루를 익혔었지만, 그런 건 꿈속의 꿈에 불과했는데...!"


"어... 칼루 아닌데요. 복싱인데요... 그리고 마법도 쓰긴 썼는데..."



아저씨는 태율의 반박 따위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것 같았다. 얼굴까지 붉게 상기시킨 그는 태율에게로 다가와 그의 손을 덥썩 잡았다.



"이렇게 된 거, 끝까지 이겨주게! 진심으로 응원하겠네!!"


"어어... 감사합니...다?"



열렬한 아저씨의 응원에 태율은 얼떨떨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아저씨는 떠나는 순간까지 힘차게 화이팅을 외친 뒤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팬이 생겼네."



쥬드미네가 작은 목소리로 멍한 얼굴로 서 있는 태율에게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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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1학년] 이곳저곳에서 제안이 오고 있습니다 25.02.13 1 0 10쪽
90 [1학년] 큰 사건의 당사자는 이목을 끌기 마련 25.02.11 5 0 10쪽
89 [1학년] 어떤 소문 25.02.04 6 0 11쪽
88 [1학년] 그리 매끄럽지 않은 25.01.31 11 0 10쪽
87 [1학년] 딱히 반갑지는 않는 인연 25.01.29 8 0 11쪽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25.01.26 13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14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11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11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11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9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10 0 11쪽
79 [1학년] 성동격서 25.01.13 8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11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11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11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10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11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4 1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6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5 1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15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4 1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11 1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11 1 11쪽
»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11 1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5 1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4 1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4 1 14쪽
62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8강전 24.12.16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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