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2.15 05:05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2,147
추천수 :
106
글자수 :
488,301

작성
25.01.13 17:53
조회
8
추천
0
글자
12쪽

[1학년] 성동격서

DUMMY

“쳇, 너무 흥분해서 동작이 커졌어.”



똑바로 일어나자마자 태율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비효율적인 공격에 대한 반성이었다.



“그 따위로 크게 휘두르는 펀치 같은 게 맞을 리가 없지.”



태율은 왼발을 앞으로 내밀어 대각선으로 선 뒤 왼손을 앞으로, 오른손을 뒤로 둔 정석적인 오소독스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경쾌한 스텝을 밟으며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완전 철통 방어로군.'



시현의 주변에 떠있는 세개의 반투명 원형 반사 방패는 마치 시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그를 가리고 있었다.



"그거 풀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



태율의 목적은 시현이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를 유지한 채 수비에 전념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목적을 위해, 태율은 지금 가장 필요한 주문을 외쳤다.



“[선풍의 권]!”



취리리릭


두 팔이 드릴같은 회오리바람에 휘감겼다.


팡! 팡!


태율은 즉시 왼손 더블 잽을 뻗었고, 두 방의 [선풍의 권]이 연이어 발사되었다.


파앙!!


[리플렉션 쉴드]에 튕겨나온 첫 번째 [선풍의 권]이 뒤따라온 회전하는 바람 펀치에 부딪혀 둘 다 터져나갔다.


휘익, 훅!


이번엔 양손으로 교대로 훅을 날렸다.


탕! 타앙!!


커브를 그리며 날아간 두 방의 [선풍의 권]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튕겨 날아갔다.



'역시... 각도에 따라 시전자에게 되돌리지 못할 수도 있군.'



이로써 확인하고 싶은 것은 모두 확인했다.

태율은 시현이 다른 시도를 할 생각을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가드까지 내리고 아주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설 자세를 눈에 확 띄게 취했다.



"자아!! 이제 제대로 간다!! 어디 막아 봐라!!!"



태율이 크게 외친 선전포고는 시현은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를 유지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우와자잣차차!!!"



부붕 붕 부우웅 붕붕 부부붕 붕!!!


태율은 전속력으로 양 주먹을 폭풍처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마구 흔들릴 정도로 엄청나게 격렬한 태세였다.


취릭 팡! 파앙!! 팡! 취리릭! 팡! 팡!


태율의 펀치 한 방마다 맹렬하게 회전하며 날아가는 [선풍의 권]이 탄환같이 날아갔다. 회전하는 바람 탄환을 광속으로 퍼붓는 태율은 말 그대로 이동하는 기관총, 예선전부터 시작하여 결승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노도와 같은 소나기 펀치 세례가 폭발했다.


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타탕!!!


태율의 [선풍의 권] 러쉬가 인정사정없이 시현의 방패 위에 강렬한 타격음과 함께 꽂혔다.


타타탁 탁 탁


펀치를 휘두르면서도 태율의 발은 멈추지 않았고, 계속 위치를 바꿔가며 [선풍의 권]을 연사했다. 그로 인해 시현은 한 군데가 아닌 여러 군데에서 들이닥치는 바람 탄환 폭풍을 막아내야 했다.



"크으윽...!"



시현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세 개의 [리플렉션 쉴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충격량만으로도 [선풍의 권] 소나기가 위협적이란 사실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와아아아...!"


"저런 마법을...!"



지켜보던 관중들은 기대하지도 않았던 태율의 맹공격에 깜짝 놀라 웅성거렸다.



"우호오오오오오오오오!!!"


"가라아아아아아!!!!!"



아저씨 응원단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전율에 몸을 떨며 거의 포효에 가까운 함성을 내질렀다. 태율이 터뜨린 거센 공격은 그들을 머리끝까지 흥분시켰고, 마구 흔드는 그들의 몸뚱이가 전달하는 진동은 곁에 앉은 아라미레스를 인상 쓰게 했다.



"바보 같은... [리플렉션 쉴드]에 저런 식의 공격을 퍼붓다니요. 전부 시전자에게 돌아올 텐데...!"



느닷없이 터져 끝도 모르게 쏟아지는 연속 [선풍의 권] 러쉬에 술렁이는 관중들 사이에서, 남색 포니테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생각해?"


"당연하지 않나요? [리플렉션 쉴드]의 가장 까다로운 점이 그거잖아요. 공격한 당사자가 도리어 공격을 당하게 만드는..."


"단순하게 공격하면 그렇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른데?"



귀족 부인은 흥미가 더해진 미소로 태율에게 집중하며 말했다.



"저 아이, 저렇게 많은 마법을 쏟아내면서 단 한 개도 직선으로 나가는 걸 쏘지 않았어."


"네?"


"관찰력 좀 키워. 다시 자세하게 잘 보라고."



남색 포니테일은 귀족 부인의 말에 따라 태율이 쏘고 있는 [선풍의 권]의 궤적을 관찰하였다.



"아....!"



그제야 포니테일은 귀족 부인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후우웅!!


취리리리릭!


공기를 휘감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모든 [선풍의 권]은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태율은 바람 탄환을 훅으로 휘둘러 커브로 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곡선으로 날아오는 마법을 [리플렉션 쉴드]로 튕겨내도, 그건 시전자 쪽이 아닌 다른 각도로 날아간다는..."


"맞아. 아무리 모든 걸 튕겨내는 [리플렉션 쉴드]라도 그걸 공격자에게 정확히 되돌리려면 약간이라도 컨트롤을 해야 하거든. 하지만, 저렇게 각도를 틀은 공격이 한꺼번에 여러 방향에서 퍼부어지면 모두 되돌리기란 거의 불가능하겠지."


"그렇지만 저 중에 몇 개라도 되돌아가는 건 있을 텐데요...!"


"있긴 있었어. 그런데..."



귀족 부인이 말하려는 순간, [리플렉션 쉴드]에 반사된 바람 탄환 하나가 태율을 향해 되돌아 오고 있었다.


타앙!


하지만 미처 태율에게 닿기도 전에, 숨 돌릴 틈도 없이 난사되는 또 다른 바람 탄환에 의해 돌아오던 바람 탄환이 상쇄되어 사라졌다.



"워낙에 미친 듯이 퍼부으니 저렇게 닿기도 전에 깨져 나가더라고. 정말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맞는다고 해야 하나?"


"아아..."


"후후, 저런 무대포적인 공격력도 가지고 있었다니,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라니까~"


"그렇긴 한데요... 최태율 군의 저 폭격이 보기엔 굉장한데, 전혀 효과가 없는 거 아닌가요?"



포니테일의 지적대로였다. 거센 태풍같은 기세에 비해, 태율의 [선풍의 권] 맹폭은 전혀 시현의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에 흠집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긴 하네. 그런데 지금까지 봐왔던 최태율 군의 성향을 생각하면, 전혀 생각 없이 저 짓을 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 그래요? 그럼 대체 뭘 노리고..."


"으음~ 그건 아마도...."



같은 시각, 귀족 부인과 꽤 떨어져 있는 관중석에 자리를 잡고 경기를 지켜보던 올리야의 입에서 귀족 부인과 동일한 의견이 나왔다.



"마력으로 승부를 볼 생각인가 본데?"


"마력으로?"



샬레니엔 옆의 주홍 머리가 되묻자, 올리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한 개의 [리플렉션 쉴드]조차 상당한 마력을 필요로 하는 고급 특기 마법이잖아. 그런데 그걸 한꺼번에 세 개를 펼치는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 마력의 소모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날 게 틀림없어."


"그렇지만 최 군도 만만치 않게 마력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때 조용히 관전하고 있던 샬레니엔이 입을 열었다.



"...보기보다 저 마법의 효율이 좋은 걸 수도."


"효율?"


"단순하게 높은 출력으로 쏘는 마법이 아니라, 회전력을 더해서 타격을 주는 마법으로 보여. 그래서 위력에 비해 소모되는 마력이 적을 수도 있어."


"아하~"



주홍 머리는 샬레니엔의 설명에 납득했고, 올리야는 웃으며 그런 샬레니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도 그럼 나랑 같은 의견?"


"의견이라기보단... 너무 눈에 보이지 않아? 비효율적인 마법을 쓰는 상대를 효율적인 마법으로 대응하면서, 마력이 고갈되길 기다린다..."


"딱 태율이 할만한 짓이지?"


"그래... 그렇지만 아마 그 생각대로는 안 될 거야."



샬레니엔의 눈엔 어떤 확신 같은 것이 있었다.



"시현의 마력은 보는 것 이상이거든. 이제 바닥을 보이나 싶으면 마치 또 다른 우물이라도 터지듯이 끝도 없이 마력이 샘솟지. 최태율의 마력도 보통 이상이라지만..."


"둘 다 직접 상대해 본 너로선, 이시현의 마력이 훨씬 위라는 말이지?"


"그래."



그때, 태율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던 쥬드미네가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



"...그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지."



샬레니엔은 또 쥬드미네 쪽을 째려봤고, 중간에 낀 올리야는 일부러 더 크게 웃으며 분위기를 무마시키려 했다.


귀족 부인과 샬레니엔 일행의 예측은 옆자리에서 옆자리로 퍼져 나갔고, 그 이야기는 돌고 돌아 아라미레스와 폴트스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지금 저 최태율이란 학생이 마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거래요..."


"와아, 둘 다 마력이 어마어마한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



옆자리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은 아라미레스와 폴트스는 서로를 마주 보다가 다시 경기장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그렇게 단순한 녀석이...'


'...아니지.'



타타타탕!! 탕! 타타타타탕!!! 탕!! 탕!


[선풍의 권]을 초고속 양손 훅으로 쏴대면서도, 태율의 눈은 냉정하게 시현을 관찰하고 있었다.



'슬슬 가볼까.'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를 다루는 시현의 자세가 어느 순간 자신이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자, 태율은 조금씩 발을 앞으로 내딛기 시작했다.


타탕!! 탕!! 픽!!


앞으로 나아가며 튕겨 나오는 반사각이 좁아지자, 태율의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 탄환도 생겨났다. 태율은 몸을 조금씩 흔들며 훅을 날리지 않는 손을 가드 포지션에 두었다. 위빙과 더킹 동작을 섞어 왼손 훅 오른손 가드 그리고 오른손 훅 왼손 가드를 번갈아 수행하며, 태율은 계속해서 앞으로 밀고 나아갔다.



'다가오고 있어?'



시현은 멀리서 [선풍의 권]만 쏘던 태율이 점차 접근해 오는 것을 보고 그의 의도를 파악해 내려 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강철의 권]으로 승부를 보려는 건가?'



어떻게 생각해도 그것 외에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충분히 원거리 공격을 쏟아내 자신을 소모시킨 뒤 강력한 일격으로 승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경우라 판단했다.



'아직 [리플렉션 쉴드]는 건재해! 설령 태율의 [강철의 권]이라 해도, 반드시 튕겨낼 수 있어!'



셀 수도 없는 [선풍의 권] 폭격을 막아내느냐 피로감까지 느끼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마력을 지닌 시현의 방패들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감을 잃지 않은 채 점점 더 가까워지는 태율의 두 주먹을 응시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마침내 태율은 손을 뻗으면 시현에게 닿을 만큼의 거리 직전까지 다다랐다.




찰나의 순간, 태율의 바람 소리가 멈췄다. 태율이 [선풍의 권]을 해제한 것이다.



'온다...!!'



전력을 다한 [강철의 권], 그 무겁고 강한 타격을 막아내기 위해 시현은 피로감을 이겨내며 온 마력을 [트리플 리플렉션 쉴드]에 불어 넣었다. 전력 수비와 전력 공격의 일발승부, 이것으로 승부의 향방이 결정될 터였다.


으득...


시현은 긴장감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고, 관중들마저 숨을 죽을 죽였다.




드디어 태율이 앞발을 내디디며 완전히 시현의 근거리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빠악!!!!



"아아아악!!!"



시현은 오른쪽 종아리에 생전 처음 느껴보는 격렬한 통증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뭐... 저게 뭐야?!!"



지켜보던 관중들 또한 당연히 당황의 도가니에 빠졌고,



"어어???!"



여유롭게 관전하던 노란 올림머리 귀족 부인까지 벌떡 일어나 놀란 소리를 내고 말았다.



"아하하하하하하!! 저 새끼~!!"


"어이구, 저걸 기어이 써먹는구나."



폭소하는 아라미레스와 감탄하는 폴트스를 제외한 모든 관중이 황당과 경악 그 어딘가의 감정에 휩싸여 어벙벙해져 있을 때,


빠아악!!


태율의 두 번째 카프킥이 시현의 종아리를 또다시 강타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2 [1학년] 경연 종료 기념 연회 25.02.15 2 0 11쪽
91 [1학년] 이곳저곳에서 제안이 오고 있습니다 25.02.13 3 0 10쪽
90 [1학년] 큰 사건의 당사자는 이목을 끌기 마련 25.02.11 6 0 10쪽
89 [1학년] 어떤 소문 25.02.04 7 0 11쪽
88 [1학년] 그리 매끄럽지 않은 25.01.31 11 0 10쪽
87 [1학년] 딱히 반갑지는 않는 인연 25.01.29 8 0 11쪽
86 [1학년] 태율과 쥬드미네 25.01.26 13 0 10쪽
85 [1학년] 사라지다 25.01.24 14 0 12쪽
84 [1학년] 격추 25.01.22 12 0 12쪽
83 [1학년] 날아오르다 25.01.21 12 0 11쪽
82 [1학년] 한 방 먹이다 25.01.17 11 0 12쪽
81 [1학년] 난입 25.01.16 9 0 12쪽
80 [1학년] 변수 25.01.15 11 0 11쪽
» [1학년] 성동격서 25.01.13 9 0 12쪽
78 [1학년] 일진일퇴 25.01.12 11 0 10쪽
77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결승 25.01.10 12 0 10쪽
76 [1학년] 결전의 날이 밝았다 25.01.09 11 0 11쪽
75 [1학년] 결승전 전날 25.01.08 10 0 12쪽
74 [1학년] 팔자에도 없는 뒤풀이 25.01.06 11 0 11쪽
73 [1학년] 결승 진출자 확정 25.01.04 15 1 13쪽
72 [1학년] 느껴지는 너의 힘 25.01.03 16 0 13쪽
71 [1학년] 손님이 끊이질 않네 24.12.31 15 1 10쪽
70 [1학년] 약속을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 24.12.30 15 0 11쪽
69 [1학년] KO 24.12.29 14 1 11쪽
68 [1학년] 드란지엘 경연 결투 분야 본선, 4강전 24.12.29 11 1 11쪽
67 [1학년] 너도 나름 인기 있어 24.12.26 11 1 11쪽
66 [1학년] 8강전 종료 24.12.24 11 1 12쪽
65 [1학년] 유래 없는 재능 24.12.23 15 1 11쪽
64 [1학년] 8강전, 두 번째 경기 24.12.19 15 1 11쪽
63 [1학년] 깔끔하게 부셔 드렸습니다 24.12.17 15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