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여학교에 전학온 두 번째 남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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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콩순이
작품등록일 :
2024.10.01 11:50
최근연재일 :
2025.04.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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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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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계속되는 이상 현상

DUMMY

주말 외출이 되었다. 태율, 아라미레스, 폴트스 일당은 외출 가능 지역을 벗어난 테뮨 마을로 향했다. 숨쉬듯 자연스럽게 교칙 위반을 하며 그곳에 도착한 그들은 전에 갔었던 부대찌개집(그 음식의 다른 이름이 있지만, 태율은 그냥 그렇게 불렀다)에서 밥을 먹었다.



"...그 퇴학생 대장이 테러 단체랑 연관이 되어 있었다고?"



식사가 마무리될 무렵 아라미레스가 심각하게 꺼낸 말에 태율이 되물었다.



"그래."


"그냥 처들어온 게 아니라, 테러단체의 지원을 받았다니... 그거 보통 일 아니잖아?"


"보통 일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진짜 큰일이지."


"그럼 경비대에서 나서서 조사할 일 아닌가?"


"벌써 조사가 들어갔나 보더라. 시현이와 붙었을 때 알마크로가 사용했던 그 수수께끼의 파워업 주문, 그건 테러단체가 전달해 준 마도구 때문이었어."


"와오... 테러 단체한테 받은 마도구로 학교에 쳐들어오기까지 했으니... 그 알마크로란 누나, 경비대에 잡혀가는 거 아냐?"


"아마 그러지는 않을 거다."


"왜?"


"천상급 12족의 일원 중 하나가 테러 단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게 알려져서 좋을 게 없으니까. 황실의 의지에 반대되는 행위로 퇴학을 당한 것보다 훨씬 망신스러운 일이니, 드루실 일족도 이번만큼은 최대한 막으려 들 테지."



이 말을 하는 아라미레스의 표정이 유독 어두웠다.



"...그래서, 최대한 그들을 조종한 배후 집단을 잡아내는 데 협력하는 걸 조건으로 조용히 넘어갈 모양이야."


"하... 그렇구만. 꽤나 복잡한 얘기네."



태율은 아라미레스의 말만 듣고 그저 '큰일이구나' 정도의 감상으로 넘어가려 했다.

계속해서 밥이나 먹는 태율과는 다르게, 아라미레스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캐치한 것은 폴트스 쪽이었다.



"뭔가 더 있지?"


"...."


"다 말해봐. 속에 쌓아 놔서 좋을 게 뭐 있어. 우리한테라도 털어 놔봐."


"...."


아라미레스는 여전히 망설여지는 듯했다.

폴트스의 말을 들은 태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이 입에 남은 채로 주절댔다.



"그래, 형. 폴트스 형 입 무거운 건 다 알잖아? 그리고 나도... 입이 엄청 무거운 건 아니지만, 얘기를 퍼뜨릴 다른 친구가 없어."


"...등신 새끼..."



아라미레스가 한심하다는 듯 태율을 보며 욕을 꺼냈다는 건, 입을 열 마음이 들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 누나가 그 테러 조직에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


"어?"


"뭐?"



태율과 폴트스는 동시에 놀란 소리를 냈다.



"시현이에게 들러붙은 알마크로가 얘기하더군. 자기에게 마도구를 건네준 이들 중 하나가 우리 누나, 밀라디넬 로그하우젠 라페리아인 것 같다고..."


"확실하진 않다며? ‘같다’라는 건 진짜 너네 누나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잖아? 잘못 봤을 수도 있고."



아라미레스는 폴트스에게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물론 어떤지는 잘 모르지. 하지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게 문제야... 실제로 우리 누나는 일족의 방침이나 사상에 부정적이었으니까.

후우... 나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집을 뛰쳐나간 것이 단순한 반항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 그런데 누나가 그냥 가출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로 전향하기 위해서 집을 나간 거라면...“


"이걸 누구까지 알고 있는 거야? 단순한 소문이라도 너희 일족에 관련된 일이라면 엄청난 스캔들이 될 텐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밀라디넬이라면..."


"알마크로 말로는 시현이에겐 말했다더군."


"하아... 이거 참... 시현이 녀석 주변에 여자애들이 많이 붙어 있어서, 시현이가 알고 있는 건 좀 불안한데."


"글쎄... 잘은 모르지만, 난 녀석이 그렇게 입이 가볍진 않을 것 같다. 알마크로에게도 자기들끼리만 알고 있는 걸로 하고, 내게 따로 이 사실을 알려주라고 했다더군."


"시현이가...?"


"그래."


"후~ 뭐, 별 수 있나. 믿어야지."



폴트스는 한숨을 한 번 쉬고는 다시 아라미레스를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넌 그냥 끝까지 모르는 척해라. 좋지도 않은 복잡한 일에 깊게 연루되어 봤자 좋을 것 하나 없어."


"흥... 날 걱정하는 거냐? 나도 이미 일족을 저버린 누나 따위, 아무 관심도 없으니 염려할 필요 없어."



이제까지 실컷 염려하는 티를 내던 아라미레스가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한들, 폴트스와 태율은 믿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아라미레스 몰래 눈빛을 주고받으며 그를 밀착 관찰할 뜻을 서로에게 보냈다.



"아..."



그러던 중, 태율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 입을 뗐다.



"그런데 알마크로란 사람이 시현이에게 들러붙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아아, 그쪽 얘기냐? 뭐어~ 네가 말하려는 그 설마가 아마 맞을 거다."



폴트스가 태율이 채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대답을 시작했다.



"결투가 끝난 다음에, 샬레니엔 드루실 알마크로는 자신을 이긴 이시현과 결혼하겠다고 선포하더라. 자기를 이긴 강자야말로 자신의 짝이 될 자격이 있다나 뭐라나..."


"엑..."



태율은 인상을 찌푸렸다.



"소설 같은 데선 많이 봤는데, 실제로 그런 소릴 하는 사람이 있구나..."



주제가 다른 쪽으로 바뀌자, 아라미레스는 관심 없다는 듯 남은 음식으로 눈을 돌렸고, 폴트스가 태율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러게 말이다. 하여튼 그러니까 말하기 민감한 얘길 시현에게 한 걸 수도 있겠지."


"전에 못 보던 은발 머리가 시현이에게 들러붙어 있던 데, 그 사람인가."


"은발? 알마크로가 그 은발이 맞을걸?"


"하하... 그 하렘에 또 하나가 추가되었단 말이지... 앞으로 약속 잡긴 더 어려워졌네..."



시현과 밥이나 먹자고 했던 약속이 점점 더 멀어지는 걸 느끼며, 태율의 숟가락은 바닥에 깔린 남은 국물을 박박 긁었다.


덜컹



"폴트스, 여기 있냐??!"



식당 문이 벌컥 열리며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 남성, 켄두가 뛰어 들어왔다.



"켄두 아저씨?"



폴트스는 긴박해 보이는 켄두에게로 얼른 다가갔다.



"우리... 우리 좀 도와줘!"


"네?"


"빌리네 씨 사냥팀이... 웜 드래곤과 마주친 모양이야!!"



켄두가 헐떡대며 꺼낸 말에 폴트스는 물론이고 식사를 하던 아라미레스까지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웜... 웜 드래곤이라니요?"


"빌리네 씨 팀의 레파 씨가 방금 도망쳐 왔어...! 남동쪽 숲에서... 어디에서 왔는지 그곳에 웜 드래곤이...!"


"빌리네 아줌마는 어떻게 됐대요?"


"웜 드래곤이 마을 쪽으로 밀고 올라올 것 같아서... 최대한 막아 보겠다고 남은 모양이야...!"


"이... 이런...!"


"경비대와 남은 사냥팀들이 빌리네 씨를 구하러 가려고 준비 중이지만.... 웜 드래곤은....!"





아라미레스가 숟가락을 탁자에 세게 내려놓는 소리가 다급한 켄두의 말을 잘랐다.



"저번에 웨어울프 퀸도 그렇고, 이번엔 웜 드래곤이라고? 이 근방에 있을 놈들이 전혀 아닌데?

...야, 새끼야, 언제까지 처먹고 있을 거야? 빨리 안 일어나?!"



아라미레스는 폴트스가 남긴 부대찌개를 몰래 퍼먹던 태율에게 호통을 쳤다.



"우적... 꿀꺽.... 형, 가려고?"


"요즘 계속 심상치 않은 일의 연속이야.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


"오오, 형이 먼저 알아서 가겠다고 하다니. 잠깐만...."



태율은 남은 국물을 서둘러 물 마시듯 들이킨 뒤 식당을 나서는 아라미레스와 폴트스를 허둥지둥 따라갔다.

켄두의 안내를 따라 사냥팀과 경비대의 집결 장소로 향하는 중에, 폴트스도 다소 의외였다는 듯 아라미레스에게 말했다.



"고맙다, 아라미레스. 이렇게 선뜻 도와주겠다고 나설 줄 몰랐어."


"...여길 돕는 게 최우선이 아니야. 이 근방에 나타날 리 없는 마수들의 출현, 알마크로에게 접근한 테러리스트... 뭐 하나 심상치 않은 게 없어."


"그렇지..."


"직접 확인해 본다. 이 사태들에 대한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폴트스는 개인 사정을 꺼내는 걸 싫어하는 아라미레스를 알기에 굳이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그의 적극적인 행동이 누나인 밀라디넬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아라미레스 형, 형네 누나 때문이지?"



그리고 태율이 놈은 굳이 대놓고 말했다.



"...그래, 새끼야..."



폴트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의외로 아라미레스는 태율에게 순순히 인정했다.



"우리도 형 도울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넌 그냥 싸울 것 같아서 따라온 거잖아."


"맞긴 맞지. 전투 경험은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



태율도 그의 목적을 순순히 인정했다.



"근데 웜 드래곤이 뭐지?"



기본적인 지식도 없는 주제에 그랬다.



"그것도 모르고 나선 거냐..."


"이제부터 알면 되지."


"...웜 드래곤은 A급 마수야. 거대한 뱀 같은 놈인데, 원래는 사막이나 황무지 같은 데서 서식해. 평상시에는 땅속에 있다가 먹잇감을 발견하면 갑자기 튀어나와 공격하는 위험한 놈이지."


"오호... A급~ 그럼 그 웨어울프 퀸이랑 같은 등급이네~ 못 이길 건 없겠는데?"


"단독 개체라면 웨어울프 퀸보다 위험도가 더 높아. 물론 충분히 강한 놈이긴 하지만, 웨어울프 퀸이 A급인 진정한 이유는 웨어울프 무리를 이끌고 다니기 때문이야. 한 놈만 나타났던 그때 그놈이 특이한 거였지.

하지만 웜 드래곤은 무리를 짓는 놈이 아닌데도 A급 마수니..."


"웨어울프 퀸보다 훨씬 강하다는 거네."


"맞아."



어느덧 세 소년은 집결 장소에 도착했다. 긴급하게 소집된 인원은 많지 않았다. 사냥꾼 여섯 명에 경비대원 세 명이 전부였다. 한창 사냥을 하는 낮에 마을에 남은 사냥꾼들이 얼마 되지 않았고, 경비대원들도 이전의 혁명군 사건 이후로 마을을 비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출발하지요."



임시 대장역을 맡은 베테랑 사냥꾼이 태율 일행이 온 것을 보고 출발을 독촉했고, 그길로 구조팀은 웜 드래곤이 출몰했다는 지점으로 향했다.



"내가 걱정돼서 하는 소린데, 함부로 달려들지 마라."



아라미레스는 옆에서 뼛소리를 우득거리며 몸을 푸는 태율에게 말했다.



"응? 아아~ 조심할게."


"너처럼 사정거리가 짧은 놈이 설치다간 크게 다친다. 넌 최대한 사람들을 구출하는 데 전념하라고."


"오~ 응응~ 알겠으~"



전혀 알아듣지 않은 티가 팍팍 나는 태율의 대답에 아라미레스의 인상이 구겨졌다.



"너 임마, 이거 장난이 아니...."



콰아앙 쿠콰카카카카!


갑자기 울리는 엄청난 굉음이 아라미레스의 잔소리를 끊어 버렸다.



"저쪽이다!!"



사냥꾼 중 한 사람이 흙먼지가 기둥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구조팀으로부터 아주 멀지 않은 그곳으로부터, 땅이 무너지는 소리에 이어 나무들이 마구 박살나는 소리가 계속해서 크게 진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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