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멘붕상태야

너 때문이 아니야
<제29화 멘붕상태야>
S#1 길거리, 밤
다들 어수선한 분위기 속 호프집에서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준기: 송이 그럼 집에 가는거야?
송이: 아니. 동생에게 급한일이 있나봐. 공원으로
지금 빨리 와달래.
준기: 그래? 동이 안본지도 오래됐는데 얼마나 변
했을지 궁금하다.
송이: 그럼 잠깐이라도 다같이 보러갈래?
현규: 그래 늦은시간 송이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우리도 동이얼굴 볼겸 다같이 가자.
S#2 공원
공원벤치에 친구랑 둘이 앉아 이야기 나누고있는 동이. 송이는 뭔일인가싶어 가까이 다가갔다.
송이: 최동이! 무슨일이야?
동이: (깜짝 놀라며) 엥? 누나 올만! 어? 누나친
구들도 왔네. (친구랑 벌떡 일어나면서) 안
녕하세요.
송이: 동이 너 급한일 있다며?
동이: 급한일이라니 뭔솔? 아~ 아까부터 화장실
가고싶던거 참고 있었다. 깜빡했네.ㅋ
송이: 너 뭐야~ 급한일있다고 공원으로 빨리 와달
라고 했으면서 장난하는거야?
동이: 혼자 뭐라는 거임?
송이: (휴대폰 톡 찾으며) 너가 아까 톡 보냈잖아!
엥? 어디갔지? 삭제되었나?
동이: 것봐~ 난 모르는 일이야.
송이는 당황스러웠다. 몇번이고 톡을 확인했지만 그 어디에도 동이가 보낸 비슷한 내용의 톡도 없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 남자들의 대화는 활활 불타올랐다.
현규: 동이야~ 너 대학 어디로 붙었어?
동이: 한국대랑 명문대랑 둘다 넣었는데 감사하게
도 둘다 합격해서 고민을 엄청하다 그냥 누
나네 학교로 결정했어요.
두원: (악수 청하며) 짜슥! 우리학교에 들어온걸
환영한다. 그리고 축하해.
현규: 근데 무슨과야?
동이: 기계공학과요.
현규: 헐~ 공대생이구나. 준기도 공대생인데.
준기: (뒤에있다가 쓰윽 앞으로 나오며) 안녕! 나
기억하려는지 모르겠네. 누나 초딩친구 준
기 형이야.
동이: 누구? (깜짝 놀라며) 헉?! 준기형~ 반가워
요. 아니 선배님!
준기: 선배는 무슨~ 난 한국대야. 편하게 형이라
고 불러. 그런데 그냥 길거리에서 봤음 몰라
봤겠다. 조만간 너희 누나 통해서 연락줘.
성인도 되는데 형이 술한잔 살께.
두원: 웜마? 울학교 후배한테 너가 왜 생색 냄?
(동이 보며) 나가 선배로서 한턱 쏘지. 내년
신입생 오티때 기대하시라~ㅋ
S#3 송이집, 담날
크리스마스 이브날. 송이 민지 예림 지은이는 친구들에게 전해줄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예림: 너희들 근데 잠은 잘잤어? 난 어제 그 미친
놈이 꿈에 나와서 소름 끼쳤어.
송이: 으~ 생각만해도 싫다. 완전 핵소름.ㅠ
민지: 그런데 어제 준기 멋있던걸? 바로 딱 일어
나서말야. 먼저 일빠따로 나서준건 처음인
것 같은데 안그래?
지은: 응 그런것같아. 거의 현규가 먼저 나섰지.
아마?
민지: (송이랑 예림 눈치보며) 이정도면 준기가
송이 좋아하는게 아닐까?ㅎ
송이: (얼굴 벌게지며) 아냐 준기가 착해서 그래.
송이는 예림이 신경쓰여서 이렇게 말했지만 내심 마음은 진심으로 좋았다. 송이맘을 알리없는 예림은 더 준기에게 애정을 쏟기로 맘 먹었다.
예림: 준기에게 뭐라고 카드를 써야 좋아할까? 아
니 이참에 지대로 고백해야겠다.
송이: 근데 오늘 크리스마스이브 맞아? 눈이 안와
서 그런지 느낌이 전혀 안나네. 화이트크리
스마스였음 좋겠는데.
민지: 그러게~ 혹시나 눈 오는지 뉴스 좀 볼까?
티비를 켜자 딱 맞게 뉴스를 하고있었다. 그런데 뉴스를 보던 네 여인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앵커: 뉴스속보를 알려드립니다. 어제 저녁 신촌
의 삐약이호프집에서 30대후반의 한남성이
흉기를 가지고 들어와 난동을 피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명의 남성과 한명의 여성이
흉기에 찔려 응급실로 갔는데요. 다행히 세
명 모두 생명에는 지장없는거로 전해졌습니
다. 보도에 전형무 기자입니다.
전형무기자: 사고현장입니다. 호프집내 cctv 확
인 결과 한테이블에서 잠깐의 실랑이가 있
는후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온거로 보여지는
데요. 보복범죄로 보고 이 용의자를 특수살
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해서 조사중입니다.
네 여인들은 다들 눈이 휘둥그레진 채 한참을 멍하니 뉴스에 빠져서 아무말 못했다. 다른 뉴스로 넘어가자마자 민지가 입을 뗐다.
민지: 뭐야뭐야~ 우리 큰일 날뻔했잖아! 어찌보
면 송이가 우리를 살린거네.
예림: 맞아. 송이 너 갑자기 가봐야한다고해서 우
리도 그냥 나왔잖아. 아~ 이 뉴스를 보려고
어제 꿈에 나왔나봐. 완전 소름돋아!
송이: 난 뭐 동이한테 연락받고 나왔으니까 내덕
분이 아니라 동이 덕분이라고 할수있는데
또 동이 덕분이라고 할수도 없고..
민지: 동이 덕분이랬다가 아니라는건 또 뭐야~ 암
튼 정말 다행이야.
송이는 다시금 휴대폰을 확인했지만 역시나 동이톡은 없었다. 그냥 하늘이 도왔다고만 생각할수 밖에 없었다. 현규랑 두원이랑 준기도 뉴스를 봤는지 전화가 쏟아졌다. 송이는 알수없는 이 현상에 동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송이: 동이야~ 뉴스봤어?
동이: 또 뭔 뉴스인데? 나 바쁘니까 간단히 말해.
송이: 아니 뉴스고 뭐고~ 동이 어제 누나에게 톡
진짜 안보냈다는거야? 장난하지말고 솔직
하게 말해줘.
동이: 아놔~ 속고만 살았나. 안보냈다니까!
송이: 분명 너 급한일있다고 공원으로 오라고 톡
이 왔었다니까? 안그랬음 내가 어떻게 너가
거기 공원에 있는줄 알았겠냐구~
동이: 누가 누나에게 타이밍 절묘하게 잘못 보내
졌나부지.
송이: 아냐, 확실해! 너 프사에 이름도 동이였어.
동이: (귀찮은듯) 나이 먹더니 시력도 안좋아졌
어? 뭐 가리봉동에서 우동집하는 나랑 비슷
한 와꾸의 사장님이 보내셨나부지. 저번엔
신호등이 어쩌구 하더니만~ 누나 나 바빠서
이만 전화 끊는다. (뚝!)
송이: (침대위로 휴대폰 던지며) 에잇! 그래 잘못
온 톡이겠지. 글구 내가 모르고 삭제했겠지.
민지: 송이 넌 동이랑 통화하는것 같더니 뭐라고
꽁시랑거리는거야~ㅎ
송이: 뭔가 멘붕상태야. 근데 남자애들 뭐래?
예림: 다들 뭐 천만다행이다고 난리지.
민지: 그놈 달게 처벌받겠지? 근데 다친사람들은
괜찮을까? 괜히 죄송하게 됐네.
예림: (씩씩거리며) 우리가 잘못했어? 왜 죄송
해? 그 새X가 죄송해해야지! 아~ 성추행으
로도 잡아쳐넣었어야 했는데~!!
송이: 예림아 신경써줘서 고마워.
예림: 내친구는 누구든 못건들어. 참지 않을꺼야!
S#4 리조트, 오후
리조트에 모인 송이일행. 재잘거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느라 바빴다.
민지: (뚤레뚤레 둘러보며) 와~ 여기 진짜 대박이
다. 스키장에 pc방, 노래방, 탁구장, 스파
까지. 맛있는 음식도 많고 숙소도 깨끗하고
지은이 부모님께서 돈 많이 쓰셨겠는걸~
지은: 울아빠회사랑 협력업체이거든. 그래서 직
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수 있어. 그
러니까 오늘낼 신경 쓰지말고 신나게 놀자.
예림: 부자친구덕에 과분한 호사를 누리네~ㅎ
지은: 담달 내생일이잖아~ 크리스마스 선물 겸 생
일선물 미리 땡겨서 주신거야.
예림: 대박! 생일선물로 리조트라니~ 부럽당. 근
데 준기는 언제 오는거야?
현규: 크리스마스이브라 배달이 많은가봐. 끝나
고 올수있음 온다고했는데 잘 모르겠네.
송이: 처음부터 함께하면 좋을텐데.. 아쉽다.
S#5 탁구장
신나라 오락실에서 대결도하고 노래방에서 노래 열댓개씩 뽑아대고 탁구장으로 온 송이즈. 아직도 체력은 방전되기는 커녕 풀파워 장착하고 눈에는 승부욕으로 이글이글 타올랐다.
두원: 얘들아~ 토너먼트식으로 둘둘 복식조로 짝
지어서 이긴팀끼리 결승전 어때?
민지: 괜찮겠는데~?
두원: 흠~ 규칙도 하나 정하자. 영어 쓰면 1점씩
깎이는거야~ㅋ
송이: 훈민정음 탁구? 엄청 재밌겠당. 그런데 두
원이가 젤 많이 걸릴것같은 느낌적인 느낌?ㅎ
현규: 그럼 데덴찌로 편가르자. 다들 모여.
다같이 합창: 엎어라 뒤집어라~ 데덴~~찌!
현규와 송이, 민지와 예림, 두원이와 지은이 짝이 되어 세팀으로 나눠서 대결을 펼쳤다.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끝내는 현송팀과 두지팀이 결승전에 올라갔다.
두원: (으스대며) 이젠 지대로 해볼까나~? 그럼
우리가 먼저 들어간다!
결승전인것만큼 역시나 더 치열했다. 그럴수록 두원의 입에선 나이스, 오예, 오케이 등 영어가 막 터져나왔다. 현규랑 송이팀도 영어의 굴레에서 벗어나긴 어려웠다. 다들 재밌다고 꺄르르 배꼽잡고 웃는 동안 점수는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현송팀이 10:9 매치포인트가 되었다.
현규: (서브 넣으며) 1점만~ 제발 1점만~!!
두원: 그렇게는 안되쥐. 우리가 기필코 이긴다~!
두원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규는 야심차게 찼지만 네트에 걸리고 말았다. 두원이는 신나서 지은이랑 팔짝팔짝 뛰다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두원의 전매특허인 영어를 쓰고만것.
두원: (오바하며) 퍼팩트~!! 듀스듀스~!!
예림: 삐~ 두원이 또 영어썼어. 겨우 듀스 만든거
1점 날아갔네. 밥팅!ㅎ
두원: 헉?! (자체효과음내며 털썩 주저앉으며) 띠
로리~ 띠로리로리~♪다시 어찌 따라잡지?
지은: (방긋 웃으며) 두원이 잘하고있어.
두원이는 지은이의 응원에 힘이 나서 집중하며 경기에 임했다. 결국 졌지만 행복한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은 다가오고 있었다.
- 작가의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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