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다신 그러지마!

너 때문이 아니야
<제42화 다신 그러지마!>
S#1 송이집
송이는 탁자위에 놓인 리모컨을 들고 조심스레 티비를 켰다. 역시나 뉴스에선 어제의 화재뉴스가 나오고있었다.
형무: 어젯밤 신촌의 한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
했습니다. 20여분만에 진화됐지만 이 불로
인해 손님 한명이 연기를 흡입하여 병원으
로 이송되고 소방서 추산 천만원의 재산피
해를 입었습니다. 보도에 박토기 기자입니
다.
토기: 사고현장에 나와있는데요. 보시다시피 처
참한 상태입니다. 전기 합선을 화재의 원인
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호프집안은 개강
을 맞아 평소보다 대학생들이 많이 있어서
더 큰 화를 입을뻔했습니다. 다행히 불이 크
게 번지기 전 거의 모두 신속하게 탈출해서
인명피해는 한명으로 그쳤다고합니다.
청소부: (인터뷰) 제가 이 건물에서 일한것만해도
30년째예요. 그만큼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완강기나 스프링클러 같은 소방시설도 안갖
춰있어요. 이런 노후화 된 건물들은 전기를
비롯해서 안전점검이 시급할것 같아요.
뉴스를 본 송이는 깜짝 놀랐다. 귀를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뉴스화면엔 구급차에 실리는 두원의 모습만 나왔지만 송이는 청소부의 말에 동공지진이 일어났다. 자기도 모르게 리모컨을 떨어뜨린 채 수초간 멍하니있었다.
민지: (두눈이 동그레지며) 송이야~ 왜그래?
송이: (어이없어하며) 아니 청소부 아주머니 뭐라
는거야? 두원이 완강기로 탈출했는데?
민지: 아?! 그러네. 뭐가 잘못된거지?
송이: 멀리서지만 정확하게 봤어. 못본 사람은 몰
라도 본 사람들은 다알껄? 그 현장에 사람
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민지: 아님 청소부 아주머니께서 등잔밑이 어둡다
고 완강기 있는걸 모르고 말한게아닐까?
송이: 아니~ 3년도 아니고 30년인데 모른다고?
거기다 건물전체를 돌아다니며 청소하시는
분인데?
민지: 아~ 그건 말이 안되겠구나.
송이: (순간 섬뜩함이 밀려오며) 자 잠깐! 혹시..
송이는 오색팔찌를 찬 왼손의 소매를 살짝 걷어서 팔찌상태를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송이: 엄마야! 역시나 팔찌 색깔 또 하나 빠졌어.
이제 빨강색 밖에 안남았어.
민지: 헐~ 정말이네? 그럼 그 완강기는 무슨 가상
현실? 메타버스? 뭐 이런 가상세계 속의 산
물같은걸까? 왠지모르게 소름끼치네.
송이: 예림이한테 전화해봐야겠다. (전화하며) 여
보세요? 예림아! 방금 뉴스하던데 봤어?
예림: 응 봤지. 나도 막 전화하려고했는데. 근데
그 청소아줌마 뭐냐? 30년동안 일했다면서
완강기가 있는지 모를수가 있어?
송이: 내 생각도 그래.
예림: 정말 몰랐다면 말을 말든가. 왜 갖춰져있지
않다고 사실인것마냥 말해? 그럼 두원이가
탈출한건 완강기가 아니면 뭔데?!
송이: 그러니까. 정말 희한하단말야. 암튼 알았
어. 자세한건 이따 만나서 얘기해. (뚝!)
민지: 예림인 뭐래?
송이: 것봐~ 예림이도 나랑 같은말 하잖아. 뭔가
나랑 바로 옆에 있으면서 영향권에 미치는
사람은 그런 아이러니한 현상들을 공유하는
것 같아.
민지: 건물붕괴사고때 동이의 신호등 같은?
송이: 응응~ 이따가 두원이한테도 물어봐야겠다.
S#2 카페
카페에 모인 송이즈. 준기도 두원의 소식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준기: (헐레벌떡 들어오며) 두원아 괜찮은거야?
두원: (으스대며) 돈워리~ 나야 늘 괜찮쥐~!
민지: 쫌 뭐든 괜찮은듯 하지마. 안좋았으니 쓰러
져서 병원으로 실려간거아냐! 두원인 너무
긍정적이여서 문제야. 아닌건 아닌거라구.
송이: 맞아. 솔직해질 필요도있어.
지은: 뉴스 봤더니 불 엄청 크게 났던데 다들 정말
놀랐겠다.
예림: 말도마. 난 트라우마 생길듯해.
준기: 어제 바로 달려가 줬어야했는데 하필 그때
오토바이 운전중이라 휴대폰을 잠시 꺼놓고
있어서 몰랐어. 너무 미안하네.
송이: 안전운전을 위해 꺼놓은건데 뭘.
예림: 내가 저번에 준기는 미안하단말 금지라고
했던것 같은데? 잊었구나?
두원: (웃으며) 어제 늦게라도 전화줬잖아. 그럼
됐지 뭘 또 미안하다고 그랴.
준기: 아~ 이해해줘서 고마워.
예림: 그래 고맙단 말은 듣기좋네.
민지: 두원아~ 너희 어머니는 어떠셔?
두원: 나 때문에 많이 우시고 힘들어하셨는데 이
젠 괜찮으셔. 완죤 불효자 되었구먼.
지은: 그러게 사랑하는 엄마를 생각한다면 다신
그러지마. (울먹이며) 나 정말 너 잘못되는
줄알고 미치는줄 알았다구~ㅠ
두원: 아고~ 그렇게 남친을 걱정했쪘쪄요? (벌떡
일어나서 두팔 벌려 지은이 꼬옥 안아주며)
이제 정말 걱정하는일 없도록 할께.
지은: (두원이 품에 폭 안기며) 약속한거야. 근데
두원이 너무 따뜻하다~♡
예림: (이마에 손 짚으며) 아~ 이것들이 이젠 대
놓고 애정행각이네! 이제 너희들의 절절한
사랑 알았으니 이제 좀 먹자. 내 바닐라라떼
다 식었단말야!
두원: 누가 못먹게하든?ㅋ
역시나 두원과 예림은 투닥거렸지만 이내 터지는 웃음은 어쩔수가 없었다. 이런게 진정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어제의 일을 잊은듯 한참을 못다한 개총 뒤풀이 얘기하며 재잘거리다 송이가 생각난듯 입을 열었다.
송이: 참! 두원아~ 근데 너 완강기를 이용해서 탈
출하지 않았어?
두원: 어~ 그러긴했지. 근데 사용법을 1도 모르는
데 어느순간 보니까 내가 완강기를 몸에 고
정하고있고 어느순간 바닥으로 내려왔더라
구. 그 다음부터는 기절해서인지 전혀 생각
안나.
송이: (당황하며) 사용법을 1도 모른다구?
두원: 응~ 전혀 네버! 근데 뭔가 홀린듯이 척척하
고있는거야. 암튼 그덕에 더 빨리 탈출했지.
민지: 근데 그 호프집 건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말하길 글쎄 그 건물에 완강기가 없대.
예림: (어이없어서 비웃으며) 그 아줌마 진짜 어
이없어. 그럼 마법처럼 완강기가 뿅하고 나
타났다는거야?
지은: 계속 없었는데 건물주가 선견지명이 생겨서
그날 딱 맞게 구비했을수도 있지않을까?
두원: (엄지척하며) 역쉬! 내 여친 똑똑해.
송이: 그래그래 쉽게 생각하자. 이렇게 무사했음
됐지 뭐.
송이는 오색팔찌 얘기를 하기가 싫었다. 당연 이런 미스터리 현상을 다들 믿지도 않을뿐더러 민지와의 둘만의 비밀로 가지고싶었기 때문이었다.
민지: 아참! 두원아~ 전형무 아나운서 메인뉴스
진행하던데?
두원: 정말?! 뉴스 못봤는데 보고싶다.
S#3 명문대
이틀후 힘겨운 월요일 아침. 송이와 민지와 예림은 원교수님의 수업이 있어 강의실에 모였다.
민지: 얘들아~ 너희 원교수님이 내준 리포트는 다
제출했어?
예림: 아니 제출은 커녕 시작도 못했는데? 아주
떳떳하게 이러고 있다.-;
송이: 오늘까지 제출하라고 했지? 난 어제 급하게
끝내긴했지만 나 역시도 큰일이야.
민지: 휴~ 음악의 세계는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어려운것 같아.
남학생: (후다닥 들어오며) 교수님 들어온닷!
원교수: 주말 잘들지냈나? 보아허니 눈밑이 모두
시커머이 주말내내 술통에 빠져살았는가보
군. 술 좀 적당히들 마셔라. 그럼 출석체크
시작하지. 유죄석! 김쫑국! 화동훈! 지속
진! 송지휴! 지예응! 양시찬!
예림: 원교수님은 정말 구시대적인 출첵을 고수하
신다니깐!
원교수: 신지환!
지환: (손 높이들며 큰소리로) 넵! 교수님!
예림: (작은소리로) 아~ 지환선배 못온다더니 왔네.
이렇게 송이 민지 예림까지 모든 출석체크가 끝이나고 원교수의 2차연설이 시작됐다.
원교수: 수업에 앞서 엊그제 학교 근처 호프집에
서 화재가 발생했다지? 거기에 우리학교 영
문과랑 철학과 학생들이 있었다고하던데 모
두 이제부터라도 화재에 대처할수있게 메뉴
얼을 숙지하고 몸조심허길 바란다. 그럼 리
포트 제출하기로 하지. (안경 살짝 내려보
며) 다들 써왔겠지?
학생들: (기겁하며) 아~ 교수님~!!
S#4 지은이집, 며칠 후
지은이집에 모인 6인방. 모두들 수다에 퐁당 빠져서 시간가는줄 몰랐다. 땅콩이는 신나라 왔다갔다하며 언제나 늘 그렇듯 시끌벅적했다.
예림: 어제 우리과 승선이라는 1학년 신입생이 나
수업 끝나고 나오는데 캔커피 주는것 있지.
내 수업 끝나길 계속 기다렸다나? 아~ 부담
스러.
두원: 승선이 그녀석 너 좋아하는것 같은데 잘해
봐. 2살연하에 성격도 좋고 그정도면 남친
으로 손색이 없겠구만.
예림: (짜증내며) 걔 전혀 내스타일 아니거든!
민지: 솔직히 나도 맨처음엔 현규가 바로 눈에 안
들어왔는데 계속 나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모습에 반해서 사귀게 된거야.
예림: 현규하고는 완전 비교불가지. 현규는 씩스
팩 복근인데 승선이 걔는 임신6개월은 된것
같은 복부비만 돼지라 겁나 싫다구!!
민지: 아~ 알았어. 그정도로 싫구나.
두원: (조심스레) 지은아~ 난 현규랑 준기처럼 씩
스팩 복근 없는데 괜찮아?
지은: 난 두원이의 똥배 귀여운데?ㅎ
두원: (화들짝 놀라며) 아! 그래?! 봄되면 헬스장
끊어서 운동 빡씨게 하려고했는데 그럼 냅
둬야겠다~ㅋ
송이: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니까 운동
하기로 맘 먹었음 해.
두원: 오키도키. 송이말이 맞지! 암만~ㅋ
송이: 근데 시율이 오늘은 조용하네.
지은: 응. 오늘 학교에서 현장학습 갔거든.
민지: 참! 시율이 학교는 어디 들어갔어?
지은: 샛별초등학교 들어갔어.
송이: 내 후배 되었네.ㅎ 근데 현장학습은 어디로
간거야?
지은: 잠쉴에있는 로땡월드. 어젯밤부터 마음 들
떠서 방방 뛰어다니더라구.
예림: 와! 로땡월드 잼나겠다!
민지: 얘들아~ 우리 놀이기구 타러 언제 한번 가
자가자한거 말나온김에 두원이 생일 맞춰서
다녀오자.
두원: 오예~ 그날 나으 날이 되겠군. 신나게 놀아
보자고~!ㅋ
- 작가의말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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