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나에게 너무 과분해

너 때문이 아니야
<제44화 나에게 너무 과분해>
S#1 명문대 캠퍼스, 낮
송이 민지 예림 지은이는 도서관 앞 계단에 자리잡고 앉아 다들 휴대폰보며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민지: 어머?! 우리 어제 노땡월드에서 그 싹퉁바
가지 중딩들이랑 신경전 벌인거 너튜브에
올라왔어.
예림: 나도 찍혔네? 이럴줄 알았으면 더 세게 나
갈껄. 아주그냥 혼꾸녕을 냈어야했는데.
송이: 예림이에 대한 댓글들도 몇개 보이네.
민지: 와~ 두원이는 또 영웅되었어. 싹수노란 중
딩들 조곤조곤 잘 혼쭐내서 돌려보냈다고
말야. 그리고 전형무 팬미팅때 사회 본 사람
하고 같은 사람 아니냐며 또 난리가 아냐.
송이: 두원이는 인터넷에 올라왔다하면 조회수며
댓글이며 장난아니구나. 정말 대단해.
지은: 그 대단한 사람이 내남친이야~ㅎ
예림: 글게 왜 그렇게 대단한 남친을 2년동안 애
태우게했니?
지은: 그러게말야~ㅎ
송이: 근데 너 오늘 두원이 생일로 뭘 준비했길래
두원이만 따로 너희집에 초대한거야?
지은: 글쎄~ 궁금하면 내일 후기 알려줄께~ㅎ
민지: 너무너무 궁금하당.
S#2 지은이집
학교 수업 끝나고 지은이집에 온 두원. 긴장감에 식은땀이 주르륵 났다. 두원은 지은이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지은이랑 2층 테라스방으로 올라갔다. 문을 여는 순간 두원은 깜짝 놀랐다. 가운데 놓여진 동그란 테이블 위에 와인이며 갖가지 음식들이 놓여있었기 때문이였다.
두원: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 이게 다 뭐야?!
미역국도 있네? 지은이가 다 준비한거야?
지은: 응~ 마침 오늘 오후엔 수업이 없어서 일찍
와서 3시간동안 준비했어.
두원: 헉?! 정말?! 고마워. 지은아~♡
지은: 배고프지? 국이랑 식겠다.
두원: 그래 언능 먹자고!ㅋ(미역국 떠먹으며) 와
우! 간도 잘맞고 너무 맛있는데? (엄지척!)
지은: (얼굴벌게져서) 나 자랑은 아니지만 엄빠한
테도 해준적 없어. 너가 처음이야.
두원: 그럼 완전 영광인거네. 진쫘 고마워!
지은: 이게 내가 준비한 첫번째 선물이고..
두원: (지은에게 고개돌리며) 아니, 또 뭐가 있어?
지은: (망설이다 두원의 볼에 잽싸게 뽀뽀를 하
며) 쪽! 이건 두번째 선물.
두원: (흥분해서 말 더듬으며) 아~ 지.. 지은아~
나 꾸.. 꿈 꾸고있는거 아.. 아닌거지?
지은: (완전 홍당무가 되어서) 응~ 꿈 아냐!
지은이는 정신 못차리고있는 두원앞에 장농에서 세번째 선물을 꺼내더니 잽싸게 등 뒤로 숨겼다가 조심스레 건넸다. 두원은 정신이 확 돌아왔다.
지은: 이건 마지막 세번째 선물이야.
두원: 아~ 또 뭔 선물이야. 이 두개의 선물도 나에
겐 너무도 벅찬데! (선물 확인 후 깜짝 놀라
며) 아?! 이거 수트잖아?!
지은: 응~ 어때? 맘에 들어? 두원이 수트 한벌 밖
에 없다고해서.ㅎ
두원: (가격표 라벨보며) 잠깐! 가격이 너무 사악
하잖아! 지은아~ 이 선물은 마음만 받을께.
지은: (속상해하며) 뭐야~ 애써 준비했는데 안받
는다고?
두원: (당황해하며) 아니 나에게 너무 과분해.
그순간 지은이 머리위에 저번 포장마차에서 삼천원주고 사준 머리핀을 발견하고는 급 자신이 초라하고 하찮게 느껴졌다. (※ 제17화 참조)
지은: 과분하다니~ 넌 이제 남사친도 아니고 남친
인데 이정도는 선물해줄수 있지. 글구 이 수
트 울아빠 아시는 분에게 산거라 그 가격보
다 저렴하게 샀어. 그러니 부담 안 가져도
돼. (애교떨며) 두원아~ 함 입어봐봐. 응?
두원: (마지못해) 아.. 알았어. 정말 고마워.
두원은 자기집과 비교되는 어마어마한 지은이집과 언제나 자신보다 스케일이 큰 지은이와 재력가이신 지은이의 아버지를 보며 자기와 안맞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늘 했었다. 이런 열등감 같은게 두원의 마음 한구석에 콕 박혀서 얹힌듯 불편했다.
S#3 지은이집 앞, 늦은밤
어두컴컴한 늦은밤 밖으로 나온 둘. 밤하늘의 별은 둘을 응원이라도 하는듯 유난히도 반짝거렸다. 두원은 기분좋은맘으로 받아들이기로하고 웃으며 지은이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두원: 지은아~ 오늘 정말 내일생 최고의 생일이자
최고의 선물을 받은날이였어. 절대 오늘 잊
지못할꺼야.
지은: 나역시 최고의 남친과 함께한 날이라 너무
너무 햄볶해.♡
두원: 언능 들어가. 집에 들어가서 전화할께.
지은: (손 흔들며) 응~ 조심히 가.
S#4 번화가 길거리
대학가 근처 신촌의 번화가. 송이와 민지와 예림은 대학생들과 젊은이들이 가득한 도시의 번화가를 거닐며 쇼핑도하고 길거리음식도 먹으며 너나할것 없이 킥킥대며 수다 떠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민지: 이제 봄이 온것같아. 다음주엔 벚꽃이 만발
하겠는데?
송이: 벚꽃? 생각만해도 설렌당. 우리 그럼 김밥
이랑 싸들고 담주에 벚꽃구경 하러갈까?
예림: 좋은생각인데? 어디로갈까? 한강 어때?
민지: 사람들 엄청 많겠지만 한강 조칭.
예림: 그날 애들 몽땅 집합 시켜야겠구만!
송이: 근데 지은이는 많이 늦네.
민지: 그러게~ 지은이 시율이랑 땅콩이 데리고 병
원에 간다고하더니 검사할것이 많은가봐.
송이: 이런것보면 강아지 키우는것도 돈이 있어야
제대로 키울듯싶어.
예림: 그렇겠지? 그래도 한마리 정도는 키우고싶
긴해. 혹시나 30넘어서까지 애인없으면 말
티즈나 시츄 요크 비숑 포메 중 귀여분 수컷
한마리 입양해서 데리고 살아야지.
민지: 난 요즘 고양이도 좋더라. 울애견카페에 냥
이들도 많이 데리고 오는데 이뻐죽겠엉.
그때 멀리서 승선과 민재가 송이즈를 보고 달려왔다. 둘은 90도로 허리굽혀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승선,민재: 안녕하세요. 선배님!
송이: 응 승선이랑 민재구나~ 안녕!
예림: 어쩜 이 많은 인파속에서도 만나네?
민지: (작은 목소리로) 쟤네들 누구야? 너희들 과
후배?
예림: 응 우리과 후배들이야. (민지귀에 대고 귓
속말로) 저중 한명이 내가 저번에 말한 복
부 비만 돼지.
민지: '아~ 제가 예림이에게 애정공세한다는 얘구
나~ 진짜 배가 동그랗게 나왔는걸?' 풉~!
민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민망함에 재빨리 아무일없다는듯이 바로 정색하고 말을 이어갔다.
민지: 예림이한테서 두사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승선: (호들갑떨며) 정말요? 저 얘기를요? 우와!
민재: (민지보며) 그런데 그쪽도 우리과 직속선배
신가요? 제가 저번 개총 뒷풀이때 참석을
못해서 선배들을 잘모르겠어요.
민지: 그렇겠구나. 전 패션디자인과 김민지예요.
민재: 저랑 이름이 비슷하네요. 전 영문과 24학번
우민재라고 합니다. 과는 달라도 같은 학교
선배인데 말 놔요.
승선: 저는 영문과 노승선입니다. 불편하지않으
면 저희 둘 좀 껴도 괜찮을까요?
예림: 당연하지. 우리 분식집 가려고했는데 그럼
같이 가자.
S#5 분식집
떡볶이랑 순대 튀김 어묵 등등 맛난 분식먹으러 들어온 송이즈. 예림이는 여느 때보다 더 즐거웠다.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자신을 관심있어하는 남자랑 예림의 이상형인 훈남 외모의 민재와도 함께했기 때문이였다.
예림: 오늘따라 떡볶이가 너무 존맛탱인데?
승선: 떡볶이 더 시킬까요?
민지: 그래! 우리 1인분 더 시키자.
민재: (주방을 바라보며 큰소리로) 이모~ 여기 떡
볶이 1인분 추가할께요.
송이: 근데 너희들은 집이 어디야?
민재: 저는 경기광주 사는데 등하교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학교근처 고시원에서 지내고 있
어요.
예림: '오호라~ 잘하면 꼬드길수도~ㅎ'
승선: 전 인천에서 통학하고있어요.
민지: 인천? 인천에서 여기까지 통학하는것도 힘
들겠는데?
승선: 시간이 좀 걸리지만 적응되어서 괜찮아요.
민재: 아?! 그런데 저번 개총 뒷풀이때 큰불 났다
면서요? 다들 괜찮은거예요?
예림: 두원선배가 늦게 빠져나와서 연기를 좀 마
시긴했지만 보시다시피 다들 무사해.
송이: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날뻔했어.
승선: 아휴~ 그날만 생각하면.. (화제전환하며)
근데 선배님들은 불법도시3 봤나요? 마돌
석이 엄청 멋있게 나온다는데 안봤다면 언
제 다같이 보러가요.
송이: 난 안봤지만 잔인한 영화는 별로라~ 너희들
끼리 보고와.
예림: 뭐 그래. 기회되면 보러가자구!
S#6 지은이집, 이틀후
곧있을 중간고사로 모처럼 공부로 모인 송이즈. 노트북과 컴퓨터와 책과 노트 문제집까지 모두 펼쳐놓고 나름의 열공모드 돌입하며 진지하게 공부에 임했다.
민지: 아~ 집중이 안돼네. 큰일이다.
송이: 그럼 잠깐 테라스 나가서 바람 좀 쐬. 아님
테라스에서 하든가.
민지: (일어나며) 그래야겠어.
테라스로 나간 민지는 잠시 휴대폰 사진속 현규와 둘이 찍은 사진보며 머리를 식혔다. 예림도 집중이 안되는지 따라나왔다.
예림: 현규 보고싶나보구나?
민지: 응~ 너무너무. 근데 벌써 한달이 넘었는데
문자 한통없냐? 왕왕 치사빤쓰야!
예림: 재수탱 왈 군대가고 한 5주동안은 훈련소에
있어서 휴대폰 사용불가라고 하더라구 진득
하게 기둥겨봐. 이제 조금있음 연락오겠지.
민지: 그래그래~ 이번주엔 벚꽃구경에 다다음주
엔 2박3일 엠티갈 생각하니 맘이 완전 들떠
서 더 그런것같아.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현
규 생각도 나고 이래저래 집중력이 떨어졌
네. 이제 들어가자.
두원: (테라스로 나오며) 어허! 어딜 들어온다는
겨? (양손가득 봉지 들고 오도방정떨며) 들
깨빵 위에 순닭고기 패티 세장 특이한 소스
양배추 치즈 피넛 쪽파까지! 빠빠빠라빠!♪
지은: (배꼽잡고웃으며) 두원아~ 이러다 콜라 쏟
겠어~ㅎ
예림: 냅둬라~ 말리면 더 심해~ㅎ
민지: 근데 왠 버거야?
송이: 지은이 부모님께서 시켜주셨어.
두원: 먹고 힘내서 공부하자고~!ㅋ
- 작가의말
버거먹고 싱숭생숭한 마음 떨쳐버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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