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모르는 척해 줘

너 때문이 아니야
<제52화 모르는 척해 줘>
S#1 송이집, 아침
예림이 빼고 모두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가고 유난히도 까치가 울어대는 아침. 창문틈으로 강한 햇살이 내리비쳤다.
예림: (가슴 툭툭치며 일어나며) 아~ 속쓰려.
송이: 예림이 일어났구나. 근데 왜 속 안좋아?
예림: 응~ 토할것 같아! 웁!
예림은 손으로 입을 막으며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갔다. 송이는 깜짝놀라 뒤따라가서 예림의 등을 두들겨줬다.
예림: (화장실에서 나오며) 아~ 쏟아냈더니 좀 살
것같네.
민지: 어제 과하게 마시더니만 내래 이래 탈날줄
알았다. 왜그리 마셨던거야?
예림: 오랜만에 또 준기봤더니 정신을 못차리겠더
라구. 어제따라 왜케 더 잘생겨보이는지.ㅎ
송이: (조심스레) 예림이는 준기의 어떤점이 좋
아?
예림: 흠~ 우선 잘생겼잖아? 키도 크구 다정다감
하고. 근데 나쁜놈 안넘어온단 말이야. 무
슨 수를 써야겠어.
송이: (눈 동그래지며) 무슨 수라니?
예림: 왜그리 놀라셔? 내가 무슨 나쁜짓이라도 할
까봐? 계속 플러팅을 날려도 꿈쩍을 안하니
까 좀 더 적극적으로 할까해. (주먹 불끈!)
민지: (송이눈치보며) 그래.. 너의 사랑 응원한다.
송이는 예림이한테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그렇지만 이상황에서 솔직하게 말할수도 없어 더 난처하기만했다. 어떤것이 친구를 위한건지, 언제까지 비밀로 해야할지 송이는 고민이 됐다. 송이와 준기 사이를 알리없는 예림은 자신감이 가득차보였다. 그런 예림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예림: 응~ 엄마 여기 친구집. 아~ 미리 말못해서
미안. (귀에서 휴대폰 떼며) 아! 알았다구!
(귀찮은듯) 네네~ 갑니다 가요!
민지: 너희 어머니? 화나신것 아냐?
예림: 내가 깜빡하고 친구집에서 자고간다는걸 말
안하고 외박을 했으니 노발대발 이지 뭐. 나
그럼 이만 가볼께.
송이: 아침은? 같이 밥이라도 먹고가.
예림: 아니야~ 그냥 갈께.
민지: 그래. 조심히 잘가고 낼 학교에서 보자.
왁자지껄했던 모든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고 조용해졌으니 그녀들은 갑자기 뭔가 허전하고 적막함을 느꼈다. 송이랑 민지는 친구들과의 못다한 얘기들을 나누며 늦은 아침을 먹었다.
송이: 민지야~ 음.. 나.. 할말있는데..
민지: 왜? 무슨말이길래 뜸들여?
송이: 있잖아. 어젯밤 준기랑 둘이 밖에 나갔다왔
잖아.
민지: 그런데? (눈 동그레지며) 어머어머! 드디어
고백했어? 뭐래? 준기도 너 좋대?
송이: 흥분 좀 가라앉혀봐~ㅎ 다 말해줄께.
민지: 내가 왜 떨리지?ㅎ
송이: 음.. 내가 고백하기도 전에 준기가 먼저 좋
아한다고 고백했어.
민지: 헉?! 역시 준기도 너에게 맘이 있었구나.
그래서?
송이: 그러면서 바로 사귀자고 하더라구!ㅎ
민지: (송이 잡고 흔들며) 어머어머! 웬일이니?!
그래서 사귀기로 한거야?
송이: 응응~ㅎ
민지: (박수치며) 대박쓰! 축하축하! (음흉한 미
소 지으며) 근데 뽀뽀 같은것은 없었어?ㅎ
송이: (부끄러워하며) 음~ 케이 아이 에스 에스?
민지: (흥분해서 소리지르며) 꺅~~ 완전 속전속
결이잖아?! 근데 뭐야? 왜 이런 엄청난 소
식을 친구들 있을때 말 안했어? 다들 좋아
해주고 축하해줬을것아냐? (뭔가 생각난
듯) 아~ 혹시 예림이 때문에?
송이: (고개 끄덕이며) 응. 예림이가 준기를 너무
좋아하니까 마음에 좀 걸리더라구. 그래서
당분간은 비밀연애 하기로 했어. 너에게만
말하는거니까 모르는 척해 줘.
민지: 그래그래. 잘생각했네.
송이: 그런데 언제까지 비밀로 해야할지 모르겠어.
민지: 그건 나중에 생각해. 자연스럽게 말할기회
가 생길꺼야.
송이: 그런 기회가 빨리왔으면 좋겠다.
민지: 암튼 송이 22년인생 모솔탈출 축하해. 아?
그럼 키스도 첫키스겠구나?
송이: (얼굴 벌게지며) 응~ 너무 부끄럽당~ㅎ
S#2 명문대 교내식당, 며칠 후
송이 예림 두원 희민 샬라 영문이들은 수업이 끝나고 식당안에서 자판기 커피 뽑아 마시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다.
예림: 휴~ 이번 기말시험도 물 건너 간듯해.
두원: 매일같이 술독에 빠져사느라 공부를 많이
안했나보군?ㅋ
예림: (주먹 들어올리며) 우씨! 술독에 빠져산건
도찐개찐 아니야?!
두원: 난 술독뿐만 아니라 사랑에도 빠졌다오.ㅋ
희민: 그래~ 참 좋을때다!ㅋ
두원: 시험 끝나면 바로 종강이잖아. 우리 여행가
기로한거 진행할수있어? 솔직히 일주일은
무리고 2박3일 내지 3박4일 코스로.
샬라: 난 앙돼. 울마마파파 보러 바르셀로나 가기
로해또. 괘강 뚜리데이 전쯤이나 올것가테.
송이: 아~ 오래있다가 오는구나. 아쉽네.
예림: 고향이 그립긴 하겠지.
샬라: 울쥡 꼬양이 앙키우고 강아쥐 키우는뒈?
예림: (배꼽잡고 웃으며) 샬라~ cat 고양이가 아
니라 태어나서 자란곳인 hometown 고향
을 말한거야.
두원: 난 샬라가 뜬금없이 뭔 소리하나~ 했다.ㅋ
샬라: 아~ 항국말 어렵돠구! 영오가 문줴가 아냐.
희민: 그래도 난 샬라 대단한것같아. 3개국어를
할줄아는거잖아? 그것도 머나먼 타국에서
공부하면서 돈도 벌고말이야.
샬라: 땡큐 쏘 머취~ 희민쓰~!
다들 웃고 떠드는 사이 민지와 지은이가 왔다.
민지: 어? 샬라도 있었네. (손흔들며) 오랜만야!
샬라: 하이~ 민쥐 앤 지은쓰~!
민지: 근데 다들 뭐야? 우린 다른과라고해서 따돌
리는거야? 우리만 빼고 아주 신나셨네.
두원: (지은이 팔짱끼며 ) 우리 지은이가 없었는
데 어찌 신났겠냐~ 엄청 침울했쥐!ㅋ
예림: 아~ 두원이는 침울하면 좋아라 웃는구나.
민지: 과연?ㅎ 근데 무슨 얘기 하고있었던거야?
송이: 우리 종강때 여행가기로한거 말하고있었어.
민지: 그래서 어떻게하기로 했는데?
예림: 아직 정해진건 하나도없어. 결정하는건 다
같이 맞춰야하니까. 우리준기도 없고.
희민: 우리준기? 예림이 너 준기 좋아하냐?
그말에 송이와 민지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보며 예림이 반응을 살폈다.
예림: 응~ 많이 좋아해. 그래서 열심히 플러팅중
이야. 언젠간 넘어오지 않을까?
희민: 저번에 보니까 계속 옆자리 사수하는거보고
알아봤다. 잘해봐라!
샬라: 나됴 종기랑 예륌쓰 응원하께. 파이링~!!
예림: 희민이랑 샬라 모두 고마워.
민지: 연애얘기는 그만하고 여행얘기나 하자구!
듣다보니 울현규 더 보고싶어지잖아? 오늘
딱 2주년인데.
지은: 아~ 민지랑 현규 2주년이지? 넘 부럽다.
민지는 송이가 신경을 쓰는게 눈에 보여서 현규 얘기로 차단했다. 그런 민지의 행동에 송이는 고마우면서도 가슴한편으로는 예림이에게 몹쓸짓 한것같은 기분에 미안한맘으로 속이 쓰렸다.
S#3 쇼핑센터, 아침
현규의 생일선물을 사러 아침일찍 모인 송이, 민지, 예림, 지은. 네여인들은 쇼핑센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쇼핑하느라 신이 났다.
민지: 어쩜 보면 예림이 선물이 젤 의미있고 실속
있는 선물 같아.
송이: 맞아. 무슨 선물을 사야할지 고민할필요없
고 친구들 우정도 확인할수있는 증표같은거
니까 정말 괜찮은 선물 같아.
예림: 다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민지: 그럼 현규가 찐친 4호가 되겠구나.
예림: 그런셈이지.ㅎ
송이: 아~ 선물 정말 뭐 사야하지? 남자들 선물은
잘모르겠어.
지은: 두원이에게 전화 해볼까?
민지: 그러게 남자는 남자가 안다고 직접 물어보
는게 더 빠르겠다. 우리 두시간째 정작 현규
선물은 안사고 우리들 물건만 샀다구!ㅎ
송이: 정말 그러네~ㅎ
예림: 그럼 난 준기에게 물어봐야겠다.
S#4 카페
이런듯 우여곡절끝에 모두 선물을 사고 카페에 온 그녀들. 다들 자기취향에 맞게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초코라떼, 자몽에이드, 딸기쉐이크를 시키고 맛난 초코케이크를 먹으며 또 한바탕 수다가 쏟아졌다.
예림: 현규 그동안 얼마나 늠름하게 변했을지 궁
금하네.
민지: 울현규야 뭐~ 워낙 잘생겼으니. 근데 얘들
아~ 나 현규 보자마자 눈물 터지면 어떡해?
시간이 다가올수록 보고싶어 미치겠어.
지은: 나도 보고싶어.
송이: (키오스크 앞 주문하는 누군가를 보며) 어?
쟤 우민재 아니야?
예림: 어? 정말이네? (손 흔들며) 민재야!
민재: (깜짝놀라며) 아!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송이: 테이크아웃 하러왔어?
민재: 네 여자친구랑 데이트있어서요.
예림: 민재 여친 있었구나. 몰랐네. 근데 누가 민
재 여친인지 너무 부럽다야.
민재: 예림선배님도 멋진 남친 있잖아요.
예림: (황당해하며) 쟤 뭐라니??
민지: 뭘 잘못알았나본데 예림선배 남친 없어.
민재: 두원선배님이랑 사귀는거 아니였어요?
예림: (어이없어하며) 헉! 뭔 지렁이가 직립보행
하다 뒤로 자빠지는 소리야?! 두원이는 여
기 지은이랑 사귀거든?!
민재: 아니 서하가 두분 사귄다고 말해서 그렇게
알고있었어요. 잘못된 정보였네요.
예림: (씩씩거리며) 채서하가? 그애 정말 개짜증
나! 대체 뭘 보고 나랑 두원이랑 사귄다고
떠들고 다닌거야?!
송이: 둘이 거의 맨날 붙어다니며 장난쳐서 착각
한건 아닐까?
민지: 에이~ 그렇게말하면 나도 두원이랑 장난 많
이 쳤는데? 그건 아닐듯.
직원: 167번 고객님 주문하신 카라멜마끼아또 두
잔 나왔습니다.
민재: (벌떡 일어서며) 아! 저 커피 나와서요. 그
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낼 학교에서 봬요.
민재가 카페 밖으로 나가자 송이즈는 약속이라도 한듯 일제히 말없이 음료를 마셨다.
- 작가의말
송이와 친구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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