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당한 힐러는 복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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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라시오
작품등록일 :
2024.10.01 23:24
최근연재일 :
2024.10.14 07:25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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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0
추천수 :
64
글자수 :
94,018

작성
24.10.0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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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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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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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탐욕 - 3

DUMMY

"중도 해지 환급금 지급 신청서?"

"거기 서명하시면 바로 지급해 드릴게요. 늦어도 금요일까진 입금될 거예요."

"갑자기 왜? 원래는 안 된다면서? 무슨 약관에 다 쓰여있다고."

"그냥. 서로 갈 길 가자는 의미로 드리는 겁니다. 쓸데없는 복수보다 이 돈 받고 새 출발하세요."

"새 출발할 금액까지는 아니긴 한데."


나는 환급금 지급 신청서에 쓰여있는 금액을 보았다.

그래도 월 100만원씩 몇 년간 넣었으니 몇천만원 단위는 되었다.

이 정도면 새로운 무기를 구매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이었다. 하지만.


"듣자 하니 보험금을 받지 못한 헌터가 많다던데?"

"뭐. 저희는 약관대로 하는 거라서요. 제가 최민혁님 특별히 챙겨드리는 겁니다."

"그래?"


나는 문득 김시연의 사무실에서 보험금을 받지 못해 엉엉 울었던 아줌마가 생각났다.

그 아줌마의 슬픈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러면 나뿐만 아니라 이 상품에 가입한 다른 헌터들도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환급금을 지급해줘."

"네? 당연히 안 되죠."


김현재는 헛웃음을 지었다.


"제 권한도 아닐뿐더러, 제 권한이라 하더라도 절대 안 되죠."

"왜 안 되지? 애당초 너희가 독소조항을 몰래 넣은 거잖아."

"독소 조항이라뇨. 애당초 가입할 때 꼼꼼히 읽어야죠."


대화가 평행선을 타기 시작했다.

김현재는 절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냥 서명하시고 환급금 받고 가시죠?

이것도 제가 많이 양보한 거예요.

더 시끄러운 일 안 생기려고요."


김현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복수한다고 계속 설치고 시끄럽게 하는 것을 막는 입막음 비용.

김현재가 제안한 것은 그거였다.

사실 처음 금액을 보았을 때는 혹하기는 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돈보다 복수였다.


"거절한다."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그냥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김현재는 서류를 다시 챙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깟 자존심 때문에 돈을 포기하시다니 너무 바보 같은 선택이었습니다. 저라면 절대 그렇게 안 했을 거예요."

"닥쳐. 네가 한 번 배신당하고 죽어 봤어봐."

"한 번 배신당해보라고요?..."


김현재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뒤에 숨겨진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많이 당했는걸요."


그의 말에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김현재의 눈빛이 순간 슬픔으로 가득 찼다가 이내 차갑게 식었다. 나는 그의 표정 변화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무슨... 무슨 소리야?"


나는 김현재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의 대답이 궁금했다.

하지만 김현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그저 묵묵히 서류를 정리할 뿐이었다.


"이제 시간이 다 됐네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김현재는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잠깐만!"


나는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그는 이미 문을 열고 나가고 있었다.


“젠장.”


겨우 녀석과 둘이 있는 시간을 만들었지만, 장소가 좋지 못했다.

앞으로 다시 단둘이 있기도 어려울텐데.


똑똑


그 때, 누군가가 문을 두들겼다.


“저기.. 회의실 다 쓰신건가요? 저희 다음 시간이라···”

“네. 나갑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빈 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


집으로 돌아오고 나는 내 스킬과 장비를 다시 점검했다.

김현재는 사실 버퍼라 제압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한 길드는 달랐다.

내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찼다.


'그 녀석을 어떻게 다시 만나지.'


시한 길드 내부에서 다시 만나면 승산은 없었다.

그 수많은 길드원들 사이에서 김현재를 무력화시킬 방법은 없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김현재를 만나서 다짜고짜 공격한 다음에 롱기누스의 창을 사용하여 능력치를 뺏으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김현재를 직접 만나보니 그렇게 진행하는 것은 힘들었다.


'시한 길드 밖에서 급습을 한다? 하지만 어디서?'


여의도는 수많은 사람들과 헌터들이 오가는 곳.

회사 근처에서는 급습은 불가능하다시피 했다.

거기다가...


'젠장. 집도 심지어 여의도네 이 자식.'


김시연이 준 프린트물에 적혀있는 김현재의 주소는 여의도로 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집 주소까지 알아내다니.

대단한 정보력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녀석이 속해있는 시한 길드를 최대한 궁지에 모는 수밖에 없었다.

당장 생각나는 것은 현재 비정부헌터기구에서 진행하는 보험금 지급 시위에 참여하는 것.


'그나저나 덱스는 잘하고 있으려나.'


문득 시한 길드 곳곳을 누비며 자료를 수집할 덱스가 떠올랐다.


'은신술이라... 좋은 스킬이네.'


은신술 스킬은 굉장히 희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국내에 은신술을 가지고 있는 헌터는 한 두명 정도일 것이다.

그런 희귀한 스킬을 가진 몬스터라···


우웅


그때 김시연에게 전화가 왔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덱스 때문에 그런가?"


나는 전화를 받았다.


"네. 안 그래도..."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지금 너무 급해서!"


김시연은 긴박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일이죠?"

"덱스가 붙잡혔어요!"


***


헉헉


통화를 마치자마자 나는 택시를 타고 사무실로 갔다.

5층까지 뛰어 올라가느라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사무실에는 저번에 보았던 김시준 외에도 처음 보는 사람 여럿이 모여 있었다.

몇몇은 복장으로 짐작하건데 헌터가 틀림없었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일을 하거나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 민혁씨."


심각한 표정으로 누군가와 대화를 하던 김시연이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김시연과 대화를 하던 동그란 안경을 쓴 여자가 나를 보고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긴 생머리에 동그란 눈 아래로 약간의 다크서클이 있는 여자는 열심히 타자를 치고 있었다.

옆에는 커다란 덩치의 김시준도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죠..."

"그러게요. 길드 건물 내에서 탐지 구슬을 사용하지도 않았을 텐데."


김시연은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정신이 없을만도 한데 굉장히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혹시 내부 정보가 유출된 거 아니야?! 아니면 혹시?!"


김시준이 나를 보며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요? 저는 아니에요! 저도 시한 길드가 싫다고요!"

"맞아. 내부 정보 유출은 아닐 거야."


안경을 쓴 여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김시준은 머쓱해하며 머리를 긁었다.


"아니면 말고..."

"민혁씨.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다들 예민해서..."

"아닙니다."

"미안합니다..."


우리 사이에 어색한 공기가 머물렀다.


"아! 이혜원은 처음 보지 않나요?

이쪽은 이혜원. 저희 정보담당이에요.

혜원아 이쪽은 저번에 말했던 최민혁씨."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는듯 김시연이 나를 소개했다.

나는 이혜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최민혁입니다."

"안녕. 나는 이혜원이야."


이혜원은 내 쪽으로 고개를 까딱했다.

초면에 반말이라니.

갑자기 말을 놓자 정신이 어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 우리 동갑이야. 너도 말 놔."


내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멍을 때리자 이혜원이 슬쩍 보고 덧붙였다.


'아니 아무리 동갑이라도 갑자기 말을 놓는 게 말이 되나? 거기다가 내 나이는 또 어떻게 알았대? 나는 나이를 밝힌 적이 없는데.'


갑작스러운 무례에 잠시 멍을 때렸다.

그때 김시준이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 혜원이가 혹시 몰라서 너에 대해서 조사했나 보다.

원래 저런 애니까 신경 쓰지 마."


뭐야. 갑자기 이 분은 또 왜 말을...


"그런데 갑자기 왜..."

"아. 나보다 동생인데 나도 말 편하게 할게. 하하하."


하아. 여기는 무례한 사람들뿐이군.

유일하게 무례하지 않은 사람은 올 때마다 커피믹스를 타주는 김시연뿐인 듯하다.

김시연은 우리가 인사를 나누는 틈을 타 커피믹스를 타서 건네주었다.


"그러면 우리 최민혁 아우는 믿을 만한데 어떻게 된 거지?"


'언제부터 우리 아우야...'


"혹시 다른 탐지 아이템으로 들킨 건 아닐까요?"


나는 조심스럽게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김시연은 고개를 저었다.


"은신술은 S랭크 이상 마법사나 A랭크 이상 도적이나 가능한 스킬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은신술을 배운 헌터는 극소수고요, 국내에는 해당 스킬이 있는 헌터는 공식적으로 한 명밖에 없어요.

아무리 시한길드라도 고가의 탐지 아이템을 그 한 명 때문에 사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면 탐지 스킬은..."

"탐지 스킬을 쓰려면 최소 A랭크 버퍼 이상은 되어야 해요. 시한 길드에는 없죠."

"그렇군요.. A랭크라는 고랭크의 버퍼는 희귀하니까요.. 잠깐..."


순간 머릿속에 최근에 A랭크가 된 버퍼 한 놈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건지 알겠네요."

"뭐? 그게 정말이야 아우?"


김시준이 쩌렁쩌렁하게 말해 준 덕분에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이목에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제가 만났던 김현재 있죠? 그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라면... 버퍼기는 하지만 B랭크라 은신 감지 스킬을 쓸 수 없을 텐데요..."

"그게 며칠 전에 A랭크가 됐는데 정보가 갱신이 안 됐을 겁니다."

"네? 랭크가 올라갔다고요? 그게 가능할 리가..."

"그게..."


헌터들의 랭크가 오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니 다들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때 열심히 타자를 치던 이혜원이 입을 열었다.


"충분히 가능성 있네. 어제 파견 없이 본부에 있던 버퍼는 김현재와 C랭크 헌터 몇 명뿐. 거기다가 덱스의 신호가 끊긴 층도 김현재가 근무하던 16층."


"젠장! A랭크 버퍼라니. 완전히 예상하지 못했어."

"제가 정보를 공유드렸어야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모르고...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정보를 제대로 못 찾은 저희 잘못이죠."


분위기가 침울해졌다.

김현재 녀석.

나를 배신한 것도 모자라서 계획까지 망쳐놓다니.


"그러면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일단 저희가 덱스를 보낸 걸 알게 되면 저희 쪽으로 소송 같은 압박이 들어오겠죠. 그러면 저희가 얻은 정보를 폐기해야 할 수도 있고요."

"그러면 어떡해요?"


김시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일단 어디서 보냈는지 알려면 통신장비를 조사해야 할 거예요. 조사하는 데 시간이 분명 걸릴 거고."

"그러면 통신장비 조사 전에 다시 덱스를 회수하는 게 어떨까요?"

"그게 말이 쉽지. 어떻게 시한 길드에 침입할 거야?"


이혜원의 의견에 김시준이 툴툴거렸다.

하긴. 내가 들어갈 때도 사원증이나 임시출입증 없이는 입장하기 어려웠다.

그 앞에는 가드들이 지키고 있었고. CCTV도 있어서 몰래 들어가기 힘들었다.


"혹시 원래 쓰려고 했던 그 작전을 쓴다면?"

"그 작전이라고?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그때 위험성을 더 보완한 방법도 있고."


이혜원은 노트북에 뭔가를 켜서 김시연에게 건넸다.

김시연은 노트북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작전인데요?"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러자 김시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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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 - 3 24.10.08 107 2 11쪽
11 탐욕 - 2 24.10.07 11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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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헌터 상해보험 - 2 24.10.05 16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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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복수의 시작 - 5 24.10.03 196 4 12쪽
5 복수의 시작 - 4 +1 24.10.02 190 4 13쪽
4 복수의 시작 - 3 24.10.01 193 6 13쪽
3 복수의 시작 - 2 24.10.01 221 5 11쪽
2 복수의 시작 - 1 24.10.01 286 6 12쪽
1 프롤로그 24.10.01 315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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